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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Volume 3 Khaine


위기의 순간, 구원은 전혀 예측못한 방향에서 찾아왔습니다.

아랄로스가 일전에 구했던 너글의 짐승 하나가 그를 잊지 않고 모습을 드러낸 것이였지요.


다른 모든 동족 괴물들과 마찬가지로,

이 괴물 또한 오직 친교만을 위해 사는 존재였는데,

아랄로스 일행에 의해 실망하여 활기를 잃게 되었습니다.

짐승은 이후 먼 거리서 계속해서 아랄로스를 따라다녔는데,

물론 어떤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닌,

대신 오직 아랄로스만이 그것에게 유일하게 증오 대신 다른 무언가를 보여준 이였기 때문이였습니다.

;아랄로스는, 최소한 짐승이 생각하기에 그의 친구였습니다.

이제 짐승은 누군가가 그의 친구를 다치게 하려고 하는걸 보았으므로,

이에 대해 적절한 벌을 주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것이였지요.


소서러는 마법 영창에 열중하느라 자신의 최후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눈치채지도 못했습니다.

물론 마지막 순간에야, 목덜미 뒤에서 짐승의 역하고 무거운 숨결이 훅 불어오는걸 느꼈겠지만,

이미 그 때에는 괴물이 그를 통째로 삼켜버리고 있었습니다.


아랄로스는 당연히 이 갑작스런 구원에 대해 경계하면서

어떻게든 벼랑에서 몸을 일으켜 세워 다시 바보들의 다리 위로 돌아왔습니다.

짐승은 그의 친구가 자신과 놀아주길 원하는 것으로 착각하고선 기쁨에 가득 차 그를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환희에 가득찬 짐승이 절벽 위로 올라온 아랄로스를 다시 뒤로 밀쳐버리고,

그 길고, 끔찍한 액체가 흐르는 혀가 애정 속에 아랄로스를 마구 휘감아버리기 직전에

마침내 학자가 그를 위해 나섰습니다.


그의 발치에 놓인 두개골 하나를 집어든 학자는 그것을 짐승의 눈 앞에서 두어번 휙휙거렸습니다.

직후 그것을 협곡 경사면 아래를 향해 멀리 집어던졌지요.

짐승은 혹시 무슨 속임수인가 하여 잠깐 주저했지만, 

이내 행복함에 젖어 그 해골을 찾아 멀리멀리 떠났습니다.


공격당하여 지면에 떨어진 스카린을 줏어든 후에,

아랄로스는 마지막으로 학자에게 같이 필멸 세계로 돌아가는건 어떻겠냐 물었습니다.

허나, 학자는 겸손히 이를 거부하였지요.

그는 아직 이 세상에서 보고 기록해야될 것이 많다고 말하고선,

간단한 인사와 함께 그대로 다른 첨언 없이 짐승을 따라 즐거운 콧노래를 부르며 카오스의 세계로 내려갔습니다.


아랄로스는 떠나가는 그를 한동안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칼라라에게 속삭이듯 작별 인사를 건내고선,

다시 그를 기다리는 포탈로 몸을 돌려 마침내 현실 세계로 돌아왔습니다.


아직 그가 해야될 일은 많이 남아 있었으니까요.



ps. 엔드 타임 케인 전체 책 중에서 딸랑 4장 정도 분량의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가장 재미있는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음..ㅎㅇㅅ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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