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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mperium Nihilus - Visilus Alaze


제법 긴 대화 끝에, 아바돈은 폴른 지휘관에게 '공허 발톱'의 통제권을 받아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공허 발톱은 다른 곳도 아닌 요새의 심장부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비록 무기에 속하긴 하나 다른 평범한 무기들과는 달리 무언가를 사출해내는 것이 아니였습니다.

대신 시공간의 장막에 균열을 만들어내고,

거기서 만들어내는 강력한 에너지를 국소 지점에 집중시켜 작은 지점에 중력 기현상을 일으킬 수 있었지요.

비록 그 중력 역전 현상의 반경은 딱 진주만한 크기에 불과했지만,

다른 어떤 에너지도 아닌 중력 현상이였기에 모든 종류의 에너지 장막을 관통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파괴 또한 가히 막강했으니,

해당 지점 주변의 모든 것들이 그 중력이 응축된 지점에 전부 빨려들어가버리는데

여기에 일단 잡히면 그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었습니다.


폴른들에게 이 무기는 '가장 흉악한 적들'에게만 사용되어야 할 무기였습니다.

이 무기는 일개 군대들보다는 적 전함들과 교전하는데 더 편리한 무기였지만,

정확한 시간에 제대로 된 장소로 적들을 유인할 수만 있다면 어떤 적이든 제거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아바돈은 이 무기를 사용하여 나카문드 건틀렛의 향후 패권 자체를 손에 넣고자 하고 있었습니다.


디스포일러는 오산두스에게 자신의 계획에 대한 대략의 윤곽을 알려주었는데,

그는 이 무기를 단일 목표물 대신 비질루스 행성과 행성의 달, 네오-벨륨 사이의 등거리 우주 공역 사이에 발사하고자 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국소 지점이지만, 장비가 만들어낼 중력 반전 현상은 행성과 달에 지대한 영향을 일으키며,

수억겹 톤의 물질들을 끌어당겨 궤도까지 잡아당겨버릴 것이였지요.


비질루스 행성은 이미 경계 행성으로서의 역할에 큰 위기 상황에 놓여 있었으니,

이 중력 반전만 제대로 먹혀버린다면 행성에 몰락을 가할 수 있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아니 그 이상으로, 공허 발톱이라면 나카문드 건틀렛의 운명 자체를 바꿔버릴 수 있을 터였습니다.


오산두스의 피의 복수

폴른 라이브러리안 오산두스는 처음에는 아바돈에게 공허 발톱을 내주길 꺼려했습니다.

왜냐하면, 오산두스는 본디 이 무기를 다크 엔젤 놈들에게 큰 피해를 가할 비밀 무기로 사용할 작정이였기 때문이였습니다.

이 장치는 매우 강력하여, 심지어 동면 중일 때에도 주변에 기이한 자연 현상을 만들어낼 정도였으며

그나마 오산두스 정도만이 이 기계와 싸이킥 교감을 형성하여, 기계 내부의 사악한 기계령에게 협조를 구할 수 있었지만

아주 먼 고대에 만들어진 기이한 장치라 오산두스조차도 본질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지요.


라이브러리안의 계획은 은하계 각지의 폴른 형제들을 전부 모아서, 오래간만에 대집결을 벌여

다크 엔젤의 빌어먹을 원수 놈들이 자신들을 잡으러 오지 않고는 못 베길 정도로 만드는 것이였습니다.

오산두스는 고의적으로 일부 펄른 형제들이 놈들에게 희생당하게끔 만들어, 그들이 '강제 회개' 도중 입을 열어 여기 폴른들이 모이고 있다는 정보를 일부러 흘리게끔 만들었는데

다들 원한이 어찌나 깊던지, 다크 엔젤에게 사로잡힌 이 폴른 형제들 중 단 한 폴른도 자진해서 희생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라이브러리안은 적시에 다크 엔젤 측에게 정보를 흘려댔고,

이를 통해 첫번째 군단의 후예들이 '더 락'이라 불리는 우주 요새 수도원에 탑승한채로 이 비질루스에 오게끔 유인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태운 더 락이 궤도에 들어서면, 그 순간 공허 발톱을 사용할 작정이였지요.

라이브러리안은 더 락으로 하여금 궤도 포격을 가하여 시간을 소모하게 만들고,

자신들이 점령한 이 요새의 고대 포스 쉴드 장막들이 한동안 그 공격을 막아낼 때 동안

공허 발톱을 가동시켜 더 락에 사용할 생각이였습니다.


그것이라면 더 락과 같이 거대한 요새라 할지라도 분명히 내부에서부터 완전히 개작살날 것이 분명했지만,

아바돈이 밝힌 자신의 계획, 즉 나카문드 건틀렛 일대를 완전히 박살내주겠다는 계획은 일단 너무나도 확고했으며

또한 오산두스에게도 분명 유리한 것이였습니다.

제국을 완전히 박살낸다는 것은, 다크 엔젤의 더 락을 부셔버리는 것 이상으로 달콤한 포상이 될 터였으니까요.


그가 성찬 성례들을 읖조리고 고대의 봉인망들을 깨버림으로써,

공허 발톱은 마침내 다시 전율하며 번쩍이는 빛과 함께 생기를 얻었습니다.

그 순간 먼지가 저 높이까지 치솟아 올랐으며,

대지는 마치 요새 전체는 물론이고 그 기반까지 흔들리는 것처럼 마구 요동치기 시작했지요.


공허발톱이 작동하기 시작한 순간 대기 중으로 날카로운 굉음이 울렸으며,

마지막 순간, 행성 궤도의 우주 공역에서 현실 우주의 장막에 미세한 특이점이 만들어졌습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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