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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end time : khaine


또다시 오랜 시간이 흐른 끝에,

일행은 나무들이 미쳐서 꿈틀거리고 근처로 오는 모든 것들을 탈곡기마냥 뿌리로 후려치는 습지에 도착하게 되었는데,

나무들은 그렇다쳐도 바닥까지도 온갖 끔찍하고 악랄한, 깨무는 벌래들이 가득히 카펫마냥 뒤덮고 있었지요.

그런데 저 멀리 습지의 한가운데에,

한 기사가 녹슨 사슬들에 묶여 땅바닥에 사지가 결박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는 보통 인간보다 훨씬 큰 거인이였는데,

그 아머는 역한 정글 바닥의 어둠 속에서조차 흐릿하게나마 신성한 은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허나 기사는 모든 힘을 다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슬에서 벗어날 수 없는 듯 보였습니다.

그는 벌래 떼들이 그의 위를 지나다니는 동안에도 사슬을 이리저리 당기며 풀려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으나,

사슬은 여전히 단단히 묶인 채로 그대로였죠.


아랄로스의 지시에 따라,

제국 마법사는 굽이치는 화염을 토해내어 습지에 쏟아버렸는데,

그 화염 속에서 기사는 멀쩡했으나 아랄로스와 칼라라가 접근하기에는 충분할 정도의 넒은 공터가 만들어졌습니다.

두 엘프는 서로 힘을 합쳐 족쇄들을 부셔내었는데,

덕분에 기사는 마침내 자유롭게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억양과 대화 방식이 달랐지만,

일단 기사는 평범한 감사의 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기사는 그 두 엘프들에게 감사를 보이면서 동시에 자신이 그들을 돕겠다 약속하였는데,

아랄로스가 그 이유에 대해 물어보자,

기사는 카오스 신들은 자신의 숙적이며,

악에게 훼방을 놓을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기꺼히 하기 위함이라 답했습니다.


기사의 검까지 동료로 추가되자,

일행의 전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빨라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악마들을 피해서 학자가 알려주는 길에서 이탈할 필요가 없어졌는데,

왜냐하면 설령 악마 사냥꾼들과 조우할지라도

소서러의 화염이 그들을 압도하거나 혹은 기사의 신비로운 강철의 검이 그들을 물리쳤기 때문이였습니다.

이에 칼라라는 일이 쉽게 풀리자 기뻐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도리어 기사는 항상 주의할 것을 당부하면서 경고하기를

지금 너글의 주의는 지금 어디 다른 곳에 향해 있는데

만약 역병아비의 썩은 시선이 마침내 여기로 향하게 된다면,

이어질 파멸의 운명은 자신조차 막아낼 수 없을 것이라 하였습니다.


아랄로스는 기사의 말에 잠깐 당황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자니, 너글의 눈이 다른 곳에 향해 있는 이유는

지금 필멸 세계에 역병이 가득히 퍼지고 있다는 것 말고는 다른게 없었기 때문이였지요.

서둘러 필멸 세계로 돌아가 역병의 종자들에 의해 위기에 처했을지도 모를 동포들을 구하고픈 마음에,

탈신의 군주는 모험 동료들에게 걸음을 다소 빨리 옮길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학자는 반대했습니다.

그는 조급함이 장차 이 세계의 악마들만큼이나 위험한 적이 될 것이라며 경고했지만,

이미 마음이 급해진 아랄로스는 이를 강력하게 주장하였으니,

그리하여 일행은 발걸음을 한층 더 빨리 내딛기 시작하였습니다.


신속하게 이동하던 일행은 학자가 이른바 '마름병의 정원'이라 기록한 한 지역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한복판에는 한 그루의 아주 거대하고, 바싹 말라버린 나무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무가 워낙 커서, 그들은 가장 높은 가지들에 가려진 그림자 쪽을 미쳐 살피지 못하였지요.

거대 나무를 지나는 동안 위쪽에서 갑자기 썩은 나뭇잎들과 살찐 굼벵이 허물들이 우수수 떨어졌는데,

그 순간에서야 일행들은 위쪽에 무언가 있었음을 감지하였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습니다.

한 악마가 기사의 등 뒤를 덮치며,

그를 진창에 자빠트렸는데

놈이 만질 때마다 기사의 은빛 갑주에 냄새나는 검은 오물들이 들러붙었습니다.

황급히 일어난 기사는 들러붙은 악마 짐승을 떨쳐내기 위해 두 어깨를 흔들었으나,

악마는 끝까지 달라붙은채로 즐거운듯이 촉수들을 내질러 전혀 유쾌하지 않은 강제 친구가 발버둥치는 동안

그를 잡고 이리저리 흔들며 놀았습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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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arhammer 40,000 - Codex - necron


어나힐레이션 바지


어나힐레이션 바지들은 강력한 대보병용 전투 기계입니다.

각각에는 테슬라 디스트럭터들이 연결식으로 한 쌍 장착되어 있는데,

이 강력하고 거대한 에너지형 대포들은 강력한 엘드리치 번개를 토해낼 수 있지요.

보통 어나힐레이션 바지들은 네크론 무덤의 가장 저층의 깊은 생텀들에 고정적으로 설치되어 있는데,

만약 일련의 침입자들이 네크론 툼 월드의 함정층들을 우회하여 어느정도 침투하는데 성공한다면,

생텀을 자동화 관리하는 서비스 로봇들 및 카놉텍 벌래 기계들이 어나일레이션 바지가 설치된 해당 생텀 장치들로 들어갑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신랄한 에메랄드빛 천둥이 방출되고,

침입자들은 무덤의 차가운 바람 아래 먼지가 되어 흩날리게 되지요.


네크론 오버로드가 전쟁에 나설 때면,

어나힐레이션 바지의 고대 리펄서 추진 엔진들이 다시 가동되며

툼 월드의 군대에 필요한 화력 지원을 제공해줄 준비를 마치게 됩니다.

이들은 특히 메프릿 왕조의 네크론 군단들 내에서 인기가 많은데,

모든 산 것들을 박멸하는데 강박을 지니고 있는 메프릿 왕조의 기계 군단들은 적 보병들 및 전쟁 괴수들을 최대한으로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둔중한 네크론 군단의 진격 속도에 맞추기도 어려울 정도이므로, 

어나힐레이션 바지는 빠른 편이라 보기 힘들며

덕분에 때로는 정적인 지점에 고정 방어 역할로 배치되기도 합니다.

이런 방어 임무시에는 전장에서 적들의 협공에 의한 위협을 감수할 필요 없이,

그저 적의 후방 침투 혹은 정찰 병력들만 상대하면 되지요.

그러나 이러한 임무에는 가장 강력한 적의 공습에서조차도 안전한 전장 구역을 확보하는 것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무시무시한 목적이 내포되어 있지요.

통상 이런 식으로 어나힐레이션 바지들을 사용할 때, 대부분의 오버로드들은 여기에 이모탈들 혹은 네크론 워리어들을 한 분대 정도 추가하여 수호병으로 배치하는데,

이와 같은 협동 배치는 두 쪽에 모두 좋은 효능을 보입니다.

일단 어나힐레이션 바지는 수호병들을 통해 접근하려는 적의 공격을 감시하고 차단할 수 있으며,

수호병들의 경우에는 강력한 화력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요.


어나힐레이션 바지의 테슬라 디스트럭터들은 기본적으로 대보병용 무기들이지만,

가장 단단한 적 전차들만이 이들의 분노 앞에 완전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테슬라 디스트럭터는 소형 테슬라 포들 및 테슬라 카빈들에서 사용되는 라이트닝-아크 기술력을 상당수 공유하는데,

이 신비한 장치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는 살아있는 목표물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가하며

살을 태우고 피를 끓어오르게 만듭니다.

또한 한술 더 떠서, 방출된 벙개들은 완전히 사그라들 때까지 마치 살아 움직이는마냥 적들과 적들 사이를 건너뛰며 날뛰는데,

그 결과로 남는 것은 훅 쓸려버린 그슬린 학살의 현장입니다.


어나힐레이션 바지들을 애용하는 것은 메프릿 왕조이지만,

이들이 가장 흔하게 배치된 왕조는 은하계 북녘 변방 행성들을 지배하는 아카나자드 왕조입니다.

이 왕조의 툼 월드들은 최근 챠라돈 행성에서 몰려온 오크들에 의해 항시적인 공격에 시달리고 있는데,

오크들 입장에서 온갖 진기한 기술력이 가득하고 높은 질서 체계를 지닌 네크론 행성들은 참을 수 없는 미끼나 다름없지요.

약탈도 하고 겸사겸사 개판도 만들 수 있으니까요.

만약 어나힐레이션 바지들의 방호 능력이 없었더라면,

이 왕조의 행성들 상당수는 이미 오래 전에 전복되고 남았을 것입니다.

쏟아지는 오크 무리들에 맞서 테슬라 디스트럭터만큼 효율적으로 파괴를 쏟아부을 수 있는 무기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 강력한 화력은 허접한 장갑의 오크 트럭들과 루티드 웨건들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하고,

오크 보이즈들을 향해 사용될 때에는 마치 들판의 불처럼 연속적으로 퍼져나가며 적들의 살을 재로 태워버리니까요.



테크노만드라이트들의 몰락

현존하는 모든 네크론 전쟁 기계들은 사실상 한 크립텍 분파에 기원을 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바로 마기스트라크의 테크노만드라이트 크립텍들이지요.

이 비밀스런 크립텍 집단은 먼 고대 네크론티르 종족의 첫번째 분열 전쟁 당시 중립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다만 무기 관련 지식들을 분열파와 통합파 양쪽의 고위 귀족들에게 팔아넘길 뿐이였지요.

이런 식으로 분열 전쟁기에 동포들이 서로간에 피를 흘리는 동안 이들은 상당한 부를 얻어내었으나,

결국에는 아무 의미도 없을 뿐이였습니다.

 

트라이아크들이 올드 원들과의 전쟁을 개시할 무렵,

그 첫번째 목표는 올드 원 외계인들이 아닌, 바로 마기스트라크였기 때문이였지요.

침묵의 왕이 삼은 이유는 얼핏 논리적이고 강제적이였는데,

그것은 올드 원들을 파괴하는 대업을 위해서는 단 한 세력도 이탈 혹은 중립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였습니다.

허나 사실 이는, 최소한 일부만 보자면, 거짓말에 가까웠습니다.


사실 침묵의 왕이 기술자들의 행성에 침공을 가한 이유의 배경에는 공포가 있었습니다.

그는 테크노만드라이트들의 급성장한 세력이 언젠가 트라이아크 체계에 위협을 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그렇기에 테크노만드라이트들의 세력은 한순간에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남은 테크노만드라이트들은 그저 옛 시절의 흔적에 불과한데,

다만 복수와 옛 기술의 영광의 부활만을 꿈꾸고 있습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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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end time : khaine


두 엘프들이 학자와 만나 동행하고 얼마쯤 지나,

세 명의 여행자들은 어떤 비틀린 외형의 기이한 수정 하나가 뜬금없이 한복판에 솟아나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정글의 나무들 사이를 뚫고 빙글빙글 올라가는 형태였는데,

어쩔 때에는 지면 아래서 솟구쳤다가도,

다른 때에는 그대로 하늘로 굽이치며 올라가기도 하였습니다.

학자는 그 기이한 수정을 가리키며 저것은 젠취의 영토 중 일부라 설명해 주었으니,

저주받은 영혼들로 가득 찬 수정 미궁의 일부라 알려주었습니다.

신난 학자가 신선한 새 종이에 깃펜을 옮겨 열심히 적기 시작하는 동안,

아랄로스는 수정 안에 갇힌 한 필멸자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 얼굴의 표정은 수정의 면면마다 옮겨다니며 수시로 뒤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에, 엘프는 순풍을 타고 흐르는 수정에 갇힌 죄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로잡힌 자는 자신이 한때 제국의 마법사였는데,

어쩌다가 마법의 돌 하나를 만들어버려서

그것을 통해 필멸 세상과 불멸의 세상 간 장막을 건너 뛰어버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서러는 불멸 세상을 탐험하던 도중 그만 사로잡혀버렸고,

이제는 두 엘프들에게 그를 풀어달라 비는 신세가 되어버렸지요.

소서러는 두 엘프들에게  절박하게 빌면서, 자신을 살려주면 힘을 다해 도와주겠다고 애원했지만,

아랄로스는 그의 말 속에 무언가 표리부동함이 깃들었다는 생각에 이를 꺼려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학자가 직접 가능한 한 그를 구해달라 부탁하였으므로,

아랄로스는 마지못해 그를 구하기로 결정하였지요.

가능한 한 구하는 것이 좋겠다고, 학자는 강력하게 주장했고

두 엘프가 동의하자 학자는 희망 중에서도 가장 희망찬 기억을 엮어 밧줄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들은 가장 따뜻한 희망으로 엮은 밧줄을 미궁 바깥에 걸었는데,

이를 통해서 제아무리 깊은 미궁의 심연으로 들어갈지언정 다시 헤쳐나올 수 있을 터였습니다.

그리하여 아랄로스와 학자는 너글의 정원 한복판에 솟구친 수정 입구로 들어가며,

이번에는 젠취의 수정 미궁에 발을 디디게 되었습니다.

칼라라는 수정 입구 바깥에서 희망으로 엮은 밧줄을 붙잡는 앵커 역할을 수행하였고,

아랄로스의 매 스카린 또한 그녀의 어깨에서 감시역을 맡았습니다.

숲지기 여자의 두 손은 릴리아스에 대한 기억들로 엮은 밧줄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으니,

그 소중한 기억의 희망이란 심지어 젠취조차도 감히 왜곡하지 못할 터였습니다.


한편, 미궁 안에 들어선 아랄로스는 매 걸음마다 광기가 사방에서 밀려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미궁을 이루는 수정들은 그 반짝이는 표면 면면마다 절대 있지 않았던 과거 모습들과,

그러한 있지 않았던 과거들이 만들어낼 수 있었던 있을 수 없는 미래들을 사방에서 보여주었으니

그대로 계속 수정들에 반사되는 온갖 환영과 미래 비젼들을 쳐다보았다가는 미칠 것 같았기에

탈센의 군주는 두 눈을 단단히 감고 대신 학자에게 수정 미궁 복도들 속에서 자신을 인도해달라 부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온갖 위협들과 약속들이 아랄로스의 마음 속에서 속삭임을 들려주었으나,

그 범람하는 거짓 속에서도 그는 릴리아스에 대한 기억이 주는 희망 하나에 의지하였으니

결국 희망 앞에 헛된 목소리들은 점점 가라앉았습니다.

거의 1년 같은 시간이 흐른 끝에,

아랄로스와 학자는 마침내 소서러 앞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그는 제 미래가 만들어낸 발톱에 단단히 쥐인 채로 옥방에 갇혀 있었습니다.

아랄로스가 그에게 다가가자 악마의 형상이 비명소리를 내질렀으나,

엘프는 마침내 두 눈을 뜬 다음 그대로 창을 내질러 악마 생명체를 꿰뚫어버렸으니,

창에 꿰뚫린 악마는 이내 수천 조각의 수정 파편들로 깨져서 사라졌습니다.


한편, 심지어 수정 미궁 바깥에 있었음에도

칼라라는 아랄로스를 괴롭히는 것과 마찬가지의 속삭임들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그는 거기에 조금의 주의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여신 릴리아스께서 숲지기 여자에게 하사한 임무란 심지어 아랄로스가 아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고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으니,

그녀는 이 임무의 성사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단단한 결심을 지니고 있었고,

그렇기에 그녀는 희망적인 기억들로 엮은 밧줄을 어느 방해와 순간이건 절대 놓치지 않았으므로

그 덕분에 마침내 아랄로스와 학자, 그리고 소서러가 미궁의 끝없는 심연 속에서 다시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약간의 정비 후에, 이 탐험자들은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허나 그들 사이에 딱히 말은 없었지요.

왜냐하면 아랄로스와 칼라라는 미궁 체험 덕에 많이 지친 상태였고,

학자는 미궁에서 본 온갖 경이들에 신나서

필멸자 특유의 혼란스러운 기억력이 다 날아가기 전에 서둘러 이를 기록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소서러 쪽은, 과연 아랄로스의 예상대로 다소 무례하고 동떨어진 동료였는데

특히 두 엘프의 목적지가 무엇인지를 듣게 된 이후로는 아주 꺼림직한 기색을 보였으나,

그래도 제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동의하긴 하였습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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