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아랄로스와 칼라라는 동시에 그 너글의 짐승을 공격하였는데,

창과 검이 괴수의 측면을 가르며 역한 상처들을 후벼내었습니다.

그러자 괴물은 슬픔의 울부짖음과 함께 잡고 있던 기사를 떨구고는 고통 속에 바닥을 굴렀는데,

괴물의 눈들은 두 엘프가 자신을 향해 겨누고 있는 무기들의 검날만을 공포 속에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괴물의 꼴에 마법사는 꼴 좋다는 듯이 웃었고,

학자는 딱히 별 말 없이 새 깃펜을 찾아 주머니속을 뒤지고 있었으며

기사는 몸은 멀쩡했으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나머지,

그를 습격했던 괴물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검을 들어올려 겁먹은 괴물의 머리통을 그대로 찍어버리려고 하였습니다.


괴물은 자신과 같이 잘 놀았던 기사가 갑자기 화를 내며 자신을 죽이려하자,

고독함과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휩싸여 슬퍼하였으나,

마지막 순간 아랄로스는 창으로 가로막아 기사의 마무리를 거둬내고는,

부디 멈춰줄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물론 기사 입장에서 엘프의 변덕을 들어줄 이유는 없었으므로,

그는 엘프를 멍청이라 비웃었으나

그 순간엔 이미 처형할 시간이 지나버린 후였으니

잠깐새 짐승은 몸을 바로 일으키고선,

확실히 그 행운을 놓치지 않고 싶었는지 바로 근처 잡목 부시로 달아나서 숨어버렸습니다.

괴물의 습격 직후,

아랄로스는 학자의 의견을 존중하여 더 조심스레 전진하는데에 동의하였습니다.

그리고 기사는 액 흘러내리는 나뭇가지 아래를 지날 때면 훨씬 더 조심하게 행동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지요.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이후에, 아랄로스는 근처 잡목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는 그 정체를 알아내려 노력했으나,

그 때마다 정체불명의 감시자는 잎사귀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사라졌지요.


이제 최소한 나무들은 공격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위협들이 일행을 덮쳤습니다.

모험가들이 끝없이 내려가는 심해 웅덩이를 지날 즈음,

갑자기 땅이 무너져 내렸으니

만약 적절한 순간에 마법사가 거인의 영창을 날리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무한히 꺼지는 거품 이는 고름의 웅덩이 속에 잠겨 익사해버렸을 것입니다.

또 직후에는, 늪지대가 위험 요소로 다가왔는데

만약 학자가 제대로 된 길을 알고 있지 않았고,

매 스카린이 제대로 길을 확인해주지 않았더라면

아랄로스는 거품에 가득한 늪지대 속에서 안전한 길을 찾아 건너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늪지대를 건너 한 가운데에,

거대한 목재로 만들어진 너글의 대저택이 눈에 드러났습니다.


마침내 일행이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였지요.


Posted by 스틸리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