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Shield of Baal : exterminatus
어둠의 물결
라이시오스의 바다 유랑민들은 이때껏 지금과 같은 공포스러운 시대를 상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다른 이들을 위해 탈출을 포기하고 여기 남겨진 크로울러선 유랑민들은 현 시점까지도 생존을 위해
그들의 행성을 오염시킨 괴물들의 물결과 사투를 벌이며 타이라니드 위협을 떨쳐내려 애썼습니다.
그리고 이 절망적인 전투에 플레시 티어러 챕터가 새로히 개입하게 됩니다.
유랑민들에게는 이들이 마치 황제 폐하의 천사들 자체나 다름없었죠.
커맨더 단테가 바알을 지키기 위한 필사의 전쟁에 그와 그의 챕터의 도움을 요청했을 때,
가브리엘 세스는 조금의 주저 없이 바로 행동에 나섰습니다.
블러드 엔젤과 함께 용맹히 전장에 따르며, 세스는 그의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플레시 티어러 챕터의 구원을 찾기를 희망했습니다.
너무 긴 세월 동안, 그의 챕터는 다른 타인들로부터 불명예와 의혹이라는 치욕스러운 고통을 맛보아야 했었죠.
지금까지, 플레시 티어러에게 책임이 있는 여러 가장 무자비한 학살 전투들조차도,
챕터 마스터 세스를 항시 괴롭히는 저주스러운 분노를 진정으로 가라앉히지는 못했습니다.
사실 세스는 블랙 레이지와 레드 써스트가 그의 고귀로운 형제들에게 가하는 그 저주스러운 영향력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본인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형제들의 가장 가느다란 혈관들 속까지도 파고드는 혈독과 같은 무시무시한 광기이자,
수많은 적들에게서 피를 거두어도 그저 잠시동안만 가라앉힐 수 있는 끔찍한 저주였습니다.
챕터 함대를 라이시오스 궤도로 위치시키며, 그곳의 방어자들을 악의 손에서 구원하라는 출전 명령을 내릴 때까지도,
이러한 생각들과 불안감이 세스의 마음을 심란하게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진홍빛 전함들의 함대가 마침내 공허를 가로질러 더러운 녹빛 행성의 궤도까지 당도하자,
세스의 마린들은 탐지기들을 통하여 행성 표면을 덮고 있는 거대한 폭풍운들 아래 잠긴 한때 거대했을 도시의 윤곽선들과 더불어
상층 대기권에 집결한 생체 함선들의 무리를 대략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행성 궤도상의 위치였음에도 불구하고,
익소아이 달의 중력 작용에 의한 경이로운 자연 현상인 거대 쓰나미가 행성 표면을 질주하며 그 위의 모든 것을 쓸어넘기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세스는 행성 표면의 쓰나미와 그것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 행성의 거주민들에 대해 간략하게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궤도의 함선들 안에서 플레시 티어러 마린들은 라이시오스의 태양에너지 중계기의 위치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타이라니드들이 이미 오래 전에 관심을 끊은 이 귀중한 고대 기계는 마그노비트리움을 통해 행성의 중요한 동력 에너지들을 수신받고 중계하는 역할이였는데,
이 중계기는 성계 재수복을 위한 단테의 계획들 중에서 두번째로 중요한 것이였고,
만약 이 고대의 궤도 시설이 무손상된 채로 보존될 수만 있다면 타이라니드들을 물리친 이후에 성계는 복구가 가능할 터였습니다.
이에 따라, 세스의 명에 의해 플레시 티어러 함선들 중 일부가 주 함대에서 따로 떨어져나와 방어진을 설정하였습니다.
탐지된 음성 신호 기록들을 분석한 결과, 마린들은 소수의 방어자들이 낮은 궤도로 피신하여 최후의 피난 함선들에 몸을 싣고 라이시오스 행성을 떠났음이 확인되었고,
행성에 남은 나머지 생존자들은 타이라니드들의 공격에서 어떻게 탈출하여,
거대한 유랑용 상륙선들에 의지해서 심해에 가라앉아 있다가 이제는 완전히 드러나버린 고대 도시의 폐허에서 벗어나 현재는 메마른 대지를 이동하고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도시에서 타이라니드의 공격을 받을 당시, 거대한 쓰나미가 그들과 타이라니드들을 휩쓸었고, 이들은 살아남는데 성공하였는데
이에 따라 방어자들은 최소한 일시적으로나마 전투가 마침내 끝났다고 믿으며,
그들의 신들에게 우주를 건너온 사악한 침략자들을 물리쳐줬다는 것에 감사 기도를 올렸을 터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구원은 세스의 눈에는 오래 갈 것이 아니였습니다.
쓰나미에 휩쓸린 타이라니드 무리들 중 다수는 여전히 살아있었습니다.
외계인의 끈질긴 신체는 익사와 수압에서까지도 그들을 보호해줄 수 있었지요.
쓰나미가 라이시오스의 대양 표면을 이리저리 휩쓸며 흘러가자,
조류를 따라 타이라니드 무리들 또한 물 속에서 이리저리 흩어지고 힘이 고갈되었을지언정,
아직 온전하고 위협이 되는 수준으로 바닷물 대양 속에서 다시 지상을 향해 출현하고 있었습니다.
현 시점에 이르러서 행성의 유랑민 생존자들은 폐허 도시의 표면을 지나 다시 대양의 뒤꽁무늬를 향해 향해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우주로 대피하자고 판단한 자들도 있는 것 같았으나,
다시 우주로 발을 돌리려 한 자들이 발견한 것이라곤 궤도의 하이브 쉽들에 의해 어느새 막혀버린 탈출로들 뿐이였고
종국에는 지상에 묶인 동료들에게로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허나 이렇게 움직이는 것 또한 결국에는 타이라니드에게서 도망치는 것 대신, 역으로 이들을 맞이하는 길로 향하고 있는 셈이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을 휩쓴 쓰나미의 흐름에서 빠져나온 타이라니드 생명체들이 라이시오스의 북반구 지점을 가로질러 대양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 유랑민들의 흔적들을 따라 점차 밀집하고 있었고,
앞으로는 타이라니드 짐승들, 뒤로는 거대 쓰나미들 사이에 놓인 유랑민 생존자들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세스는 궤도 아래의 행성들을 촬영한 정교한 행성 사진들을 요청하였고,
적들을 이끌어 한바탕 전투를 벌이기에 적합한 장소를 물색했습니다.
그러나 대양의 조류는 너무나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고,
행성의 방어자들은 매우 소수였으며
그들에게 펼쳐진 지상은 너무 개활지였습니다.
그러나 타이라니드의 접근 속도를 고려해본 챕터 마스터는
겨우 몇 시간 후에 방어자들의 크로울러 선들이 타이라니드 무리들과 접촉하게 되리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공격의 기회는 너무나도 작고, 위험은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명백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의 상황이야말로 오직 스페이스 마린들만이 가장 용맹히 나설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전투였지요.
즉각적으로 전략 데이터들을 설계하고 검토를 마친 다음,
가브리엘 세스는 가장 빠른 형태의 기동타격대를 설계하여 즉각적인 기동 전술을 실행에 옳길 것을 결정하였습니다.
이제 그는 다른 형제들과 함께 스페이스 마린 수송선들에 몸을 싣고, 생존자들의 머리 위로 향한 다음,
일종의 호송단을 형성하고 유랑민들과 속도를 맞추어가며 곧 유랑민들을 습격할 타이라니드 무리들에 맞설 것이였습니다.
마침내, 플레시 티어러의 함대가 궤도에서 대포 화망을 토해내며,
행성 궤도를 덮고 있는 생체 함선들의 구름에 한줄기 구멍을 뚫어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가, 그 구멍들을 향해 수많은 전투기들이 모함들의 출격 갑판들에서 쏟아져 나왔지요.
스포어로 덮힌 대기를 관통하여, 플레시 티어러 마린들을 태운 수송선들은 유랑민들의 선단 바로 위에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크로울러 선들의 전망 돔들 속에서 라이시오스 인들은 그들 주변으로 진홍 갑주의 수송선 편대들이 지상으로 상륙하는 것을 경이에 차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에, 유랑민들 외에도 살아남은 시스터즈 오브 배틀 자매들 또한 장갑차드의 상부 해치들을 열고 나와,
스페이스 마린들을 올려다보며 신 황제를 향해 감사 기도들을 읊고 있었지요.
썬더호크 수송기들의 하부에서부터 라이노들을 비롯하여 프레데터 전차들이
아직 녹조류들이 채 마르지 않은 폐허 표면들에 하차하였습니다.
엔진이 최대로 속도를 붙이기 시작하자 전차 궤도들은 주변의 바닷기 어린 진흙탕들을 헤집어갔고,
스페이스 마린 전차들은 현재 진흙 대지를 이동중인 크로울러 선들 주변으로 신속하게 호위 대형을 구성했습니다.
그들의 머리 위에서는, 스톰레이븐들의 크게 개방된 램프 입구들 안에서부터 어썰트 마린들이 하늘을 가르며 지상으로의 도약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단 몇 분 만에 플레시 티어러 전차들과 항공기들, 그리고 공수 보병들로 이루어진 완편의 호위대가 구성되어 너덜너덜해진 제국 유랑민들을 두껍게 둘러쌌지요.
그리고 그들 앞에 펼쳐진, 아직 소금기 어린 폐허들 주변에 도사리던 그림자들과,
그 그림자들의 수천 눈들이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유랑민들을 향해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살아있는 벽
폐허의 땅은 금새 수백 엔진들이 만들어내는 포효성에 의해 진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호송단 중앙에는 십여 개의 유랑민 크로울러선들, 최후의 라이시오스 행성민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그들의 가운데에는 솔라리암이라는 이름의, 궤도의 마그노비타리움 중계기와 지상간 연결을 유지시켜주는 기이한 고대 기술력으로 설계된 거대한 이동식 기지 차량이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한때 이 거대한 기갑 차량들은 5대가 존재했으나, 각각은 결국 실종되었고
현재 남은 것은 이것 하나 뿐이였습니다.
라이시오스 인들에게 있어서는 결코 잃을 수 없는 소중한 유물이였지요.
거대한 크로울러 선들의 그림자 아래로, 수십의 어뎁타 소소리타스 수송차량들이 녹조류가 번들거리는 도로들을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신성 장미 오더 측의 생존자들로 전투 덕에 많이 풍화된 상태였습니다.
그들 주변으로, 플레시 티어러의 전차들이 라이시오스의 심해에 잠겼었던 도시 폐허들을 뚫고 호위 기동하고 있었습니다.
머리 위로는, 스톰레이븐들로 이루어진 편대들이 아래의 차량들을 그림자로 덮고 있었습니다.
각 기체들의 조종사들은 어느새 지평선을 덮고 있는 외계인들의 무리들이 발산하는 신호들을 지상과 중계하고 있었습니다.
스톰레이븐들 중 하나인 '죽음의 타격' 선에 탑승중인, 가브리엘 세스는 적들을 면밀히 평가하며
지상에서 질주중인 나머지 호송단들과 음성 교신들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유랑민 연장자들은 그들의 크로울러 선들 속에서 웅얼거리며 악담을 퍼붓고 있었으나,
시스터 슈페리어 아미티, 캐노너스 마그다 그레이스를 이은 후임자는
오직 차갑게 현 상황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있었지요.
만약 호송단이 어떠한 희망이라도 잡으려 한다면,
최소한 그들의 탈출 루트를 차단하고 포위한 타이라니드 무리를 뚫고 나가야만 했습니다.
오직 그 이후에야, 적들은 일시적으로 흩어질 것이고 차후의 철수 또한 고려될 수 있을 것이였습니다.
그러나 거기까지 생각한 세스는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시간과 적들의 숫자가 크게 발목을 붙잡을 것이였습니다.
즉, 이제 조금 거칠어질 시간이 온 것이였지요.
....
지상의 호송대 위로 전투 형제 뱅갈리스는 그대로 몸을 날려 도약했고,
스톰레이븐의 어썰트 램프 출구에서 발을 땐 순간부터 점화된 그의 점프 팩이 지면을 향해 화염의 꼬리를 그려나갔습니다.
아래의 지상으로 강하하며, 그는 수 마일 반경으로 펼쳐진 황폐한 도시 폐허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수백년간의 바닷물과 녹조류들에 잠겨 있었지만, 한때 웅장했을 부식된 장관들은 여전히 희미하게나마 보였습니다.
그의 바로 아래에는 수백의 장갑차들이 질퍽질퍽한 대지를 가로질러 유랑민들의 경로를 따라 질주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뱅갈리스조차도 끝을 보기 힘들 정도로 광활하게 펼쳐진 폐허들 사이의 마른 건조 황무지 일대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 멀리, 그는 점차 다가오는 외계인 무리들의 윤곽선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적들의 모습이 보이자 가슴 속이 익숙한 분노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죠.
그러나 이제 임박해진 전투에 대한 기대로 달아오른 것은 그 혼자만은 아닌 듯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음성망으로 벌써부터 그의 다른 전투 형제들이 전투 포효들과 적들에 대한 분노어린 경멸을 퍼붓고 있었기 때문이였죠.
호송대의 선두에는 플레시 티어러 측의 전차들이 창끝이 되어 기동하고 있었고
그들 위로는 챕터 항공기들이 낮게 비행하며 쐐기 대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들보다 위에서 도약한 뱅갈리스는 곧 어느 건물 폐허의 지붕 위로 착지했고,
이윽고 지붕을 가로질러 4걸음 정도를 신속하게 달린 후 다시 점프팩을 가동시켜 하늘로 도약하며
옆에서 질주중인 호송대와 속도 보조를 맞추었습니다.
마침내 타이라니드 세력들과 호송대 측이 서로 근접하게 되자,
가장 먼저 이쪽에서부터 대포들이 불을 뿜기 시작했습니다.
로켓들과 탄환들, 레이져 광선들이 달려드는 외계인들을 향해 화망을 토해냈죠.
수백 야드 멀리에 도달한, 가장 가까운 위치의 무기 짐승들이 그 화망의 사거리 안에 들어와
타서 연기날리는 고깃덩어리가 되어 사방으로 튀었습니다.
뱅갈리스는 와중에 스톰스트라이크 미사일에 얼굴을 정면으로 적중당한 거대한 우두머리 짐승을 보고는 씩 웃었습니다.
그 짐승은 조각나버린 키틴 껍질과 육신 파편들로 산화되어 사방에 흩어졌습니다.
이제 타이라니드 무리들이 반격을 가했습니다.
끔찍한 생체 구더기 탄환들과 부식성 폭탄들이 호송대 쪽으로 쏟아졌죠.
스포어들은 전차들 사이에서 폭발하며, 면도날 형태의 가시 돌기들과 끓어오르는 독운무들을 사방에 뿌렸습니다.
각자의 장갑차량들 내에서 방어자들은 외계인들의 공격을 버텨내고 있었으나,
뱅갈리스는 이곳 저곳에서 일부 차량들이 궤도를 이탈하거나 공격에 관통당하여
서로간에 충돌하거나 폭발하며 뒤편으로 잔해가 되어 나가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짧은 순간의 상호 교전은 아주 잠깐동안만 이어졌습니다.
뱅갈리스의 마린 분대는 근처에 위치한 어느 라이시오스인 크로울러선의 넒다란 지붕 위로 도약하여 착지한 다음,
지붕 위에서 또 신속하게 질주하여 다시 하늘을 향해 도약하였습니다.
뱅갈리스는 적들과 아군이 더 많은 화력을 서로간에 쏟아부으려는 순간, 선두에서 질주중인 플레시 티어러 측의 전차들이 방향을 바꿔 타이라니드 무리들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보았고,
그 상태에서 더 높히 상승하자 잠시동안 호송대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대신 괴물들로 이루어진 대양이 제국민들을 삼키려는듯이 보이는 지면의 광활한 풍경만이 보였지요.
살아있는, 들끓는 물결들이 지상의 제국 차량들을 향해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래의 형제들과 제국민들이 맞이할 운명에 대해 생각할 여유 따위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비행중인 하늘 또한 물어뜯는 날개 괴수들과 날카로운 이빨 가득한 생명체들의 회오리로 가득 메워져 있었기 때문이였지요.
적들은 하늘 사방에서 그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고
크고 작은 생명체들이 그들의 날카로운 발톱들을 사용하여 공중에서 그를 포함한 다른 형제들을 낚아채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볼터 피스톨을 겨누고 조준 사격을 가하여,
그를 향해 똑바로 날아오던 쉭쉭거리는 날개달린 짐승 하나를 공중에서 육편 파편으로 산화시켰습니다.
그 순간 저편에서 그와 함께 날아오는 거대한 비행체 하나가
아래의 스톰레이븐을 향해 날아오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그 거대한 짐승은 기체에 자신의 거대한 두 날개들을 붙인 다음 갑판을 뜯어내었죠.
몸통을 향해 쏟아지는 대포 사격들에도 놈은 그저 둔감한 듯 보였습니다.
과한 충격으로 터빈 엔진들이 시련 아래 비명음을 지르기 시작하자
스톰레이븐은 그 괴물을 떨쳐내기 위해 급상승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러나 화염과 연기의 폭발과 함께 스톰레이븐의 엔진들은 차단되었고
기체는 지상의 교전지로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뱅갈리스 또한 수 분 가량 허공에서 날개달린 타이라니드 무리들과 치열하게 전투를 치루었고,
이제는 가슴 속의 혈액이 마치 불처럼 끓어오르는 것만 같았습니다.
다시 지상에 착지한 그는 크로울러 선들 사이를 높이 도약하며
중간 중간 날뛰는 타이라니드 괴물들을 체인 소드로 난폭하게 그어 도축하였습니다.
순간 갑작스럽게, 뱅갈리스는 등 쪽에서 무언가 당기는 감각을 느꼇습니다.
어깨 너머로 힐끗 보자 두 날개달린 짐승들이 그의 점프 팩을 물어뜯고 있는 것이 보였죠.
볼터 피스톨을 꺼내든 그는 신속히 몸을 돌려 그중 한마리를 보랏빛 피안개로 산화시켜 버렸으나,
다른 한놈은 그대로 몸을 날려 그의 점프팩 안전 벨트 부분을 물고 늘어졌습니다.
뱅갈리스는 갑자기 그의 점프 팩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고,
점프팩은 이내 흘러내리더니 공중의 타이라니드 무리를 향해 빙빙 돌며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점프팩이 사라지자 뱅갈리스는 궤도 자국으로 뒤덮힌 진흙 바닥으로 추락했죠.
추락하는 동안 뱅갈리스는 난폭한 포효성을 토해내며,
어쩌면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느 수치스러운 죽음에 대한 분노로 끓어올랐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는 어느 라이시오스 크로울러선 하나의 지붕 위에 추락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사방에서 송곳니 달린 괴물들이 자신들의 먹잇감을 노리고 거대한 크로울러 수륙양용 헐크선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으며,
달려드는 괴물들을 향해 포탑들이 이곳 저곳에서 불길을 토해내며
묵직한 사격으로 무리들을 일부 파괴해나가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레드 써스트가 몸을 그대로 잠식하도록 허락한, 뱅갈리스는 적들을 향해 몸을 무분별하게 날렸습니다.
그의 체인소드가 으르렁거리며 거대한 피의 호들을 그려나가니,
외계인들의 고기와 뼈들은 체인소드의 이빨들 아래 물리고 뜯겨나갔으며
그의 볼트 피스톨은 근처에 움직이는 모든 것들을 향해 탄환들을 쏟아내었습니다.
뱅갈리스는 이미 무아지경의 경지에 올라 적들의 도살자 그 자체가 되어있었지요.
그는 주변에서 불을 토해내는 포탑들과 그들의 사수들은 이미 아랑곳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물론 라이시오스 사수들은 그야말로 미친듯이 날뛰는 그를 포탑의 아마글래스를 통해 지켜보며 공포와 경이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만요.
뱅갈리스는 크로울러 선이 마침내 발을 묶인 타이라니드 짐승들로부터 벗어나는데 성공하는 순간까지,
주변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도살하고 또 도살했습니다.
비록 수십의 차량들과 두 대의 유랑민 크로울러 선들이 무리들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지만,
뱅갈리스는 대부분의 호송대 차량들이 대체적으로 온전한 상태로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었죠.
멀어져가는 타이라니드들의 무리를 향해 등을 돌린, 이 플레시 티어러의 마린은 날개달린 짐승들의 무리들과
매끄러운 사지의 괴물들이 결국 추격을 포기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이번 전투로 그의 분대원들 중 한명이 전사하였습니다.
그러나 애도할 시간 따윈 없었습니다.
전쟁이 끝나려면 아직 한참 남았으니 말이죠.
...
타이라니드 측의 포위를 뚫고 탈출한, 어뎁타 소로리타스와 라이시오스인들
그리고 플레시 티어러 마린들은 어느새 다시 따라붙은 빠른 이동속도를 지닌 생명체들과 다시 교전을 치루어야 했습니다.
세스는 그의 스톰레이븐 건쉽에서 전체적인 전투를 총괄 관리하고 있었죠,
그는 이대로 계속 달리는 대신 철수를 위해 충분히 숨을 돌릴 만한 지역을 확보해야 된다고 판단했으나
문제는 그렇다고 멈추는 것은 그대로 죽는 것이 뻔한 선택이라는 것이였습니다.
폴짝폴짝 뛰며 달려오는 건트들과 뱀 꼬리를 지닌 빠른 레이브너들로 이루어진 무리들은 호송대 옆으로 따라붙으며,
간간히 기회만 생기면 플레시 티어러 마린들과 그들의 동맹군들에게로 달려들었습니다.
장갑차들의 포탑들 위에서, 시오베 자매들은 굳은 표정으로 긴장의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었고
스페이스 마린들은 으르렁거리며 그렇게 달려오는 외계인들에게 탄막을 뿌렸습니다.
쏟아진 탄환들은 어김없이 피를 흩뿌리며 괴수들을 처치하거나
혹은 그들이 타격당한 자리에 역겨운 피점액들만을 남겼습니다.
뿐만 아니라, 차량들 위로는 가고일들이 배회하며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때때로 산성 덩어리들 혹은 플레시보어러 구더기 탄환들을 뿌려 장갑차들의 표면을 더럽혔지요.
아직까지 살아남은 대부분의 스톰레이븐들은 이 날아다니는 괴물들로부터 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빛나는 대포들은 불길을 토해내며 다수들의 가죽질 날개들과 키틴질 껍질들을 아작내어갔지요.
그러나 매번 짐승들이 죽을 때마다,
더 많은 짐승들이 폐허들과 하늘에서 나타났습니다.
어느새부턴가 지형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폐허와 거리들이 눈에서 사라지며 대신 움푹 패인 황무지가 모습을 드러냈죠.
이곳 저곳에서 건물들의 잔해가 호송대 차량들을 스쳐 지나가며 지난 옛 영화를 드러내었습니다.
그들 앞쪽으로는 제국의 고대 기차 수송선이 펼쳐진 낭떠러지에 가까운 경사면이 보였습니다.
개활지에 놓이자 타이라니드들은 플레시 티어러들 주변으로 퍼지며,
전차들과 서로간 사격을 주거니 받거니 하거나 혹은 아예 차체로 몸을 내던졌습니다.
그럴 때마다 플레시 티어러 마린들은 해치들에 몸을 기울이고,
몸을 박아대는 짐승들을 향해 조준사격들을 가하여
감히 경로에 끼어든 괴물들을 솎아내었지요.
썩은 녹조류 먼지들을 흩뿌리며, 마침내 첫 전차선이 가파른 절벽 후사면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아래에는 이때껏 해저에 잠겨 있었던 라이시오스의 광활한 도시 폐허가 모습을 드러냈지요.
고대, 대 재앙이 덮치며 행성의 모든 대양들이 하나의 거대한 쓰나미로 변하여 행성 표면을 덮치자
도시는 그대로 물 속에 잠겨 사라졌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렇게 드러난 물에 잠겼었던 유역들은 라이시오스 대륙들 사이로 수백 마일쯤 되는 규모로 넒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런 표면을 유랑민들과 호송대들이 마치 검은 리본끈들마냥 점차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지요.
겉보기에는 아무런 것도 존재하지 않는 듯 보였으나,
사실 이 해저에는 새로운 위험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험은 플레시 티어러와 어뎁타 소소리타스가 곧 직접 겪게 될 것이였지요.
지그재그로 질주하는 무기 짐승들의 무리들로부터 유랑민 수륙양용 선들을 지켜내기 위해
플레시 티어러 측의 전차들은 방어 위주로 각자 사격들을 개시하였습니다.
세스 또한 스톰레이븐 내에서 치열한 속도전을 펼치고 있었죠.
그런데 그 때문에, 세스는 음성망 내로 들리는 갈라진 라이시오스 연륜자들의 다급한 경고 음성들을 듣지 못했지요.
갑작스럽게, 질주중이던 어뎁타 소로리타스 측의 라이노 한대가 사방에 모래와 진흙 덩이들을 흩뿌리며 사라지더니
마치 해저가 그것을 삼키기라도 한 듯 사라졌습니다.
그제서야 챕터 마스터는 현재 자신들이 전투를 벌이며 질주중인 이 지역은
녹조류 구덩이들과 싱크홀들로 가득 덮힌 구역이였음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유랑민 크로울러 선들이야 워낙 크고 궤도들 또한 길었기에 싱크홀에 빠질 염려는 적었으나,
그보다 작은 제국측 전차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제 전투의 양상이 바뀌었습니다.
플레시 티어러 마린들과 시스터즈 오브 배틀의 자매들은 단지 타이라니드의 무리들을 따돌리는 것 뿐만 아니라
가라앉는 싱크홀들까지도 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얼마 안가 호송대는 1마일 길이에 달하는 길게 늘어진 가로 대형으로 진형을 바꾸어야 했습니다.
수백대의 전차들과 차량들이 앞을 가로지르고 있었고, 뒤편에서는 수천여 생체 화기 추격자들이 마치 송곳니들과 발톱들로 이루어진 끔찍한 망토와 같이 그들을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전차들은 뒤쫓아오는 타이라니드 생명체들로부터 라이시오스 인들의 크로울러 선들을 지키기 위해 연신 포문을 뿜었고,
무리 짐승들 또한 계속해서 달려들어 제국측의 진형을 와해시키고 분열시키려 노력하였습니다.
거대한, 날개달린 짐승들은 하늘에서 지상으로 급강하하여
생체 대포들로 죽음을 흩뿌렸고
전차들의 측면들을 강타하려 하였습니다.
질주 중인 차량들은 공격자들에게로 포탑들과 측면 화기들을 겨누고 총탄을 쏟아부었으며,
간간히 이 사격들이 운 좋게 적중하여 괴물들을 사살하고
최소한 멀리 떨어트려놨으나, 대부분은 불운하게도 그대로 찢겨져 폭발하거나
검은 진흙을 사방에 뿌리며 싱크홀로 빠져버렸습니다.
타개법을 찾으려 분투하던, 세스는 지평선 너머로 보이는 검은 그림자들을 확인하고는 탄식했습니다.
호송대를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하다 판단한, 하이브 마인드는 이에 대신 모든 힘을
그들의 경로를 차단하는데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이였죠.
그들 앞에, 지평선을 따라 막대한 수의 번들거리는 티라노사이트들이 마른 해저 지대 표면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었고,
그들은 호송대가 나아가야 될 경로를 완전히 차단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생체 대포들에서는 해로운 액체들이 줄줄 흐르고 있었고
꿈틀거리는 촉수들은 제국 전사들을 사로잡을 준비가 이미 되어있었었습니다.
그들 아래로는, 날카로운 돌기들이 가득한 스포어 마인들이 지표면에 거의 닿을 정도로 표류하고 있었고
그것들 하나 하나는 장갑차의 차체를 찢기에 충분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하늘의 스포어들이 아래 지면을 향해 산성비를 토해내며
해저 지대를 독극물 유사 지대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였습니다.
세스는 순간 엄청난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더이상 탈출구는 없어 보였죠.
그 순간 시스터 슈페리어 아미티로부터 짧은 톤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다른 길을 알고 있노라고, 그녀는 세스에게 말했습니다.
사실, 행성에 처음 상륙할 당시 그녀의 오더는 라이시오스 행성에 도착하며,
궤도에서부터 요새화된 대성당 하나를 공수했었습니다.
그러나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라이시오스 유랑민들의 특성 때문에 전력이 분열되었기에, 그 시설이 있는 지역은 이후 일년간 시스터즈 오브 배틀 측으로부터 잊혀졌었죠.
허나, 아미티는 아직도 대 성당이 그 구역에 존재하며
더욱이 겨우 10마일도 안되는 거리 내에 단단한 돌더미 고원 중앙에 우뚝 솟아있음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철수 작전이 계획되고 진행되는 동안 그녀는 그 오랜 기간 방치된 요새를 언급하지 않았었습니다.
그곳의 대포들과 보이드 방어막 발전기들이 아직도 작동하는지 안하는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였죠.
허나, 지금 이 상황에서 그 대성당은 유일한 가능성이였습니다.
세스는 커맨더 단테와 그 사이의 '약속'을 죽어도 깨지 않으리라 결의한 바 있었고
그리하여 주저없이 그녀의 말에 동의하였습니다.
엔진들의 포효성과 대포들의 사격음들과 함께,
장갑 호송대는 경로를 바꾸어 시스터 아미티가 제공한 대로 경로를 조율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디 신앙심으로 세워진 방치된 요새 속에서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길 기원하며 말이죠.
저주받은 도시
처음에, 세스가 조언을 구하자 유랑민들의 늙은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크로울러 선들을 '쉘스의 섬' 으로 방향을 돌리는 것을 거부하였습니다.
단순히 거절하는 수준을 넘어, 극구 반대하며 하필 세스와 시오베 측이 선택한 그 지역에 도사리고 있는 끔찍한 저주에 대해 울부짖으며 음성망으로 통곡했지요.
허나 세스는 그들과 왈가왈부하면서 따지거나, 아니면 그대로 하이브 마인드의 아가리에 이 무지한 자들을 무방비하게 버려둘 생각 같은 것은 조금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무시무시한 플레시 티어러 마린은 그들을 겁박하였고,
반대로 시스터 아미티는 그들에게 황제께서 보호할 것이니 걱정할 것 없다 설득했습니다.
한쪽에서 조지고 한쪽에서는 구슬리자, 유랑민들은 어쩔 수 없이 수긍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의 스톰레이븐에서, 세스는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지평선 끝자락의 육지의 '섬'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해저 바닥에서 융기한듯한 바윗덩어리 주먹과 같은 모습이였지요.
전차들과 유랑민들의 함선들이 고원 지대로 오르기 시작하자,
그들을 따라오고 있던 타이라니드 무리들은 천천히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확인한 세스는 문득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타이라니드들의 계략이 아니였을까 하고 말이죠.
그러나, 낭비할 시간은 없었습니다.
방어자들을 태운 전차들과 장갑차들은 엔진 포효음들과 함께 대성당의 성채에 마련된 아치형 요새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 녹슨 요새는 한때에는 신앙 포교를 위한 강력한 요새였을 터이나,
요새 건물들과 벙커들로 이루어진 복합 요새조차도 1년간의 방치와 '쉘스의 분노'의 거대한 쓰나미 앞에서 많이 녹슬고 낡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많은 부분이 남아있었기에 그 폐허들은 여전히 방어 거점으로 활용 가능해 보였죠.
마침내 도착하자, 플레시 티어러 마린들과 전투 자매들은 각자의 수송 차량들에서 빠르게 하차하여,
소금기 어린 건물들 사이로 신속 기동하여 엄폐하였습니다.
엄폐물들 뒤편에 기대어 볼트건과 화염방사기들을 확인하며 새 탄창들과 프로메슘 연료통들을 점검하는 아미티의 자매들 사이 사이로 플레시 티어러 마린들은 마치 붉은 거인들마냥 서 있었지요.
한편 유랑민들은 크로울러 선들을 그대로 타고 요새 내부로 더 깊숙히 진격한 다음
폐허화된 건물들 중앙에서 내렸습니다.
크로울러선들 사이로 솔라리암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 고대 유물 또한 대성당의 요새 첨탑이 만들어낸 그림자 안에 들어오자, 다른 크로울러선들과 마찬가지로 끼이익ㅡ하는 소리와 함께 멈춰섰지요.
플레시 티어러 테크마린들은 유랑민 수륙선들이 만들어낸 길고 거대한 궤도 자국들을 지나 요새의 더 깊숙한 내부로 들어갔고,
일부 배틀 시스터들 또한 그들과 함께하였습니다.
그들이 해야될 임무는 명백했죠.
요새 내부의 보이드 쉴드 발전기들을 찾아내고
만약 가능하다면, 그 기계들의 영혼들을 어르고 달래어
얼마 안가 쏟아질 거대한 쓰나미 혹은 타이라니드들이 당도하기 전에 다시 기계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였습니다.
임시 방어선을 구축한 이후에도, 가브리엘 세스는 정비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발전기들이 가동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왜냐고요?
타이라니드 무리들이 사방에서 몰려들고 있었기 때문이였습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멀리서부터 거대한 쓰나미가 여기로 접근하며,
타이라니드들은 물론이고 이쪽까지 쓸어버리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답이 없는 상황이였지요.
황제 폐하조차도 저버렸을법한 이 행성에서 그는 할만한 것은 다 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될대로 되게 냅두는 것 뿐이였습니다.
지금 느껴지는 이 무력감이라는 감각은 그가 익숙하거나, 혹은 잘 감당해낼 수 있는 그런 류의 감각이 결코 아니였습니다.
피어오르는 분노에 이를 갈며, 어느새 얼굴은 긴장으로 일그러트린
플레시 티어러의 챕터 마스터는 자갈 위에 우뚝 서서 서쪽 방향을 바라보았습니다.
앞쪽에서는 수많은 타이라니드 무리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편에서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거대한 파도가 바싹 쫓아오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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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스의 대성당
고대적부터 바다의 여신 쉘스는 라이시오스 내에서 수백만의 거주민들에게 숭배받고 있었습니다.
그들 신앙의 중심에는 쉘스의 대성당이 존재했는데,
이 거대한 대건물은 라이시오스의 얼어붙은 대양 위에 존재했습니다.
그러다가 크립투스의 쌍둥이 별들이 만들어낸 태양열 폭풍이 행성을 덮쳤습니다.
얼어붙은 바다는 순식간에 녹아버렸고
익소아이의 달은 그 어느때보다도 더 크고 환하게 하늘 위에서 비추었죠.
태양열 폭풍과 함께 탄생한 거대한 쓰나미는 행성을 휩쓸었고 그 도시들 또한 삼켜버렸습니다.
최초의 거대한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이후 쉘스를 절망의 창조자 여신으로 간주하며
그녀의 목자들을 욕하고 저주하였습니다.
살아남은 목자들은 결국 라이시오스인들에게 잡혀 그들의 성당 폐허들 내에서 처형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먼 미래인 지금까지도 그 폐허는 저주받은 장소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라이시오스 행성에 도착한 미니스토룸 측의 눈에 있어서
성스러운 포교를 위한 최초의 요새를 지을 가장 적합한 장소는 바로 이곳이였습니다.
납작한 형태의 구조물들이 궤도에서부터 강하되어 높게 솟은 석조 고원 위에 건설되었고
그 구조물들은 한때 쉘스의 고대 성소였던 폐허들을 깔아뭉겠습니다.
그리하여 고대의, 이단아 선조들의 마지막 편린들을 짓뭉게며
제국 신앙을 선교하는 중무장된 대성당이 새로히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가브리엘 세스
가브리엘 세스는 100년 가량 플레시 티어러의 챕터 마스터로써 활약해왔습니다.
그러나 세스가 처음 챕터 마스터를 상징하는 망토를 물려받았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몰락의 벼랑 끝에 놓인 챕터였지요.
플레시 티어러는 블러드 엔젤과 같은 결함들,
즉 레드 써스트와 블랙 레이지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 결함들은 챕터 도처에서 날뛰고 있습니다.
아마 얼마 안가, 챕터 내에서 블랙 레이지에 굴복하는 인원들의 수가
자신들의 정신을 온전히 유지하는 자들의 수를 넘게 될 운명이였지요.
여기에 챕터 마스터로써의 세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드는 것은 플레시 티어러에 대한 어두운 평판이였습니다.
그들이 벌인 모든 전투들이 거칠고 학살적이다라는 소문들이였지요.
확실히, 생귀니우스의 이 고난에 처한 아들들이 벌인 파괴가
때로는 그들의 적들이 벌인 파괴보다 심각할 때도 있었습니다.
가브리엘 세스는 이러한 짐들을 없애고 그의 챕터를 구제하고자 없앨 방법을 찾아 헤매는 자라 할 수 있겠습니다.
동시에 그는 만약 플레시 티어러가 이 저주받은 본성에서 벗어나지 못할 운명이라면
대신 이것을 끌어안자고,
그리고 자신들이 지닌 분노의 본성을 다른 누구도 아닌 제국의 적들에게 쏟아붓자고 말했습니다.
설령 챕터가 종국에는 파멸에 달해 유혈낭자한 제국의 역사 속에서 대가 끊긴다고 할지라도,
최소한 그 전까지 거둘 위대한 업적들과 영광스러운 승리들만큼은 기억될 것이라고,
저주받을 피에 굶주린 학살자들 대신 이쪽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이죠.
이날까지 세스의 헌신들은 쓴 과육을 맺어 왔습니다.
그의 헌신 덕에 챕터의 평판 또한 그 이전보다는 훨씬 나아졌지요.
그러나 챕터 마스터로서 세스는 단지 재능있는 리더 수준이 아닙니다.
그는 노련하고 무시무시한 흉폭성을 지닌 전사이기도 하지요.
모든 전투에서 세스는 야만성을 간신히 억누르며
스스로를 적들에게로 무모하게 내던집니다.
그의 거대한 체인소드, '블러드 리버'는 전장에서 포효하며 거대한 호들을 그려나가 적들을 도살하며,
동시에 세스는 거친 발차기들, 주먹질들과 머리 박치기들 등등 온갖 기술과 육박전으로 무시무시한 힘을 담아 적들을 박살내버립니다.
세스는 챕터 마스터로써 그의 문제아 형제들을 지휘하기 위해 항시 그들과 보조를 맞추며
그렇기에 어느 전사들보다도 더 강력한 힘으로 마치 파괴의 기계마냥 싸움에 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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