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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rk Imperium


프라이마크의 죽음.

1만년 전.


2장 : 황제의 자존심 호

텔레포트 간에는 항상 찰나이지만, 무언가 깨달을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있었다.

삶도 아니고 죽음도 아닌 그런 어중간한 상태에서 명상을 하게 되는 그런 찰나의 순간.

그 순간들 속에서, 즉 자신의 영혼이 두 세계들에 걸쳐 있는 그 순간에는

길리먼은 자신이 진정 어떤 존재인지를 알 수 있었다.

단지 물질적인 존재가 아닌, 양 차원의 존재임을.

물론 그 찰나의 순간이 끝나고 텔레포트가 완료되어 목적지에 모습을 드러내면 그 감각들은 희미해지고 그야말로 황당무계한 망상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마치 자신의 본성에 대해 조금만 더 깊게 알고자 하는 용기만 있다면 자신의 창조와 관련된 모든 비밀들에 대한 이해가 눈 앞에 펼쳐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그는 그럴 용기가 있었지만, 그 느낌에 현혹되지는 않는다.

타락과 저주는 언제나 그런 욕망 아래 깔려 있었기에.


그렇게 유혹의 순간은 끝났다. 명상의 감각도 순식간에 사그라든다.

찬란한 광휘의 빛이 무지의 공간에서부터 길리먼과 그의 전사들을 끌어내어 현실로 다시 올려놓는다.

빛은 점차 사라지며, 빛 속에 반쯤 시야가 가려졌었던 길리먼과 그의 전사들을 기습의 위험에 노출시킨다.

길리먼은 긴장하고 있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쏟아질지 모르는 기습에 대비했지만,

그러나 아무런 공격도 들어오지 않았다.

다만 워프 에너지의 남은 찌꺼기 빛들만이 돌아다닐 뿐이였고,

그나마도 곧 사라지자 이제 함내 침투 부대 주변으로 남은 것이라곤 오직 어둠 뿐이였다.


펄그림의 기함 내부는 행성 지표면의 밤보다도 더 어두운 환경이였다.

허나 길리먼의 헬멧에 내장된 여러 시스템들과 그의 초인적인 두 눈은 우주선의 내부 구조를 입자 단위로 확인하고 있었다.

펄그림의 함내에 펼쳐진 광경 덕분에, 길리먼은 한 1초 동안 자신이 텔레포트에서 실패해서 엠피리온 차원에 던져진건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다.

주변에는 마치 어떤 창의적인 악몽에서 도용한 끔찍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길리먼은 문득 헤러시 당시를 떠올렸다.

헤러시의 종결 직후 백여년간, 길리먼은 악마들과 본격적으로 싸운 적이 몇 번 있었다.

당시 그는 카오스의 사악한 손길에 의해 변이된 행성들의 표면 위를 직접 걸었으며,

그 곳들에서 소서러들에 의해 만들어진 고깃덩어리의 창문들을 통해 악이 가득한 끝없는 심연의 차원들을 직접 보았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황제의 자존심 호의 내부도 그와 제법 비슷했다.


의도했던 대로, 길리먼과 그가 직접 지휘하는 함내 침투 부대는 승리의 길(Triumphal Way) 지점에 전송되었다.

이 지점은 황제의 자존심 호를 가로지르는 긴 대복도였는데,

한때 각 군단들에서 찾아온 대규모 챕터 병력들이 이 복도를 거닐면서 펄그림이 거둔 제국의 승리들을 축하하는 행군식을 벌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시절들은 이미 오래 전 끝나버렸고 

이제 이 버려진 복도는 그저 텅 비어 있었다.

다만 그 위에서 울트라마의 전사들만이 마치 청색의 섬마냥 홀로 남겨져 있을 뿐이였다.

길리먼의 인빅타루스 스제리안 전사들이 주변 환경들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장인이 빚은 호위용 방패들과 레가틴 파워 엑스 도끼들로 무장하며 아직까지는 오지 않은 미연의 기습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었으나,

일부 전사들이 손에 쥔 아스펙스 검출기들은 윙윙거리는 소리 끝에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음을 명쾌한 종소리로 알려주었다.

마린들의 슈트에 장착된 램프들이 작동하며 빛의 웅덩이들을 바닥들에 만들어내었고,

빛은 그야말로 끔찍하게 변해버린 전경을 가감없이 드러내었다.


가장 먼저 침묵을 깬 것은 티엘이였다.


'승리의 길,' 그가 이어서 말했다. '완전히 변했군요.'


'백여년간의 세월이라면, 악에게는 이렇게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지,' 길리먼이 답했다. 


'엠퍼러스 칠드런 군단은 여기까지 타락해버렸군요,' 안드로스가 탄식했다.


길리먼의 '이성의 갑주' 안에 내장된 연산기 시스템들은 길리먼의 관심사들과 위험 요소를 자동적으로 부각시키고 있었다.

이를 통해 그는 중요 사항들을 모두 피상적으로 검사하고 있었다.

프라이마크의 유전학적으로 설계된 두뇌는 그야말로 막대한 양의 정보들을 분석할 수 있었는데,

사실 그 분석력이야말로 언제나 길리먼의 특출난 재능이라 할 수 있었다.

그는 바깥의 함대들이 서로간에 교환하는 전투 음성들을 분석하면서 휘하 침투 분대원들에게 조용히 명령들을 하달하며 그들을 산개시키기 시작했으며,

동시에 함내 다른 지역들에서 활동 중인 공습 부대들에게서 오는 확인 신호들을 분석하면서,

똑같은 집중력으로 현재 위치하고 있는 거대 복도의 형태를 분석하고 헬멧 내부의 디스플레이 판으로 출력되는 다중 데이터크리드 검측값들을 읽어나갔다.

곧 그는 분석 결과에 입각해서 일련의 행동 계획들을 입안하여, 그것들을 음성망 및 데이터 전송을 통해 전사들에게 간단명료히 하달하였으나

사실 그러는 와중에도 그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이 함선 그 자체였다.


승리의 길은 그야말로 목불식견으로 변이되어 있었다.

한때 웅장함이 가득했던 이 곳에 지금 남은 것은 어둠 뿐이였다.

울트라마린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빛은 순식간에 삼켜져서, 흐릿한 은색으로만 보일 뿐이였으며

그렇기에 조명을 비추어봐도 보이는 것은 불확실하게 보이는 흐릿한 부언가들 뿐으로

거리 감각 또한 정확히 판단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가장 어두운 지점들은 말 그대로 그림자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프라이마크는 자신이 알았었던 승리의 길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한때 이 곳에는 가장 뛰어난 인류의 예술 작품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었다.

이 넒다란 복도에는 황동으로 만들어진 영웅 동상들이 세워져 있었으며,

28th 원정단 함대의 예술가들이 그린 걸작들이 그 사이 사이에 걸려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대신으로 끔찍한 흉물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인간 본질을 그야말로 충격적으로 왜곡하여 만들어낸 조각상들과 함께 신성 모독과 외설을 예술로 표현하겠다는 의지 가득한 그림 작품들이 가득 걸려 있었는데,

특히 후자의 경우 알 수 없는 역겨운 안료들을 사용하여 만든 도료들로 칠해져,

두꺼운 곰팡이 깔개 위에 솟아난듯이 고정되어 있었다.

이 새로운 장식품들을 어떻게 세심하게 정리하겠다든가, 혹은 이전 것들을 치우겠다든가 했던 시도 같은 것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옛 장식품들이였던 것으로 보이는 폐품들이 마치 찌꺼기마냥 아무데나 수북히 쌓여져 있었으며,

부셔진 황동상 조각들은 바닥에 널부러진채로 알 수 없는 고기 오물들과 뒤엉켜 있었다.

대리석 벽들에는 기이한 구멍들이 숭숭 뚫려 있어서, 그 안과 거대한 균열들 사이로 알 수 없는 검은 액체가 끈적끈적하게 흘러내리고 있었으며,

새까만 기둥들은 바닥에서부터 뒤틀려 뽑여져서 바닥에 쓰러져 있었는데,

그 기둥들은 과거 승리들을 새기는 용도였던 기둥들이였는데

기둥에 적혀 있었어야 할 승리 기록들조차 이제는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문자 범벅들로 변질되어 있었다.

포장 도로는 사방에서 쪼개지고 무너져 있었는데, 심지어 금속 갑판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오직 검기 그지없는 으스스한 구덩이들만이 보였다.


사실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침묵'이였다.

진짜 말 그대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기이할 정도로 침묵만이 맴돌고 있었다.

함선 외부에서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었고, 함선 또한 지금 무시무시한 중화력 포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작동하는 기계들의 포효성들과 폭발음들이 계속해서 울려 퍼졌었던 '힘의 철권'호와는 다르게,

'황제의 자존심'호는 마치 시간에서 시간 별로 나뉘기라도 한 마냥 고요했다.

복도의 천장 부분의 높은 아마글래스 창문들에서조차 아무런 빛도 흘러내리지 않았다.

그냥 말 그대로 어둠과 고요 뿐이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어디선가 불협화음적인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다른 방향에서 3여개 정도의 비명소리들이 들려오고 있었는데, 그 소리들은 위협적일 정도로 가까이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길리먼은 카오스의 주구들이 만들어낸 이보다도 더 노골적인 공포들을 본 적 있었으며, 

그것들 중 일부는 그야말로 대경실색할 규모였지만

이 승리의 길에 있는 것은 그야말로 임박한 파멸로서 이전의 가장 무시무시한 광경들조차 압도하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기에

길리먼조차 마음이 심란해질 지경이였다.


'긴장을 늦추지 말거라,' 그가 말했다. '보이는 것과는 다르다. 황제의 자존심 호는 이제 더 이상 현실 우주에 머무르고 있지 않으니.'


'맞습니다,' 티엘이 이어서 말했다. '이 장소는 워프의 악취가 풍기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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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마크의 죽음.

1만년 전.


1장, 테살라

'프라이마크이시여, 모두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그러나 안드로스는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다만 적의 상태가 아군을 크게 압도합니다.

전 이번 작전의 성공 여부가 다소 걱정됩니다.

반격이 다소 제한되는 상황에서 실제적인 선택은 무엇이겠습니까?

2중대장 티리엘과 제 의견은 여기 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힘의 철권'호를 퇴각시키더라도 적의 발목을 계속 붙잡아 둘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저희 상태로는 절대로ㅡ'


복수하는 아들은 안드로스의 뒷말을 시선만으로 잘랐다.


'내 아래서 너무나도 많은 이들이 피를 흘렸다.

그렇기에 나는 이 싸움에서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길리먼의 말투는 이미 반대의 의사를 표하고 있었다.


''황제의 자존심'호가 격침되기 전까지 후퇴는 있을 수 없다.

나는 내 형제와 직접 대면하여 모든 일을 결착지을 생각이다.

그리고 만약 싸우게 된다면, 나는 내 형제를 직접 죽일 것이며, 최소한 시도 중에 전사할 것이다.

나의 아들들아, 나는 놈이 아무런 죄악의 대가도 없이 도망치도록 냅둘 수 없겠구나.'


그가 어조를 부드럽게 돌리며 말했다. '그것이 이 함정에서 벗어날 유일할 길이기도 하고.'


안드로스가 납득의 표시로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티엘은 애매하다는 듯이 잠깐 주저했으나, 곧 안드로스의 뒤를 따랐다.

그들의 확실한 동의를 받아내자, 길리먼 또한 두 명의 필멸자 시종들이 끌고온 반중력 상하차에 올려진 그의 헬멧을 들어올려 착용했다.

직후 길리먼은 거침없는 걸음으로 자신에게 배당된 텔레포트 플랫폼에 올랐고,

이어서 아들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나의 전사들이여, 이제 우리는 우리를 배반한 형제에게 테라 제국에 등을 돌린 대가가 무엇인지를 똑똑히 보여줄 것이다!'


'우리는 마크라지를 위해 진군한다!' 전사들은 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들의 일치된 목소리는 전장의 소음조차 담가버릴 정도로 우렁차고 용맹했다.

길리먼의 인빅투스 스제리안 가드 또한 길리먼를 따라 텔레포트 패드에 올라왔다.

그들은 길리먼 주변에 호위식 고리 대형을 형성한 다음,

방패들과 파워 엑스 무기들을 사용 준비 상태로 들어올려 일종의 방어벽을 형성함으로서 전투 한복판에 텔레포트된 직후의 상황에 대비했다.


주변의 전사들에게 있어, 길리먼은 그야말로 무적의 지도자로서, 그들에게 길리먼이 보여주는 능력들은 가히 초자연의 영역에 가까웠다.

심지어 프라이마크들과 마찬가지로, 인류의 황제가 신이 아닌 인간이라 믿는 합리적인 울트라마린들조차 길리먼에 대해서는 경외심 어린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

다만 헤러시의 마지막 날들 이후에 조금 더 명확해진 것에 불과했다.


허나 로버트 길리먼은 무적이 아니였다.

그는 이 선택이 위험천만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안드로스가 패배의 가능성을 제기한 것 또한 옳은 태도였다.

사실 프라이마크는 그가 제기한 합당한 의견들에 대해 각하하는 대신, 오히려 그 통찰력에 대해서 칭찬을 주고 싶었다.

사실 엠퍼러스 칠드런 군단을 향한 이번 전쟁은 거시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처음부터 펄그림이 주도권을 손에 쥐고 있었고,

지금까지 길리먼이 택한 선택들은 결국 펄그림이 유도한 것들이나 다름없었다.

판은 이미 펄그림이 벌어놓은 후였고, 이제 남은 유일한 합리적 선택지는 단 하나 뿐이였다. : 후퇴하는 것.


그러나, 후퇴는 불가했다.

만약 '힘의 철권'호가 교전에서 퇴각하여 철수하려 한다면, 황제의 자존심 호는 이 배틀 바지선에 막대한 피해를 가할 것이 분명했다.

간악한 펄그림이라면 가능한 모든 잔인한 공격을 퍼부은 다음, 방어가 무너진 함선의 내부로 자신이 직접 지휘하는 함선 침투 공격을 가할 것이고

길리먼으로서는 자신이 아직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는 한 그 간악한 형제가 함내로 침투하게끔 냅둘 생각이 없었다.

프라이마크의 강력한 지성은 이미 모든 가능성들을 검증한 상태였다.

그의 천재적 지성을 통해 만들어진 전술 이론들 중에는 함선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후퇴시켜, 함대 후방으로 물러나게 한 다음 가용한 함선들을 모두 동원하여

그들의 희생으로 기함을 살릴 수 있는 방안 또한 이미 마련되어 있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의 생명을 소모하여 자신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길리먼의 방식이 아니였고,

더군더나 지금, 이 순간에도 길리먼은 한줄기 실낱같은 승리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었다.

그는 이 기회가 저 반역도당 형제에게 그대로 파괴되도록 냅둘 생각이 없었다.

그렇기에 길리먼은 자신의 이성과 논리를 거스르는 선택을 결정한 것이다.

만약 자신이 그 모든 전술적 이치와 논리들을 거스른다면, 펄그림조차도 경악하게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그저 희미한 기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펄그림이라면, 어쩌면 기함 방어막들이 내려간 것조차 공격에 의해서가 아니라 본인이 고의로 저지른 일인 것인지도 모른다.

테라 공성전을 끝낸, 황제를 유인하기 위해 호루스가 행했던 마지막 도박을 조롱하듯이 되풀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허나 길리먼은 이것이 기회임을 알고 있었고, 그 기회를 위한 계획들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설계한 이 함내 침투군들 및 본인이 직접 지휘할 부대는 하나 하나가 개별적이지만 동시에 상호 보완적인 임무들을 가지고 동시다발적으로 텔레포트될 예정이였다.

다수 챕터들에서 차출된 팀들은 적 기함의 엔지나리움, 지휘부 함교, 네비게토리움, 탄약고실과 제2 지휘부 함교 및 주무기 통제실을 공격할 것이였다.

설령 절반의 공습군들만이 임무에 성공한다고 해도, '황제의 자존심'호를 내부에서부터 격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다.

또한 길리먼은 그의 전사들에게 각자의 임무가 성사되면 그 즉시 미련없이 텔레포트 철수할 것을 지시했고,

이를 통해 최대한 많은 이들이 살아남아 무사 귀환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해 두었다.

설령 작전이 최종 실패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자신의 실수에 대한 대가를 아들들이 치루게 할 수는 없었으니까.

자신의 실수들은 자신이 처리해야 하는 법이니까.


길리먼은 지금까지 자신이 펄그림에 의해 마치 물고기마냥 꿰어 놀려졌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지금 그가 하려는 것은 그 낚싯대에서 빠져나와 감히 그를 낚은 자를 크게 물어버리려는 한 방의 시도였다.


'다들 준비하라! 이제 바로 투입된다!' 길리먼이 경고했다.


그리고 그의 신호에 따라, 텔레포트 갑판의 모든 기계들이 웅웅거리며 가동을 시작했다.

초거대 반응로 기둥들이 막대한 에너지 가동 속에 전기로 반짝거리며 이제 곧 현실과 워프 사이 장막을 찢어낼 동력 집중열들에 동력을 공급했고,

동력 집중열들은 곧 눈이 아플 정도의 빛을 발하기 시작했는데,

그것들이 점점 더 환하게 빛남과 동시에 작동 피뢰침들에서는 물질화 코로나 방전들이 발생하여 억제 플라스크들 내부로 주입되어 그 안에서 날뛰기 시작했다.


너무나 많은 형제들이 목숨을 잃거나, 카오스로 넘어가거나 혹은 실종되었다, 길리먼이 생각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불멸한 이들로 여겼다. 실제는 아니였는데도.

그렇기에, 아마 내가 최후를 맞이할 그 때도 언젠가는 오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닐 거다.

난 오늘 펄그림의 손에 최후를 맞이하지는 않겠다.


이제 텔레포트실의 신비로운 기계들은 큰 소음을 만들어내며,

갑판 전체가 그 가동에 의한 진동으로 전율하고 있었다.

진동은 점점 더 격해지기 시작했다.

곧 텔레포트 갑판 위로 천둥과 같은 번쩍임이 일며 화학 반응적 빛이 모든 것을 휘감았다.

초압력에 노출된 기계가 화재를 일으킬 것을 대비하여, 냉각용 증기들이 넒은 구경의 퓨브들에서 뿜어져 나왔다.

인간 수병들이 각자 샷건들을 들어올린 채로 워프 균열을 통해 악마가 넘어올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물론 아무것도 넘어오지 않았다. 경고 신호등들이 반짝거렸다. : 적색, 적색, 적색, 이후 청색.


'텔레포트가 성공했습니다, 텔레포트가 성공했습니다,' 기계 서비터가 기계적인 목소리로 방송했다.


조명도 다시 복구되었다. 코로나 방전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던 플라스크들은 비명소리 같은 소음들과 함께 완전히 사라졌다.

공기 배출구들이 남은 연기를 남김없이 빨아들였고, 연기가 걷힌 텔레포트 패드들 위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기술자들은 비디오 영상들과 종이 연산기에서 출력된 데이터 띠들을 보면서 결과를 분석하기 시작했고,

결과 분석이 성공하자 그들의 얼굴들 위로 의심할 바 없는 안도감이 퍼져나갔다.


'로버트 길리먼과 그의 전사들이 '황제의 자존심' 내부로 무사히 침투 완료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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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마크의 죽음.

1만년 전.


1장, 테살라

로버트 길리먼은 여전히 테라에 충성을 바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의 함선은 펄그림의 기함만큼이나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지만,

힘의 철권이 고풍적이고 수사적인 반면, 황제의 자존심 호는 그야말로 저속함 그 자체였다.

펄그림의 기함은 그 장식이 말하자면 과유한 스타일의 전형이라 할 수 있었는데,

함선의 외형에 가능한 모든 부분 부분이 전부 장식되고 장식되어 있었다.


먼 과거에, 이 두 함선이 서로 어깨를 맞대어 싸울 시절에도

이 함선은 그야말로 사치의 전형으로 다소 거친 행성들에서 태어난 울트라마린들의 입맛에는 별로 맞지 않았었지만

이제는 그야말로 품격에 대한 모욕처럼 변질되어

모든 예술적 흔적들을 지워버릴 정도의 그런 잡다한 것들이 끝도 없이 추가되어버렸다.

이 끔찍한 과시에 태만이 함께 섞여져, 지금의 '황제의 자존심' 호는 일반 필멸자들의 눈에 그야말로 흉물이나 다름없었다.

그야말로 옛날 옛적의 부패한 유물이자, 내리는 비에 백여년간 푹 삭혀진 퇴폐 그 자체였다.


허나, '황제의 자존심'호의 파괴 능력만큼은 여전히 그대로 살아 있었다.

직사거리에 놓이자, 펄그림의 기함은 '힘의 철권'과 서로 교차 방향으로 기동하며 상대함의 함선 측면에 무자비한 측면 포열 사격들을 교환하였으니,

각 함선들의 측면에 나열된 거대한 대포들이 불을 토해내며 최소 운송용 컨테이너들 급의 거대 포탄들을 쏟아냈다.

그 두 함선 사이의 우주 공간은 쏟아지는 포탄들과 더불어 강렬한 랜스 광선 및 이름 모를 레이져 광선들이 가득 채웠으며

무수하게 쏟아지는 공격들을 막아내는 보이드 쉴드 방어막들은 쉴새없이 그 표면이 번질거리나 혹은 크게 반짝였다.

그 두 함선의 무시무시한 함대함 공격에 의해 만들어진 다중 색체의 거대한 번개 폭발에 의해 수천 마일 일대의 함선들이 통신 기기들과 하위 시스템들에 오작동을 겪을 정도였지만,

그럼에도 두 함선은 아랑곳 없이 서로간에 수 개 도시들을 지워버릴 정도의 무시무시한 화망을 쏟아부었다.


이 거대한 거신들 주변에서도 수십여 다른 함선들이 우주의 고요함 속에 각자의 전투를 치루고 있었다.

일부는 기함의 크기만큼 크고 강했는데,

그들 중 펄그림의 편에 선 함선들은 하나같이 전부 저주받은 엠퍼러스 칠드런의 함선들이였으니

비록 펄그림이 전쟁에서 패배하고 인간성마저 잃어버렸을지언정,

여전히 그의 군단이 결속되어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한편 길리먼의 편에서 싸우고 있는 전함들은 인류의 자랑스러운 XIII 군단, 울트라마린 군단의 후계 챕터들로 구성된 도합 6개 챕터 연합 함대 소속의 함선들이였으니,

충의를 지키기 위한 대가로 울트라마의 군단들은 현재 분열되어 있었는데,

이는 거대한 헤러시 전쟁 이후 길리먼이 스페이스 마린 군단들로 하여금 더 작은 챕터 단위들로 군단들을 나누라 한 결과였으며,

여기에는 강점도 있었지만 약점 또한 존재했다.


프라이마크의 전술적 천재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충성파 측은 기동면에서 뒤쳐져 적들의 공세를 받고 있었다.

타락한 프라이마크의 추격이 이제는 생존을 위한 싸움이 되어버린 것이다.

엠퍼러스 칠드런 군단의 도합 3여개 함대 함선들은 테살라 행성 궤도 일대에서 충성파 함선들에게 역공을 가했으니,

펄그림은 솔코 행성에서 떠나 마치 도망치는듯한 기만을 보이며, 바로 여기에 무시무시한 함정을 파고 충성파 세력들을 유인했다.


옛날이였더라면, 로버트 길리먼은 이와 같은 실수를 아마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에메랄드빛 구체인 테살라 행성의 궤도 바깥에서 펼쳐지고 있는 지금의 심각한 위기 상황은 그저 불운함 때문일지도 모르는 일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펄그림은 결코 평범한 상대가 아니였다.

그렇기에 설령 여기서 길리먼이 실패하더라도, 역사는 아마 그를 확실히 용서할 것이 분명했다.

..물론 그것을 기록해줄 사람이 있다면 말이다.


허나 어쩌면 이 모든 결과의 이유는 분노가 복수하는 아들의 판단력을 가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펄그림의 무언가 저주받을 그런 마법적 속삭임들 덕분에 로버트 길리먼이 이성을 잃고 그가 행하고 싶은대로 행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 길리먼은 긴장한 상태였다.

비록 몇몇의 다른 프라이마크들 또한 인류의 수호자들로서 아직 활동하고 있었지만,

현재의 파손된 제국은 길리먼을 구세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인간에게는 한계가 있는 법이며, 그것은 반신이든 천민이든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였다.

그러나 그 중 길리먼의 짊어지고 있는 짐이 가장 막중했다.

지금의 그는 그는 인류의 구세주나 다름없으니까.


'황제의 자존심'호는 측면 경사를 기울여 좌현측 대포 포열들의 사격각을 더 유리하게 조정했다.

이에 대응하여, '힘의 철권'은 대포 사격의 강도를 한층 더 맹렬하게 올렸고

쏟아지는 일제 사격 덕분에 황제의 자존심 호의 하부 첨탑들을 덮고 있었던 보이드 쉴드 방어막 부위가 마침내 파손되어 사라졌다.

곧 자존심 호의 선체 하부로 맹렬한 폭발들이 줄지어 일어나며 황금과 역겨운 무언가로 덮혀 있던 선체 외부의 일부가 떨어져 나왔다.

마침내 침투로가 열린 것이다.


지금 '힘의 철권'호 내부에서, 도합 1백여명의 울트라마 최정예 전사들이 웅웅거리는 신비한 기계들로 둘러싸인 텔레포트 구역들에서 대기 중에 있었다.

이들은 1중대 50여명과 2중대 소속의 50명으로 구성된 전사들로,

전부 울트라마린 챕터 특유의 짙은 청색을 지니고 있엇다.

그 중에서도 1중대의 베테랑 스페이스 마린들은 터미네이터 아머를 장비하고 있었다.

1중대 특유의 흰색 헬멧들은 터미네이터 갑주의 헬멧에 단단히 연결되어 있었으며,

그들 주변에서는 수백여 기술 시종들과 필멸자 선원들이 울트라마린의 워프 전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머지 2중대의 스페이스 마린 전사들은 표준형 파워 아머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무장 서비터들이 그들에게 함내전 전용의 직사각형 방패들을 보급하주고 있었다.

그들의 전투용 갑주는 1중대의 터미네이터 갑주만큼의 압도적인 내구력은 결여되어 있었으나,

함내 전투용 브릿칭 쉴드 방패 덕분에 곧 다가올 함내 침투 직후 펼쳐질 근접 전투에서 제법 높은 생존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였다.

갑판의 플라스틸 바퀴들을 통해 탄약 수송대가 줄줄이 올라오고 있었다.

깔끔한 제복 차림의 울트라마린 챕터 시종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면서 올라오는 탄약 상자들을 받아 그들이 섬기는 군주들에게 공손히 바쳤고,

강화된 초인 전사들은 전투 전 마지막 준비 절차로 본인과 다른 형제들의 갑주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채플린들은 각각의 텔레포트 플랫폼에서 전투 형제들의 맹세들을 경청해주거나 혹은 퓨리티 실 종이를 형제들의 갑주에 댄 다음 왁스로 붙이고, 그것을 축복받은 강철 담금쇠로 지져서 고정시켜주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인간이든 혹은 초인이든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완벽한 효율성 아래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는 동안에도, 모든 이들은 한쪽 눈을 함교와 연결된 대회랑 복도에 고정시키며 누군가의 등장만을 기다렸다.


함선이 갑자기 크게 요동쳤다.

곧 경고 알람이 시끄럽게 울림과 동시에 함내가 어둠 속에 잠겼고,

어둠 속으로 벽면의 붉은 경고 조명들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충격에 의해 복잡한 버티목들과 연결된 건트리 일부가 주저앉아 무너졌고,

저 높은 천장 위의 파이프들 일부가 훼손되어 고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선원들은 여전히 침착함을 유지하며 각자의 임무를 정확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방금 전 충격에 의해 끊긴 동련선들을 복구하라는 명령이 떨어지자,

진공 보호용 장갑 복장을 착용한 긴급 복구팀 선원들 및 특수 서비터들이 투입되어 잔해들을 치우고 파손 부위들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든 것이 순식간에 다시 질서를 되찾았다.

이와 같은 침착함 덕분에 이 함선이 지금 받고 있는 무자비한 적함의 포격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지금 쏟아지는 '황제의 자존심' 호의 일제 포격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것이였으며

이대로 가면 결국 철권호가 패배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허나, 패배하는 전투는 울트라마린의 전투가 아니였다.

텔레포트 갑판 일대의 기둥들과 벽면에 설치된 스피커형 음성방출기들을 통해, 간단명료한 음성이 들려왔다.


'황제의 자존심 호의 방어막들이 내려갔다. 텔레포트 공습 준비를 완료해라.'


준비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잡음들 외에도, 바깥에서 쏟아지는 포격이 만들어내는 전투 소음이 계속해서 간간히 들려오고 있었다.

명령 방송은 다시 반복되지 않았다. 마린들이 신속한 움직임으로 모든 준비들을 마쳤기 때문이였다.

곧 경쾌한 자명종 소리가 챙하고 울렸다. 

그 날카로운 종 소리는 제법 크게 울렸기에 필멸자 시종들과 초인 전사들 모두가 들을 수 있었는데,

그들 모두가 종소리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기에, 울트라마의 봉사자들은 하던 작업을 잠시 중지하고 시선을 집중했다.


명성 자자한 '논리의 갑주'를 입은 거인 한 명이 대회랑 복도에서부터 여기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의 왼쪽 손에는 '지배의 주먹'이 장착되어 있었으며,

허리춤에는 거대한 검인 '글라디우스 인칸도르'가 메여 있었다.

이 무기들의 사용자이자 주인인 거인은 그를 호위하는 인빅타루스 스제라인 가드의 전사들보다도 더 거대했으며,

필멸자들의 숨을 멎게 할 정도의 그런 권위와 카리스마를 한 몸에 내뿜고 있는 인물이였다.


'1st 캡틴 안드로스! 2nd 캡틴 티엘! 중대원들은 준비 완료되었나?' 거인이 물었다.


두 캡틴들이 군주에게 신속히 보고하기 위해 뛰어왔다.

2nd 중대 캡틴인 티엘은 명예 훈장들이 가득한 일반 파워 아머 차림에 헬멧은 따로 없는 복장이였으며,

1st 캡틴 안드로스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헬멧까지 착용한 완전 무장 상태의 터미네이터 갑주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들은 군단의 오랜 상징이기도 한ㅡ가슴에 한쪽 주먹을 올리는 경례를 만 울트라마린의 아버지에게 올리며 말했다.


'길리먼 각하! 각하의 베테랑 전사들은 당신의 명령만을 기다립니다,' 안드로스의 헬멧 아래 음성 방출기를 통해 그의 음성이 방출되었다.


'저희 또한 준비 완료입니다, 프라이마크이시여,' 에오니드 티엘이 말했다.

그의 따로 기계를 거치지 않았기에, 깊고 부드러웠다.

헤러시 이후 아직 크게 많은 시간이 지난 것은 아니였기에, 비록 긴장한 표정 덕분에 다소 주름이 생겼을지언정

티엘의 외형은 아직도 제법 젊은 스페이스 마린으로 보였다.


길리먼은 결의 아래 두 캡틴들을 내려다보았다.

프라이마크는 거대한 터미네이터 갑주를 착용한 안드로스보다 훨씬 더 거대했으니,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신이자 인류의 강력함이 하나로 뭉쳐져 살로 빚어진 모습 그 자체였다.


티엘이 길리먼과 시선을 마주했다. 마치 그의 유전적 아비의 풍모에 눈을 뗄 수 없기라도 한 것처럼 보였다.

티엘은 훌륭한 전사였다. 길리먼은 다수의 전투들을 통해 그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또한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는데 있어 두려움이 없었고, 그의 군주를 향한 충성심을 감출 수 있을 정도로 정숙했다.


'이들은 나에게 이토록 헌신적이구나,' 길리먼이 속으로 생각했다.


'설령 내가 실패하더라도  그렇겠지.'


이제, 살아남은 옛 군단원 시절 전사들의 수는 소수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들의 자리에는 다른, 보다 덜 확실한 그런 시대에 태어난 전사들이 대체하고 있었다.

티엘의 존경심은 그와 길리먼 간의 긴 친밀함 속에 단련된 것으로,

그렇기에 그는 충성심을 유지하면서도 아직까지 옛 시절 그대로의 반항적인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새롭게 들어온 젊은 스페이스 마린들이 바치는 충성심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문득 길리먼은 자신의 전사들이 지금의 신입 전사들과는 달리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덜 경건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래, 그런 좋은 시절도 있었지.


'그렇다면 즉각 출동하겠다,'길리먼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반역자 놈들은 다시는 탈출하지 못하리라.

6개 챕터들의 전사들이 우리들을 돕기 위해 대기중에 있다.

우리는 절대 실패하지 않으리라! 각자의 텔레포트 구역으로 이동하라ㅡ대규모 텔레포트를 준비해라!'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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