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출처 : shield of baal : deathstorm



어떤 비자연적 지성

블러드 엔젤 터미네이터들이 다음 행보를 위한 계획을 짜고 있었을 때, 어둠 속에서 숨죽인채 번뜩이는 두 눈으로 그들을 지켜보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브루드로드였습니다.

마린들을 지켜보는 놈의 매끄러운 등딱지면으로는 불타오르는 도시의 화염이 반사되어 번들거리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날은 저물어 밤에 가까워졌으나,

밤에 저물었음에도 불구하고 희미한 폭발음들은 계속해서 바람을 타고 들려오고 있었지요.

지금 저 멀리서는 수백 마일에 걸친 시가전 속에 하이브 마인드의 의지에 따라 타이라니드들이 포디아 시의 남은 아스트라 밀리타룸군들과 플럭시안 왕조의 PDF 연대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있었습니다.


꽤나 먼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크립투스의 아들'이라는 별명으로 도시 지하를 공포로 다스렸던 이 브루드로드는 터미네이터들이 이동할 준비를 마치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 모두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붉은 전사들이 마침내 광장 폐허를 향해 움직이는 것을, 브루드로드는 끝까지 지켜보았지요.

마치 밤바람에 흘러오는 먹잇감의 냄새처럼, 놈은 초월적인 지성으로 블러드 엔젤이 지금 무슨 생각으로 움직이는지 훤히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 이상으로, 그들의 생각을 지금 '읽고' 있었지요.

이윽고 놈은 다시 한번 자신의 자손들을 불러내며, 먹잇감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조금씩 조용히 다가갔습니다..


칼리엔과 그의 형제들이 진스틸러 무리들의 습격을 맞이한 것은 자정 무렵이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과 달랐지요.

칼리엔은 자신들을 노리고 달려드는 생명체들의 기세를 보며 그것을 금새 눈치챘습니다.

총독궁에서의 공격이 그저 침입자들에 대한 반응에 더 가까웠다면, 이번 공격은 확실히 무언가 목적이 있었습니다.

과연, 그의 생각대로 놈들은 하나 둘씩 자신들을 습격하는 대신

자신들을 사방에서 애워싸며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놈들은 잡석들과 폐허 파편들로 가득한 바닥을 엄폐삼아 낮게 몸을 숙이고 기어와,

밤중의 어두운 곳곳에 몸을 숨긴 채로 마린들을 애워싸고 있었고

마린들조차도 어둠 속에서 육안만으로 볼 수 있는 놈들의 모습은 약간 번들거리는 놈들의 키틴 등딱지들이나 혹은 어렴풋이 보이는 구근 형태의 머리 뿐이였습니다.

그러나 칼리엔은 침착히 명령을 내리며 다시 한번 놈들을 격퇴할 준비를 마쳤지요.


그러나 진스틸러들이 엄폐에서 튀어나오려는 순간, 서젼트 알파에우스 형제와 그의 분대원들이 갑자기 주춤거렸습니다.

그들은 비틀거리며 필사적으로 다시 몸을 바로잡으려 애썼지만 결국엔 대형을 무너트렸지요.

그 모습은 마치 블러드 엔젤들이 보이지 않는 그물에 걸린 상태에서 그것을 풀고 다시 무기를 들어올리기 위해 애쓰는 것과 같이 보였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속에서, 서젼트 형제가 음성망으로 무언가 외계인의 언어 같은 것을 속삭이며 고통 속에 비명을 지르자

칼리엔은 상황이 매우 심각해졌음을 인지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가, 칼리엔 또한 그들이 느끼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었지요.

지금 그의 정신 속으로 무언가 강력한 싸이킥 존재가 침투해 들어왔습니다.

마음 속으로 침투한 정신체는 분명 외계인의 것이였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무섭게도 인간과 닮은 느낌이였습니다.


어지러운 혼란 상태에서도 캡틴은 침착을 유지하며 터미네이터 아머의 스캔 기능을 최대로 작동시켜 이 정신 공격이 어디서부터 오고 있는지를 탐색하면서,

그 방향에 따라 강화 렌즈를 사용하여 어둠 속을 훝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놈과 시선을 마주할 수 있었지요.

한 마리의 브루드로드였습니다.

놈은 칼리엔이 이때껏 수십년간 싸워온 어떤 동종의 괴수들보다도 거대한 몸집을 지니고 있었지요.

그 짐승은 축복받은 광기의 수호성인인 프실라나의 반파된 석상 위에 앉아, 자신을 조용히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놈이 발산하는 싸이킥 공격은 너무나도 강력하였기에,

칼리엔은 지금 머리를 들어올려 놈과 시선을 마주하는 것만에도 모든 의지력을 쏟아붓고 있었습니다.

그가 어떻게 초월적인 의지로 그의 스톰 볼터를 들어올려 놈에게 겨누자

총구를 피해 브루드로드는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놈이 사라진 것을 보자 캡틴은 저주의 욕설을 내뱉으며 다짐했습니다.

이것은 그저 싸이커 마녀의 허접한 장난질에 불과하며, 다시는 이딴 장난질에 굴복하지 않겠노라고 말이죠.


어떻게 간신히 속박에서 벗어났지만, 진스틸러들의 공격은 이제 막 시작된 찰나였습니다.

칼리엔과 그의 블러드 엔젤 형제들은 사방에서 몰려드는 진스틸러들을 맞이하여 그야말로 처절한 사투를 벌일 수 밖에 없었지요.

이리 밀치고 저리 밀치면서, 터미네이터들은 놈들을 한쪽 구석탱이에 몰아낸 다음

스톰 볼터의 폭풍과 같은 볼터탄 화망과 함께 다시 장전한 중급 화염방사기의 화염으로 놈들을 모조리 녹여버렸습니다.

그러나 진스틸러들은 어둠 속에서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며, 오직 블러드 엔젤들을 자신들의 발톱으로 꿰뚫어 피를 맛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계속해서 마린들을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대다수의 진스틸러들은 공중에서 볼트탄에 폭사당하며 그대로 폭발하였지만,

일부 놈들은 기어코 안쪽까지 들어와 터미네이터 아머를 가르고 살을 찢어내어 피를 흩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깊은 부상조차도 터미네이터 형제들의 굳건한 의지를 깨지는 못하였고,

놈은 분노한 형제들의 파워 피스트 죽빵에 의해 뒤로 내장 찌끄레기들을 흩뿌리며 그대로 터져나갔습니다.

그렇게 싸움은 비등하게 흘러가는 듯 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끔찍한 두통과 함께 칼리엔과 그의 형제들은 또다시 브루드로드의 난폭한 정신 공격에 노출되었습니다.

비겁하게도 놈이 또다시 어둠 속에서 자신들을 향해 공격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칼리엔은 그 순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이대로 가다간, 자신들의 필패가 확정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피의 폭풍

브루드로드 '크립투스의 자손'이 마침내 직접 모습을 드러내었고,

칼리엔과 그의 중대 터미네이터 형제들은 지금 크나큰 위기에 직면하였습니다.

놈의 강력한 싸이킥 에너지가 블러드 엔젤들을 덮치자 그들의 정신은 마치 타이라니드들이 마린들의 살을 찢듯 무시무시한 싸이킥 에너지에 의해 찢겨져나가고 있었지요.

이러한 위기 속에서, 칼리엔은 직접 이 괴수를 도살하여 이 위기를 끝내고자 결단내렸습니다.


브루드로드의 분노

브루드로드의 정신 공격을 간신히 막아낸 칼리엔은 노도와 같은 기세로 마지막까지 브루드로드가 있었던 장소로 돌진하였습니다.

분명히 놈은 방금전까지 그 자리에 있었고,

그런데도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은 딱 한가지를 의미하고 있었지요.

그것은, 그 더러운 외계인의 싸이킥 헛수작질이 자신의 눈을 가리며 어디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비록 지금 이 순간에도 외계인들의 속삭임들이 계속해서 그의 정신을 괴롭히고 있었지만,

칼리엔에겐 다행스럽게도 그에겐 꼭 그의 정신과 오감들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왜나하면 데이터 캡쳐 장치들과 그의 인공 렌즈 의안이 있었으니까요.

초당으로 촬영되는 이미지들을 확인한 캡틴은 자신의 한쪽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사진상으로는 놈이 석상에서 도약하여 허공으로 몸을 내던지는 것 까지 확인할 수 있었고

번쩍이는 찰나의 생각과 함께,

칼리엔은 그의 인공 의안 렌즈에서 그의 스톰 볼터에 내장된 옵티-스코프로 시야를 이동시킨 다음

곧바로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과연, 브루드로드는 허공에서 몸을 날려 칼리엔을 덮치려고 하였고,

사실 거의 성공할 뻔 했습니다.

칼리엔의 분기어린 볼트탄들이 놈의 몸을 강타하지 않았더라면 말이죠.

수 발의 볼트탄에 처맞은 짐승은 그대로 자갈밭에 처박혀 한참을 구르다가 곧바로 일어나 칼리엔 뒤편의 어느 탑으로 기어올랐습니다.

그러나 칼리엔은 감각적으로 돌진하여 그 무시무시한 망치를 휘둘렀고,

외계인은 온 힘을 다하여 필사적으로 그 망치 공격을 가로막음으로써 죽음만은 면할 수 있었습니다.

직후 놈은 위협적인 소리와 함께 초자연적인 속도로 발톱들을 휘둘러 칼리엔의 견갑에서부터 흉갑까지 쭉 찢어내었고,

그의 아머에 긴 도랑들을 파내었습니다.

그러나 칼리엔에게 치명적인 피해는 주지 못하였지요.


이에 굴하지 않은 칼리엔은 다시 한번 포효를 내지르며 브루드로드에게 달려들어 망치로 찍었으나,

매 공격마다 놈은 몸을 굴리거나 날려 그 공격들을 피해내었습니다.


칼리엔이 잠시 확인해보니, 이제는 겨우 두 명의 형제들만이 폐허 광장 한복판에서 진스틸러들을 상대로 분투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초월적인 속도로 도약한 브루드로드가 순식간에 다 무너진 동상 위에서 바닥의 잔해 더미로 착지하였고,

그대로 달려들어 날카로운 발톱들로 칼리엔을 후려쳤습니다.

칼리엔이 초인다운 속도로 반응하였으나 너무 늦었고,

그 난폭한 공격에 얻어맞은 칼리엔은 그대로 나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두번째 공격이 그를 구렁텅이에 밀어넣었죠.

허나 쓰러진 칼리엔은 곧바로 다시 일어나 브루드로드에게 달려들었고,

놈은 그 기세에 놀라기라도 한듯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다가 성자 피실라나의 석상 뒤로 몸을 피했습니다.

분기에 찬 칼리엔이 노기어린 포효성과 함께 망치를 크게 휘둘렀으나,


그 순간 놈은 그 공격을 가볍게 피해냈고

그제서야 칼리엔은 자신이 놈의 교활함에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애초에 놈은 그가 무서워서 뒤로 물러난 것이 아니였습니다.

다만, 망치가 석상의 총알 자국 가득히 패여 흔들거리는 두 다리 부분을 완전히 부셔버리는 것만을 노린 것이였습니다.


두 다리가 크게 박살나버리자, 거대한 석상은 기울기 시작했고

놈의 교활함을 깨달은 칼리엔이 몸을 돌려 피하려는 그 순간 석상이 그를 덮쳤습니다.


물론 단단한 터미네이터 아머 덕에 그의 육체는 거대한 석상 아래 깔렸음에도 온전히 무사했습니다.

그러나 거대한 피실라나의 석상 아래 깔린 덕에 그는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되어버렸고,

그런 그를 비웃듯이 천천히 다가오는 교활한 '크립투스의 자식'을 무력하게 지켜보며

칼리엔은 마지막으로 지난 세월을 회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늘에서 죽음이!

죽기 직전, 칼리엔은 브루드로드가 지닌 외계인의 붉은 두 눈에 비치는 자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두 눈에 비치는 자신의 결단력에 찬 눈빛과, 짐승의 분노어린 눈빛이 서로 겹쳐보이고 있었지요.

그리고 최후의 순간이 찾아오려는 순간, 그는 무언가 다른 것을 발견했습니다.

짐승놈의 뒤편으로, 뒤편의 이제 새벽이 찾아오려는 기미가 조금씩 보이는 아직은 검은 하늘에서부터

무언가 검은 형체들이 이쪽을 향해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지요.

처음에 그는 그것이 다른 타이라니드 침공을 알리는 무슨 스포어들인줄로만 알았으나,

무시무시한 충격파와 굉음과 함께 그것들이 마침내 대지를 강타하자 그는 그것들이 흑빛의 드랍 포드들이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강렬한 불줄기는 그 다른 무엇도 아닌 점프팩들을 착용한 검은 초인 전사들임을 깨달았지요.


그제서야 칼리엔은 그들이 자신들을 도우러 옴을 알았습니다.

바로 데스 컴퍼니였습니다!


마치 캡틴의 머리에서 그러한 생각들을 낚아채기라도 한듯, 브루드로드는 재빨리 몸을 돌려 하늘에서 강하한 데스 컴퍼니 전사들을 노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놈은 거대한 한쪽 팔을 들어 그대로 칼리엔의 흉갑에 내려찍었고

두 팔까지 모두 석상 아래 깔려버린 칼리엔은 그대로 고통을 감수해야만 하였지요.

그러나 단단한 파워 아머는 한 번의 공격 까지는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데스 컴퍼니 마린들이 포효성과 함께 달려들자,

놈은 아쉽다는듯이 피로 번들거리는 발톱들을 긴 혀로 햩아내고는, 이제 밝아져오는 새벽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진스틸러들은 이제 알파에우스 분대의 생존자들을 둘러싸고 완전히 그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었습니다.

광장 한복판에서 그야말로 처절하고 치열한 근접 전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지요.

그러나 외계인들의 흉폭한 쉿소리와 울부짖는 소리들은 갑자기 쏟아진 볼트 탄환들의 폭발음과 분노로 일갈하는 체인소드들의 정의로운 엔진소리에 묻혀 버렸습니다.

모두 검은 갑주를 착용한, 데스 컴퍼니의 전사들이 마치 폭풍과 같은 기세로 외계인들을 덮쳤고,

진스틸러들의 흉폭한 기세조차도 이 파멸만이 기다리는 블러드 엔젤들이 만들어내는 처절한 분노 속에서는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었지요.

체인 소드들의 아다만티움 강철니들이 외계인들의 자줏빛 찌꺼기들을 사방으로 튀어내었고,

검은 마린들이 휘두르는 번쩍이는 파워 피스트들과 망치들이 수많은 외계인들의 사지를 사방에 뿌려댔습니다.


데스 컴퍼니를 이끌고 있는 서젼트는 라펜 형제였습니다.

전투의 열기 속에 그를 좀먹기 시작하는 블랙 레이지를 어떻게든 억누르느라 얼굴을 일그러트린,

그의 정신은 오직 프라이마크의 신성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지요.

라펜은 어떠한 명령도 내리지 않았는데,

데스 컴퍼니의 그 누구에게도 명령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였습니다.

다만 그의 형제들은 그를 중심으로 모두 하나로 뭉쳐 있었지요.


라펜의 정신 일부는 그와 그의 검은 갑주의 형제들이 지금 싸우고 있는 것은 유전병에 의한 지난 죄악을 씻기 위한 속죄를 위함임을 계속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은 1만년 전의 기억 속에 잠겨가고 있었지요.


허나 자신의 임무에 대한 의지로, 그는 계속해서 형제들과 함께 진스틸러들을 몰아붙였습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