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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ndex Astartes : Blood ravens


블러드 레이븐


'그 누구도 우리의 나약함을 찾지 못하리라.'

(None shall find us Wanting)


비밀스러운 스페이스 마린 챕터인 '블러드 레이븐(Blood ravens)'의 기원들에 관련된 정보들은 제국 외부는 물론이고 챕터 내부에도 크게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물론 그렇기는 해도, 블러드 레이븐 챕터의 황제를 향한 헌신이라던가 그들의 이전 전투 기록 성과들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조금도 없지요.

블러드 레이븐 전사들 사이에서는 챕터의 라이브러리안들이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라이브러리안들을 통해 전사들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업적의 승리들을 달성해냅니다.


기원들에 관련된 정보들이 미스터리로 감추어져 있기 때문에,

블러드 레이븐 챕터는 지식의 탐사와 고대 기록들의 확보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강력한 라이브러리안들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의 인도 아래 정확하고 계산된 분노로 전투에 임하고,

동시에 적의 계획들을 미리 간파하여 그 계획이 결실을 맺기도 전에 사전에 적들을 좌절시킵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챕터는 외부적으로 다양한 추측들에 휩싸여 있으며,

그 중 일부는 부정적이기도 합니다.


기원

비록 블러드 레이븐이 황제의 이름 아래 싸워온 역사가 제법 깊고 영광적이라고는 하나,

이들의 정확한 기원들과 챕터 역사 초기에 관한 기록들은 전부 감추어지거나 모호하게 가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챕터 전권을 지녔던 역대 챕터 마스터들과 존경받는 라이브러리안들조차 챕터에 깔린 기원에 대해서는 무언하나 제대로 말할 수가 없지요.

블러드 레이븐 챕터는 자부심으로 가득한 다소 비밀주의적 챕터로,

그렇기에 챕터 의식, 역사와 지식의 획득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챕터의 시작에 관련된 기록들에 아주 집중하지요.


챕터에 관련된 대부분의 공식적 기록들은 M37년도 초기 정도가 끝입니다.

허나, 다른 챕터들과 제국 공식기관들 내 연대 기록들에는 이들의 활동에 관련된 사항들이 언급되어 있어

이를 통해 챕터가 공식 기록으로부터 최소한 수백년은 전에 이미 존재하여 황제의 적들과 싸워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기록상의 갭 덕분에 블러드 레이븐 챕터의 기원과 더불어, 어째서 챕터 기록들 내에 가장 크고 중요한 부분을 삭제했는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루머들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블러드 레이븐의 기원들에 관련한 상세 기록들이 크로누스 행성에서 캡틴 다비안 툴에 의해 발견되었으나 곧 그에 의해 파괴되었다는 루머가 특히 의미심장하지요.

허나 그는 3차 아우렐리안 성전(게임상 레트리뷰션) 당시 사실상 실종 상태가 되어버렸고,

덕분에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블러드 레이븐 챕터는 어떤 프라이마크 혹은 챕터가 자신들의 기원인지 알고 있지 못하며

그렇기에 불멸 황제, 인류의 주인을 더 헌신적으로 섬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현 블러드 레이븐의 조직 체계는 전체적으로 한 명의 스페이스 마린이 설계했다 할 수 있는데,

그는 바로 아즈라이야 비댜입니다.

챕터의 전사들은 비댜를 고대의 전설적 영웅이자 일명 '아버지 라이브러리안' 내지는 '위대한 아버지'라 부르며 존경하고 있지요.

이 위대한 아버지의 전설에 따르자면, 그는 챕터가 아직 기반을 잡지 못한 초기 시절 당시에 블러드 레이븐 챕터 라이브러리우스의 군주에 속해 있었으며,

그 당시 블러드 레이븐 챕터는 고딕 섹터 일대에서 발생했다 전해지는 워프 태생의 반란군들과 일련의 전투들을 치루며 치명적인 손실들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를 명확하게 입증할 수 있는 기록은 없지만)


기록에 따르자면, 이 성전들 초기까지만 해도 카오스를 따르는 반란군들은 섹터 사방에 퍼져있는데다가 혼란하기 그지없는 집단으로

감히 블러드 레이븐의 강력함을 당해낼 수 없었다고 합니다.

허나 카오스 세력들은 수많은 음모들을 파서 준비하고 있었고,

곧 챕터의 초기 판단들이 크게 잘못된 것이였음을 입증하였지요.

어느 순간부터 컬트 세력들은 훨씬 조직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으며,

이에 대응하여 블러드 레이븐들은 컬트 세력의 중심지들을 타격하는 계획을 세워 실행하였으나,

그것들은 사실 악랄하게 짜여진 함정들에 불과했습니다.

당시, 이 함정들에 의하여 다수의 블러드 레이븐 전사들이 손실되었으며

특히 1중대 생존자들의 후퇴 당시 챕터 마스터와 '신성의 군주'가 둘 다 사망해버린 사건은 아직 미숙했던 당시의 블러드 레이븐 챕터에게 크나큰 타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고위 장교층이 크게 무너져버리자, 블러드 레이븐 전사들은 대신 비댜에게 자신들을 지휘를 위임했지요.


뛰어난 현자 전사인 비댜는 챕터 역사에 통달한 것은 물론이고,

파괴의 힘들에 대한 끔찍한 지식들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축복받았다고 전해지는(혹자는 저주받았다고 말하지만) 전율적인 싸이킥적 능력들을 지니고 있었지요.

그는 적들을 분쇄하기 위해, 수 달에 걸쳐 적들의 움직임들, 전술들과 심지어는 그들의 역사들까지 연구했습니다.

그는 외부적으로는 블러드 레이븐 챕터가 이전 공격들의 실패로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처럼 위장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직접 일부 전사들과 아스트라 밀리타룸의 일부 병력들을 동원하여 적들을 탐색함으로서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하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신중한 태도 덕분에, 일부 블러드 레이븐 전사들과 아스트라 밀리타룸측 제국 고위 지도부는 그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여기면서,

강철과 용기 대신 책들이나 파고 있는 비댜의 지금 행보는 황제의 적들과 싸우는 제국의 방식이 아니라며 비난했습니다.

허나 비댜는 그들의 말을 씹고 묵묵히 자신의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비댜는 자신이 모든 예견들과 분석 연구들을 마쳤으며,

이에 따라 적들을 완전히 박멸할 지식을 얻었노라고 선언했습니다.

직후 블러드 레이븐 측은 그의 인도와 지시에 따라 압도적인 반격 공세를 실시하였는데,

비댜의 작전들은 처음에는 그저 혼란스럽고 아무런 규칙도 없는 방식처럼 보여서

사실상 적 활동이 전혀 없는 지점들을 헛되게 공격하는 뻘짓으로만 보였습니다.

허나 놀랍게도, 비댜의 공습들은 카오스 세력들의 움직임에 앞서 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음이 곧 증명되었고,

적들은 자신들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는 블러드 레이븐들에 의해 전술적 요충지들과 보급로들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퇴주로들까지 막혀 버렸습니다.


이후에 블러드 레이븐들은 본격적인 주력 공습들을 펼쳤는데,

블러드 레이븐 측은 초자연적인 예견력을 보이며 매 공격들마다 카오스 세력들의 가장 약한 지점들을 강타하여

그들의 저항을 손쉽게 분쇄해버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둠으로서 비댜는 크나큰 칭송과 명예들을 한몸에 사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댜는 승리의 열쇠는 적의 움직임들을 연구하고 분석하는데 있었을 뿐이였다고 겸손히 말했지요.

그러나 일부 블러드 레이븐들과 이 이야기를 아는 일부 외부인들은,

이 강력한 싸이커가 사실은 적의 정신들을 읽음으로서 승리에 필요한 정보들을 입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첫 역공이 제대로 들어간 직후 성전은 단기간만에 유혈낭자하게 끝났으며,

적 세력들은 블러드 레이븐 챕터의 무자비한 차후 공습들 앞에 완전히 와해되었습니다.

그렇게 반역이 종결되고 난 후, 인퀴지션 측의 정화 팀(Purgatus team)은 사후 조사들을 통해 사악한 문서들 및 흉측한 우상들을 발견했는데

이를 분석 결과 이번 반란 사건에 실제로는 알파 리전이 개입하고 있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여기서 또 한가지 놀라운 점은, 인퀴지션 측이 이 진실을 알려주었을 때 비댜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전설들에 따르자면 고딕 섹터에서의 놀라운 대승리 이후 비댜는 챕터가 받은 피해들을 수습하고, 죽은 이들을 기리는 한편

지난 전투들을 차분하게 분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능력을 신임하는 다른 전투 형제들 및 챕터의 다른 비실세 군주들(라지만 챕터 내에서 이름 높고 존경받는 전사들)의 강력한 주장에 따라,

비댜는 챕터 마스터이자 치프 라이브러리안이라는 두 개의 망토를 함께 두르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는 이후 희귀하지만 간간히 발생하는 블러드 레이븐만의 특이 케이스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물론, 코덱스 아스타르테스를 엄격하게 지키는 다른 스페이스 마린 챕터들의 눈에는 다소 눈살 찌뿌려질만한 것이였지만요.

전설에 따르면, 비댜는 이 이중 역할을 이후 수백년간 수행해왔다고 하며,

그의 영웅적 행보들은 오늘날 모든 블러드 레이븐이 신병으로 챕터에 들어올 적에 들려줌으로서

신병들의 심장과 마음에 큰 감동과 헌신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블러드 레이븐 챕터는 코덱스 아스타르테스를 헌신적으로 따르지만 문자 그대로는 아니며,

'위대한 아버지'가 보여주었던 모범에 따라, 지식에 대한 열정이 챕터 내에 잘 새겨져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과적으로, 블러드 레이븐 챕터는 스페이스 마린 챕터 기준을 훨씬 앞서는 그런 광범위하고, 잘 조직화된 아주 상세한 규모의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수준은 심지어 대부분의 퍼스트 파운딩 챕터들이 보유한 고대 기록들과 비견될 정도입니다.

챕터의 더 이전 기록들이 다른 변칙적이 데이터에서 발견될 때나, 혹은 역사 기록상에 기이한 공백이 발견될 때마다

챕터 라이브러리안들은 챕터의 기록들을 세심하게 연구하여 어떤 식으로든 힌트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일부 용감하거나 혹은 어리석은 자들은 어쩌면 비댜 본인이 챕터 마스터 재직 당시 관련 기록들을 제거하는데 관여한 것이 아니냐고 속삭이고 있습니다.

비록 이와 같은 혐의를 제대로 증명해줄 증거는 그 누구도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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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형제 파스카르, 블러드 레이븐 인터세서





블러드 레이븐 분대 마킹들이 코덱스 아스타르테스 기준에 명시하여 칠해져 있다.


대균열에 따라 제국 대부분과 차단되어 고립된 이후,

블러드 레이븐 챕터는 어뎁투스 커스토데스의 쉴드 캡틴 아폴루스 퍼티낙스에 의해 챕터 고유의 프라이머리스 스페이스 마린들의 생산에 필요한 진-시드를 전달받게 되었습니다.

고립된 동안 블러드 레이븐들이 받은 큰 피해 덕분에,

챕터는 이 새로운 자손들을 빠르게 받아들이게 되었지요.


한편, 블러드 레이븐의 알 수 없는 기원들에 대한 단서들을 어떻게든 찾아내기 위해서,

챕터의 아포테카리들과 라이브러리안들은 자신들이 받은 프라이머리스 진-시드를 광범위하게 연구했으며

이후 이 연구를 통해 이들이 발견한 것은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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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rk Imperium


프라이마크의 죽음.

1만년 전.


3장 : 타락한 피닉스

'거짓이다,' 길리먼은 생각했다. '거짓! 나는 여기서 쓰러질 수 없다!'


길리먼은 억지로 두 눈을 열었다. 눈을 뜨자, 그는 완전히 쓰러져 있었고 극장의 천장이 보였다.

그의 사지들은 편안할 정도로 무감각해져 있었으며,

독은 온 몸에 퍼져서 기만적인 쾌감이 계속해서 그의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캡틴 안드로스가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청색의 세라밋 벽이 그를 둘러싸고 보호하고 있었다.


'지금이라고, 젠장 이 놈들 엿이나 먹어라! 지금이라고! 지금 당장 긴급 텔레포트를! 긴급 텔레포트!' 안드로스가 계속해서 포효하며, 볼터건 사격을 쏟아냈다.


패닉 상태구나, 길리먼은 생각했다. 안드로스가 패닉 상태에 빠졌어.


안드로스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음파 무기류 특유의 묵직한 진동이 쏟아졌고,

그의 머리는 핏빛 운무를 뿌리며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길리먼 주변에 연쇄 폭발들이 일어나며,

그를 지키는 전사들의 벽 일부가 완전히 무너졌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몸은 허공으로 그대로 붕 떠서 내동댕이쳐졌으니,

그의 울트라마린 청색의 파워 아머는 이제 다 깨지고, 피로 가득히 얼룩져 있었다.


필사적인 손들이 그를 잡고 끌면서 어떻게든 무너진 불사조 대문으로 올려내려고 하고 있었다.

그의 자손들은 길리먼을 어떻게든 잡고 끌어올리려 노력하면서 계속해서 죽어나갔고,

길리먼은 죽은 이들이 자신을 감싸며 쓰러질 때마다 찢겨나간 목에서 격한 통증이 올라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피는 길리먼의 기관과 폐들에서 쏟아져나오고 있었기에,

곧 길리먼은 생사를 헤메며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할 지경으로 흘러가고 있엇다.

그는 이제 자신의 피에 익사하고 있었다.


'후퇴! 후퇴하라!'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은 물러난다!'


'티엘?' 길리먼이 생각했다. 거기 너이더냐?


그는 펄그림의 부드럽고, 악랄한 웃음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나를 구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울트라마린 전사들이 목숨을 잃은 것인가?


그때, 길리먼의 망가진 갑주에서 발생하는 경고음들보다도 큰 기계 종소리가 들렸다.


'위치 고정에 성공했습니다, 군주이시여,' 누군가가 말했다. 길리먼은 그의 귓가로 그의 거친 숨결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가 누군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힘조차 나지 않고 있었다.


'이제 곧 안전해지실 겁니다.'


길리먼은 그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려 노력했다.

그는 수많은 아들들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이번 경우에는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사실 머리 전체가 검은 안개에 휩싸인 기분이였다.


'프라이마크님의 상태가 계속해서 위독해지시고 계시다!' 누군가가 점점 패닉에 휩싸이는 목소리로 다급히 외쳤다.


'텔레포트는 언제 되는거냐! 당장 우릴 여기서 내보내라. 당장 우릴ㅡ'


티엘, 길리먼은 생각했다. 이건 티엘이겠구나.

마침내, 눈부신 빛의 섬광과 묵직한 공기 변위의 굉음이 로버트 길리먼을 그의 형제의 검들에게서 빼돌렸다.

시간이 멈추며, 찰나와 영원 사이를 맴돌았다.

길리먼은 잠시 모든 것을 놓았다.

잠깐동안, 평온함이 느껴졌다.


'ㅡ내보내라!'


포효성이 들리며, 물질화시의 따끔한 불편함이 뒤따랐다.

그는 장막 너머에서 다시 인간 세계로 던져졌고,

텔레포트 갑판 바닥 위로 떨어지며 갑주 부딛히는 소리, 상처의 고통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극악한 혈독은 그의 모든 순환계 시스템을 돌면서 길리먼으로 하여금 새삼 그의 유한성에 대해서 깨닫게 해주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길리먼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물론 죽음이 두려운 것은 아니였다.

다만 그의 죽음이 이 제국에 가져다 줄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안드로스의 말이 맞았었다. 그리고 안드로스는 목숨을 잃었다.


나는 여기서 죽을 수 없다, 길리먼은 생각했다. 죽을 수 없다. 죽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 강력한 정신력을 기울여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다.


헛된 수고겠지.


그의 이성적인 정신은 심지어 마지막 순간에서까지 사라지지 않았다.

필연적으로 다가올 미래를 향해 저항하는 그 순간에서조차, 길리먼은 멈춰가는 자신의 장기들과,

눈가로 점점 짙게 드리워지는 어둠의 고리와 점차 무감각한 평온으로 변하며 두 심장들로 천천히 다가오는 유쾌한 고통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었다.

그 과정은 마치 새롭게 건설되는 공공 건물들의 건축 과정 보고서들을 분석하는 그런 기분이였다.

이제는 좁아져버린 시선으로 다른 이들의 얼굴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들은 각자의 헬멧들을 벗으며 불안과 공포에 찬 얼굴들을 드러냈다.


'그들은 언제나 나를 기리게 되겠지,' 그가 깨달았다.


나는 이제 죽었다. 지금 죽을 수가, 지금은 안 되는데도.

아직 해야 될 일들이 많이 남았는데. 너무나도 많이, 많이 남았는데.

내가 없어지면 러스가 무슨 일을 벌이겠는가, 또한 칸은?

너무나도 많이 남았는데...


울트라마린들은 아포테카리들을 연신 부르고 있었다.

무언가가 그의 난도질당한 흉갑을 끌어올렸고,

아포테카리의 백색 건틀렛이 그의 흐릿한 두 눈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곧 약물들이 주입되며 그 차가운 경감 속에 펄그림의 독이 만들어낸 절묘한 고통을 잠시동안 몰아냈지만,

그것조차 다시 새롭게 몰려오는 고통을 막을 수는 없었다.

심작 박동은 느려지고 있었다.

시선 위로 번개가 반짝반짝거리고 있었다.


'아버지,' 길리먼이 중얼거렸다.

독에 물든 피가 목에 난 상처 위로 꿀렁꿀렁 올라왔다.


'아버지, 이제 누가 그들을 인도해줄 수 있겠습니다?'


'각하께서 무어라 말하신 거냐?' 비통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분께서 무어라 말하신거냐?'


아버지, 길리먼이 생각했다. 저를 구해주시옵소서.


그의 두 심장이 마지막으로 전율하며, 다시는 뒤따르지 않을 마지막 최후의 박동을 일으켰다.

그의 아들들의 목소리들이 점차 멀어지기 시작했다.


어둠이 그를 감쌌다.

그의 두 심장은 마침내 활동을 멈추었다.

그에 따라 피의 흐름 멈추었다.


이제 그는 생명의 벼랑 끝에 메달려 있었다.

벼랑 앞에는, 사방을 붉고 흉측하게 물들이고 휘젓는 광신들의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무시무시하고 요란스러운 영혼들의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아버지!' 길리먼이 마지막으로 소리쳤지만, 그의 음성은 육신의 감옥에서 해방되었고 아들들은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유언은 그대로 묻히지 않았다.

그의 앞에는 차가운 황금빛이 반짝이고 있었고 , 그것으로 모든 고통 또한 끝을 맞이했다.

울부짖는 영혼들의 바다도 사라지고 없었다.

다만 이제는 슬픔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로버트 길리먼은 이제 더 이상 없구나.


우주의 무한함이란 필멸자들의 이해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였다.

엠피리온의 다층겹의 영원성들이란 더더욱 그러하고.


다만 죽음만이 그 모두를 아우를 수 있을 뿐.



ps. 다음에 펄그림 만날 때엔 준비를 더 많이 해야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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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rk Imperium


프라이마크의 죽음.

1만년 전.


3장 : 타락한 피닉스

길리먼은 전장 속에서 형제의 흔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두 군대들은 지금 서로 치열하게 맞붙고 있었으며,

그 격돌이 헬리오폴리스 내부를 저 끝부터 저 끝까지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의 전사들과 엠퍼러스 칠드런의 전사들은 서로 한데 뒤섞여 있었는데,

울트라마린 전사들의 청색 갑주가 현란한 색상들과 죽은 자들의 피부들로 갑주를 장식한 엠퍼러스 칠드런 전사들의 바다 속에 점처럼 분열되어 있는 형국이였다.

음파가 마치 원뿔형처럼 육안에 보일 정도로 허공을 가르며, 길리먼의 전사들을 발치에서 그대로 분쇄해버렸고,

죽어가는 스페이스 마린들이 산산조각난 내부 장기들을 토해내며 호흡망들로 피를 분수처럼 토해냈다.

저쪽에서 하얀 헬멧의 터미네이터들이 천천히 뒤로 물러서며 감히 접근하려는 모든 반역자들에게 무자비한 죽음을 흩뿌리는 반면,

다른 곳에서는 울트라마린 2중대 형제들이 방패들의 벽 대형을 이루어 전진하면서 총기 사격을 가하여 광기에 물든 반역자 전사들을 몰아내고 있엇다.

전쟁은 극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치열하면서도 무자비하기 그지없었다.

꼭 우주에서 펼쳐지는 상황이 이 안에 그대로 반영된 것만 같은 느낌이였다.

우주에서의 전투와 마찬가지로, 울트라마린 측은 숫적으로 압도당하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결국 전멸할 것이다.


'첫번째 논리,' 길리먼이 생각했다. '펄그림은 심각한 대악이다.'


'첫번째 귀납, 그러므로 나는 놈을 죽일 것이다.'


'두번째 논리는,' 그는 첫번째 귀납에 답했다.


'너는 지금 분노한 상태다. 이에 따른 두번째 귀납은, 너는 결국 네 목숨과 너를 따라 들어온 자들의 목숨을 허무하게 버릴 것이다.

너는 이 전투에서 실패했다. 후퇴해야 한다.'


그때 코너 길리먼, 그의 양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주마등처럼 그를 스치고 지나갔다.


'네 유머 감각들을 잘 유지하거라,' 코너는 길리먼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너는 어떤 자들보다 강하다. 네가 지닌 감정들조차도 이길 정도로 강해.

그러니 계속해서 네 감정들을 통제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실패하고 말 거다.'


열기. 언제나 열기가 문제였다. 그의 삶 대부분에서, 로버트 길리먼은 감정들을 언제나 통제해왔지만

그가 이성을 잃었던 순간도 몇 번인가 분명히 있었다.

칼스에서, 그리고 소타 행성이 공격받았을 때가 그랬었다.

테라에 늦게 도착했을 때에도 그러했고.

어쩌면 이어진 '대정화'의 초기 나날들에도 그러했을지도 모른다...

아마 오늘 이 날도 그 기록에 추가될 것이리라.

지금 그는 이성의 통제 아래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펄그림!' 그가 소리쳤다. '당장 나와라!'


그러자 마치 채찍과 같이 빠른 움직임이 그의 옆에서 번쩍하고 지나갔다.

펄그림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마린들의 근접전을 헤쳐나오며 길리먼의 좌측에 모습을 드러냈다.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무언가 횡설수설하는 펄그림이 길리먼을 습격하여, 그를 뒤로 내동댕이쳐버리기 전에,

길리먼은 간신히 그의 칼을 뽑아낼 수 있었다.


'네가 날 아프게 했어, 이 시체 군주의 애견 따위가!' 펄그림의 얼굴 위 남은 마지막 인간성들의 일부가 순수한 증오로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다.


'그 누구도 날 아프게 할 수 없어. 그 누구도 날 이길 순 없다고!!'


펄그림이 그의 꼬리로 형제 프라이마크를 휘감아, 단단한 갑주조차 구겨지고 금갈 정도의 무시무시한 힘으로 조이기 시작했다.

검 하나를 집어던진 펄그림은 그대로 몸통을 내리며 길리먼의 머리를 붙잡았다.


'그래 날 보고 싶었다고 그랬지? 그러면 지금 봐 두거라!' 펄그림은 그 말과 동시에 길리먼의 헬멧을 그대로 잡아당겨 뜯어버렸고,

곧 길리먼의 얼굴은 맨살로 노출되었다.


타락한 형제의 악취는 길리먼의 눈살을 찌뿌렸다.

전투갑주의 방호 시스템들의 중화 없이, 데몬 프라이마크의 향기가 코와 목에 침투하기 시작하자 길리먼은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는 것을 느꼈다.


'한심도 하지!' 펄그림이 꾸짖었다.

그는 똬리를 틀어, 길리먼을 무대 저 편으로 날려버렸다.

펄그림의 부상당한 팔은 이미 치유되고 있었고, 번쩍이는 워프 에너지들이 프라이마크의 육신에서 피어오르며 그를 다시 완벽하게 복원해내고 있었다.

그는 아무것도 쥐지 않은 두 손으로 독극 안개들을 불러내어 검들을 다시 간단하게 만들어낸 다음

곧바로 마크라지의 군주를 향해 미끄러지듯 다가왔다.

길리먼은 숨을 헐떡이고 휘청거리면서도, 결국 몸을 일으켜세웠다.

숨을 들이마쉴 때마다 펄그림의 치명적인 향수가 그의 폐들을 오염시키며,

그 끔찍한 극독으로 자신의 초인적 신체에까지 큰 부담을 일으키고 있었다.

자신을 덮친 펄그림의 공격들을 길리먼은 쳐내고 또 쳐냈지만,

제대로 된 반격은 단 한 번도 날릴 수 없었기에,

결국 그는 관람석 층계들 위로까지 밀려나버렸다.


결국 펄그림의 공격 한 방이 길리먼의 팔에 긴 자상을 남겼다.

길리먼은 하다못해 검날이 살에 닿는 것조차 볼 수 없었다.


다음으로 펄그림의 차가운 키스가 길리먼의 목을 쪼았다.

곧 불타는 듯한 고통이 뒤따랐다.

찢겨져나간 목의 동맥으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그는 손으로 그 상처를 부여잡았지만,

장갑 손가락들 밑에서 크게 벌어진 상처에서 쏟아지는 피는 멈출 줄을 몰랐다.

독이 피가 흐르는 곳 사방으로 퍼지고 있었다.

이미 그것은 길리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첫번째로 두 입술이 마비되고 있었고,

눈꺼풀이 자꾸만 무거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길리먼은 그야말로 초인적이고 위대한 의지로 인내하며,

어쩌면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다시금 그의 검 글라디우스 인칸도르를 들어올렸다.


'날 어떻게 한 것이냐?' 그가 간신히 말했다.

그의 음성은 이미 갈라져 있었다.

피가 단어들과 함께 튀어나왔다.


'코르 파에론의 아테임의 흔적이 보였지.' 펄그림이 몸을 으쓱거리며 다가왔다.


'그는 널 변질시키는데 실패했지만, 놈이 가한 그 상처는 절대 치유할 수 없는 워프 속에 난 흉터이지.

그건 네 정직함만큼이나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펄그림이 독극 페인트로 칠해진 입술로 미소를 피어올렸다.


'아 물론 다 옛말이 될 꺼야. 왜냐면, 여기서 우리 '복수하는 아들'께선 여기서 최후를 맞이하게 될 테니까!'


펄그림이 축 처진 길리먼의 주먹을 강타했고, 검은 손아귀에서 그대로 나가떨어져 치열하게 펼쳐지는 전장 한복판 어딘가에 떨어졌다.

이어서 펄그림은 마지막 일격을 위해 검들을 들어올렸다.


'아버지께 문안 인사나 올려라.'


그 순간, 위쪽 층계들에서 화망이 쏟아졌다.

첫번째로 볼트 탄환들이 마구 쏟아졌고, 불타는 플라즈마 구체들이 그 뒤를 따라 쏟아졌으며,

펄그림은 날카로운 소리를 일으켰다.

쏟아지는 공격에 그를 감싸는 초자연적 장막이 마구 요동치고 번쩍거리며 그의 형상을 일그러트렸으며,

결국 초고열 가스 한 줄기가 그의 방어막을 관통하여 그의 옆구리를 태우자 펄그림은 고통에 비명소리를 토해냈다.


'프라이마크께서! 프라이마크를 보호하라!' 캡틴 안드로스가 다급하게 외쳤다.


길리먼은 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지금으로선, 말 한마디도 내뱉을 수 없는 상황이였다.

정신은 산산조각나서 흩어지고 있었다.

청생 갑주의 전사들이 고통으로 몸을 비트는 데몬 프린스에게로 달려들고 있었지만,

그들은 채 무기를 찍어버리기도 전에 허공에서 그대로 붉은 핏기어린 다진 고깃덩어리들로 분쇄될 뿐이였다.


지금 그의 아들들이, 자신의 피 몇 방울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 소중한 목숨들을 내던지고 있었다.


그의 마음 속에서, 수많은 자들의 이름들과 얼굴들이 계속해서 스쳐 지나갔다.

너무나도 많은 용감하고 명예로운 이들이 배반에 의해 쓰러졌다.

그의 형제들 또한 일부는 부지중에 혹은 개인적 결함 덕분에 타락하거나,

혹은 살해당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들도, 전투 속에 목숨을 잃어갔다.

너무나도 많은 아들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의 밑에서 거대한 암흑이 아가리를 벌렸다.

그는 그 아래로 떨어졌지만, 아무런 바닥에도 떨어지지 않았고,

그저 계속해서 떠다니는 그런 기분이였다.

달콤한 향기의 바다가 그를 품 속에 안고 있었고,

안락과 즐거움이 가득 섞인 파도들이 그를 부드럽게 애무했다.



ps. 거의 그냥 일방적으로 개처맞네요..ㄷㄷ

만약 다음 캠페인북이 나온다면 길리먼이랑 싸울 프라이마크는 거의 펄그림 아니면 로가일텐데,(아니면 둘 다던가)

대비 좀 많이 해야될듯?ㅋㅋ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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