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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hield of baal : deathstorm



제국의 힘

데스 컴퍼니는 광장에 가득한 타이라니드들을 무자비하게 썰어버렸는데,

그야말로 무차별적인 분노 아래 놈들을 찢고 자르고 토막내어갔습니다.

그에 걸린 시간은 겨우 수십 초였는데, 그 수십 초의 전까지만 해도 황제의 무너진 석상에 등을 맞대고 최후의 결사항전을 벌이고 있었던 터미네이터들이 

이제는 타이라니드들을 거세게 몰아붙이며 역으로 놈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었습니다.

이 역전은 데스 컴퍼니의 공이 아니였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였지요.

데스 컴퍼니는 총독궁까지 놈들을 밀어붙이며, 도주하는 진스틸러들을 밟아 으깨고 뼈를 부셔버리며 공격했고

근처에 보이는 폐허에서 자라나던 스포어 굴뚝들과 같은 모든 타이라니드 흔적들을 파괴해갔습니다.


더 원활한 통솔을 위해 점프팩을 가동시킨 서젼트 라펜 형제는 어느 지붕에 착지하여 아래를 살펴보았습니다.

그의 두 눈으로 상당히 많이 훼손된 총독궁이 눈에 띄었지요.

그러나 아침이 밝아오며 내리쬔 빛이 총독궁을 비추자, 갑자기 그의 시야가 찬란한 빛과 함께 바뀌었습니다.

그의 두 눈앞에 있는 건물은 테라 성궁의 황제의 문이오,

자갈 위로 도망치는 적들은 배반자 마린들이였습니다.

놈들이 도주하며 만들어내는 가벼운 발걸음과 낮은 전투 포효성들은 계속해서 그의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고,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한 서전트 형제는 황제의 이름을 읊조리며 적들을 공격했습니다.


그 순간, 귀청이 찢어질듯한 포효성과 함께 라이노만한 거대한 짐승이 폐허를 넘어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거대한 바이오 캐논을 가장 근처의 데스 컴퍼니 마린들에게 겨눈, 그 거대한 짐승은 무시무시한 포효와 함께 생체 무기를 발사하였고

그 끔찍한 사출체는 폭발과 함께 스페이스 마린들을 휘감는 고통스러운 가시 덩쿨들로 변하여

쓰러진 그들을 대지에 단단히 고정시켰습니다.

쓰러진 그들에게 다가가는 육중한 괴수를 향해 한 검은 갑주의 마린이 용맹히 포효하며,

두 손으로 단단히 체인소드를 쥐고는 그대로 달려들었으나

순간 그 괴수의 아가리 주변 공기가 은은히 빛을 발하다가 낮게 끓어오르는 플라즈마 구체가 형성되더니만 놈이 그것을 내뱉었고

초고열의 물질에 타격받은 마린은 달려오던 그대로, 그 자리에서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렸습니다.


이에 다시 터미네이터들이 나섰습니다.

데스 컴퍼니 형제들의 지원에 재정비할 시간을 얻은 터미네이터 마린들은 방어 진형을 세우며,

곧 이어질 괴수의 돌진에 맞설 준비 태세를 갖추었지요.


그러나 그들이 나설 필요가 없었습니다.


강력한 엔진음과 함께, 그가 도착했기 때문이였죠.


강력한 고대의 전사, 데스 컴퍼니의 노장,

데스 컴퍼니 드레드노트 카소르 형제가 폐허 광장 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였습니다!



거슬리는 잡다한 파편들은 그대로 산산조각내며,

고대의 드레드노트 형제는 자신을 가로막는 모든 귀찮은 장애물들을 가볍게 부셔버리며 놈의 전면에 나섰습니다.

카니펙스 또한 무언가 심상찮은 기운이라도 느꼈는지 그를 향해 몸을 돌렸고,

광장 전체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괴수의 울부짖음을 내질렀습니다.


칼리엔은 고대의 기계와 끔찍한 괴수가 벌이는 격돌을 눈 앞에서 목도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공격한 것은 카니펙스 괴수였습니다.

놈은 날카로운 발톱들을 빠르게 휘둘러 드레드노트의 장갑을 깊게 베어내었으나,

그 순간 놈의 빈틈을 파고든 드레드노트의 붉은 발톱 주먹이 놈의 몸통에 깊은 구멍을 뚫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카니펙스는 길고 굽은 발톱 하나를 들어올린다음 그대로 드레드노트를 향해 내려찍어, 계속 깊숙히 박아넣어 틈을 벌려내었고

그대로 드레드노트를 밀어붙이면서 거대한 아가리를 벌려 다시 한번 플라즈마 구체를 만들어 내부에 토해내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흉악한 괴수가 혐오스런 플라즈마를 토해내기 직전

이 순간을 타개하기 위한 회심의 일격으로, 드레드노트가 한쪽 손의 손목 부분에 장착된 멜타건을 꺼내들었고

날카로운 타는 소리와 함께 괴수의 머리 뒷부분이 검은 연기와 악취 속에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카니펙스가 그대로 즉사해버리며 숨을 거두자 전투는 완전히 종결되었습니다.

온 몸을 외계인의 피와 살점으로 덮은 데스 컴퍼니의 형제들은 광장의 남은 저항을 완전히 제거하며 지점을 확보하였고,

이내 칼리엔의 지휘에 따라 이제는 폐허에 더 가까운 총독궁으로 진입하였습니다.

카소르 형제 또한 그들을 뒤따랐는데,

그의 묵직한 걸음은 광장의 돌바닥조차도 부셔버릴 정도로 강력했지요.


이제 어느정도 상태 이상에서 벗어난 칼리엔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상황을 분석했습니다.

수 명의 소중한 형제들이 목숨을 잃었고, 몇 명은 임무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칼리엔의 임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얼마 안가 하이브 마인드는 대규모 무리들을 쏟아내어 데스 컴퍼니로 강화된 자신의 '데스스톰' 침투대를 공격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그 전면적인 공격 앞에선 용맹한 데스 컴퍼니 전사들이라 알지라도 살아남기 힘들 것이 분명했지요.


그러나 그는 형제들의 죽음을 이대로 헛되히 만들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형제들의 죽음을 가치있는, 의미있었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서 한시라도 빨리 행성 총독 플럭스의 위치를 찾아내어야만 했지요.



크립투스의 발톱

데스 컴퍼니의 적절한 지원 덕에 위기에서 벗어난, 칼리엔과 그의 남은 터미네이터 전사들은 행성 총독 플럭스가 위치하고 있는 그의 '지하왕궁'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총독을 찾는 것은 캡틴만이 아니였고,

얼마 안가 수많은 희생 끝에 그는 과연 이 임무가 그의 소중한 형제들의 목숨을 희생시켜야 할 만큼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게 됩니다.


어둠의 미궁

서비터에서 뽑아낸 가장 최신의 정보들에 따르면 총독은 도시 지하에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놓은 아방궁으로 피신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뽑아낸 정보에 따르면 이 지하 아방궁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지상의 총독궁의 호민관실을 거쳐야만 했기에, 캡틴 칼리엔은 다시 총독궁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알파에우스 분대 뿐만 아니라, 남은 터미네이터 분대들의 전 생존자들이 함께하고 있었지요.


가장 마지막으로 총독궁으로 진입한 칼리엔과 터미네이터들은 앞서 들어간 데스 컴퍼니 형제들이 만들어놓은 걸작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전까지는 없었던, 수많은 외계인들의 시체와 피웅덩이가 먼지 가득 쌓인 총독궁 복도에 가득히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칼리엔과 그의 형제들은 데스 컴퍼니 형제들 덕분에 전에는 그토록 고전했던 호민관실 내부에서도 아무런 적의 습격 없이 다시 들어올 수 있었고,

호민관실에서 마침내 데스 컴퍼니 형제들과 다시 조우할 수 있었습니다.


데스 컴퍼니의 생존자 형제들은 인간들과 타이라니드 사체들의 난장판 가운데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는 중이였고,

그들의 검은 갑주에는 온통 외계인의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칼리엔은 그들 한가운데에서 우뚝 서 있는 서젼트 라펜 형제와 데스 컴퍼니 드레드노트 카소르를 발견할 수 있었지요.

칼리엔은 잠시동안 라펜 형제와 시선을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서젼트의 냉철한 푸른 두 눈 너머에서 춤추고 있는 광기와 분노를 느낄 수 있었지요.


칼리엔이 보기에 라파엔은 비록 눈에서 광기가 아른거리고 있었지만 어찌되었건 자신은 알아보는듯 했습니다.

다만 라파엔이 보는 자신이 지금 황궁의 성벽 아래 함께 싸우는 고대의 투사 형제인지,

아니면 대반역자의 배틀 바지선에 침공전에 함께 참전한 전우로 보고 있는지는 알수 없었지만요.

물론 캡틴은 그의 형제가 지닌 능력과 충성심을 신임하고 있었기에 그에게 주저없이 다른 데스 컴퍼니 형제들과 함께 선봉으로써 나서줄 것을 주저없이 부탁했고,

그 또한 캡틴의 명령을 주저없이 따르겠노라 말했습니다.


호민관실 내부를 조사한 끝에, 캡틴은 호민관실 중앙에서 숨겨진 비밀 지하문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그 지하문은 안구 이식으로 열리는 문이였지만,

호민관실에 널린 수많은 오체분시된 시체들을 하나 하나 잡아서 일일히 대보니까 결국 하나가 인식되며 열리게 되었지요.

다시 무기를 들어올리며 각오를 다진,

공습군은 아래의 어둠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한 시간 걸려서 마침내 내려온 지하 도시는 그야말로 장관이였습니다.

어둠에 잠겼으나 그 규모만큼은 거대함을 알 수 있는 지하 도시는 수많은 폐허들과,

지상에서 쏟아지는 물을 받아 내려오는 수많은 운하 수로들과 터널들로 이루어져 있었지요.

그리고 그 도시를 겹겹히 쳐진 성벽들을 건너기 위해서 마린들은 수시로 거대한 플라스틸 문들을 지나가야만 했는데,

그 문에는 터렛화 오토캐논들이 가득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문들의 특성상 보안이 매우 철저해서, 만약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들어갔다가는 바로 오토캐논 탄환들에 의해 벌집이 됬겠지만

캡틴 칼리엔은 그런 상황에 대비해서 계속해서 처음에 잘랐던 서비터의 머리를 들고 다녔습니다.

코드가 주입된 서비터의 머리통은 비록 기이한 모양새였지만 계속해서 코드를 주절거리며 각 문들의 기계령들과 소통하였고,

덕분에 캡틴 일행은 무탈하게 문들을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블러드 엔젤들은 거대한 진공 봉쇄문 앞에 설 수 있었습니다.

문의 보안을 해제하자 마침내 기어 형식의 거대한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하며

행성 통치자 플럭스의 지하도시 아방궁이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하 도시를 지나 마침내 아방궁에 들어온 칼리엔은 한동안 오토센스들을 작동시켜 어둠 속에 잠긴 고딕 양식의 장관들을 계속해서 주시하며 탐색했습니다.

위쪽 세계는 지금 쏟아지는 비와 끔찍한 스포어 구름에 찌들어 있었고,

무엇보다도 타이라니드 침략에 심각하게 오염된 상태였으나

이 사치스러운 아방궁은 그런 외계인들의 흔적 없이 아주, 아주 조용했습니다.

사실, 이상하리만치 조용했지요.

아무런 빛도 없이 침묵에 잠겨있는 빌딩들은 오랜 기간 비어있는 듯 보였고,

도로들은 엉망으로 방치되어 있었으며

다만 마치 테라의 황금 태양이라도 흉내낸 마냥 인공 태양이 머리 위에서 어둡게 빛나며 아래의 아방궁을 비쳐주고 있었습니다.


칼리엔은 이 도시가 어떤 모양새이든 별로 관심이 없었기에,

적이 없다는 것이 파악되자 바로 아방궁으로 들어가 아우구스투스 플럭스를 찾기 위한 여정을 재개하였습니다.


 


크립투스의 잃어버린 자손들

건조한 공기를 느끼며, 블러드 엔젤은 총독의 아방궁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들의 오감은 무언가 직감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기에

그들의 스톰볼터는 매 걸음마다 혹시 모를 적들을 찾아 총구를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었지요.


그때, 칼리엔은 멀리서부터 무언가 음악 같은 것이 들려오는 것을 감지해냈습니다.

그 기묘한 음악은 분명 플럭시안 왕조의 영광에 대해 찬양하는 그런 노래소리였지요.

노래의 출처를 찾아 이동한 캡틴 일행 앞에 나타난 것은 다 시들어버린 외계 꽃들로 가득한 어떤 거대한 정원이였는데,

얼핏 보기에는 거대하고 화려하였으나, 자세히 보면 변태적인 것들과 넌덜너리날만큼 진향 향기들, 빛 바랜 색들만이 가득한 그런 오묘하고 불쾌한 정원이였지요.

그리고 정원 한복판에는 사치스럽고 변태스러운 포셀린 피부의 노예 서비터들에게 둘러싸여 시중과 안마를 받으며,

공중 부양식 실크 쿠션 침대에 오만하게 누워 있는 한 변태스러운 늙은 남자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칼리엔은 이 자가 대충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지요.


일단 그의 형제들에게 주변 경계를 지시한 다음, 칼리엔은 오직 서젼트 형제 알파에우스만을 대동하여 

그토록 찾아 헤메었던 그 자,

행성 총독 아우구스투스 플럭스에게로 다가갔습니다.


플럭스의 바로 앞에 도달하고 나서야 칼리엔은 이곳이 그냥 단순한 정원이 아님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퇴폐한 주지육림 연회가 벌어졌었던 장소에 불과했었지요.

플럭스 주변으로는 퇴폐한 귀족 여성과 남성들이 추잡한 차림으로 이리저리 나뒹굴며 추태를 보이고 있었는데,

주변에는 크리스탈잔들과 매우 희귀한 술들과 음료들, 향로들이 굴러다니고 있었습니다.

죄다 어찌나 취해서 인사불성이 되었는지, 칼리엔이 플럭스 바로 앞에 있음에도

그의 바로 옆에 있는 귀족 남성은 그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바로 앞에서 거인이 분기어린 표정으로 노려보자, 그제서야 놀란 그 귀족 남성은 공포에 질려 그제서야 허둥지둥 도망쳤지요.


블러드 엔젤은 이딴 쓰레기들을 대우하는데 시간을 소모할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칼리엔은 당장에라도 이 한심한 지도자들을 망치로 두들겨 패서 참교육을 시켜주고 싶었지만,

그는 초인의 인내심으로 깊히 참아내며, 아주 약간의, 억지 깊은 존경의 인사와 함께 플럭스에게 최대한 정중하게 물어봤습니다.

자신의 형제들과 동행하여 다시 총독궁으로 올라간 다음, 거기에서 당신의 백성들과 함께 행성 철수 함대로 들어가줄 수 있겠느냐고 말이죠.


그러나 총독은 오만히 머리를 젓고는, 귀찮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자신은 탈출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니 포기하라고 말이죠.

이유를 물어보자, 그는 어떤 흉악한 외계 짐승 한마리가 자신의 탈출을 막고 있으며,

그 괴물은 누구든 자신을 방해하는 자라면 끔찍하게 살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총독이 말하는 그 괴수는 브루드로드, 크립투스의 자식이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총독이 그들 앞에서 들려준 상세한 이야기는, 칼리엔조차도 전혀 상상하지 못한 훨씬 더 충격적이고 혐오스런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수십년 전, 플럭스의 부모들은 어린 플럭스를 냅두고 홀로 함대를 꾸려 크립투스 성계가 아닌 저 멀리 사티 성계까지 진출했었습니다.

그곳에서의 성간 왕국 간 무역 협정이 끝난 후, 플럭스의 어머니는 플럭스의 동생을 임신하고 돌아왔는데

사실 여기서부터 혐오스러운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그 동생이, 총독 플럭스가 흔히 보아왔던 그런 인간의 종류가 아니였던 것입니다.

이미 총독부터가 글러먹은 인간 쓰레기였지만, 그의 동생은 그런 것을 떠나서 사람이 아니였습니다.

태어난 동생은, 사람이 아니라 진정한 괴물이였던 겁니다.

그러나 총독의 부모들은 그 혐오스런 '동생'을 지극정성으로 사랑하며 애지중지 키웠고,

플럭스는 그런 부모와 그 혐오스런 동생을 공포 속에서 지켜봐야만 했지요.

결국 참지 못한 플럭스는 독단적으로 그 혐오스런 동생을 황궁 아래 던져버렸습니다.

그러나 부모님들의 광기어린 애원으로 차마 죽이지는 못하였고,

얼마 안가 범죄자들과 반체제자 노예들 중 총독궁의 지하 던젼들로 끌려간 자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소문들이 돌기 시작했지요.


아버지가 죽고 나서야 아우구스투스는 마침내 아스포덱스의 절대 왕권을 차지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총독이 된 그는 곧바로 자신의 혐오스런 가짜 혈육을 죽여버리기 위해 지하 던젼들을 샅샅히 탐색하였으나,

이미 동생은 사라진 후였습니다.

포디아 시의 언더하이브 내부로 사라진 후였지요.


결국 이렇게 해서 크립투스의 자식에 대한 전설이 탄생한 것이였습니다.


..........................................

플럭스가 훌쩍이며 말했다,


"사티, 캡틴. 그곳이 모든 일이 시작된 곳이였지. 나는 그 당시에 아직 어렸고,

그렇기에 내 두 부모님이 무역 협정의 체결을 위해 이 행성을 떠날 당시에 난 그분들을 따라가지 못했네.

난 권력의 중심지에 앉았음에도 거기 함께하지 못하는 내 한계를 배웠지."


플럭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 분들이 돌아오셨을 때, 그 분들은 더 이상 내가 알던 부모님들이 아니였어.

무언가 다른 사람들이 되어 계셨지.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었어...무언가 달라지셨지.

그리고 내 어머니는...임신해 계셨다. 그 아이는 바로 후계자로 낙점되었지."


그는 한 단어 한 단어를 마치 총알처럼 내뱉었다.


"그 순간 나는 그냥..허수아비처럼 치워져버렸던거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 바로 밀려버린 거라고."


저 위에서, 우언가 강한 소리가 들렸다. 금속이 금속을 치는 것과 같은.

칼리엔은 고개를 위로 돌렸다. 그의 바이오닉 의안이 이 언더시티의 천장을 탐색했으나, 보이는 것은 없었다.

그는 알파에우스 형제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크리엘 형제에게 제스쳐를 취했고,

제법 멀찍이 떨어져 있던 그는 다른 형제들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술과 마약에 취해 꼬장부리는 귀족들이 일부 있었는데, 자크엘은 그의 앞을 가로막는 그 귀족들에게 무자비한 처단을 가했다.

알파에우스와 자크리얼이 서로 엄호 범위까지 만나자, 그제서야 칼리엔은 다시 플럭스에게 고개를 돌렸다.

알파에우스라면 이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탄생한 것이지?' 칼리엔이 물었다.


'그것은 사람이 아니였다,' 플럭스가 말했다. 그의 두 눈은 이미 먼 과거를 회상하는 모양이였다.


'놈은 괴물이였어 그냥 처음부터, 돌연변이였어. 아니 처음에 내 생각에는...

하지만 그..아니 놈..은 돌연변이보다 더 심각한 것이였네.

아, 내 부모님들은 그 괴물에게 씌여져 있었네.

그들은 한때 나를 사랑했던 것처럼 그 괴물을 사랑하기 시작했어.'


그의 목소리가 점차 격해졌다.


'최초 암살 시도 이후, 부모님과 그 괴물은 티베리우스 구역...황궁 아래로 숨어버렸네. 즉, 바로 여기로.

사실 수 년 전만 해도, 지금 여기는 놈의 세상이나 다름없었어,' 

플럭스가 메마른 양 팔을 벌리며 주변을 가리켰다.


'놈의 놀잇감들은 서비터들이였고, 소수의 방문객들은...뭐, 남아있지 않았네.'

 ..........................................


이야기가 대충 끝나가자 플럭스는 두 명의 마린들에게 그의 '동생'놈은 오직 자신의 고통만을 보기 위해 존재하며

만약 이 곳을 떠나려고 시도한다면 그의 삶은 그 자리에서 끝나버릴 것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칼리엔은 이딴 혐오스런 인간과, 혐오스런 가정사에는 전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늙은 남자를 그대로 자리에서 끌어낸 마린들은 곧바로 떠날 준비를 마치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갑자기 노예 서비터들이 경고의 노래소리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감정없는 진주빛 얼굴들은 낮은 톤으로 불법 침입에 대해 경고하기 시작했지요.


: 진공문 '엡실론' 이 강제 개방되었습니다. 진공문 '감마'가 강제 개방되었습니다..

-서쪽 방어선 : 차단됨.


그리고 그 순간, 모든 빛이 셧다운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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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칼리엔

1st 중대의 캡틴인 칼리엔은 챕터의 가장 뛰어난 베테랑 전사들을 통솔하는 지휘자입니다.

그는 블러드 엔젤과 제국을 위해 수백년간 봉사해왔으며,

단테 본인에 의해 직접 교육받은 뛰어난 전사입니다.

뛰어난 전사이자 불굴의 용기를 지닌 지휘관으로써, 칼리엔은 전술적으로도 뛰어났기에

단테 본인에 의해 직접 1st 중대의 지휘권을 부여받는 영광을 얻을 수 있었으며

'바알의 방패'라는 칭호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대천사들이라 알려진 1st 중대는 챕터에 가득한 수많은 뛰어난 전사들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영웅들만이 들어올 수 있는 중대이며,

따라서 블러드 엔젤 챕터의 가장 뛰어난 무구와 워기어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가장 귀중한 무구들 중에는 터미네이터 아머가 있지요.

터미네이터 아머는 하나 하나가 소중한 유물이나 다름없습니다.


캡틴 칼리엔은 그의 베테랑 전사들과 함께 타이라니드에 맞서 수십번의 치열한 방어전들과 침투전들을 치룬바 있습니다.

그는 스페이스 헐크 '신성의 정죄'와 '황혼의 방패'를 파괴한 전공이 있으며,

발로르의 희망 행성에서의 방어전 당시 마린들을 지휘함으로써 거둔 업적으로 유명합니다.

하이브 마인드의 변화무쌍한 전술들에 맞서 그는 수 차례나 커맨더 단테에게 자신의 뛰어난 가치를 증명하여왔지만,

아스포덱스 행성에서 벌어진 하이브 함대 레비아탄과의 전쟁에서

그의 능력은 한계까지 시험받게 될 것입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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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hield of baal : deathstorm



어떤 비자연적 지성

블러드 엔젤 터미네이터들이 다음 행보를 위한 계획을 짜고 있었을 때, 어둠 속에서 숨죽인채 번뜩이는 두 눈으로 그들을 지켜보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브루드로드였습니다.

마린들을 지켜보는 놈의 매끄러운 등딱지면으로는 불타오르는 도시의 화염이 반사되어 번들거리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날은 저물어 밤에 가까워졌으나,

밤에 저물었음에도 불구하고 희미한 폭발음들은 계속해서 바람을 타고 들려오고 있었지요.

지금 저 멀리서는 수백 마일에 걸친 시가전 속에 하이브 마인드의 의지에 따라 타이라니드들이 포디아 시의 남은 아스트라 밀리타룸군들과 플럭시안 왕조의 PDF 연대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있었습니다.


꽤나 먼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크립투스의 아들'이라는 별명으로 도시 지하를 공포로 다스렸던 이 브루드로드는 터미네이터들이 이동할 준비를 마치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 모두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붉은 전사들이 마침내 광장 폐허를 향해 움직이는 것을, 브루드로드는 끝까지 지켜보았지요.

마치 밤바람에 흘러오는 먹잇감의 냄새처럼, 놈은 초월적인 지성으로 블러드 엔젤이 지금 무슨 생각으로 움직이는지 훤히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 이상으로, 그들의 생각을 지금 '읽고' 있었지요.

이윽고 놈은 다시 한번 자신의 자손들을 불러내며, 먹잇감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조금씩 조용히 다가갔습니다..


칼리엔과 그의 형제들이 진스틸러 무리들의 습격을 맞이한 것은 자정 무렵이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과 달랐지요.

칼리엔은 자신들을 노리고 달려드는 생명체들의 기세를 보며 그것을 금새 눈치챘습니다.

총독궁에서의 공격이 그저 침입자들에 대한 반응에 더 가까웠다면, 이번 공격은 확실히 무언가 목적이 있었습니다.

과연, 그의 생각대로 놈들은 하나 둘씩 자신들을 습격하는 대신

자신들을 사방에서 애워싸며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놈들은 잡석들과 폐허 파편들로 가득한 바닥을 엄폐삼아 낮게 몸을 숙이고 기어와,

밤중의 어두운 곳곳에 몸을 숨긴 채로 마린들을 애워싸고 있었고

마린들조차도 어둠 속에서 육안만으로 볼 수 있는 놈들의 모습은 약간 번들거리는 놈들의 키틴 등딱지들이나 혹은 어렴풋이 보이는 구근 형태의 머리 뿐이였습니다.

그러나 칼리엔은 침착히 명령을 내리며 다시 한번 놈들을 격퇴할 준비를 마쳤지요.


그러나 진스틸러들이 엄폐에서 튀어나오려는 순간, 서젼트 알파에우스 형제와 그의 분대원들이 갑자기 주춤거렸습니다.

그들은 비틀거리며 필사적으로 다시 몸을 바로잡으려 애썼지만 결국엔 대형을 무너트렸지요.

그 모습은 마치 블러드 엔젤들이 보이지 않는 그물에 걸린 상태에서 그것을 풀고 다시 무기를 들어올리기 위해 애쓰는 것과 같이 보였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속에서, 서젼트 형제가 음성망으로 무언가 외계인의 언어 같은 것을 속삭이며 고통 속에 비명을 지르자

칼리엔은 상황이 매우 심각해졌음을 인지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가, 칼리엔 또한 그들이 느끼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었지요.

지금 그의 정신 속으로 무언가 강력한 싸이킥 존재가 침투해 들어왔습니다.

마음 속으로 침투한 정신체는 분명 외계인의 것이였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무섭게도 인간과 닮은 느낌이였습니다.


어지러운 혼란 상태에서도 캡틴은 침착을 유지하며 터미네이터 아머의 스캔 기능을 최대로 작동시켜 이 정신 공격이 어디서부터 오고 있는지를 탐색하면서,

그 방향에 따라 강화 렌즈를 사용하여 어둠 속을 훝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놈과 시선을 마주할 수 있었지요.

한 마리의 브루드로드였습니다.

놈은 칼리엔이 이때껏 수십년간 싸워온 어떤 동종의 괴수들보다도 거대한 몸집을 지니고 있었지요.

그 짐승은 축복받은 광기의 수호성인인 프실라나의 반파된 석상 위에 앉아, 자신을 조용히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놈이 발산하는 싸이킥 공격은 너무나도 강력하였기에,

칼리엔은 지금 머리를 들어올려 놈과 시선을 마주하는 것만에도 모든 의지력을 쏟아붓고 있었습니다.

그가 어떻게 초월적인 의지로 그의 스톰 볼터를 들어올려 놈에게 겨누자

총구를 피해 브루드로드는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놈이 사라진 것을 보자 캡틴은 저주의 욕설을 내뱉으며 다짐했습니다.

이것은 그저 싸이커 마녀의 허접한 장난질에 불과하며, 다시는 이딴 장난질에 굴복하지 않겠노라고 말이죠.


어떻게 간신히 속박에서 벗어났지만, 진스틸러들의 공격은 이제 막 시작된 찰나였습니다.

칼리엔과 그의 블러드 엔젤 형제들은 사방에서 몰려드는 진스틸러들을 맞이하여 그야말로 처절한 사투를 벌일 수 밖에 없었지요.

이리 밀치고 저리 밀치면서, 터미네이터들은 놈들을 한쪽 구석탱이에 몰아낸 다음

스톰 볼터의 폭풍과 같은 볼터탄 화망과 함께 다시 장전한 중급 화염방사기의 화염으로 놈들을 모조리 녹여버렸습니다.

그러나 진스틸러들은 어둠 속에서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며, 오직 블러드 엔젤들을 자신들의 발톱으로 꿰뚫어 피를 맛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계속해서 마린들을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대다수의 진스틸러들은 공중에서 볼트탄에 폭사당하며 그대로 폭발하였지만,

일부 놈들은 기어코 안쪽까지 들어와 터미네이터 아머를 가르고 살을 찢어내어 피를 흩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깊은 부상조차도 터미네이터 형제들의 굳건한 의지를 깨지는 못하였고,

놈은 분노한 형제들의 파워 피스트 죽빵에 의해 뒤로 내장 찌끄레기들을 흩뿌리며 그대로 터져나갔습니다.

그렇게 싸움은 비등하게 흘러가는 듯 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끔찍한 두통과 함께 칼리엔과 그의 형제들은 또다시 브루드로드의 난폭한 정신 공격에 노출되었습니다.

비겁하게도 놈이 또다시 어둠 속에서 자신들을 향해 공격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칼리엔은 그 순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이대로 가다간, 자신들의 필패가 확정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피의 폭풍

브루드로드 '크립투스의 자손'이 마침내 직접 모습을 드러내었고,

칼리엔과 그의 중대 터미네이터 형제들은 지금 크나큰 위기에 직면하였습니다.

놈의 강력한 싸이킥 에너지가 블러드 엔젤들을 덮치자 그들의 정신은 마치 타이라니드들이 마린들의 살을 찢듯 무시무시한 싸이킥 에너지에 의해 찢겨져나가고 있었지요.

이러한 위기 속에서, 칼리엔은 직접 이 괴수를 도살하여 이 위기를 끝내고자 결단내렸습니다.


브루드로드의 분노

브루드로드의 정신 공격을 간신히 막아낸 칼리엔은 노도와 같은 기세로 마지막까지 브루드로드가 있었던 장소로 돌진하였습니다.

분명히 놈은 방금전까지 그 자리에 있었고,

그런데도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은 딱 한가지를 의미하고 있었지요.

그것은, 그 더러운 외계인의 싸이킥 헛수작질이 자신의 눈을 가리며 어디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비록 지금 이 순간에도 외계인들의 속삭임들이 계속해서 그의 정신을 괴롭히고 있었지만,

칼리엔에겐 다행스럽게도 그에겐 꼭 그의 정신과 오감들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왜나하면 데이터 캡쳐 장치들과 그의 인공 렌즈 의안이 있었으니까요.

초당으로 촬영되는 이미지들을 확인한 캡틴은 자신의 한쪽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사진상으로는 놈이 석상에서 도약하여 허공으로 몸을 내던지는 것 까지 확인할 수 있었고

번쩍이는 찰나의 생각과 함께,

칼리엔은 그의 인공 의안 렌즈에서 그의 스톰 볼터에 내장된 옵티-스코프로 시야를 이동시킨 다음

곧바로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과연, 브루드로드는 허공에서 몸을 날려 칼리엔을 덮치려고 하였고,

사실 거의 성공할 뻔 했습니다.

칼리엔의 분기어린 볼트탄들이 놈의 몸을 강타하지 않았더라면 말이죠.

수 발의 볼트탄에 처맞은 짐승은 그대로 자갈밭에 처박혀 한참을 구르다가 곧바로 일어나 칼리엔 뒤편의 어느 탑으로 기어올랐습니다.

그러나 칼리엔은 감각적으로 돌진하여 그 무시무시한 망치를 휘둘렀고,

외계인은 온 힘을 다하여 필사적으로 그 망치 공격을 가로막음으로써 죽음만은 면할 수 있었습니다.

직후 놈은 위협적인 소리와 함께 초자연적인 속도로 발톱들을 휘둘러 칼리엔의 견갑에서부터 흉갑까지 쭉 찢어내었고,

그의 아머에 긴 도랑들을 파내었습니다.

그러나 칼리엔에게 치명적인 피해는 주지 못하였지요.


이에 굴하지 않은 칼리엔은 다시 한번 포효를 내지르며 브루드로드에게 달려들어 망치로 찍었으나,

매 공격마다 놈은 몸을 굴리거나 날려 그 공격들을 피해내었습니다.


칼리엔이 잠시 확인해보니, 이제는 겨우 두 명의 형제들만이 폐허 광장 한복판에서 진스틸러들을 상대로 분투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초월적인 속도로 도약한 브루드로드가 순식간에 다 무너진 동상 위에서 바닥의 잔해 더미로 착지하였고,

그대로 달려들어 날카로운 발톱들로 칼리엔을 후려쳤습니다.

칼리엔이 초인다운 속도로 반응하였으나 너무 늦었고,

그 난폭한 공격에 얻어맞은 칼리엔은 그대로 나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두번째 공격이 그를 구렁텅이에 밀어넣었죠.

허나 쓰러진 칼리엔은 곧바로 다시 일어나 브루드로드에게 달려들었고,

놈은 그 기세에 놀라기라도 한듯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다가 성자 피실라나의 석상 뒤로 몸을 피했습니다.

분기에 찬 칼리엔이 노기어린 포효성과 함께 망치를 크게 휘둘렀으나,


그 순간 놈은 그 공격을 가볍게 피해냈고

그제서야 칼리엔은 자신이 놈의 교활함에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애초에 놈은 그가 무서워서 뒤로 물러난 것이 아니였습니다.

다만, 망치가 석상의 총알 자국 가득히 패여 흔들거리는 두 다리 부분을 완전히 부셔버리는 것만을 노린 것이였습니다.


두 다리가 크게 박살나버리자, 거대한 석상은 기울기 시작했고

놈의 교활함을 깨달은 칼리엔이 몸을 돌려 피하려는 그 순간 석상이 그를 덮쳤습니다.


물론 단단한 터미네이터 아머 덕에 그의 육체는 거대한 석상 아래 깔렸음에도 온전히 무사했습니다.

그러나 거대한 피실라나의 석상 아래 깔린 덕에 그는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되어버렸고,

그런 그를 비웃듯이 천천히 다가오는 교활한 '크립투스의 자식'을 무력하게 지켜보며

칼리엔은 마지막으로 지난 세월을 회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늘에서 죽음이!

죽기 직전, 칼리엔은 브루드로드가 지닌 외계인의 붉은 두 눈에 비치는 자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두 눈에 비치는 자신의 결단력에 찬 눈빛과, 짐승의 분노어린 눈빛이 서로 겹쳐보이고 있었지요.

그리고 최후의 순간이 찾아오려는 순간, 그는 무언가 다른 것을 발견했습니다.

짐승놈의 뒤편으로, 뒤편의 이제 새벽이 찾아오려는 기미가 조금씩 보이는 아직은 검은 하늘에서부터

무언가 검은 형체들이 이쪽을 향해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지요.

처음에 그는 그것이 다른 타이라니드 침공을 알리는 무슨 스포어들인줄로만 알았으나,

무시무시한 충격파와 굉음과 함께 그것들이 마침내 대지를 강타하자 그는 그것들이 흑빛의 드랍 포드들이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강렬한 불줄기는 그 다른 무엇도 아닌 점프팩들을 착용한 검은 초인 전사들임을 깨달았지요.


그제서야 칼리엔은 그들이 자신들을 도우러 옴을 알았습니다.

바로 데스 컴퍼니였습니다!


마치 캡틴의 머리에서 그러한 생각들을 낚아채기라도 한듯, 브루드로드는 재빨리 몸을 돌려 하늘에서 강하한 데스 컴퍼니 전사들을 노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놈은 거대한 한쪽 팔을 들어 그대로 칼리엔의 흉갑에 내려찍었고

두 팔까지 모두 석상 아래 깔려버린 칼리엔은 그대로 고통을 감수해야만 하였지요.

그러나 단단한 파워 아머는 한 번의 공격 까지는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데스 컴퍼니 마린들이 포효성과 함께 달려들자,

놈은 아쉽다는듯이 피로 번들거리는 발톱들을 긴 혀로 햩아내고는, 이제 밝아져오는 새벽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진스틸러들은 이제 알파에우스 분대의 생존자들을 둘러싸고 완전히 그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었습니다.

광장 한복판에서 그야말로 처절하고 치열한 근접 전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지요.

그러나 외계인들의 흉폭한 쉿소리와 울부짖는 소리들은 갑자기 쏟아진 볼트 탄환들의 폭발음과 분노로 일갈하는 체인소드들의 정의로운 엔진소리에 묻혀 버렸습니다.

모두 검은 갑주를 착용한, 데스 컴퍼니의 전사들이 마치 폭풍과 같은 기세로 외계인들을 덮쳤고,

진스틸러들의 흉폭한 기세조차도 이 파멸만이 기다리는 블러드 엔젤들이 만들어내는 처절한 분노 속에서는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었지요.

체인 소드들의 아다만티움 강철니들이 외계인들의 자줏빛 찌꺼기들을 사방으로 튀어내었고,

검은 마린들이 휘두르는 번쩍이는 파워 피스트들과 망치들이 수많은 외계인들의 사지를 사방에 뿌려댔습니다.


데스 컴퍼니를 이끌고 있는 서젼트는 라펜 형제였습니다.

전투의 열기 속에 그를 좀먹기 시작하는 블랙 레이지를 어떻게든 억누르느라 얼굴을 일그러트린,

그의 정신은 오직 프라이마크의 신성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요.

라펜은 어떠한 명령도 내리지 않았는데,

데스 컴퍼니의 그 누구에게도 명령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였습니다.

다만 그의 형제들은 그를 중심으로 모두 하나로 뭉쳐 있었지요.


라펜의 정신 일부는 그와 그의 검은 갑주의 형제들이 지금 싸우고 있는 것은 유전병에 의한 지난 죄악을 씻기 위한 속죄를 위함임을 계속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은 1만년 전의 기억 속에 잠겨가고 있었지요.


허나 자신의 임무에 대한 의지로, 그는 계속해서 형제들과 함께 진스틸러들을 몰아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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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he Forked Tongue.


로드 마즈마문디는 별의 방 심장부에 위치한 그의 치석판 의자 위에 근엄하게 앉아 있었다.

그의 주변에는 스킹크 시종들이 앞뒤로 이리저리 움직이고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들은 자신들 일에 바쁜지 방문객들에는 신경도 쓰고 있지 않았다.

마즈마문디의 두 눈은 잠깐 동안 반짝이며 뜨였다가 이내 다시 무겁게 닫혔다.


'네 주인에게 내 정신이 닿지 않는다. 그가 이대로 그가 사라질까봐 염려되는구나. 아니면 정신이 갇혀있는지도,'


그의 목소리는 유칸나두잣의 귀에 물리적으로 들리는 것이 아니였고, 다만 머리 안으로 직접 들어오는 것이였다.

혼혈족 생명체들에게, 이러한 정신 개입은 분명 당황스럽고 불쾌한 경험일 것이 분명했지만

스킹크들의 경우에 이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였다.


'잘 해주었다, 그의 하인이여. 네가 가지고 온 치석판들은 분명 분석되어 마땅한 것들이였다.

그 석판들에 새겨진 기록들 중에는 새로운 힘의 주문들도 함께 섞여 있었다.

그 섬의 와류에 관련된 언급들이 각 치석판의 수형 암호 속에 반복적으로 언급되어 있더구나.

이것은 주의해야 될 점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이다.

어린 종족들, 즉 칸스들(엘다, 드워프, 인간 등)은 거기에 개입해서는 아니될지어다.

이에 따라 난 크록-가르를 소환하여 그로 하여금 세계-호수(인간어로 올드 월드의 '대양')를 건너게 할 생각이다.

이 치석판들은 저 멀리 멀리 흩어져야 하므로."


"현명하신 판단이십니다, 존경받아 마땅한 주인이시여.

이제 저는 제 주인께 돌아가 그 분께서 일어날 수 있는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고댓적 슬란의 두 눈이 잠시 닫혔다 다시 열렸다.


"너는 갈라진 혀에 대해 언급하였다.

우리는 그것의 출현이 향후 20년간 출현하리라는 것을 예견한 바 없었으니,

그것이 출현하리라는 네 주장은 확실히 부조화스러운 일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주인이시여. 그렇기에 제 머리를 희생하겠나이다,' 유칸나두잣이 말했다. 그의 며리볏도 완전한 복종의 의미로 접혀 있었다.

물론 죽고 싶은 생각은 없었으나, 죽는게 두려운 것도 아니였다.

그리고 마즈마문디의 분노 또한 전설적인 것이였으니까...


"어리석은 아이야. 내 말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네 주인이 지금 부재하므로, 너는 이제부터 날 섬겨야 할 것이다.

이 부조화를 풀어내도록 하자꾸나.

하늘을 탐사해보자."


"그대께서 원하시는대로, 태양 도시의 주인이시여.

허나 천문술사들은 제가 천문경 쓰는 것을 금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내 것을 쓰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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