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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sychic Awakening - Phoenix Rising
'라나 단트라. 우리 종족의 최후.
지금껏 우리는 얼마나 오래간 그 운명이 숙명이라 말해왔던가?
모든 예언은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이라고 단언한다.
허나 그렇다면 그것을 지연시킬 수는 없을까?
아니, 어쩌면 우리가 우리의 파멸을 숙명으로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것이 진짜로 숙명이 되는 것은 아닐까?'
-울쓰웨의 테우리아
뒤엉킨 희망과 절망
싸이킥적인 방법과 속세적인 방법 모두를 동원하여, 이브레인은 아엘다리 종족의 문화권들 전체에 그녀의 계획에 필요한 씨들을 조심스레 뿌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녀를 괴롭혀왔던 악몽과 마주하기 위해 모든 것을 동원해야 될 때가 왔지요.
바로 이아스글라스 행성에서, 그녀는 이제 그녀의 머리를 베어가길 갈망하는 피할 수 없는 사냥꾼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이아스글라스로 향하는 여정은 워프 스톰들로 인해 매우 위험천만했습니다.
웹웨이를 통해 접근할 때면 소름끼치는 울부짖음이 멀리서 들어오는 기이한 반붕괴 터널들이 툭 튀어나와 여정을 방해했으며,
현실 우주를 여행할 때면 베테랑 조타수조차도 자신의 한계를 극한까지 끌어올려야 했지요.
허나 이런 시련 덕분에 이브레인을 따르는 아엘다리들은 자신들이 옳은 길로 가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일부는 자신들을 방해하는 이 폭풍들이 슬라네쉬의 영향 때문이며,
그 악신이 자신들을 저지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과연 적재 적소마다 함선들은 실종되고 정체되거나 혹은 인간 이단 아스타르테스들의 습격을 받았으나
불굴의 의지를 가진 생존자들은 앞에 놓인 모든 장애물을 뚫고 전진했습니다.
3개의 흑색 달들이 공전하는, 부드러운 빛을 발하는 거대한 행성인 이아스글라스는 적색 별 미아구를 공전하는 파라다이스 행성이었습니다.
이브레인 또한 과거 해적 여걸 시기에 이 행성이 어땠는지를 잘 기억하고 있었지요.
사실 잘 기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세그먼툼 퍼시피쿠스 일대에서 노력질을 실컷 한 이후 수많은 적들을 피해 자주 은신처로 사용했던 장소가 바로 이 행성이였으니까요.
이아스글라스는 맨눈으로 보기에도 아름다운 행성이나, 마녀의 눈으로 보면 그 영적 중요성이 확실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중심부의 행성-성소가 위치하고 있고, 그것이 행성의 싸이킥적 신경 시스템의 심장처럼 작용하고 있지요.
이브레인은 엑조다이트들이 가장 밀집된 지역으로 서둘러 이동했습니다.
그들은 행성-성소를 맹렬히 수호하기에, 가장 많이 모인 곳으로 향한다면 그녀가 찾고 있었던 엑조다이트들 또한 만날 수 있을 테니까요.
성소에는 이 메이든 행성에서 세상을 하직한 모든 엑조다이트들이 싸이킥 게스탈트 안에서 안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풍수지리법을 활용한 일종의 인피니티 서킷이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브레인이 이 행성을 찾아온 이유는, 바로 이 행성에 깃든 그 풍부한 영적 에너지를 활용함으로써,
슬라네쉬의 사냥이 마침내 시작되면, 그와 함께 찾아올 '불가피한 적'을 막기 위한 방패로 활용하기 위해서였지요.
아무튼 저렇든, 그녀는 마침내 행성에 상륙했습니다.
과거, 해적 여제 '앰하록'으로 살아갈 적에 그녀는 이 행성의 엑조다이트 부족장들과 친밀한 관계를 다져놓았기에,
그들은 그녀를 성대하게 환영해 주었지요.
물론 이브레인이 자신의 계획을 말해주자, 부족장들은 당연히 그녀의 계획을 지원해주지 않겠다 대답했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저지하겠다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수 달이 흘렀습니다.
이브레인이 그동안 우주 전역에 흩어보냈던 전령사들은 하나둘씩 그들의 목표들을 성사시키기 시작했고,
일부는 어둠에 잠긴 은하계의 위험들을 무릅쓴 끝에 그녀가 원했던 이들과 함께 그녀 앞에 다시 돌아오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렇게, 현 은하계의 아엘다리 영웅들 중 내노라하는 이들이 각자의 의욕 아래 이아스글라스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장차 펼쳐질 미래의 실타래들을 읽은 은하계 각지의 파시어들 또한 각자의 사절단들을 대리로 보내거나
혹은 강력한 전쟁 군세들의 지휘관으로서 직접 행성에 방문하였지요.
이렇게 모인 대표단들 중 일부는 이아스글라스의 행성 성소에 직접 상륙했고,
그렇게 모인 이들은 아엘다리 종족의 향후 방향에 대해 열띈 토론을 벌였습니다.
아우타크들, 헤몬쿨리들과 쉐도우시어들 및 다른 아엘다리 종족의 다양한 지도자들이 각자 열의에 찬 연설들을 행하거나
혹은 분노에 찬 열변을 토해냈지만
어느 한 쪽도 어떤 협정을 이루어내지는 못했지요.
다른 무리들은 침묵을 유지했습니다.
이를테면 '흑요석 장미' 카발이라던가, '얼어붙은 별들' 대극단 같은 경우에는 자신들의 의도를 숨긴 채로 이아스글라스의 황야 주변을 떠돌거나
혹은 행성 너머 궤도의 어둠 속에서 대기했지요.
다만 이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운명의 부름에 응해서 여기 왔습니다.
이들 모두는 이브레인의 부름에 의해, 아니면 자신들의 예지에 따라 장차 이아쓰글라스에서 펼쳐질 인과성의 특이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은하계 사방에서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지요.
허나 이들 중 소수만이 서로간에 정확히 같은 결과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이브레인 또한 이들이 각자 다른 것들을 원해서 이 행성을 방문했고, 그에 따라 서로 분열될 것이라는걸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인니드의 대의 아래 선택받은 이들 중 그녀의 부름에 응답하여 모습을 드러낼 이들을 그녀가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지요.
ㅡ제인 자르, 렐리스 헤스퍼렉스와 '자정의 슬픔' 극단과 그들과 함께 찾아온, 저주받았지만 치명적으로 강력한 솔리타리 한 명,
그리고 궤도에서 침묵 속에 준비 태세를 유지 중인 엘다 해적들의 일개 함대 등등,
이들 모두는 이브레인의 소집에 응답했으며, 그녀가 직접 소집 장소를 통지하자 그녀의 요청에 따랐습니다.
파멸이 임박했습니다. 이브레인은 이를 잘 알고 있었지요.
허나 만약에 꿈과 환상들을 통해 경고받은 그 운명을, 아엘다리 세력들의 일치된 힘의 조력 아래 이겨낼 수만 있다면
어쩌면 그녀는 지금껏 반목만 해왔던 아엘다리라는 종족에게 그 어떤 수만가지 연설들과 설교들보다 더 강렬한 확신을 심어줄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그녀 마음 속은 장차 찾아올 '불가피함'에 대한 긴장으로 가득했지만,
이미 이를 맞이할 각오는 다 되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운명이 어서 찾아오기만을 기다렸지요.
이브레인이 도착한지 6주하고도 6일 6시 정각이 정확하게 일치한 순간, 악마의 침입을 알리는 경고가 울렸습니다.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한 엑조다이트 기마병이 가장 빠른 공룡 기마를 탄 채로 접근해오더니,
말에서 내려 거친 발걸음 아래 이브레인의 군대들이 집결한 야영지 앞으로 다가왔지요.
그는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적도 선상의 순례길 근처에서 벌어진 무시무시한 대학살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악마 군세들의 침공이 시작되었으며, 그 앞에는 한 거대한 대악귀가 있었노라고,
그 힘이 너무나도 강대하여 자신들 엑조다이트들은 물론이고 아슈라니 혹은 드루카리조차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이지요.
엑조다이트 전령이 부상 속에 죽어갈 즈음, 하늘은 검게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은 숲지 사이를 거칠게 휘저으며 소름끼치는 비명과 같은 바람소리를 만들어냈지요.
이어서 역할 정도로 달짝지근한 액체의 비가 쏟아졌고,
곧 세찬 돌풍 속에 폭우가 되어 함께 숲의 가시거리까지 앗아갔습니다.
마침내 나무들 사이로 자주빛 안광이 은은히 빛을 발했습니다.
ㅡ샬락시 헬베인이라 불리는 공포의 대악귀가 마침내 신록의 숲지 가운데서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였지요.
모두의 앞에 나타난 헬베인은 일단은 혼자였습니다.
홀로 모습을 드러내며 다가오는 대악마의 모습은 마치 먹잇감을 향해 접근하는 거대 사냥꾼 포식자의 그것과 유사했지요.
곧, 이브레인을 오래간 괴롭혔던 그 환영들이 마침내 고생할 가치가 있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그녀는 환상들과 악몽들을 통해 이 순간을 이미 매우 많이 겪었고,
심장 박동 단위로까지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 것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미래에 맞서 이브레인은 일사분란한 반응으로 명령들을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곧 아슈라니 전사들과 스키머 전차들이 야영지의 남쪽 경계선을 화살촉처럼 덮쳤고,
그와 동시에 드루카리 위치들과 할리퀸들은 북쪽을 덮쳤습니다.
이들은 이제 막 매복을 풀고 야영지를 덮치려던 슬라네쉬의 악마 매복 부대들을 그대로 역기습했지요.
또한 궤도의 해적 함대에서는 자주색 레이져 광선 포격들이 쏟아지며 숲의 천장에 눈부신 구멍들을 마구 뚫었고,
순식간에 수많은 초자연적 침략자들이 소멸되어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악마의 수는 압도적이였으며,
이미 유혈과 승리 속에 전율함과 동시에 고통과 위험 속에 환희하고 있었습니다.
조금도 기세가 위축되지 않은 헬베인의 거대한 사냥꾼 무리는 그대로 반격을 가했지요.
곧 무자비한 사격전들과 속도 빠른 근접전들,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전이 야영지 일대 숲지 전역에 걸쳐 일어났습니다.
한편, 은하계 아엘다리 중 최강자들에 속하는 5명의 투사들이 대악귀의 앞에 나타나 놈의 길을 가로막았습니다.
이 5명의 영혼들은 사악한 에너지로 불타오르는, 살아있는 용광로와 같이 무시무시한 대악마의 앞에서조차 찬란히 자신들의 빛을 발하고 있었지요.
그들 중, 가장 먼저 릴리스 헤스퍼렉스가 경악 속에 턱이 떨어져나갈 정도의 놀라운 속도로 헬베인을 향해 먼저 달려들며
잔혹한 미소 속에 단검들을 슥 꺼내들었지요.
뒤이어 이브레인과 비자크가 서로 긴밀한 거리를 유지하며 크론소드들을 꺼내들어 놈에게 달려들었고,
동시에 헬베인의 뒤편 거대한 나무 천장 위에서는 은은한 다이아몬드빛 잔상을 흩뿌리는 솔리타리가 공중제비를 돌며 헬베인을 덮쳤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인 자르가 정면에서 놈의 중심을 향해 질주하였고,
그녀의 전투 포효성이 날카롭게 숲 일대를 강타했습니다.
이어진 전투는 그야마로 위대한 전설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로 힘을 합친 아엘다리 연합군들은 용기와 결의 속에 전선들을 끝까지 사수하며, 헬베인과 놈의 악마 무리를 서로 분열시켰으며,
쏟아지는 엘다 해적들의 지원 포격 아래 필사의 각오로 악마 군세들에게 전술적 반격들을 차례대로 가하였습니다.
감히 그 어떤 종족도 이와 같이 정교하고 재앙적인 방식의 전투를 수행할 수는 없을 정도였지요.
그들은 하나 되어 완벽한 일치단결 속에 악마들에 맞서 싸웠습니다.
이 순간만큼은, 아슈라니와 드루카리 그리고 할리퀸들 모두가 천상에서 쏟아지는 에너지 광선들의 비 속에서 단체로 죽음의 무용을 추며
그것으로 모든 악마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습니다.
놈들은 아엘다리들의 전선을 뚫어내지 못하고 있었으나,
이 대결의 운명은 결국 헬베인과 이브레인의 투사들 간의 위대한 대결 속에 그 끝이 결정될 예정이였지요.
ps. 솔직히 나머지 크래프트월드니 드루카리니 하는 부분은 본인이 엘다에 관심이 쥐뿔만큼도 없어서 ㅈ노잼 졸린 파트였는데,
이브레인 부분은 꿀잼이였다.
왜그런가 생각해보니, 이브레인이 그동안 보여준 엘다 모습과 많이 달라서 그런거같음.
이전까지의 엘다는 대부분 예언과 숙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희생하는 모습을 주로 보여줬음.
물론 비장하긴 하지만 너무 뻔하고 감동도 없는 스토리인데,
이브레인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것에서 벗어나서
죽게 되는 운명에 맞서 싸우고 대비하는 그런 모습을 이번 책에서 보여줘서 재미있었던거같음.
거기에서 재미와 여운 감동이 느껴지는거고.
다음편 에필로그로 번역 끝인데, 아마 다음편 에필로그에 전투 결과가 나올거 같다.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