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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8th imperial fists Supplement


가라돈은 진보적 스탠스의 인물이었고,

이에 따라 캡틴이 된 이래로 챕터의 다른 지휘부 형제들이라면 거리를 두거나 냉담하게 여겼을 다른 챕터들의 형제들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실제 그는 다수의 전장들에서 울트라마린 챕터의 카토 시카리우스, 

인베이더즈 챕터의 콜베인 브라스크, 블랙 템플러 챕터의 카스텔런 드라코와 블러드 엔젤의 에라스무스 타이코 등과 협업하였으며,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의 특별한 전쟁 방식들을 신중히 학습하여 중대의 전투 교리들에도 적용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가라돈과 시카리우스의 관계는 사실상의 우정 관계라는 말까지 있는데,

탈라사르의 위대한 대공이 자랑하는 그 특유의 차가운 태도를 고려해보면

그러한 루머들은 아마 망상일 것입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런 저런 공로 끝에 마침내 가라돈은 3rd 중대에서 승급하여 2nd 중대 지휘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별로 내켜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자신의 사랑하는 3중대의 앞날과 관련하여 별로 좋지 못한 예감을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2nd 중대 취임 후 겨우 1년 만에, 3rd 중대는 다시 한번 개털리고 말았는데

히드라 코르다투스 행성에서 이번에는 워스미스 혼수가 이끄는 아이언 워리어들에 의해 사실상 학살을 당했습니다.

가라돈은 그 즉시 챕터 의회에 청원을 넣어 자신의 지휘 아래 3rd 중대의 군기가 다시금 일어설 수 있게 해주십사 하고 요청했고,

이에 가장 먼저 라이샌더가 적극 응하며 가라돈의 뜻을 지원해 주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이전 라이샌더와 가라돈이 이끌었던 '천둥의 성전' 당시의 베테랑들이 아직까지 여러 중대들에 퍼져서 많이 살아남은 상태였고,

가라돈은 이들을 다시 모아 '테라의 수호자들' 중대를 다시 재건해냈습니다.

물론 상당수의 병력들이 비어 있었기에 이 빈 자리들은 최근 올라온 신병들로 채워 넣었는데,

이 시기에 새로운 암흑 성전이 개시되려 하고 있다는 불길한 소문들이 속속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지요.


아아, 그러나 가라돈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3rd 중대는 아이 오브 테러의 변방에 배치되어 암흑 성전을 막는 명예롭고 귀한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경험 없는 전사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과연 소문대로, 악의 세력들이 쏟아지며 아이 오브 테러 일대의 제국 도시들이 불타오르는 동안에도

가라돈은 일선에서 바져 그의 3rd 중대와 함께 팔랑스 수호 임무나 수행하면서 훈련에 철저히 매진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지요.

그러나 또 운명은 아이러니하게 흘러가며,

가라돈과 3rd 중대가 팔랑스에 남겨진 것이 그야말로 크나큰 행운의 결정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이 명예로운 전투 정거장에 가장 큰 위기가 닥친 순간, 가라돈과 그의 3rd 중대 전사들이 그 안에 타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 '미숙한' 3rd 중대와, 그들을 이끄는 가라돈의 재치 있는 용기가 아니었다면,

M41년 후기의 제국의 운명은 정말로 아주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최소한 챕터 의회는 그렇게 믿는데,

바로 그 이유에서 챕터 의회 측은 결의의 손ㅡ대성전 시기의 유물로 지금까지 전설적인 챕터 마스터 라제리안을 제외하곤 누구도 수여된 적 없는 유물을 그에게 맡길 정도였지요.


일부는 가라돈의 운명이 어쩌면 다른 누군가의 인도를 받은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다른걸 떠나서, 그는 3rd 중대에 닥친 위기에서 2번이나 살아남았으며,

홀리 테라가 위기에 처한 순간에는 우연처럼 그 자리를 지켰고

이후 카디아 대탈주의 순간에는 구원자로 활약하기까지 했지요.

이에 따라 챕터 내에서, 특히 천둥의 성전 당시 그와 함께하며 같이 나이 들어가고 있는 챕터 베테랑들은 

가라돈이 무언가 위대한 대의, 진짜로 어쩌면 황제님의 가호를 받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라돈은 그러한 주장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그저 '전사의 행운'에 불과했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이후 에라 인도미투스의 시대가 시작되며 성전들이 펼쳐지자 그는 여기에 기꺼히 참여하며

갈라진 제국을 다시 영광 아래 복구하겠노라 결의했지요.

그는 항상 다른 전투-형제들에게 최선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특히 이 시기에 가라돈은 변화에 대해 큰 불신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자신의 챕터 내 신구 세력 간 결속을 위해서

몸소 루비콘 프라이머리스라는 큰 위험을 건너기까지 했습니다.

챕터의 고참으로, 당연히 더 좋은 자리에도 오를 수 있었지만,

그는 계속해서 '테라의 수호자들' 중대를 담당하며 진급을 사양했고

그의 적극적인 헌신 아래 3중대는 챕터의 중대들 중 일류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허나 가라돈의 여정은 점차 고독해지고 있습니다.

팔랑스에 챕터 수뇌부가 모인 자리에서, 그가 시선을 돌리면

이제는 시카트릭스 말레딕툼이 제국을 찢어버리기 이전 시대의 전사들은 세상을 떠나 사라진 지 오래가 되었지요.

그리고 행여나 자신이 라이샌더를 처음 만났을 때 그에게 내린 판단처럼,

자신이 점점 자만심과 앙심만 가득한 유물이 되어가는 건 아닌가 하고 염려하고 있기도 합니다.

계속된 전쟁 속에, 가라돈의 전투-형제들 중 너무 많은 이들이 세상을 떠났고,

그가 친했던 동기 캡틴들 또한 많이 사라졌습니다.

챕터 밖 동맹들 중에서도, 타이코의 경우에는 아마게돈 전쟁 당시 블랙 레이지로 세상을 떠났고,

시카리우스는 이메테리움의 조류 속에 삼켜져 실종 상태이며

브라스크는 골라 행성의 화염 폭풍 속에 전사했습니다.

드라코의 경우에는 다시 회고할 수조차 없는 끔찍한 행위들로 인해 파문된 반역자(excommunicate traitoris) 선고를 받았지요.


이제는 가라돈의 늙은 멘토 라이샌더만이 살아남아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화강함마냥 폭풍 속에서 견뎌내며, 마치 아직 오지 않은 어떤 거대하고 끔찍한 전투만을 기다리는 마냥 버티고 있지요.

-언젠가 그 전투가 찾아오게 된다면, 두 전사들은 서로 함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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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코니 117th 중대가 어둠에 잠긴 숲에 가한 공습이 실패로 끝난 이래로,

숲은 수일간 계속 타오르고 있었다. 

다수의 가드맨들 또한 워스미스 칸징의 악마-빙의된 숲 안의 방어 시설들에 참살당하여 숲과 함께 타오르고 있었다.


하노리오 v 행성의 퍼디툼 요새는 1천여 년 간 굳건히 버텨왔으나,

내부에는 큰 약점 하나가 존재하고 있었다.

지난 50여 년 간 그 긴 장벽들이 제대로 수리되지 않았던 것이다.


'모두 준비 완료됐나?' 가라돈이 질문했다.


문득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에 눈살을 찌뿌릴 뻔했다.

같은 목소리라고는 하지만, 무언가 이상하게 다른 느낌이었다.

사실 프라이머리스 시술을 받아들인 이후로는 신체 전체가 마치 다른 것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리테넌트 카라스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3rd 중대는 지휘관님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쓰라소스 대령은?'


'재보급을 위해, 1일이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가라돈이 툴툴거렸다.


'그렇다면 내일이 되면 하루가 더 필요하다고 말하겠군.

그 작자는 겁쟁이다.'


'그렇다면 저희들끼리 공습을 개시하는 것입니까?'


그의 질문 아래에는 약간의 기대가, 아주 허접하게 감추어진 채 그대로 묻어나왔다.


'물론이다, 형제여.'


저 멀리 숲은 연기로 뒤덮힌 하늘로 새로운 포격을 쏟아내고 있었다.

숲에서 날아온 포격들이 폭발 크레이터들이 가득한 언덕을 다시금 강타하며,

하라코니의 참호선들을 향해 진흙과 흙 무더기들을 쏟아냈다.

곧 질서를 회복하려는 일선 장교들의 날카로운 명령들과, 부상자들의 비명소리들이 들려왔지만,

그 근처의 3rd 중대의 전투-형제들은 여전히 미동조차 없이, 대기 중이었다.


가라돈은 몸을 돌리며 소리 높혀 말했다.


'형제들이여! 로드 커맨더께서 우리로 하여금 저 벽들을 무너트리고, 반역자들을 화염 구덩이 속에 처박으라 명하셨다.

그대들은 나를 따라 기꺼히 화염 속으로 몸을 던지겠는가?

프라이마크와 황제 폐하를 위해서 기꺼히 그러겠는가?'


1백명의 목소리들이 그에 답하며, 단 하나의 대답을 만들어냈다.


'영광을 위하여! 챕터의 영광을 위하여!'


비로소 가라돈은 냉혹한 미소를 지었다.


이 우주는 어쩌면 달라질지 몰라도,

위안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언제든 남아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수송 차량들에 탑승하라, 형제들이여!

오늘 밤, 퍼디툼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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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마린 서전트 시절의 토르 가라돈)


출처 : 8th imperial fists Supplement


토르 가라돈

결의의 보루

토르 가라돈은 현 임페리얼 피스트 내에서 전투 중대 캡틴으로서는 가장 장기적으로 복무하고 있는 고참입니다.

지금의 그는 막을 수없는 전사로, 프라이마크의 가르침들을 가장 철저하게 물려받은 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수천 행성들에서 시험 받은 끝에 전장의 대가이자 감히 인류에 맞서는 자들을 막아세우는 부러지지 않는 방벽으로 거듭날 수 있었지요.


가라돈은 카리스토 행성의 궤도 정거장들에서 발견되어 임페리얼 피스트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가 속했던 부유한 귀족 가문은 가라돈을 주저 없이 임페리얼 피스트에 넘겼는데,

이는 어린 시절에 가라돈은 그야말로 직설적이고 고집 센 타협 않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기에,

그의 가문과 다른 귀족들이 흔히 보여주던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분위기와는 맞지 않았던 탓이었지요.

그 성격 덕분에, 임페리얼 피스트에 들어오게 된 이후 초기 10년간 그는 찬사와 찬사를 거듭해서 받을 수 있었지만,

그 다수의 업적들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무언가 승진을 요구한다든가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승진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야만 했지요.

그는 언제나 조용하고 과묵한 사내였으나, 그 안에는 항상 날카로운 정신이 숨겨져 있었고

정말로 필요한 순간에는 이를 기꺼히 꺼내어 기지를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노스퍼 행성 공습전의 예가 있는데,

당시 가라돈은 3rd 중대의 캡틴 오페라가 전투 중 사망하게 되자 선임 서전트 자격으로 그의 뒤를 이어 임시적으로 중대를 지휘했고,

생존자들을 지휘하여 네크론 전선들 후방을 역으로 기습 공격함으로써 외계인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업적을 세웠습니다.


후임 3rd 중대장으로 쥴리우스 보겐이 임명되었을 때, 보겐은 가라돈이 더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그의 후배 전투-형제의 잠재력을 열어주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좋은 인맥 라인을 탄 덕분에 가라돈은 당시 공석이 많이 생기게 된 1st 중대에 한 자리를 얻을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보겐과는 절대적인 우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나중에 보겐에게서 '테라의 수호자들' 중대(3rd)에 베테랑 서전트로 복무해줄 수 있겠느냐는 요청이 들어왔을 때, 

이 젊은 스페이스 마린은 주저 없이 다시 3rd 중대로 돌아왔지요.


그러나 탈라돈 행성 전투 당시, 개인적 분노에 눈이 먼 1st 캡틴 라이센더가 재앙적인 공습 지휘를 해버린 탓에

보겐은 물론이고 3rd 중대의 상당수 전사들이 전부 전사하는 비극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일부라도 산 것조차도 가라돈 덕분이었는데,

만약 그가 그 재앙적인 전투 당시 라이샌더가 내린 명령들에 불복하고 당시 함께 참전했던 어뎁투스 아스타르테스의 다른 챕터들에게 지원 요청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정말로 3rd 중대는 전부 지워져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이 전투 이후 라이샌더와 가라돈의 앞길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일단, 이 둘은 서로 간에 깊은 반감을 품게 되었지요.

라이샌더 쪽은 자기가 좀 실수 했어도 그렇지 대놓고 항명하고, 이후에도 계속 앙심을 보이는 가라돈을 어린 놈이 건방지다고 여겼고,

가라돈 쪽은 라이샌더가 대놓고 오만한 지휘관이라며 적개심을 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챕터 마스터인 블라디미르 푸그는 라이샌더를 3rd 중대 재건 명목으로 3rd 중대의 중대장으로 보냈고,

그렇게하여 원수지간인 둘은 3rd 중대의 '천둥의 성전'을 통해 하나로 뭉쳐지게 되었습니다.

라이샌더는 1st에서 강등되어 3rd 중대의 새 캡틴이 되었고,

가라돈은 보겐의 뒤를 이어 캡틴직을 이어받는 대신, 원수 같은 라이샌더의 바로 밑 고참 베테랑 서전트로 계속해서 임무를 수행해나가게 되었지요.


이 당시까지만 해도, 3rd 중대의 재건만이 라이샌더와 가라돈이 유일하게 서로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함께 재건 작업에 집중하며, 서로는 최소한 서로의 능력들에 대해서 점차적으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가라돈 또한 감정의 골을 넘어, 라이샌더의 오만함 안에 놓인 영웅적 고결함과 3rd 중대에 대한 속죄의 마음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고,

라이샌더 또한 3rd 중대에 오래 복무한 가라돈의 중대 통제력 및 뛰어난 임시변통적 판단 능력과 단단한 결의를 인정하게 되었지요.

물론 이 둘이 서로 친구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좀 과장일지 몰라도,

그렇게 전사로서의 유대가 서로 간에 형성될 수 있었지요.

점차 라이샌더는 중대의 전선 분대들에 대한 지휘 임무를 그의 직속 베테랑 서전트에게 일선으로 위임하고,

자신은 3rd 중대의 공습 병력들을 직접 지휘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는데

덕분에 가라돈은 많은 업적들을 기록함으로써 라이샌더가 다시 1st 중대 지휘를 맡을 수 있게 된 시점에 이르자

가라돈 또한 마침내 그가 그토록 바랐던 3rd 중대의 새 캡틴에 만장일치로 임명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탈라돈, 드라신 및 마고르 균열지에서의 전장들을 거치며 스스로를 증명해낸 가라돈은 3rd 중대의 새 정식 캡틴으로 거듭났지요.


이후 30년간, 가라돈은 '테라의 수호자들' 중대를 이끌어 거듭된 승리를 거두어 나갔고,

이를 통해 한때 완전 몰락의 벼랑에서 왔다 갔다 하던 중대를 새로운 전설의 반석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덕분에 가라돈은 라이샌더가 가장 신임하는 동료로 거듭났고,

1st와 3rd 중대들이 합동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광경도 자주 펼쳐지게 되었지요.

허나 가라돈이 자신의 고참 캡틴에게서 배운 것은 단순히 리더십만이 아니었습니다.

겸손의 중요함과, 억제되지 않은 오만이 만들어내는 끔찍한 대가라는 중요한 교훈 또한 함께 배웠지요. 



ps. 지금까지의 스토리 진행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캐릭터..

센티널 오브 테라 서플 당시에는 젊은 서젼트였지만,

현 스토리 시점에서는 전투 중대 최고참 중대장이 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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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8th Salamanders Supplement


'싸우기에는 너무 많은 놈들이 몰려오고 있군,' 아게톤이 망치로 돌연변이 한 마리의 몸뚱아리를 으끼며 이어서 말했다.


'이 하이브 도시, 어디까지 내려가나?'


이그낙스는 1개 층 정도가 더 존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아게톤은 지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곧 그는 낡은 목갑판과, 너덜너덜한 대들보들 및 붕괴된 금속틀로 이루어진 구조라는 것을 간파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다들 비키시게, 그리고 '구멍'을 잘 지키게나.'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이를 강하게 다문 채로 양 손으로 그의 망치 '말레우스 녹툼'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우렁찬 포효성과 함께, 지면을 망치 머리로 그대로 강타했는데

그러자 바닥에 쩌저적하고 커다란 금이 갔다.

이그낙스와 다른 마린 형제들은 이미 자리를 피했기에, 아게톤은 한 번 더 바닥을 내리쳤다.

그 공격에, 목갑판과 파편이 떨어져 나가며 저 아래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 


권총의 틀은 용광로 안에서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아게톤은 그것을 집게로 들어올려 빛 바깥으로 꺼낸 다음, 주조된 틀을 면밀히 검사했다.

마침내 만족한, 그는 손수 권총 틀을 줄질하고 연삭하는 작업을 개시했다.

워크벤치 사방으로 스파크들이 튀어올랐다.

마침내 자신이 원하던 외형을 완성시키자,

다음으로 그는 총열을 붙이고, 방아쇠와 총열 덮개를 부착했다.

부품들은 자연스럽게 서로 조립되고 있었다.

처음 부품들을 만들기 위해 쏟아부었던 헌신이 결실을 맺으며,

무기는 틈새 없이 매끈하게 서로 조립되어졌다.

마지막으로 아게톤은 총구 부분을 장시하고는,

거기에 점화기와 유입식 파이프 및 프로메슘 스토리지 통을 달았다.

제법 긴 시간이 걸려서 완성시켰지만, 내용물은 그야말로 만족스럽기그지없었다.

그의 플레이머 피스톨은 분명 유일한 것이었다. 장인의 무기 그 자체였다.

아게톤은 흡족함에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작동될 것이고, 잘 작동될 것이었다.


'드라키스,' 그가 마지막으로 무기의 이름을 불러주며 축성했다.

무기의 화염이 풀려날 그 날을 상상하며.


....

화염 줄기가 천박한 어둠을 몰아내었으나, 잠시뿐이었다.

그러나 그 잠깐의 빛 속에서 아게톤은 희생자들 각각이 어떤 강화된, 생체유기적 요람 속에 융합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불에 그슬려 타들어가는 잡종들의 시체들 사이를 지나갔다.

불에 타버린 놈들의 갑각 껍질을 짓밟을 때마다 뼈 부셔지는 공허한 소리가 울렸지만, 그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놈들이 순순히 죽어준 것은 아니었고,

이는 아게톤의 갑주에 가득한 갈라진 상처와 산에 그슬린 부분이 증명해주고 있었다.


저 위에서부터, 어그레서들이 계속해서 변종들과 싸우면서 만들어내는 전투 소음이 미세한 진동처럼 들려오고 있었다.

지금 이그녹스 휘하 마린 형제들은 타이라니드 무리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었으나,

아게톤은 확실하게 일을 끝낼 필요가 있었다.

그가 지금 도착한 이 방은 작은 초승달 구조를 띄고 있었는데,

방 전체가 어떤 금속이나 인간제 물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대신 무언가 유기물적인 것으로, 지속적으로 열기를 발산하면서 찐득찐득한 외계 물질을 흘리고 있었다.


그때 그는 무언가 거대한 것이 그림자에서 몸을 일으켜세우는 것을 감지했다.

처음에 놈은 몸을 웅크리고 있었으나, 곧 몸을 완전히 피며 그 혐오스러운 크기를 완전히 드러내면서 아게톤에게 달려들었다.


그가 포효했다, '불칸이여!' 그가 먼저 드라키스로 화염 줄기를 놈에게 토해내어

놈이 두른 천을 전부 태워버리고 근육화된 갑각을 태워버렸지만 

놈은 아주 약간 느려질 뿐이었고,

괴수는 그대로 달려들어 아게톤의 허리 부분을 잡아 그대로 가볍게 들어 올려버렸다.

곧 그는 무언가가 자신의 측면을 강타하며,

세라밋 장갑과 그 아래 여러 그물 구조망을 관통해버린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썬더 해머를 작동시켜 괴물을 타격하자 놈은 그 기습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물러났고,

기습적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둔한 태도로 눈을 깜빡이면서 계속해서 그 괴상한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댔다.

놈은 거대했다. 그 부풀어오른 몸뚱아리는 캡틴의 유전적으로 강화된 신체조차도 간단히 비견될 정도로 컸다.


놈이 다시 달려들며, 놈의 양 복사 부분에 묶인 사슬들이 시끄러운 소음을 만들어냈다.

놈이 코 앞에 다가온 순간, 아게톤은 망치를 아래 쪽으로 휘둘러서 그대로 놈의 정강이뼈를 강타해서 완전히 뼛가루로 만들어버렸는데,

정강이가 날아간 괴수가 고통 속에 비명을 지르며, 가슴팍에 돋아난 변이된 발톱을 발작적으로 휘둘러댔고

그 공격에 아게톤의 흉갑이 깊숙히 찢겨졌지만,

캡틴은 잠깐 고통의 신음성을 내뱉은 다음 드라키스를 괴물의 아가리에 쑤셔넣고 그대로 방아쇠를 당기며 말했다.


'불이나 처먹어라!' 그가 이를 갈며 말했다.


곧 불타는 프로메슘이 괴물의 아가리로 쏟아졌고, 불길은 권총의 프로메슘 통이 전부 소모될 때까지 계속해서 괴물의 내장에 쏟아졌다.

괴물은 한 팔을 내지르며 아게톤을 뒤편으로 던져버렸지만,

아게톤은 나가 떨어지자마자 바로 다시 일어서서 다음 공격에 대비했다.

괴물은 비틀거리면서 모든 구멍들에서 연기를 토해내고 있었으며,

녹아 넒어진 아가리에서는 끓어오르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불칸의 자비로...' 그제서야 아게톤이 숨을 골랐다,


'그대로 죽어라.'


결국 어보미넌트는 마지막으로 한번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지친, 아게톤은 더 이상 죽일 컬티스트들이 없음을 확인하고는

희생자들을 향해 다가갔다.

비록 역겨운, 어떤 박막 같은 물질이 그들을 감싸고 있었지만

그들은 분명히 행성 통치자와 그의 가문 구성원들이 분명했다.

총 13명이었다.

;남자와 여자, 성인과 유아들로 이루어진 13명의 인간들.

그들은 창백하게 질린 피부에, 야윈 채로 진스틸러 컬트의 자줏빛 유기 구조물에 융합되어 있었으며

눈은 허옇게 질려 공허하게 허공만을 응시하고 있었지만

어떤 식으로든, 아직까지도 살아있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에 아게톤은 통치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자신의 구원자에게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 온 힘을 짜내고 있었는데,

지친 나머지 처음에는 말하지 못했지만

결국 부셔진 발음으로나마 말을 꺼내는 데 성공했다.


'제발...끝내줘.'


샐러맨더 공습군이 언더하이브에 내려오기도 전부터, 실은 너무 늦은 후였다.

희생자들은 이미 인간 묘상들이 되어 있었고,

역겨운 외계인 생명체들은 그들 내부에 잉태되어 있었다.


결국 아게톤은 드라키스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모든 것들을 태워버렸다.


..

다시 바깥으로 나왔지만, 그는 자비의 무게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공장에서 얻은 교훈 하나를 떠올렸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무기는 반드시 단련되어야 하노라,

압력 속에 부셔지고 싶지 않다면.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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