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8th chaos daemon codex
퓨리
어둠의 노예들, 워프에 속박된 거렁뱅이들
일명 카오스의 까마귀들이라 불리우는 퓨리들은 워프 에너지의 잔류물들과 감정들이 어쩌다 섞여서 만들어진 존재들입니다.
이들은 카오스의 세계 내에서도 가장 최하위의 존재들로서,
파멸의 신들이 각자 자리잡은 세계들 너머에 무한하게 펼쳐진 세계인 일명 '무형 황무지들'에서 살아갑니다.
어둠의 신들은 자신들의 군대들이 워프를 벗어나 현실 우주를 침략할 때 추가적으로 이 생명체들까지 끌어다 쓰기도 하는데,
신들의 부름 앞에서 이 퓨리들은 너무나도 쉽게 유인되어버립니다.
이와 비슷하게, 이메테리움의 무형 황무지들 중 일부가 하나 혹은 다른 파멸의 신들에 의해 개척될 때에,
그 안에 사는 퓨리들 또한 그대로 덤으로 딸려들어가게 되지요.
카오스 신들의 영토로 딸려들어온 퓨리들의 외형은, 자신들의 새로운 주인이 된 신적 존재들의 기호에 따라 변이되게 되는데
코른에게 속박된 노예 퓨리들의 경우 붉은 피부에 호전적인 성격을 지니게 되고,
너글에게 굴복된 퓨리들의 경우 질병과 부패를 풍기게 되며
덤으로 몸이 워프 딱지들로 뒤덮히고 염증들에서 혐오스런 액체들이 흘러나오게 됩니다.
젠취의 통제 아래 놓인 퓨리들의 경우 현란한 색들을 지닌 에너지로 물들게 되어,
빛나는 기이한 방호 장막들을 방출하게 되지요.
슬라네쉬가 이 까마귀 떼들을 소유하게 되면, 퓨리들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와 뚜렷한 감각을 지니게 됩니다.
어떤 이유로 퓨리들이 악마 군단의 일부로 동원되는 것인지,
그리고 과연 얼마나 많은 퓨리들이 동원되는가는, 사실 엄청나게 가지각색입니다.
일단 이 퓨리 떼들을 가장 빈번하게 동원하는 악마는 로드 오브 체인지들인데,
이들은 보통 지상에서 날뛰는 호러 등의 하급 악마 군단들의 머리 위로 날개달린 퓨리들을 먼저 날려보내고,
그 뒤로 스크리머 떼들이 펄럭거리며 후속으로 따라오게끔 하는 전술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슬라네쉬의 사냥꾼 군단들 또한 퓨리들을 적극 활용하는데,
이들의 경우 슬라네쉬의 시커 기병대 무리들의 잔인한 사냥에서 도망치려는 이들의 발목을 묶는데 퓨리들을 사용합니다.
또한 너글의 역병 군단들 같은 경우 계수군대들(Tallybands)의 머리 위로 퓨리들을 먼저 날려보내 아직 신선한 고기를 지닌 적들을 찾아내도록 시키는 반면,
코른의 경우 코른의 군대들이 휩쓸고 난 다음에야 퓨리들은 전장에 발을 들여 남은 시체들로 잔치를 벌이게끔 합니다.
(참고 : 계수군대들의 경우 이전 번역에서 수확자부대라 번역했음.)
특별한 지시가 없다면, 퓨리 떼들은 마치 시체 독수리들마냥 전장 위를 펄럭거리며 날아다니면서,
자신들이 사냥할만한 약한 이들만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마치 현실 우주의 특이한 스캐빈져 동물들처럼, 이 카오스의 까마귀들 또한 약자들의 공포와 나약함을 감지할 수 있으며,
오직 부상당하고 나약해지거나, 고립되거나 혹은 도망치는 이들만을 습격합니다.
만약 쏟아지는 공포조차 버티고 당당히 버틸 정도로 용감한 적들이라면 퓨리들조차 포기하고 도망치는데,
그런 적들의 경우에 퓨리들은 다이브로 기습 공격하려 하다가도 바로 낌새를 눈치채고 시끄러운 까마귀마냥 꽥꽥 소리를 지르며 꽁지 빠지게 도망쳐서는
바로 다른 더 손쉬운 적들을 찾아 헤멜 것입니다.
허나, 만약 겁쟁이이거나 혹은 더 이상 싸울 수 있는 힘이 남아있지 않은 이들이라면 이들 앞에서 별로 좋은 꼴은 보지 못할 것입니다.
퓨리들이 그런 자들에게만큼은 자신들의 치명적인 발톱들을 마구 쑤셔박아 게걸스럽게 꿰뚫고 찢어발길테니까요.
설령 카오스의 군단들이 승리한다고 해도, 퓨리들이 거기서 잘 버텨 살아남는 경우는 드뭅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죽은 이들의 시체들을 쪼아대며 배를 충분히 채운 시점에 이르면,
그들 곁에서 함께 싸운 악마 군단들의 다른 악마들이 이들을 가만히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블러드써스터들 같은 거대한 악마들조차 이들의 겁쟁이 같은 생태에 혐오감이 가득 차오르면
그것을 이들에게 푸는데 조금의 주저함도 보이지 않으며,
아예 한술 더 떠서 자신이 지휘하는 코른의 저급 악마들에게 명령을 내려 전장에서 함께했던 모든 까마귀 악마들을 전부 학살해버리라고 지시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전부 죽던 말던 사실 별 상관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무형 황무지는 말 그대로 무한한 공간이며,
이런 생명체들 또한 무한대니까요.
무형 황무지
카오스 세계는 제약이라던가 어떤 지형적 특징 같은게 없습니다.
다만 이 세계 안에서, 카오스 신들이 지배하는 공간이 곧 카오스 신들의 영토일 뿐인 것이지요.
그들이 지배하는 영토들을 제외한, 그 너머의 휘몰아치는 격류의 지형은 일명 무형 황무지들이라 불리는 공간들입니다.
이 무형 황무지들은 말 그대로 무작위적입니다.
그냥 끊임없이 뒤섞이고, 변형되는 공간이지요.
핏빛으로 물든 하늘 아래, 석화된 숲지대들 사이로 타르 강물들이 흐르는 지역이 있는 반면,
또 어딘가는 하늘 위로 오르는 계단들이 뜬금없이 튀어나오기도 하는데
이 계단들을 오르면 다시 계단의 시작 부분으로 올라오게 되는 그런 무한의 루프가 펼쳐지기도 하고,
아니면 뼈들로 만들어진 성채들이 나오는 장소가 있는가 하면,
토막난 사지들의 대지 위에 세워진 흐르는 피 액체로 만들어진 요새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쓰러진 거대한 신 기계들의 영혼들이 잠든 기계 언덕 공동묘지 같은 곳도 있지요.
필멸자들의 모든 꿈과 악몽들, 모든 광기어린 환상과 저속한 망상이 이 저주받은 공간에서 형상화되는데,
이런 공간에서 사는 악령 생명체들 또한 무선택과 무작위 속에서 탄생한 존재들입니다. 바로 퓨리들이지요.
이들의 접근은 괴상한 목소리들이 들리는 것으로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데,
얼핏 사람의 목소리와 비슷하지만 잘 들어보면 가장 원시적인 지각력과 본능만을 지닌 생명체들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만약 충분히 강력한 그레이터 데몬들과 데몬 프린스들이라면,
신들의 영토에서 벗어나 이 무형 황무지들로 들어와 이 땅 일부를 점령하여 주변 일대를 통제하고 지배하기도 하는데,
이들이 만든 이 작은 섬 영토들은 카오스 신들의 광대한 영토들에 비하면 코딱지만한 수준에 불과하겠지만
대신 창조자들의 고유한 성격들이 깃들어 있으며,
작은 신전 혹은 성소의 형태로 신앙의 틈새 시장에서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