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출처 : codex supplement Ultramarine 2019


고르곤과 페니키안

페러스 매너스와 펄그림간의 우정은 이들이 서로를 처음 만난 순간 시작되었으며,

황제의 이름 아래 펼쳐친 긴 성전들 속에 더욱 더 깊어져갔습니다.

그러나 펄그림의 반역자로서의 길이 마침내 드러난 순간 이전부터도 이 둘의 우정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지요.

언제나 솔직한 아이언 핸드의 군주는 엠퍼러스 칠드런의 교만한 시조와는 묘할 정도로 대조적이였습니다.

허나 둘 사이에는 분명한 우정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아예 형제 프라이마크들 간에 매너스가 맺은 진정한 우정이 바로 펄그림과의 우정만이였는지도 모르지요.

사실 매너스 자체가 호감을 갖기에는 어려운 영혼의 소유자였으니까요.


허나 이 우애는 생각해보면 또 그리 이상한 것도 아니였습니다.

물론 한 쪽은 정제된 우아함을 추구하고, 한 쪽은 직설적이고 타협않는 수단들을 통해 완벽을 추구하고 있었지만,

펄그림과 매너스는 어쨌건 둘 다 완벽을 추구하는 자들이였으니까요.

그렇기에 호루스조차도 펄그림에게 매너스를 반역의 대의 아래 끌어당기라 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허영심 가득한 프라이마크 펄그림은 자신의 바람대로 이를 해내려 들었습니다.


물론, 매너스는 그가 줄 수 있는 유일한 대답만을 내놓았습니다.

그렇게 우애는 영원히 깨져버렸고,

비탄으로 가득한 시대를 찬란히 비출 비극으로의 길이 열리게 되었지요.

그러나 만약 매너스가 그의 아버지 대신 형제를 택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는 역시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아이언 핸드 군단이 헤러시 초기 호루스에게로 투신했다면,

은하계의 운명 또한 우리가 아는 그것과는 아주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고르곤의 운명

위대한 성전은 언제까지나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자부심 넘치는 호루스, 황제의 아들들 중 장자는 결국 허영심과 이단적 신들의 꼬드김에 빠지며 충성심을 버리고 말았지요.

그림자 속에서, 호루스는 그의 형제 프라이마크들 중 다수를 자신의 뜻 아래 합류시켜 마지막 타격 전까지 그들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그리고 아이언 핸드 군단의 타협 불가한 군주에게 있어, 그들의 반역에 대해서는 단 하나만의 대답만이 가능했지요.


상당수는 마침내 드러난 반역의 그 첫번째 사건을 이후 벌어진 반역의 여러 사건들 중 최악이라 여기기도 합니다.

호루스의 반역은 이스트반 III에서의 내부 충성파 숙청 작업들 및 바이러스 포격을 통해 만천하에 드러났으며,

직후 호루스는 근처 이스트반 V 행성의 화산성 대지 위에 거대 전략소를 세운 다음 불가피한 제국 충성파 측의 반격에 대비했습니다.


황제가 헌신해온 모든 것을 무너트리려는 호루스의 악행들을 확인하자마자,

로갈 돈은 자신의 군단을 비롯한 도합 7개 군단들을 보내어 반역도당 세력을 파괴하고자 하였습니다.

이 정도 규모라면, 겨우 3명에 불과한 호루스의 형제 프라이마크들,

ㅡ앙그론, 펄그림과 모타리온은 결국 호루스를 따라 파멸을 맞이할 것이 분명했지요.

그렇기에, 사실상 이 정도 규모의 대병력을 이미 자기 내전 속에 피폐해진 4개 군단의 섬멸을 위해 파견한다는 것은

사실상 군사적 중요성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제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무자비한 경고 메세지에 더 가까웠습니다.


아아, 허나 이 7개 군단들 중, 나이트 로드와 아이언 워리어, 워드 베어러와 알파 리젼은 이미 비밀스럽게 호루스에게 충성을 보내고 있었으며

자신들의 함선들을 뒤로 한 채 순진한 충성파들이 그 정당한 진군 속에 자신들보다 앞서 나가게끔 모략을 꾸몄습니다.

게다가, 돈의 임페리얼 피스트는 워프 속에 정체되어 그가 천명한 복수에서 멀어지고 말았으니,

결국 샐러맨더, 아이언 핸드와 레이븐 가드에게 이스트반 V는 닫히기 직전의 함정 속이나 다름 없었던 것입니다.


경작자의 분노어린 손

아이언 핸드와 샐러맨더, 레이븐 가드 군단의 총 책임자였던 매너스는 분노 속에 공격만을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불칸과 코락스의 주의 경고조차 무시하며 공습을 개시하였는지,

혹은 그 충언들을 받아들여 지원 병력들이 당도하기 전까지 기다렸는지에 대해서는 이제 와서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이 3개 군단들이 전투의 선봉을 맡았습니다.

아이언 핸드들은 이 전투 직전에 벌어졌던, 엠퍼러스 칠드런 측의 기습 공격에 여전히 동요하고 있었으며,

프라이마크 또한 가장 친한 친구였던 펄그림의 개인적 배신에 충격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또한 오래간 억눌러왔었던 원한이 매너스의 분노에 부채질한 점도 한 몫을 했지요.

ㅡ워마스터의 망토가 그에게 수여되었다면 자신이 펼쳤을 그 업적들이,

호루스만 아니였다면 말이지요.

아무튼 그러한 것들이 그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어쨌든 간에, 이스트반 V 공습은 매너스의 설계대로 진행되었습니다.

궤도 포격이 만들어내는 천둥의 소음이 그치자마자 첫번째 드랍 포드들이 마치 강철의 비처럼 검은 현무암 모래 대지 위로 쏟아졌지요.

반역자 측의 대공화망 사격이 개시되자 하늘 위로 폭발들이 섬뜩한 꽃들처럼 피어올랐으나,

공습 자체가 워낙 압도적이였기에 대공화망 사격이 만들어낸 피해들은 복수를 위해 일어선 호전적인 거인의 가죽에 난 생체기들에 불과할 뿐이였습니다.


매너스의 체계적인 준비들 덕분에 충성파들은 호루스의 관문을 뚫어낼 수 있었지만,

오직 행운과 분노만이 전투를 성사시킬 수 있을 정도로 싸움은 치열했습니다.

샐러맨더들과 레이븐 가드 측이 적 방어자들의 양 측면들을 공략하는 동안,

페러스 매너스는 1천의 아베니 클랜 터미네이터들을 이끌고 호루스의 목구멍을 직접적으로 공략했습니다.

동시에 그는 첫 행성 공급 이후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자신 쪽으로 집결시켰고,

이에 따라 전투 속에 타격받고 손실을 입은 충성파들이 프라이마크가 펼치는 자유로운 분노의 광경 속에 새로운 활력을 얻으며 새롭게 뭉칠 수 있었습니다.

이어진 수 시간 동안, 그 누구도 감히 매너스의 분노 앞에 맞설 수 없었습니다.

엠퍼러스 칠드런 측이 새로운 음파 무기들을 동원하여 고막이 터지는 화망을 쏟아내기 시작한 순간에서야, 매너스의 진격이 지연되었습니다.


배신이 드러나다

이제 전투는 사방에서 불타오르며,

전무후무한 규모의 유혈낭자한 교착 상태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매너스는 여전히 조금도 지친 기색이 없었습니다.

와중에 나이트 로드, 알파 리젼, 워드 베어러와 아이언 워리어 군단 지원군이 후속해서 후방에 착륙한 것을 확인하자,

그는 최악의 폭풍은 이제 지나갔다는 판단을 내리며 마땅한 승리를 보장하기 위한 다음 전술들을 도입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지원군들은 총구를 돌려 전투 중인 매너스와 충성파 무리들에 겨누었고,

매너스의 승리의 꿈 또한 순식간에 악몽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매너스가 간신히 뚫어놓은 작은 교두보는 순식간에 지옥의 도가니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후퇴하기를 거부했지요.

더 이성적인 이들이 기습적으로 펼쳐진 이 재앙에서 무언가라도 건져서 도주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매너스는 어직 용납불가한 실패가 펼쳐진 것에만 집착하며

그를 따를 수 있는 모든 병력들을 동원하여 공격에만 집중했습니다.

여기서 만약 그 자리에 펄그림이 없었더라면, 매너스 또한 무언가 다른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허나 마지막 순간 펄그림이 터트린 조롱 가득한 비웃음에,

매너스의 마지막 남아 있었던 자기 통제의 사슬들이 그 순간 전부 끊기고 말았지요.

두 형제들 간에 있었던 믿음의 파열은 페러스 매너스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것이였고,

형제간의 우애는 순식간에 불타오르는 증오로 바뀌어 그를 휘감았습니다.


한때 동맹이라 판단했던 전사들에 의해 다른 충성파들이 학살당하는 동안,

페러스 매너스는 직접 펄그림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이 가장 암울한 순간에, 두 형제는 서로간에 가장 맹렬하고 혹독한 공격들을 주고받았다 하는데,

그 둘의 대결은 오랜 우정의 배신 아래 더욱 더 격렬해져갔습니다.


매너스는 자신이 밀리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미 지친데다가 1백여 이상의 부상들을 지니고 있었지만,

펄그림은 이제 막 전투에 돌입하였으며 

그가 휘두르는 망치에는 초자연적인 활력이 담겨 있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매너스는 싸웠고, 그의 검 '파이어블레이드'는 형제의 갑주를 타격하며 비통하게 울부짖었지만,

단 한 순간도 패배의 가능성이라는걸 몰랐던 프라이마크는 결국 펄그림이 날린 최후의, 참수의 일격 아래 패배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펄그림은 그 마지막 공격을 날리기를 주저했다고 합니다.

그 최후의 순간에, 그의 사악함조차도 잠시 묻혀버렸다고 하지요.

물론 제국의 기록들에는 그가 주저했다는 기술 같은건 조금도 없으니,

이는 이 학살의 태동기에 태어난 또다른 미스터리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매너스의 주검이 맞이한 운명 또한 마찬가지로 논쟁의 여지로 남아 있습니다.

다수의 서로 대조적인 기록들이 진실 여부를 가리고 경쟁하고 있지요.

그러나 확실하게 알려진 것만으로도 이미 끔찍합니다.

강습 지역 대학살(the Drop Site Massacre)은 3개 충성파 군단들의 전력을 완전히 부셔버렸으며,

곧 이어질 재앙의 전조처럼 전장들을 그들의 피로 칠했습니다.

더욱이 엠퍼러스 칠드런의 해상 매복에 당하고,

프라이마크의 사망으로 영혼이 아작한 아이언 핸드 군단은 다시는 군단으로 제대로 싸우지 못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이로 인해 다수의 분열된 개별 부대들로 나뉘게 된 아이언 핸드들은 게릴라 전략으로 자신들만의 긴 성전 속에 반역자들에게 온갖 피해를 입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