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드 오브 바알 외전-데스스톰'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9.03.14 쉴드 오브 바알 외전 : 데스스톰 - 엔딩
  2. 2019.03.11 쉴드 오브 바알 외전 : 데스스톰 - 6
  3. 2019.03.10 쉴드 오브 바알 외전 : 데스스톰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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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 shield of baal : deathstorm

2) shield of baal : deathstorm (소설)


최후의 일격

블러드 엔젤과 브루드로드는 각자에게 무시무시한 공격을 날리며 용호상박의 결투를 벌였습니다.

짐승의 야만적이고 무자비한 분노에 맞서 캡틴은 망치 한타 한타에 전사한 형제들의 원한을 담은 증오로 대적했지요.

칼리엔의 아머는 거대한 괴수의 발톱들에 찢겨지고 조각나 사실상 다 망가진 상태였고,

부상은 범인이라면 당장 즉사할 수준이였으나

칼리엔은 초인의 집념으로 오직 브루드로드에게만 집중했고

결국 브루드로드의 야만적이고 빠른 공격의 허점을 파고들어, 놈에게 무지막지한 망치 공격을 먹이고 이어서 통한의 맹렬한 주먹을 꽂아넣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러나, 짐승은 잠시 흔들렸을지언정 다시 무시무시한 기세로 칼리엔을 향해 달려들었지요.


한편, 캡틴이 일기토를 벌이고 있었을 때

알파에우스를 비롯한 소수의 터미네이터 생존자들과 데스 컴퍼니 마린들은 오직 외계인들을 죽이겠노라라는 일념 아래 기꺼히 목숨을 내바치고 있었는데,

특히 데스 컴퍼니 마린들의 활약으로 타이라니드 물결들은 잠시나마 차단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서젼트 라펜을 비롯한 다른 데스 컴퍼니 형제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고대 홀리 테라의 전장의 염화를 헤치며 나오는 반역자들 뿐이였지만요.

손에 쥔 망치를 휘둘러 눈 앞의 배반자들을 쓰러트릴 때마다 라펜은 프라이마크의 신성한 이름을 울부짖었고,

쓰러져 기어다니는 그의 적에게 최후의 한 방을 선사하여 반역자들의 수북히 쌓인 더미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광장 한 가운데에서 황제의 반파된 석상을 올려다보는 그의 두 눈에는 웅장한 홀리 테라의 인류의 주인을 위한 거대한 석상이 반역자들의 손에 의해 반파되어 모독된 것으로 보이고 있었고,

깊은 슬픔을 분노로 바꾸며 라펜은 다른 형제들과 함께 석상 아래 서서 마치 스스로가 무기인 마냥 무자비한 분노를 적들에게 쏟아내었습니다.


그때, 타이라니드 무리들을 도살하며 울부짖는 그들의 앞에 거대한 타이라니드 워리어 무리 하나가 나타나 기습 공격을 가했습니다.

이에 라펜은 놈의 긴 첫번째 발톱날 공격을 거둬내고는 놈을 향해 몸을 들이받았지요.

직후 곧바로 두 손으로 망치를 잡고 크게 휘둘러 외계인의 독액이 흐르는 바이오 캐논을 그대로 분쇄시켜 산산조각내었으나,

덕분에 생긴 빈 틈으로 날아온 본소드는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두 개의 심장이 그대로 반쪽으로 갈려버렸지요.

허리 반이 날아갔음에도 라펜은 수 초간 삶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어둠이 찾아오기 전까지, 라펜이 볼 수 있었던 것은 이때껏 자신들이 싸워왔던 배반자들이 아닌 혐오스런 외계인들이였고,

그제서야 자신을 죽인 살인자들과 이때껏 싸워온 배반자들이 사실은 무엇이였는지 깨닫은 라펜은 

자신에게 최후를 선사하기 위해 다가오는 외계인들의 흉측한 아가리와 자신의 피로 번들거리는 발톱들을 바라보며 허무한 깨달음 속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때, 온통 전투로 뒤덮힌 광장 위 궤도로, 짙게 드리워진 검은 연기를 헤치며 거대한 비행 물체가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바로 칼리엔을 구출하기 위해 내려온 스톰레이븐 건쉽이였지요.


스톰레이븐 건쉽 아래 포디아 시의 광경은 그야말로 지옥도를 방불케 하고 있었습니다.

그 지옥의 풍경을 살피던 조종사 마린은 염화와 매연의 소용돌이 속에서 날개를 퍼덕이던 하피들괴 가고일 떼들이 스톰레이븐 건쉽을 감지하고는 이쪽으로 날라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지상의 생존자 형제들에게 서둘러 메세지를 전달하며,

스톰레이븐 건쉽은 선미를 급강하며 타이라니드 날짐승들을 헤쳐나갔습니다.


그 순간에도 지상에서의 전투는 계속 격렬해져가고 있었습니다.

드레드노트 카소르는 그 홀로 거대한 괴수들을 상대하고 있었는데,

주편의 전장에는 데스 컴퍼니 마린들의 난자된 주검과 수많은 타이라니드들의 시체들이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비록 블랙 레이지의 광기에도 불구하고,

카소르는 캡틴 칼리엔 형제가 거대한 브루드로드의 손에 의해 쓰러져 최후를 맞이하기 직전임을 발견할 수 있었고,

자신이 이 순간 해야 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았습니다.

다른 괴물들의 공격을 무시하며 광장을 가로질러 질주한, 고대의 전쟁 기계는 무시무시한 힘으로 블러드 탈론 주먹을 놈의 등허리에 꽂아넣었고

그 힘에 막 최후의 공격을 넣으려던 브루드로드는 등짝이 박살나며 맥없이 나가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칼리엔의 목숨을 구한 대가로, 그는 최후를 맞이하였습니다.

그가 분노에 잠시 신경이 흐트러진 틈을 타, 여전히 이전 결투들에서의 상흔들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증오스런 카니펙스 놈이 카소르의 등 엔진 부분에 거대한 발톱들을 박아넣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지면에 쓰러진 채로, 칼리엔은 그의 목숨을 구해준 존경받던 고대인이 거대한 외계인의 발톱들에 순식간에 찢겨나가는 것을 그저 지켜보아야만 했습니다.


형제들의 비극이 각성시킨 레드 써스트가 만들어낸 극도의 분노로 불타기 시작한 캡틴은 고통을 무시하고 없는 힘까지 모조리 끌어올려 다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방금 전 드레드노트 형제의 공격에 의해 치명상을 입은 브루드로드를 찾아 눈을 돌렸지요.

그러나 놈은 어디로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카소르 형제의 잔해들을 아직도 무자비하게 난도질하고 있는 카니펙스를 향해 원수를 갚고자 돌진하였습니다.


그의 첫번째 썬더 해머 망치질은 괴수의 머리통을 세차게 갈겨 놈의 정신을 빼놓았습니다.

놈이 제정신을 차리고 아직 드레드노트의 잔해에 박혀있는 발톱들을 빼내기도 전에 내려찍힌 두번째, 세번째 공격에 이은 마지막 네번째 공격은

결국 괴수의 거대한 머리통을 완전히 박살내버리며 사방에 역겨운 잔해를 뿌렸습니다.


레드 써스트로 인해, 더 많은 적들을 찾아다니며 무분별한 분노의 포효성을 마구 지르면서 반쯤 미쳐버린 칼리엔 위로,

스톰레이븐 건쉽의 그림자가 연기를 헤치며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우연의 일치인지 장난인지

치명적인 부상에 피를 줄줄 흘리며 헐떡거리는 크립투스의 자식 또한 그의 눈에 들어왔지요.

놈은 피를 줄줄 흘리며 황궁의 폐허를 향해 기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찰나의 순간 동안, 칼라엔은 고통스러운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대로 놈을 쫓아가, 형제들의 원수를 갚고 개인적인 명예를 되찾느냐?

아니면 이를 선택하지 않고 후회 속에 사느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결국 그는 원수를 갚고 명예를 씻기 위해 그는 죽어가는 놈을 뒤쫓아 응당한 보복을 가하고자 하였으나,

그 순간 마음 속 무엇인가가 그의 손목을 붙잡았습니다.

지금 이 난전 속에서 플럭스를 구하고 브루드로드를 죽이는 것 모두를 성공시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그 잠깐의 이성이 그의 손목을 붙잡은 덕에,

이성을 마비시키는 분노를 지펴내던 레드 써스트가 그의 안에서 점차 갈무리되며 사그라들기 시작했고

그의 눈에는 다시 냉철함과 임무를 향한 결의가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증오 속에 그 저주받은 생명체가 비참히 기어가는 것을 한탄 속에서 마지막으로 바라본 후,

캡틴은 플럭스가 숨겨진 장소와 그 주변의 살아남은 전투 형제들에게로 돌아가기 위해 발을 떼었습니다.

그들 주변으로는 수많은 외계인들의 급류가 몰아치며 점차 차오르고 있었지요.

팔자 좋게 누워서 자고 있는 행성 총독을 건쉽에 던지다시피 태워넣은 칼리엔은,

그의 살아남은 형제들과 함에 건쉽에 탑승하였습니다.


건쉽의 램프문이 닫히기 전 캡틴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매케한 연기 너머에서 자신을 고통과 증오 속에서 노려보고 있는 놈의 붉은 두 눈이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램프 문이 완전히 닫히자 스톰레이븐 건쉽은 연기를 가르며 궤도를 향해 발진하였습니다.

스톰레이븐이 착지하고 전방 어썰트 램프의 문이 개방되자, 캡틴 칼라엔은 천천히 램프문을 밟고 지상으로 내려왔습니다.

그가 도착한 곳은 포디아 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우주항구 '헬로스', 

그의 터미네이터 형제들과 데스 컴퍼니 형제들이 임무를 수행할 동안,

블러드 엔젤의 본대가 임페리얼 가드 생존자들을 비롯한 생존자 구출과 차후 작전 진행을 위해 점령한 지역이였지요.

내려온 칼리엔은 찬란히 빛나는 황금빛 인물이 그의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가 누군지를 단번에 알아본 칼리엔은 반사적으로 한쪽 무릎을 꿇었지요.


'캡틴, 일어서게. 그리고 보고해주게'


그는 단테, 챕터 마스터 단테였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그의 수백년 이상의 연륜만큼이나 차분하고 흔들림이 없어 아마 목소리만으로는 그 누구도 그 황금의 마스크 뒤에 숨은 그의 실체를 조금도 파악할 수 없을 것이였지요.


막 잠에서 깨서 거인들에게 둘러싸여 당황해하고 있는 플럭스를 챕터 시종들이 궤도에 정박중인 함대로 이끌 수송선으로 안내해주는 동안, 칼리엔은 최대한 간결히, 핵심만으로 이루어진 문장을 통해 그 저주받은 폐허에서 그가 거둔 것들과 그곳에서 마주한 악몽과 같은 괴물들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간간히, 한번에서 두번 정도,

단테는 천하의 칼리엔조차 곤경에 빠트린 그 기이한 브루드로드에 대해 질문하였지요.

그러나 그 흉악한 괴수 말고도 로드 단테의 신경을 쓰게 만들 다른 여러가지 것들이 더 있었고,

그렇기에 증오스런 브루드로드 놈에 대해 간결히 설명하며, 칼리엔은 놈을 직접 잡을 기회를 달라 요청하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군주를 위해 자신의 사적인 욕심은 혀 안으로 억눌렀습니다.


'과연, 잘 해주었네, 캡틴. 코르불로가 그대가 이룬 공에 크게 기뻐할 것 같네.'


단테가 잠시 말을 멈추고는, 임페리얼 가드 생존자들과 블러드 엔젤 마린 형제들이 수비하는 우주 항구의 성벽 너머, 아직도 불타는 도시의 지옥도를 지켜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그대의 고초를 알기에, 휴식을 명하고 싶지만..미안하네. 지금은 다시 한번 그대의 힘이 필요하네.'


이에 칼리엔은 충정의 표현으로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머리를 굽혀 경례하며 답했습니다.


'언제든지 말해주소서, 저의 군주이시여. 그것이 무엇이든 반드시 해내겠으니.'



....

단테는 그의 손을 내렸다.


'내 그리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네. 그대의 힘을 다시 충원해두게. 이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니.'


그가 코르불로에게 시선을 돌렸다. 코르불로는 챕터 시종들이 당황하고 지친 플럭스를 어디론가 치우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코르불로?'


'그는 잘 살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희망한 대로 분명 유용할 것입니다,' 코르불로가 대답하며 다시 시선을 돌렸다.

칼리엔은 플럭스와 그 괴물과의 관계에 대해서 묻고 싶었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는 플럭스가 자신에게 말해준 모든 것을 다 들려주었다.

코르불로가 그 진실들에 대해 충격을 먹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았다.

겉으로 보아서는 그는 확실히 이 포상에 만족한 것이 분명했다.


단테는 묵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다시 칼리엔을 바라보았다.


'그대는 다시 나를 위해 봉사하게 될 것이네, 그대가 푹 쉬고 난 후에.' 


무언가 더 말하고 싶은게 있었는지, 그가 잠깐 주저하는 것이 보였다. 

허나 단테는 다른 말 대신, 몸을 돌려 다시 전장으로 떠났다.

챕터 마스터가 착륙장을 떠나자, 알파에우스와 다른 1st 중대의 형제들 또한 다시 일어났다.

칼리엔은 그들을 해산시켰다. 그들은 이제 푹 쉬어야 하니까.


1st의 임무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였으니까.


단테가 자리를 떠나고, 플랫폼에 남은 것은 그와 코르불로 뿐이였다.

눈을 가리고 있었던 진홍의 운무는 어느새 사라져 다시 침착한 이성만이 남아 있었다.

허나 칼리엔은 다른 스페이스 마린들을 생각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코르불로는 그 와중에 조용히 있었는데, 마치 말할 기회를 노리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 둘은 한동안 침묵 속에 조용히 있었다.

코르불로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규율이란 사내의 영혼을 보호하는 갑주라네, 맞는 말이지.

허나 갑주는 때때로 치워져야 하네, 그래야만 나중에 더욱 더 강해질 수 있거든.

규율이란 것도 마찬가지네.

그것은 시험받고, 그 안에서 결함이 발견되어야만 나중에 더 강화될 수 있는 법이지.'


칼리엔이 툴툴거렸다. 거기에 대해 대답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특히 코르불로에게 하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그는 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쓰러진 형제들의 얼굴이 자구 떠오르는 것을 애써 참으면서..

..이제 그가 등에 멘 무거운 짐에 새로운 형제들의 명부가 추가되었다.

또다시 여러 전사들이 자신을 따라 전장에 나섰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그는 그러한 생각 속에, 망치의 손잡이를 강하게 쥐었다.


코르불로는 말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대답을 기다리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기다리는 것인지 칼라엔은 딱히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 생귀노리 하이 프리스트는 자신의 길을 떠났다.


'예전에, 난 자네에게 물었었지. 자네의 마음 속에서 들리는 그 목소리들. 그 목소리들이 자네에게 정확히 뭐라 말하는지 알고 싶지 않느냐고, 형제여.'


코르불로가 뒤돌아서며 말했다. 칼리엔은 아직 따로 대답하지 않았다.

코르불로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들은 자네를 용서한다고 말했어. 하지만 자네는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겠지,' 그가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그것이 언젠가 자네에게 죽음을 안겨줄 것이네.'


칼리엔은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몸을 돌리며, 항구 성벽들 너머를 바라보았다.

저 너머에서 불타는 도시를. 그는 코르불로가 떠나는 소리를 들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저 멀리 불타오르는 염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저 염화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던 두 눈을, 매연 속에서 자신을 노려보던 그 두 눈을 다시금 회상했다.





ps. 제법 좋은 내용.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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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hield of baal : deathstorm


악몽이 돌아오다.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지자 칼리엔은 인공 의안의 열적외선 렌즈 기능을 작동시켰고,

그러자 어둠 속으로 수많은 열적외선 형상들이 포착되었습니다.

열을 발산하고 있는 귀족들과 블러드 엔젤 형제들의 형상들 너머로, 

캡틴은 그들보다는 온도가 낮고 사지가 여럿 달린 생명체들의 열적외선 형상들이 구역 내 도로들에서부터 건너오고 있는 것을 포착했지요.

놈들은 당연히 진스틸러들이였습니다.


놈들이 다시 돌아왔음을 확인한 칼리엔은 신속히 수 개의 명령을 하달했습니다.

일단 동행한 데스 컴퍼니 마린들에게는 놈들을 최대한 밀어붙일 것을 부탁했고,

그동안 자신과 터미네이터 형제들은 플럭스를 끌고 터널을 통해 지상의 광장으로 올라갈 생각이였죠.


하늘조차도 위의 도시 바닥 천장에 가리워져 그저 어둠만이 가득한 이곳에서,

데스 컴퍼니 마린들은 침략자들을 향해 우레와 같은 포효성을 지르며 달려들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체인 소드에 적들의 피를 묻히길 갈망하고 있었고,

그들이 지닌 무모하리만치 강한 분노는 칼리엔과 그의 분대가 최종 임무를 성공시킬 시간을 벌어주기에 충분할 것이였습니다.

칼리엔은 서젼트 라펜 형제가 번쩍이는 썬더 해머를 쥔 채로 빌딩들을 향해 달려간 다음,

무자비하게 휘두르며 수 마리의 진스틸러들을 갈아버리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다른 데스 컴퍼니 마린들 또한 지금 수많은 진스틸러들을 상대로 무쌍을 펼치고 있었지요.

그러나 그들의 용맹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활한 생명체들은 어떤 식으로든 검은 갑주의 마린들로 이루어진 벽을 뚫고 나오는데 성공했고,

놈들은 향략에 취해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취약한 귀족들에게로 먼저 달려들었습니다.


얼마 안가, 전장의 소음에 귀족들의 고통어린 비명소리들이 새로 추가되었지요.

한편 터미네이터들은 버려진 빌딩들을 헤쳐 지나가며 신속히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아머에 장착된 스탭 라이트들이 발산하는 빛들은 사방을 정신없이 비추고 있었지요.

현재 터미네이터들은 자신들이 최초 들어왔던 강철문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고,

플럭스는 그들 한가운데에서 엄중한 엄호를 받고 있었습니다.

뚫렸는지 어쨌는지, 한 마리의 진스틸러가 다가오는 것이 포착되자 

무자비한 스톰볼터 탄막이 놈을 산산조각내었습니다.

아마, 곧 무시무시한 시련에 봉착할 가능성이 컸습니다.

그렇기에 칼리엔은 챕터 마스터의 명에 따라 코르불로에게 이 행성 통치자를 전달해 주겠노라는 결의를 다시금 다짐했습니다.

그때, 칼리엔은 뒤편에서 지하 도시 천정의 지상 도시와 지하를 이어주는 거대한 하수도 둑문들이 열리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열린 문들에서는 물들이 폭포처럼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리고 외계인 침입자들 또한 함께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은은한 빛이 감도는, 피와 살점으로 가득한 정원 위로 돌아올 때쯤엔 하수구의 검은 물이 범람하여 내려오고 있었는데

그 폭포수와 함께 외계인들이 지면에 도착했습니다.

놈들 중에는 유독 거대한 괴물이 있었는데,

괴상하게도 머리 상당 부분의 색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그것은 놈의 머리통이 다시 재생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지요.

놈은 일전에 데스 컴퍼니 드레드노트의 손에 의해 처단된 그 카니펙스가 분명했습니다.


치명적인 부상에서 다시 살아난 괴수는 포효와 함께 데스 컴퍼니 마린들에게로 돌진하였습니다.

놈과 함께 후방의 건물들에서 타이라니드 워리어들이 모습을 드러내어 달려들었는데,

놈들의 피에 젖은 검날이 반짝이는 것이 보이고 있었지요.


형제들을 향해 달려오는 거대 괴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드레드노트 카소르 형제가 다시 한번 나섰습니다.

그의 강력한 두 탈론 피스트는 가장 먼저 당도한 워리어 한 놈을 그대로 잡아 뭉겐 다음,

마침내 다시 마주한 카니펙스 짐승과 부딛혔습니다.

다시 만난 드레드노트와 카니펙스는 서로 한치 앞도 물러설 수 없는 충돌에 돌입했습니다.

면도날 발톱들과 금속의 발톱들이 서로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한타 한타를 나누었지요.


데스 컴퍼니의 저지선 사이로 진스틸러들이 점차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한 칼리엔은 서젼트 알파에우스 형제에게 플럭스를 맡기고,

자신은 결사 항전의 태세로 다른 형제들과 함께 길목을 막기 위해 남았습니다.

그때, 한 마리의 진스틸러가 놀라운 속도로 이곳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고

칼리엔은 놈이 자신을 덮치기 전에 스톰 볼터로 수 발의 탄을 날려 놈을 산산조각 내었습니다.

직후 칼리엔은 도시 외부로 나가는 출입문을 향해 알파에우스 형제가 잘 나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거대한 그림자가 형제를 덮쳤습니다.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크립투스의 자식이 알파에우스와 플럭스를 습격한 것입니다!

브루드로드는 칼리엔의 눈 앞에서 서젼트 형제를 무참히 날려버리고는, 공포로 꽥꽥거리는 총독을 거대한 손으로 쥐어잡았습니다.


형제를 잃은데 분노한 캡틴은 포효와 함께 놈이 빠져나간 출입문을 향해 돌진하였으나,

놈은 이미 사라진 후였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은 칼리엔은 자동화 문이 다시 닫히기 직전에 몸을 내던져 문을 통과할 수 있었지요.

문을 통과한 그는, 어둠 속에서 외계인을 따라 추격을 계속하였습니다.




피의 계산

용감한 캡틴 칼리엔은 크립투스의 자식을 쫓아 지하 도시 바깥으로 나가는 어두운 지하 터널들로 향했습니다.

지치고, 부상당하고, 게다가 혼자였지만 

캡틴 칼리엔은 브루드로드와 놈이 납치한 아우구스투스 플럭스를 찾겠노라는 결의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억 속 지우고 싶었던 과거의 실수를 곱씹으며 어둠 속을 헤메는 칼리엔을 노리며,

브루드로드의 자식들이 점차 모여들기 시작했고 사냥꾼은 얼마 안가 사냥감이 되어갔습니다.


1중대장이라는 직책

칼리엔이 아우구스투스 플럭스를 찾는 임무에 선택된 것은 단순히 기회나 가능성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 커맨더 단테는 블러드 엔젤 1st 중대 베테랑들 대부분을 포디아 시의 착륙 지점을 사수하는데 동원하기로 결정하였으나,

생귀노리 하이 프리스트 코르뷸로가 직접 나서서 1st 중대 캡틴의 지휘 아래 일부 분대들을 동원하여 총독을 찾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였지요.


그때, 아마 프리스트는 캡틴의 전술적 천재성과 냉철한 실리성을 믿고 그에게 단독적인 임무를 위임하였을 것이였습니다.

그러나 여러 뛰어난 캡틴들 중에 그가 선택된 이유는 또 한가지 있었지요.


예전에, 칼리엔은 형제들을 이끌고 위험천만한 어떤 전장에 투입됬었습니다.

그리고 그 치열했던 전투 속에서 오직 그만이 살아서 나왔지요.

당시 단테는 임무를 위해 고통스러운 선택을 택한 그를 용서하며 치하하였으나, 코르불로는 알고 있었습니다.

얼핏 냉철해 보일지 몰라도 칼리엔의 마음 속은 아직도 그때 그 선택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음을요.

그렇기에 코르불로는 그를 선택하였습니다.

그라면 굳건한 결의로 임무를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였고,

동시에 이 임무를 통해 그가 마음 속으로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있게 되길 기원하면서 말입니다.

.....

한편, 지하 도시 아래의 미궁과 같은 어두운 터널들을 지나다니며,

칼리엔은 문득 그 때의 기억을 상기하며 결의를 되새기고 있었습니다.

그를 둘러싼 어둠 속에서, 지상의 도시의 근간이 되는 거대한 기둥들과 설비들이 마치 제 2의 지하 도시인마냥 이곳 저곳에서 어렴풋이 보이고 있었지요.

이런 저런 상념에 휩싸여 있던 칼리엔은 어느 순간부터 포디아 시의 거대한 하수처리 파이프들로 흘어가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과연 얼마 안가 어두운 하늘 위로 파이프에서 떨어지는 물들이 마치 폭우처럼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차가운 비를 맞으며, 캡틴은 터미네이터 아머의 스탭 라이트를 작동 중지시키고는,

대신 그의 인공 의안에 내장된 강화 렌즈들을 작동시켰습니다.

그의 직감대로, 흐릿한 파란색의 물체들이 어둠 속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거리는 것이 보였고

놈들은 다 낡은 지하 설비들 이곳 저곳으로 뛰어다니며 칼리엔을 포위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간교한 브루드로드 놈이 자신을 유인한 것임을 간파했습니다.

지금 스물스물 나오고 있는 진스틸러 놈들은 브루드로드의 역겨운 후손들이였고,

이곳은 그들의 영역이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긴장이나 두려움 대신, 이제 절반도 남지 않은 탄창을 확인하며 이제 아껴써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칼리엔은 다시 한번 그의 썬더 해머를 들어올렸습니다.

이 무자비한 무기라면 진스틸러 따윈 한번에 갈아버릴 수 있을 터였지요.


칼리엔이 유전자 인식 차단문으로 막혀있는 벽에 다다르자,

기다렸다는 듯이 두마리의 진스틸러가 어둠 속에서 튀어나와 헐레벌떡 달려오며 양 옆에서 그를 공격하려 덤벼들었습니다.

놈들을 감지한 칼리엔은 정확한 발걸음을 그리며, 

동시에 달려든 두 놈들을 맞이하여 한쪽 손의 망치로는 첫째 놈의 공격을 흘려막음과 동시에 둘째 놈은 그대로 멱살을 쥐어잡았고, 

해머의 포스 필드를 작동시킴과 동시에 나머지 반대손으로는 둘째 놈을 그대로 벽 쪽에 세차게 강타했습니다.

그러자 첫째 놈은 강력한 포스 필드 에너지의 힘에 의해 폭발하며 사방에 피와 살점을 뿌려댔으며,

둘째놈은 그대로 벽에 처박혔는데 이 모든 일이 겨우 일순만에 동시에 이루어졌습니다.


손아귀에 잡힌 놈으로 시선을 돌린, 칼리엔은 서보의 압력을 높히며 놈의 멱살을 잡은 손목에 힘을 주기 시작했고,

놈은 한동안 쉭쉭거리며 발버둥치다가 묵직한 뼈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그의 손아귀 안에서 축 늘어졌습니다.

죽어버린 사체를 아무렇게나 땅바닥에 내던진 후, 칼리엔은 다시 추격을 위해 문을 작동시켰습니다.




크립투스의 분노

폐허가 가득한 지하 시설을 따라 브루드로드를 추적하는 동안 그는 수 차례나 더 진스틸러들의 공격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의 힘을 효율적으로 빼겠다는 듯이, 매 공격마다 진스틸러들은 둘 혹은 세마리 정도만이 모여 아래 혹은 천장에서 기습적인 공격을 가해왔습니다.

범인이라면 이런 상황 속에서 공포에 질린 채로 무력하게 죽어버렸겠지만, 침착하고 올곧은 칼리엔은 그의 강화 의안 렌즈들을 그때 그때 적시에 활용하여 놈들의 접근을 감지하고 망치로 두들겨 패주었지요.

그러나, 불시마다 이어지는 기습 공격들은 그를 지치게 만들었고,

결국 한 번은 공격을 허용하고야 말았습니다.


자신에게 부상을 입힌 진스틸러를 박살내버렸지만, 공격을 허용해버린 칼리엔은 아머 중앙 부분이 절반 이상으로 잘려나감에 따라 피를 주르륵 흘리며, 

잠시동안 레드 써스트를 느끼면서 혼란 상태를 경험했습니다.

분노와 증오가 각성하며 머리 위까지 치솟아올랐지만,

임무만을 생각하며 간신히 그것을 억제해 꾹 눌러버린 블러드 엔젤의 캡틴은 이 욕망을 역으로 돌려 브루드로드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통제하였습니다.

이 모든 수난과 형제들의 희생을 갚기 위해,

그는 반드시 저주받은 브루드로드 흉수를 자신의 손으로 끝장내겠노라 다짐했지요.


칼리엔이 모르는 사이 지상의 사정은 많이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블러드 엔젤 본대가 생존자들을 규합하여 타이라니드 무리들을 무찌른 덕에 우주 공항까지는 사수할 수 있었으나,

나머지 대부분의 도시 구역들은 외계 침입자들의 영향력 아래 굴복하여 변이되어가고 있었지요.

지하도 이에 맞추어 지상보다는 느리지만 천천히 변이되어가고 있었습니다.

한때 지상의 메트로폴리스 대도시의 이곳 저곳에서 나오는 역겨운 빗물과 오물들이 흐르던 하수도들은 이제 기이한 가시달린 외계 잡초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흐르는 물 속으로는 몸을 반쯤 드러낸 여러 타이라니드 생명체들이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도시의 기반이였으나 지금은 황폐화된 지하 건물들을 휘감으며 새롭고 역겨운 외계 덩쿨식물 같은 것들이 어두운 지상 천장에서부터 뻗어 내려오고 있었는데, 이것들은 뿌리였습니다.

이른바 캐필러리 타워라 불리는 식물들이, 조만간 거대하게 자라나 궤도상 하이브 함대의 생체 함선들을 위한 살로 이루어진 빨대로써 작용하기 위해

열심히 아스포덱스 행성의 지면에 그 뿌리를 박아넣어가고 있었던 것이였지요.


그 주변을 걸어가고 있었던 칼리엔은 무언가 기어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전 총독궁 복도에서 봤던 것보다도 더 많은 어마어마한 수로, 리퍼 무리들이 구더기마냥 지하 건물 사이에서 쏟아져나오고 있었습니다.

굶주린 놈들은 분명 칼리엔의 피냄새를 맡고 달려온 것이 분명했지요.

자신을 먹잇감으로 여기고는 애워싸며 강철을 덧없이 물어대는 이 무지한 벌레들을 혐오스럽다 여기며,

칼리엔은 망치와 터미네이터 아머의 강철 부츠로 놈들을 밟아 으깨댔습니다.


마침내, 칼리엔은 거대한 지하 기반들 사이에 놓인 교차로까지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끝 없이 깊은 어둠 가운데에 솟아난 4개의 다리들이 중앙에 모여 X자로 교차를 만들고 있었는데,

그 위의 지하 천장에는 폐허가 되어버린 총독궁의 기반 잔해들이,

다리 아래에는 포디아 시의 거대한 하수도들이 물을 토해내어 거대한 수로를 만들고 있었으며

그리고 교차로 다리들이 만나는 중앙 지점에는 놈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크립투스의 자손이, 웅크린채로 거기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놈은 여유로운 태도로 그를 바라보며 의식을 잃은 아우구스투스 플럭스를 거대한 외계인의 손으로 쥐고는 마치 인형 다루듯 피로 떡진 늙은 노인의 머리결을 발톱으로 쓰다듬고 있었는데,

칼리엔은 놈과 함께 다리 시작 부근의 폐허들과 다리 아래에 숨어있는 다른 외계인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칼리엔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놈을 마주 바라보며 고민에 빠졌습니다.

두렵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허나, 만약 놈이 위치한 다리 교차 부분으로 돌진하여 놈에게 크게 한방 먹인다면

그 힘에 의해 교차 지점이 무너져버릴 수도 있었습니다.

만약 그렇게 했다가 다리가 진짜로 무너져서 총독이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임무는 실패로 끝날 것이 분명했기에,

망치를 준비만 시켜놓은채로 칼리엔은 최대한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칼리엔이 연결된 다리 위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브루드로드는 시선을 그에게 집중시키며 또다시 일전의 그 무시무시한 텔레파시 공격을 가했습니다.

그러나 칼리엔은 그 공격을 이미 겪어봤고, 그가 놈의 싸이킥 공격을 극복하는데에는 그 한 번의 경험이면 충분했습니다.

비록 부상으로 인해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지만,

그의 의지력은 오히려 그 고난과 역경 속에서 이전보다 더욱 단련되어 단단해져 있었기에

이번에는, 머리 속으로 쏟아지는 외계인 마녀의 재잘거리는 속삭임을 한 명의 초인 전사가 지닌 불굴의 의지로써 압도해낼 수 있었지요.

조금의 두려움 없이, 놈의 두 눈에서 쏟아지는 적광을 향해 당당히 시선을 올리며,

굳건한 한 명의 스페이스 마린으로써 칼리엔은 자신의 정신으로 침입하려는 외계인 마녀를 똑바로 응시하였습니다.

마음 속에서의 대 전투는 겨우 수 번 정도 심장이 박동할 순간에 종결되었지만,

브루드로드는 그의 싸이킥 공격이 자신의 생애에서 처음으로 실패하자 분노하며 포효하였고,

그러자 어둠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그의 동족 자식들이 뛰쳐나와 칼리엔을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한 명의 블러드 엔젤은 수십의 진스틸러들에 맞섰습니다.


캡틴은 용맹함이 가득하지만, 어디까지나 철저히 절제된 분노 속에 적들을 향해 망치를 휘둘렀는데

그는 자신의 분노를 자유롭게 풀어 망치 끝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나갈 수 있게 하면서도,

그 정신만은 레드 써스트를 굳건히 통제하면서 월등히 많은 적들 앞에 맞섰고

다리 아래와 위 사방에서 기세좋게 달려들던 진스틸러조차도 그의 신묘한 망치술 앞엔 그저 허수아비마냥 박살나 다리 아래의 어둠 속으로 나가 떨어질 뿐이였습니다.


두 마리의 진스틸러가 감히 그의 발목을 노리고 다리 아래에서 튀어나왔으나,

만난 것은 그의 망치 끝이였으며

중간을 노리고 달려든 놈을 맞이한 것은 몸을 찢고 터트리는 스톰 볼터 탄환이였습니다.

격중되어 무참히 찢긴 대괴수의 하수인은 난도질당한채로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로 추락하였지요.


동족들이 꼴사납게 박살나가는 것을 지켜보던 브루드로드는 마침내 거대한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축 처진 플럭스를 내버려둔 채로 다리 위에서 무쌍을 펼치는 스페이스 마린을 맞이하기 위해 마침내 달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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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컴퍼니

파멸의 운명은 거의 모든 오랫동안 살아남은 블러드 엔젤 마린들을 기다리고 있는 숙명입니다.

블러드 엔젤 마린들의 피속 유전적 유산들 속에는 그들의 프라이마크, 생귀니우스의 기억들이 깃들어 있으며

그 기억들에는 테라 공성전 당시의 최후 가장 유혈낭자했던 전투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전투에서 프라이마크는 반역자 호루스에게서부터 황제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다 사망하였는데

블랙 레이지가 발현하게 되면 이 끔찍한 기억이 각성하게 되며,

그러면 이 고대의 끔찍한 기억이 각성되게 되며 그 블러드 엔젤 마린의 정신은 파괴와 피의 기억에 완전히 사로잡히게 됩니다.

이 광기에서 다시 돌아온 자는 아직 없으며,

오직 죽음만이 그의 영혼을 정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데스 컴퍼니의 배경입니다.

데스 컴퍼니는 블러드 엔젤 챕터 내에서도 블랙 레이지에 먹혀버린 불운한 영혼들만을 모아 만든 그룹인데,

이들은 오직 죽기 위해서만 전장에 나섭니다.

이들은 언제나 가장 위험천만한 임무와 적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보내지는데,

이들은 자신들이 황제를 위해 봉사하다 죽는 것을 영광으로 여깁니다.

일단 데스 컴퍼니에 들어가게 되면, 다시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블랙 레이지가 걸린 스페이스 마린 형제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전사인데,

매우 치명적인 부상조차도 광기로 떨쳐내며 무자비한 폭력성으로 적들을 찢어발깁니다.


만약 임무를 완수하였는데도 살아남은 블러드 엔젤 마린이 있다면,

그는 부상 속에 죽거나 혹은 스토라스, 영혼잃은 자들의 회개자의 손에 황제의 자비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는 블랙 레이지의 고통 속에 시달리는 불운한 자들을 위한 평온을 가져다 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마린인데,

그 평온이란 바로, 죽음입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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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hield of baal : deathstorm



제국의 힘

데스 컴퍼니는 광장에 가득한 타이라니드들을 무자비하게 썰어버렸는데,

그야말로 무차별적인 분노 아래 놈들을 찢고 자르고 토막내어갔습니다.

그에 걸린 시간은 겨우 수십 초였는데, 그 수십 초의 전까지만 해도 황제의 무너진 석상에 등을 맞대고 최후의 결사항전을 벌이고 있었던 터미네이터들이 

이제는 타이라니드들을 거세게 몰아붙이며 역으로 놈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었습니다.

이 역전은 데스 컴퍼니의 공이 아니였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였지요.

데스 컴퍼니는 총독궁까지 놈들을 밀어붙이며, 도주하는 진스틸러들을 밟아 으깨고 뼈를 부셔버리며 공격했고

근처에 보이는 폐허에서 자라나던 스포어 굴뚝들과 같은 모든 타이라니드 흔적들을 파괴해갔습니다.


더 원활한 통솔을 위해 점프팩을 가동시킨 서젼트 라펜 형제는 어느 지붕에 착지하여 아래를 살펴보았습니다.

그의 두 눈으로 상당히 많이 훼손된 총독궁이 눈에 띄었지요.

그러나 아침이 밝아오며 내리쬔 빛이 총독궁을 비추자, 갑자기 그의 시야가 찬란한 빛과 함께 바뀌었습니다.

그의 두 눈앞에 있는 건물은 테라 성궁의 황제의 문이오,

자갈 위로 도망치는 적들은 배반자 마린들이였습니다.

놈들이 도주하며 만들어내는 가벼운 발걸음과 낮은 전투 포효성들은 계속해서 그의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고,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한 서전트 형제는 황제의 이름을 읊조리며 적들을 공격했습니다.


그 순간, 귀청이 찢어질듯한 포효성과 함께 라이노만한 거대한 짐승이 폐허를 넘어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거대한 바이오 캐논을 가장 근처의 데스 컴퍼니 마린들에게 겨눈, 그 거대한 짐승은 무시무시한 포효와 함께 생체 무기를 발사하였고

그 끔찍한 사출체는 폭발과 함께 스페이스 마린들을 휘감는 고통스러운 가시 덩쿨들로 변하여

쓰러진 그들을 대지에 단단히 고정시켰습니다.

쓰러진 그들에게 다가가는 육중한 괴수를 향해 한 검은 갑주의 마린이 용맹히 포효하며,

두 손으로 단단히 체인소드를 쥐고는 그대로 달려들었으나

순간 그 괴수의 아가리 주변 공기가 은은히 빛을 발하다가 낮게 끓어오르는 플라즈마 구체가 형성되더니만 놈이 그것을 내뱉었고

초고열의 물질에 타격받은 마린은 달려오던 그대로, 그 자리에서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렸습니다.


이에 다시 터미네이터들이 나섰습니다.

데스 컴퍼니 형제들의 지원에 재정비할 시간을 얻은 터미네이터 마린들은 방어 진형을 세우며,

곧 이어질 괴수의 돌진에 맞설 준비 태세를 갖추었지요.


그러나 그들이 나설 필요가 없었습니다.


강력한 엔진음과 함께, 그가 도착했기 때문이였죠.


강력한 고대의 전사, 데스 컴퍼니의 노장,

데스 컴퍼니 드레드노트 카소르 형제가 폐허 광장 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였습니다!



거슬리는 잡다한 파편들은 그대로 산산조각내며,

고대의 드레드노트 형제는 자신을 가로막는 모든 귀찮은 장애물들을 가볍게 부셔버리며 놈의 전면에 나섰습니다.

카니펙스 또한 무언가 심상찮은 기운이라도 느꼈는지 그를 향해 몸을 돌렸고,

광장 전체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괴수의 울부짖음을 내질렀습니다.


칼리엔은 고대의 기계와 끔찍한 괴수가 벌이는 격돌을 눈 앞에서 목도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공격한 것은 카니펙스 괴수였습니다.

놈은 날카로운 발톱들을 빠르게 휘둘러 드레드노트의 장갑을 깊게 베어내었으나,

그 순간 놈의 빈틈을 파고든 드레드노트의 붉은 발톱 주먹이 놈의 몸통에 깊은 구멍을 뚫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카니펙스는 길고 굽은 발톱 하나를 들어올린다음 그대로 드레드노트를 향해 내려찍어, 계속 깊숙히 박아넣어 틈을 벌려내었고

그대로 드레드노트를 밀어붙이면서 거대한 아가리를 벌려 다시 한번 플라즈마 구체를 만들어 내부에 토해내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흉악한 괴수가 혐오스런 플라즈마를 토해내기 직전

이 순간을 타개하기 위한 회심의 일격으로, 드레드노트가 한쪽 손의 손목 부분에 장착된 멜타건을 꺼내들었고

날카로운 타는 소리와 함께 괴수의 머리 뒷부분이 검은 연기와 악취 속에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카니펙스가 그대로 즉사해버리며 숨을 거두자 전투는 완전히 종결되었습니다.

온 몸을 외계인의 피와 살점으로 덮은 데스 컴퍼니의 형제들은 광장의 남은 저항을 완전히 제거하며 지점을 확보하였고,

이내 칼리엔의 지휘에 따라 이제는 폐허에 더 가까운 총독궁으로 진입하였습니다.

카소르 형제 또한 그들을 뒤따랐는데,

그의 묵직한 걸음은 광장의 돌바닥조차도 부셔버릴 정도로 강력했지요.


이제 어느정도 상태 이상에서 벗어난 칼리엔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상황을 분석했습니다.

수 명의 소중한 형제들이 목숨을 잃었고, 몇 명은 임무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칼리엔의 임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얼마 안가 하이브 마인드는 대규모 무리들을 쏟아내어 데스 컴퍼니로 강화된 자신의 '데스스톰' 침투대를 공격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그 전면적인 공격 앞에선 용맹한 데스 컴퍼니 전사들이라 알지라도 살아남기 힘들 것이 분명했지요.


그러나 그는 형제들의 죽음을 이대로 헛되히 만들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형제들의 죽음을 가치있는, 의미있었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서 한시라도 빨리 행성 총독 플럭스의 위치를 찾아내어야만 했지요.



크립투스의 발톱

데스 컴퍼니의 적절한 지원 덕에 위기에서 벗어난, 칼리엔과 그의 남은 터미네이터 전사들은 행성 총독 플럭스가 위치하고 있는 그의 '지하왕궁'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총독을 찾는 것은 캡틴만이 아니였고,

얼마 안가 수많은 희생 끝에 그는 과연 이 임무가 그의 소중한 형제들의 목숨을 희생시켜야 할 만큼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게 됩니다.


어둠의 미궁

서비터에서 뽑아낸 가장 최신의 정보들에 따르면 총독은 도시 지하에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놓은 아방궁으로 피신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뽑아낸 정보에 따르면 이 지하 아방궁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지상의 총독궁의 호민관실을 거쳐야만 했기에, 캡틴 칼리엔은 다시 총독궁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알파에우스 분대 뿐만 아니라, 남은 터미네이터 분대들의 전 생존자들이 함께하고 있었지요.


가장 마지막으로 총독궁으로 진입한 칼리엔과 터미네이터들은 앞서 들어간 데스 컴퍼니 형제들이 만들어놓은 걸작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전까지는 없었던, 수많은 외계인들의 시체와 피웅덩이가 먼지 가득 쌓인 총독궁 복도에 가득히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칼리엔과 그의 형제들은 데스 컴퍼니 형제들 덕분에 전에는 그토록 고전했던 호민관실 내부에서도 아무런 적의 습격 없이 다시 들어올 수 있었고,

호민관실에서 마침내 데스 컴퍼니 형제들과 다시 조우할 수 있었습니다.


데스 컴퍼니의 생존자 형제들은 인간들과 타이라니드 사체들의 난장판 가운데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는 중이였고,

그들의 검은 갑주에는 온통 외계인의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칼리엔은 그들 한가운데에서 우뚝 서 있는 서젼트 라펜 형제와 데스 컴퍼니 드레드노트 카소르를 발견할 수 있었지요.

칼리엔은 잠시동안 라펜 형제와 시선을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서젼트의 냉철한 푸른 두 눈 너머에서 춤추고 있는 광기와 분노를 느낄 수 있었지요.


칼리엔이 보기에 라파엔은 비록 눈에서 광기가 아른거리고 있었지만 어찌되었건 자신은 알아보는듯 했습니다.

다만 라파엔이 보는 자신이 지금 황궁의 성벽 아래 함께 싸우는 고대의 투사 형제인지,

아니면 대반역자의 배틀 바지선에 침공전에 함께 참전한 전우로 보고 있는지는 알수 없었지만요.

물론 캡틴은 그의 형제가 지닌 능력과 충성심을 신임하고 있었기에 그에게 주저없이 다른 데스 컴퍼니 형제들과 함께 선봉으로써 나서줄 것을 주저없이 부탁했고,

그 또한 캡틴의 명령을 주저없이 따르겠노라 말했습니다.


호민관실 내부를 조사한 끝에, 캡틴은 호민관실 중앙에서 숨겨진 비밀 지하문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그 지하문은 안구 이식으로 열리는 문이였지만,

호민관실에 널린 수많은 오체분시된 시체들을 하나 하나 잡아서 일일히 대보니까 결국 하나가 인식되며 열리게 되었지요.

다시 무기를 들어올리며 각오를 다진,

공습군은 아래의 어둠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한 시간 걸려서 마침내 내려온 지하 도시는 그야말로 장관이였습니다.

어둠에 잠겼으나 그 규모만큼은 거대함을 알 수 있는 지하 도시는 수많은 폐허들과,

지상에서 쏟아지는 물을 받아 내려오는 수많은 운하 수로들과 터널들로 이루어져 있었지요.

그리고 그 도시를 겹겹히 쳐진 성벽들을 건너기 위해서 마린들은 수시로 거대한 플라스틸 문들을 지나가야만 했는데,

그 문에는 터렛화 오토캐논들이 가득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문들의 특성상 보안이 매우 철저해서, 만약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들어갔다가는 바로 오토캐논 탄환들에 의해 벌집이 됬겠지만

캡틴 칼리엔은 그런 상황에 대비해서 계속해서 처음에 잘랐던 서비터의 머리를 들고 다녔습니다.

코드가 주입된 서비터의 머리통은 비록 기이한 모양새였지만 계속해서 코드를 주절거리며 각 문들의 기계령들과 소통하였고,

덕분에 캡틴 일행은 무탈하게 문들을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블러드 엔젤들은 거대한 진공 봉쇄문 앞에 설 수 있었습니다.

문의 보안을 해제하자 마침내 기어 형식의 거대한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하며

행성 통치자 플럭스의 지하도시 아방궁이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하 도시를 지나 마침내 아방궁에 들어온 칼리엔은 한동안 오토센스들을 작동시켜 어둠 속에 잠긴 고딕 양식의 장관들을 계속해서 주시하며 탐색했습니다.

위쪽 세계는 지금 쏟아지는 비와 끔찍한 스포어 구름에 찌들어 있었고,

무엇보다도 타이라니드 침략에 심각하게 오염된 상태였으나

이 사치스러운 아방궁은 그런 외계인들의 흔적 없이 아주, 아주 조용했습니다.

사실, 이상하리만치 조용했지요.

아무런 빛도 없이 침묵에 잠겨있는 빌딩들은 오랜 기간 비어있는 듯 보였고,

도로들은 엉망으로 방치되어 있었으며

다만 마치 테라의 황금 태양이라도 흉내낸 마냥 인공 태양이 머리 위에서 어둡게 빛나며 아래의 아방궁을 비쳐주고 있었습니다.


칼리엔은 이 도시가 어떤 모양새이든 별로 관심이 없었기에,

적이 없다는 것이 파악되자 바로 아방궁으로 들어가 아우구스투스 플럭스를 찾기 위한 여정을 재개하였습니다.


 


크립투스의 잃어버린 자손들

건조한 공기를 느끼며, 블러드 엔젤은 총독의 아방궁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들의 오감은 무언가 직감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기에

그들의 스톰볼터는 매 걸음마다 혹시 모를 적들을 찾아 총구를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었지요.


그때, 칼리엔은 멀리서부터 무언가 음악 같은 것이 들려오는 것을 감지해냈습니다.

그 기묘한 음악은 분명 플럭시안 왕조의 영광에 대해 찬양하는 그런 노래소리였지요.

노래의 출처를 찾아 이동한 캡틴 일행 앞에 나타난 것은 다 시들어버린 외계 꽃들로 가득한 어떤 거대한 정원이였는데,

얼핏 보기에는 거대하고 화려하였으나, 자세히 보면 변태적인 것들과 넌덜너리날만큼 진향 향기들, 빛 바랜 색들만이 가득한 그런 오묘하고 불쾌한 정원이였지요.

그리고 정원 한복판에는 사치스럽고 변태스러운 포셀린 피부의 노예 서비터들에게 둘러싸여 시중과 안마를 받으며,

공중 부양식 실크 쿠션 침대에 오만하게 누워 있는 한 변태스러운 늙은 남자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칼리엔은 이 자가 대충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지요.


일단 그의 형제들에게 주변 경계를 지시한 다음, 칼리엔은 오직 서젼트 형제 알파에우스만을 대동하여 

그토록 찾아 헤메었던 그 자,

행성 총독 아우구스투스 플럭스에게로 다가갔습니다.


플럭스의 바로 앞에 도달하고 나서야 칼리엔은 이곳이 그냥 단순한 정원이 아님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퇴폐한 주지육림 연회가 벌어졌었던 장소에 불과했었지요.

플럭스 주변으로는 퇴폐한 귀족 여성과 남성들이 추잡한 차림으로 이리저리 나뒹굴며 추태를 보이고 있었는데,

주변에는 크리스탈잔들과 매우 희귀한 술들과 음료들, 향로들이 굴러다니고 있었습니다.

죄다 어찌나 취해서 인사불성이 되었는지, 칼리엔이 플럭스 바로 앞에 있음에도

그의 바로 옆에 있는 귀족 남성은 그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바로 앞에서 거인이 분기어린 표정으로 노려보자, 그제서야 놀란 그 귀족 남성은 공포에 질려 그제서야 허둥지둥 도망쳤지요.


블러드 엔젤은 이딴 쓰레기들을 대우하는데 시간을 소모할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칼리엔은 당장에라도 이 한심한 지도자들을 망치로 두들겨 패서 참교육을 시켜주고 싶었지만,

그는 초인의 인내심으로 깊히 참아내며, 아주 약간의, 억지 깊은 존경의 인사와 함께 플럭스에게 최대한 정중하게 물어봤습니다.

자신의 형제들과 동행하여 다시 총독궁으로 올라간 다음, 거기에서 당신의 백성들과 함께 행성 철수 함대로 들어가줄 수 있겠느냐고 말이죠.


그러나 총독은 오만히 머리를 젓고는, 귀찮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자신은 탈출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니 포기하라고 말이죠.

이유를 물어보자, 그는 어떤 흉악한 외계 짐승 한마리가 자신의 탈출을 막고 있으며,

그 괴물은 누구든 자신을 방해하는 자라면 끔찍하게 살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총독이 말하는 그 괴수는 브루드로드, 크립투스의 자식이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총독이 그들 앞에서 들려준 상세한 이야기는, 칼리엔조차도 전혀 상상하지 못한 훨씬 더 충격적이고 혐오스런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수십년 전, 플럭스의 부모들은 어린 플럭스를 냅두고 홀로 함대를 꾸려 크립투스 성계가 아닌 저 멀리 사티 성계까지 진출했었습니다.

그곳에서의 성간 왕국 간 무역 협정이 끝난 후, 플럭스의 어머니는 플럭스의 동생을 임신하고 돌아왔는데

사실 여기서부터 혐오스러운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그 동생이, 총독 플럭스가 흔히 보아왔던 그런 인간의 종류가 아니였던 것입니다.

이미 총독부터가 글러먹은 인간 쓰레기였지만, 그의 동생은 그런 것을 떠나서 사람이 아니였습니다.

태어난 동생은, 사람이 아니라 진정한 괴물이였던 겁니다.

그러나 총독의 부모들은 그 혐오스런 '동생'을 지극정성으로 사랑하며 애지중지 키웠고,

플럭스는 그런 부모와 그 혐오스런 동생을 공포 속에서 지켜봐야만 했지요.

결국 참지 못한 플럭스는 독단적으로 그 혐오스런 동생을 황궁 아래 던져버렸습니다.

그러나 부모님들의 광기어린 애원으로 차마 죽이지는 못하였고,

얼마 안가 범죄자들과 반체제자 노예들 중 총독궁의 지하 던젼들로 끌려간 자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소문들이 돌기 시작했지요.


아버지가 죽고 나서야 아우구스투스는 마침내 아스포덱스의 절대 왕권을 차지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총독이 된 그는 곧바로 자신의 혐오스런 가짜 혈육을 죽여버리기 위해 지하 던젼들을 샅샅히 탐색하였으나,

이미 동생은 사라진 후였습니다.

포디아 시의 언더하이브 내부로 사라진 후였지요.


결국 이렇게 해서 크립투스의 자식에 대한 전설이 탄생한 것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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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럭스가 훌쩍이며 말했다,


"사티, 캡틴. 그곳이 모든 일이 시작된 곳이였지. 나는 그 당시에 아직 어렸고,

그렇기에 내 두 부모님이 무역 협정의 체결을 위해 이 행성을 떠날 당시에 난 그분들을 따라가지 못했네.

난 권력의 중심지에 앉았음에도 거기 함께하지 못하는 내 한계를 배웠지."


플럭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 분들이 돌아오셨을 때, 그 분들은 더 이상 내가 알던 부모님들이 아니였어.

무언가 다른 사람들이 되어 계셨지.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었어...무언가 달라지셨지.

그리고 내 어머니는...임신해 계셨다. 그 아이는 바로 후계자로 낙점되었지."


그는 한 단어 한 단어를 마치 총알처럼 내뱉었다.


"그 순간 나는 그냥..허수아비처럼 치워져버렸던거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 바로 밀려버린 거라고."


저 위에서, 우언가 강한 소리가 들렸다. 금속이 금속을 치는 것과 같은.

칼리엔은 고개를 위로 돌렸다. 그의 바이오닉 의안이 이 언더시티의 천장을 탐색했으나, 보이는 것은 없었다.

그는 알파에우스 형제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크리엘 형제에게 제스쳐를 취했고,

제법 멀찍이 떨어져 있던 그는 다른 형제들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술과 마약에 취해 꼬장부리는 귀족들이 일부 있었는데, 자크엘은 그의 앞을 가로막는 그 귀족들에게 무자비한 처단을 가했다.

알파에우스와 자크리얼이 서로 엄호 범위까지 만나자, 그제서야 칼리엔은 다시 플럭스에게 고개를 돌렸다.

알파에우스라면 이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탄생한 것이지?' 칼리엔이 물었다.


'그것은 사람이 아니였다,' 플럭스가 말했다. 그의 두 눈은 이미 먼 과거를 회상하는 모양이였다.


'놈은 괴물이였어 그냥 처음부터, 돌연변이였어. 아니 처음에 내 생각에는...

하지만 그..아니 놈..은 돌연변이보다 더 심각한 것이였네.

아, 내 부모님들은 그 괴물에게 씌여져 있었네.

그들은 한때 나를 사랑했던 것처럼 그 괴물을 사랑하기 시작했어.'


그의 목소리가 점차 격해졌다.


'최초 암살 시도 이후, 부모님과 그 괴물은 티베리우스 구역...황궁 아래로 숨어버렸네. 즉, 바로 여기로.

사실 수 년 전만 해도, 지금 여기는 놈의 세상이나 다름없었어,' 

플럭스가 메마른 양 팔을 벌리며 주변을 가리켰다.


'놈의 놀잇감들은 서비터들이였고, 소수의 방문객들은...뭐, 남아있지 않았네.'

 ..........................................


이야기가 대충 끝나가자 플럭스는 두 명의 마린들에게 그의 '동생'놈은 오직 자신의 고통만을 보기 위해 존재하며

만약 이 곳을 떠나려고 시도한다면 그의 삶은 그 자리에서 끝나버릴 것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칼리엔은 이딴 혐오스런 인간과, 혐오스런 가정사에는 전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늙은 남자를 그대로 자리에서 끌어낸 마린들은 곧바로 떠날 준비를 마치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갑자기 노예 서비터들이 경고의 노래소리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감정없는 진주빛 얼굴들은 낮은 톤으로 불법 침입에 대해 경고하기 시작했지요.


: 진공문 '엡실론' 이 강제 개방되었습니다. 진공문 '감마'가 강제 개방되었습니다..

-서쪽 방어선 : 차단됨.


그리고 그 순간, 모든 빛이 셧다운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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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칼리엔

1st 중대의 캡틴인 칼리엔은 챕터의 가장 뛰어난 베테랑 전사들을 통솔하는 지휘자입니다.

그는 블러드 엔젤과 제국을 위해 수백년간 봉사해왔으며,

단테 본인에 의해 직접 교육받은 뛰어난 전사입니다.

뛰어난 전사이자 불굴의 용기를 지닌 지휘관으로써, 칼리엔은 전술적으로도 뛰어났기에

단테 본인에 의해 직접 1st 중대의 지휘권을 부여받는 영광을 얻을 수 있었으며

'바알의 방패'라는 칭호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대천사들이라 알려진 1st 중대는 챕터에 가득한 수많은 뛰어난 전사들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영웅들만이 들어올 수 있는 중대이며,

따라서 블러드 엔젤 챕터의 가장 뛰어난 무구와 워기어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가장 귀중한 무구들 중에는 터미네이터 아머가 있지요.

터미네이터 아머는 하나 하나가 소중한 유물이나 다름없습니다.


캡틴 칼리엔은 그의 베테랑 전사들과 함께 타이라니드에 맞서 수십번의 치열한 방어전들과 침투전들을 치룬바 있습니다.

그는 스페이스 헐크 '신성의 정죄'와 '황혼의 방패'를 파괴한 전공이 있으며,

발로르의 희망 행성에서의 방어전 당시 마린들을 지휘함으로써 거둔 업적으로 유명합니다.

하이브 마인드의 변화무쌍한 전술들에 맞서 그는 수 차례나 커맨더 단테에게 자신의 뛰어난 가치를 증명하여왔지만,

아스포덱스 행성에서 벌어진 하이브 함대 레비아탄과의 전쟁에서

그의 능력은 한계까지 시험받게 될 것입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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