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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arhammer40k.wikia.com/wiki/Battle_of_Helsreach


출처 2 : Helsreach_-_Aaron_Dembski-Bowden


헬스리치 전투 : 황제 승천의 성당에서

스톰헤랄드를 쓰러트린 이후 '신 살해자'는 도시를 돌아다니며 보이는 족족 제국 저항군들을 제거하다가,

마침내는 황제 승천의 성당 쪽으로 걸음을 돌렸습니다.

그 거대한 우상 기계가 지닌 압도적인 화력은 제국 방어자들을 정면에서 수 분만에 제거할 정도로 강력했으며,

도시 내 그 어떤 기계와 병력들도 그 기계 괴수를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도시 밖에서 오는 것을 제외하고서 말이죠.


도시 밖 황무지에서, 쥬리시안은 오르디나투스 아마게돈을 조종하며 도시를 향해 최고속으로 질주하고 있었습니다.


....

쥬리시안은 도시의 무너진 성벽들 사이를 지나 바깥으로 나가고 있는 기계 거신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은 총 3기로, 레기오 인비길라타의 첫 탈출자들일 터였다.

첫번째로 빠져나온 기체는 리버급 타이탄으로, 중거리형 전투 타이탄으로써 후미에서 매연이 치솟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피해를 입은 상태로 보였다.

그 옆에는 워하운드 타이탄들이 있었는데, 거친 걸음걸이 아래 거대한 상부와 측면 무기들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그들은 곧 황무지 사막으로 벗어났다.


헬스리치 성벽 외부의 황무지들은 그냥 무덤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수천 수만여 오크 시체들이 흐릿한 태양빛 아래 썩어가고 있었다.

아마 전투 초반부 바라사스의 전투기 폭격 혹은 이 짐승들이 모이면 항상 일어나는 일들 중 하나ㅡ내부 부족 전쟁의 희생자들일 터였다.


쥬리시안은 따로 자신과 오베론을 숨기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아마 시도하는 것조차 무리일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이쪽 방향으로 다가오는 타이탄들이라면 그 강력한 아스펙스 스캐너들을 통해 오베론에서 방출되는 에너지 장막을 읽을 수 있을 테니까.

애초에 그럴 생각도 없었다. 그는 기다렸다. 아니 한술 더 떠서, 모든 시스템들을 풀로 가동시키며,

인비길라타의 타이탄들을 근처로 끌어모으려고 작정했다.

그들이 걸음을 가까이하기 시작하며, 곧 지면이 마구 요동치기 시작했다.

쥬리시안이 보았던 그 온갖 잔해들과 시체들로 가득한 사막 땅이 신 기계들의 묵직한 발걸음 속에 흔들렸다.


오베론의 방어막이 올라갔더라면, 마스터 오브 더 포지는 오디나투스로 리버 타이탄의 주무기가 쏟아내는 화력에서부터 대략 수 분은 버티고도 남았을 것이다.

허나 오베론은 지금 방어막이 없었다.

그러나 방어막들은 쥬리시안이 미쳐 가동하지 못한 여러 부 시스템들 중 하나에 불과할 정도였다.

쥬리시안에게는 기계교인들만큼의 숙련도와 인력이 없었으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였지만.


리버 타이탄이 다가왔다. 타이탄은 침묵 속에 오베론과 오베론에 올라타 그것을 조종하는 쥬리시안을 내려보고 있었다.

이 믿을 수 없는 신성모독에 대해 프린캡스들이 어떻게 정했을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였다.

곱사등이 형태의 두 워하운드 타이탄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오디나투스 주변을 사냥개마냥 돌고 있었다.

제법 즐거운 일이야, 포지마스터가 생각했다. 그들은 마치 사냥 중인 늑대들마냥 행동하고 있었다.


'거기 안녕하신가,'


'무슨 불경한 짓거리냐?' 오디나투스의 통제부 모듈에 내장된 스피커들로 타이탄 쪽의 대답이 들려왔다.


'감히 오베론의 신성한 동면을 이딴 식으로 더럽히다니?'


'나는 블랙 템플러의 쥬리시안이다. 이터널 크루세이더호의 마스터 오브 더 포지이자,

화성에서 수 년간 기계교리에 대해 훈련받은 이이다.

그리고 지금은 오르디나투스 아마게돈의 소유자이며,

이는 방어 기제들을 제압하고 기계의 영혼을 각성시켜 내 의지로 묶음으로써 이루어낸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는, 헬스리치로 돌아와 내가 가능한 어디든 도와줄 작정이다.

그러니 말하겠다. 날 따라 돕던가, 아니면 비켜라.'


대답 대신 침묵이 흘렀다. 다른 때였더라면, 그건 제법 모욕적인 일이 되었을 터였다.

하지만 쥬리시안은 아마 자신의 말이 다른 근처 프린캡스들에게 중계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아마 이 자리로 남은 모두를 호출하려는 것이겠지.

1.5km 전방으로, 다른 리버 타이탄이 도시 벽들의 균형을 지나 재 황무지로 넘어오고 있었다.


'너는 지금 기계신과 그 시종들을 모욕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난 지금 위기에 처한 한 제국 도시를 구원하기 위해 무기를 휘두르려는 것일 뿐이다.

다시 말한다. 날 돕던가, 저리 비켜라.'


'오르디나투스 플랫폼을 놓고 가라, 아니면 넌 죽을 것이다.'


'어디 해봐라. 어디 한번 쏴서, 나와 함께 이 신성하기 그지 없는 유물을 그대로 부셔버려봐라.

난 네놈의 말을 들을 이유가 없다. 아무런 명령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지.

그러니 최소한 말이라도 나눠보던가. 

더 가치있는 대화를 나누던가 하자. 내키지 않는다면, 난 이대로 무방비한 오베론을 끌고 도시로 진격할 것이다.

충분한 기계교 지원 없이는, 아마 확실히 파괴될테지.'


'네놈의 시체는 오르디나투스 아마게돈의 신성한 옥좌에서 끌려내질 것이다.

그리고 남은 기록들은 역사 전체에서 통째로 지워질거다.'


그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말두스였다.


'리클루시아크. 지금이 딱 그 순간인 겁니까?'


'우리는 황제 승천의 성당에서 전투 중이네. 그래,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걸리겠나?'


'2시간 정도?'


'무기 상태는?'


'그냥저냥입니다. 오베론의 보이드 쉴드를 가동시키지 못했고, 부무기들도 가동 못하는 상태입니다.

무반동 리프트기 또한 제한되어서 속도가 좀 제한적입니다.

저 혼자선, 대략 20분마다 한발꼴로 사격 가능합니다.

그리고 연료 셀들을 직접 수동으로 재충전해야 하고, 플라즈마 수용기의 흐름을 다시 재구축해야ㅡ'


'2시간 후에 봅세, 쥬리시안. 돈과 황제 폐하를 위하여.'


'그대 뜻대로, 리클루시아크.'


프린캡스가 급해졌는지 다급히 말하였다.


'그의 마지막 말을 한 번 생각해보게, 포지마스터.

그 무기를 가지고 들어가면 안돼! 성당 구역은 불과 재 밖에는 없네.

설령 들어간다 해도, 우리는 사방에서 포위당할걸쎄. 그냥 이대로 도시에서 나가는게 최선이야.

지금 철수 중인 우리 인비길라타에 합류하게, 합류해서 헴록에서 다른 제국 병력들을 지원하는게 더 나은 선택이야!'


'내가 이대로 등 돌리길 원하나?'


'그냥 헛되게 죽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 그 무기는 제국을 위해서 중요해.'


그때 그리말두스가 끼어들었다. 그의 음성과 함께, 사이로 먼 거리에서 들려오는 총격전 소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우린 여기서 죽을 작정이네, 쥬리시안. 

그러니 내 솔직히 말하지. 지금 자네가 어딜 가더라도, 거기에 어떠한 불명예나 치욕은 없을 것이네.'


'최우선 목표물이나 불러주시죠, 리클루시아크.'


'...성당 구역에 들어오면 안 말해도 보게 될 걸쎄, '형제'여.

그 개자식은 이른바 '신 살해자'라 불리우는 꼴통 우상이라네.'


곧 4기의 타이탄들이 그의 길을 가로막았다.

그들 중 가장 강한,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도착한 것은 한 기의 워로드 타이탄이였다.

그 갑주는 검은 색에, 전투의 상흔은 따로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숫자기호적 마킹들이 기계의 상체에 쓰여져 있었으니,

그 이름은 대략 베인-시드레였다.


'나는 인비길라타의 '현' 프린캡스 아마셋이다. 전 프린캡스인 '노파'의 부사령관이며,

그분 사후 그 직책을 이어받았지. 자, 그러면 이제 이 미친 짓에 대해서 설명해주실까?'


그는 도움이 필요한 도시를 바라보았고,

그렇기에 말을 내뱉기 전, 할 수 있는 가장 최대한으로 신중하고 공손한 방식을 동원하여 말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의 말에는 믿음이 가득하였으니, 결국 메카니쿠스 측에게 별다른 방법이 없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리하여 그는 다시 도시로 진입하였고, 기계신의 뜻에 따라 

타이탄들도 그와 함께하였다.


.....

전투를 치루면서도, 그리말두스는 쥬리시안에게 부디 위험을 무릅쓰지 말 것을 당부하였으니

일단 헬스리치 내로 진입하면 단 한발만을 사격하되, 그 목표물을 '신 살해자'에게로 돌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아마셋과 그의 워로드 타이탄, 그리고 두 기의 워하운드급 타이탄들은 그 신성한 기계의 호위에 최선을 다하면서

결국 다시 한번 헬스리치 내로 진입하고야 말았지요.


아마셋은 오디나투스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길은 바로 오디나투스가 오크 가간트에게 정확한 사격을 날리는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아마셋은 두 소형 타이탄들에게는 무기를 호위하라 명령하고서는,

워로드급 타이탄을 몰며 빌딩들을 훌쩍 뛰어넘는 그 거대한 몸체로 훨씬 거대한 외계인의 전쟁 기계의 시선을 끌었지요.

아마셋은 거대한 가간트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하였으나, 곧 가간트의 압도적인 화력 속에..

...


베인-시드레의 보이드 방어막들이 출렁이며 물결치며 스파크들을 쏟아냈다. 쉴새없이 고폭성 탄들이 그 위로 마구 쏟아지고 있었다.

축적 에너지가 잠시 소음을 방출하다, 이내 막강한 에너지 광선이 되어 발사되었다.

그렇게 워로드 타이탄은 헬의 고속도로를 점거한 오크 전차들을 무더기로 파괴하는데 성공하였다.


'오베론을 잘 방어해라.' 그가 말했다. '단 한 발을 날릴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방어해라. 가간트를 무너트릴 때까지.

그 이후부터 오베론은 네 통제에서 벗어나, 헴록 강가로 향하게 될 것이다.'


'아직 아스펙스상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군,' 그가 답했다.


'이쪽도,' 워하운드 프린캡스가 답했다.


'이쪽도.' 다른 프린캡스가 말했다.


'계속 찾아. 황제 승천의 성당에 접근하면서 찾아라.'

 

(중략)


베인-시드레, 고대 테라 신화상의 포효하는 괴수에게서 이름을 딴 타이탄은 신 살해자의 주목을 끌기 위해 해야 되는 모든 것을 다하였다.

두 팔 부위의 대포들 및 견부 장착식 부무기 포열들을 마구 쏟아내며 훨씬 거대한 그 기계 괴수의 포스 쉴드들에 무지막지한 화망을 토해내었다.

뿔나팔 사이렌들ㅡ보통은 타이탄 근방의 다른 기계교 보병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조차도 동원해서 놈의 시선을 끌었다.

그러한 모든 것들 덕에 거대한 기계 괴수는 막 황제 승천의 성당을 짓밟아 깔아뭉게기 직전 그 시선을 워로드에게로 돌렸다.

허나, 워로드 타이탄, 33미터에 달하는 대형 장갑 기체. 도시까지도 파괴하는 무기이자 기계신의 이미지를 본따 만든 그 기계조차도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타이탄은 수치스러운 후퇴를 개시할 수 밖에 없었다. 천천히 뒤로 물러나며 타이탄은 가진 모든 포문들을 쏟아내었고,

신 살해자를 하이브의 가장 신성한 구역 내 남은 제국의 마지막 생존자들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게 만들고 있었다.


보이드 방어막들이 전부 사라질 때까지, 워로드 타이탄은 1.5km 정도를 이동할 수 있었다.

전면부에서 보이드 쉴드들이 사라지자 곧 신 살해자들의 무시무시한 대포 포문들의 직접적인 충격이 타이탄 차체 자체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세라밋과 아다만티움 장갑이 얼마나 강력하던, 그러한 압도적인 화력이 베인-시드레에게 그렇게 직접적으로 쏟아진다는 건,

기껏해야 수 분만을 버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더 이상 그러한 압도적인 화력에서 버티지 못한 타이탄은, 결국 접합부 부위에서 화염을 토해내며 

끔찍한 소음과 함께 뒤로 쓰러졌다. 그 거대한 중량은 바로 뒤편의 헬의 고속도로를 지탱하는 락크리트 기둥들까지도 무너트릴 정도였다.

그렇게 베인-시드레와 주 고속도로의 상당 부분이 자갈더미가 되어 무너졌다.

신 살해자는 그 부셔진 도로의 크레이터 바로 위에 올라섰다. 마치 자신이 가장 최근에 죽인 적을 감상하듯이.


14초.


정확히 14초가 걸렸다. 워로드의 파괴된 잔해가 마침내 영면에 들고 나서 14초 후에,

한 줄기 광선이 모든 것을 관통하였으니,

그것은 가히 태양과도 같은 광도에 초융합 열기로 이루어진 에너지 플레어로써,

헬의 고속도로를 그대로 덮쳐버렸다.

그것은 마치 새롭게 태어난 별의 형태였으니,

플라즈마광의 코일들과 눈까지 멀게 만드는 코로나가 그 폭발 반경 위로 꾸물거리며 새어나왔다.

신 살해자의 방어막들은 태양의 손길 아래 완전히 녹아버렸다.

곧 장갑조차도 수초만에 녹아버렸고, 곧이어 조종사들도, 뼈대 구조물도,

그리고 아예 그 존재했던 모든 흔적들이 세상에서 완벽하게 사라져버렸다.


쥬리시안은 이를 갈았다. 신성한 의식의 축복과 정확한 방식들이 동원되지 않은 탓에,

길들여지지 않은 기계령의 분노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는 머리가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타들어가며 느껴지는 고통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그는 그리말두스에게 연락을 걸었다. 그리고는 온 힘을 다해, 죽기 직전 두 마디를 남겼다.

단말마의 고통과 그것을 이겨내는 의지가 담긴 두 단어. 

그의 의무를 다하였음을 말하는 단어이자, 곧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남기는 그의 유언이자 인사로써.


'놈을 죽였습니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유언이였다.


.....

신 살해자는 그렇게 처단되었습니다.


허나 이것은 그저 작은 것에 불과하였지요.

일이 끝나자 타이탄들은 오르디나투스와 함께 헬스리치를 떠났고,

얼마 가지 않아 결국 무너진 벽들을 넘어 오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남은 성전사들과 가드맨들은 밀리고 밀린 끝에 결국 성당의 성당문들까지 오게 되었고,

소로리타스들이 그 마지막 투쟁에 힘을 보태기 시작하였으나

남은 소수의 병력들만으로는 이 성역을 지킨다는 것은 불가능하였으니,

결국 안까지 밀리며 방어자들은 마구잡이로 학살당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명 한명, 가드맨들과 소로리타스들, 그리고 아스타르테스들은 오크들에게 학살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젠트 슈라우드의 전투 갑주를 입은 어린 수녀가 눈 앞에서 오크들의 손에 의해 도살당했다.

처절하게 울부짖는 그녀를 오크들은 마치 장난감마냥 오체분시하며 사방에 던져버렸다.

아르타리온의 동력이 나간 두 검들은 이제는 사실상 곤봉에 더 가까웠지만,

아스타리온은 그것으로 어린 소녀를 죽인 살인마들의 면상과 목구멍을 찢어발겨버렸다.

허나 그 자리를 4마리의 짐승들이 다시 채웠고,

결국 그는 쓰러졌다.


'놈들을 모두 죽여라! 단 한 마리도 남기지 마라! 단 한마리의 외계인도 이 성역을 더럽히게 냅두지 말아라!'


수도원장의 우렁찬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그리말두스는 그가 어디까지 밀렸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겨우 수 시간만에 그들은 성당 내부까지 밀리고 만 것이다.

거기다 수도원장 신달의 우렁찬 포효성들은 더 안좋은 효과를 내고 말았다.

그 포효성들 덕에 이 전투와 유혈낭자의 도가니 속에, 지하에서 잠자고 있었던 민간인들이 모두 깨어나서 진실을 목도하게 된 것이다.

이제 성소 내부는 피가 번질거리는 베고, 자르고, 쏴제끼는 인간들과 오크들의 도가니탕이나 다름없었다.

우리들은 여기까지 밀려난 것이였다. 아마 이 방의 그 누구도 수 분 이상을 버티지 못하리라.

이미, 다른 이들은 이걸 직감하고 도망치려고 하고 있었다.

마지막 결의 속에 목숨을 바치는 대신 오크들을 피해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민병대. 민간인들. 가드맨들과 심지어는 일부 스톰 트루퍼들까지.

남은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전투에서 벗어나 도망치려 하고 있었다.


나는 오크의 멱살을 잡고는, 그대로 니킥을 꽂아버리고는 주 제단 위에 올려놓고서 나도 그 위로 올라섰다.

놈이 내 발 아래서 버둥거렸지만, 뼈가 다 부셔지고 고통 속에서 발버둥치느라 약해빠질 뿐이였다.

내 플라즈마 피스톨은 오래 전 사라진지 오래였다. 아마 이틀 전일 것이다.

하지만 플라즈마 피스톨의 사슬은 남아 있었다. 나는 그것을 오크 새끼의 멱살에 대고 감았다.

그리고는 벽화가 칠해진 성당 천장을 바라보며, 그 개자식 또한 그것을 볼 수 있을만치 목을 감은 사슬을 그대로 위로 올려버리며 있는 힘껏 소리질렀다.


'마음을 다잡아라, 형제들이여! 황제의 이름 아래 싸워라!' 


놈이 죽어가며 마구 발버둥쳤지만, 내 손상된 아머에조차 흠집 하나 내질 못했다.

내가 힘을 더 세게 가하자, 놈의 두꺼운 척추뼈가 우드득거리며 부러졌다. 그 돼지같은 두 눈이 공포 속에 커져갔다.

이건..이건 제법 웃기는 일이로군.


'나는 여기 내 무덤을 파놓았다...' 폭발성 탄 하나가 내 견갑을 날리며,

견갑에서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나는 멀찍이 황제의 새 챔피언 프라이무스가 그 오크 슈타 놈을 한 손에 쥔 흑검으로 멱을 따버리는걸 볼 수 있었다.


'나는 여기 내 무덤을 마련해 두었으니, 여기서 승리하거나 아니면 그대로 죽을 것이다!!'



이제 남은 기사는 5명이였고, 그들 또한 나를 따라 소리질렀다.




'자비 없이! 연민 없이! 두려움 없이!'



성당의 벽들이 무너져내린다. 그 모습이, 마치 타이탄에게 걷어차인 듯했다.

나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한 순간이였지만, 나는 어쩌면 신 살해자가 다시 돌아온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마침내 최후를 맞이할 때까지, 형제들이여!'


'저 개놈들이 성당 자체를 무너트리려 하고 있습니다!' 프라이무스가 소리질렀다. 그의 목소리에서 무언가 잘못된 것이 느껴졌다.

나는 그제서야 그 어린 형제가 한 팔을 잃었고, 다리에는 3 군데나 뚫린 상처가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엇다.


그럼에도, 그는 단 한 순간도 고통 속에 신음하지 않았던 것이다.


'네로!' 그가 소리질렀다. '네로바르!'


짐승들은 미개하였으나, 그렇다고 지성과 교활함이 전혀 없는건 아니였다.

네로의 하얀 마킹들은 그가 아포테카리임을 말해주고 있었고,

놈들도 그가 중요한 인물이라는걸 잘 알고 있었다.

프라이무스가 그의 모습을 먼저 발견했지만, 20여미터는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의 눈 앞에서, 외계인의 창 하나가 그의 복부를 관통했다.

그러자 곧이어 수 마리의 외계인 짐승들이 달려들어 연이어 창을 뚫고는 그대로 그를 지면에서 들어올렸다.

학살의 현장 위에서, 그를 마치 군기처럼 들어올렸다.


허나 그렇게 죽어가면서도, 네로바르는 내가 이때껏 봐온 그 어떤 전사들조차도 해내지 못했던

그런 위대한 죽음을 만들어내었다.

내가 그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길을 뚫으며 오크들을 향해 달려드는 와중에서조차,

그는 두 손으로 창을 쥐어들고선, 창을 더 깊게 몸에 박아넣음으로써

아래의 오크들을 위에서 덮쳤다.

그에겐 볼터 한정도, 체인소드 한 자루도 없었다.

대신하여 그는 칼집에서 글라디우스 단검을 꺼내들고선, 가히 성전사다운 최후의 기개 속에 창을 쥐고 있었던 오크 새끼에게 복수를 베풀었다.

그는 놈을 절대로 놓치지 않기 위해 최대한 가까히 다가갔고, 검을 내리찍는데 있어 실수는 없었다.

외계인 놈은 턱주가리까지 관통되며,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하였다.

검의 날에 의해 목구멍과, 혓바닥과 두 폐들까지 그대로 갈리면서 놈은 죽어버렸다.

놈이 더 이상 창을 잡지 못하게 되자, 창은 그대로 쓰러졌고

네로는 수많은 오크들 사이로 떨어졌다.


그리고 난 다신 그를 볼 수 없었다.


프라이무스 형제는, 한 손만으로 검을 휘두르며 비틀거리면서도, 길을 뚫고 내게로 다가오는데 성공했다.

그의 헬멧으로 폭발성 탄이 터져나가며, 그가 잠시 주춤거렸다.


'그리말두스,' 무릎을 꿇기 직전 그가 말했다. '형제여...'


화염이 측면에서 쏟아지며 그를 덮쳤다. 그 역겨운 화학성 화염은 그의 갑주를 뒤덮었고,

부드러운 조인트 부분들과 아래 살들을 녹여갔다.

화염 방사기로 무장한 그 오크 놈은 그것을 이리저리 돌리며 가지고 놀면서,

프라이무스를 부식성 화염 속에 담가버렸다.


내가 그의 복수를 위해 고통 속에 다가가는 와중에,

아르테리온의 부러진 검이 뒤에서부터 놈의 가슴팍을 뚫고 앞으로 튀어나왔다.

그는 죽어가는 오크 놈을 부러진 체인소드로 도축해버렸다.

그렇게 복수가 끝나자, 나의 자랑스러운 군기병은 이 더러운 도축장에서조차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우아한 방식으로 등을 돌렸고,

나 또한 마지막을 위해 그와 등을 맞대었다.


'잘 가시길 빌겠습니다, 형제님.' 그가 경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나 또한 따라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천장 블록들이 무너져내리며, 아래를 깔아뭉게고 있었다.

한 사람당 대략 5명 꼴로 목숨을 바치고 있는, 이 자리에 우리들과 함께하고 있는 오크 놈들은

바깥에서 제 동족 놈들이 이 성당을 통째로 무너트리려 하고 있다는 것에 별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은 모양이였다.

제단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나는 익숙한 한 스톰 트루퍼와 항구노동자 대표를 볼 수 있었다.

전자는 아직 버티고 있었고, 후자는 죽어가고 있었다.

복부가 관통당한 마게르누스는 안드레즈의 무릎 위와 아래 바닥에 내장을 쏟아가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어떻게든 정신을 붙잡으면서 그 최후의 순간까지도 어떻게든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었고

안드레즈는 그런 그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아르테리온,' 난 그를 불렀다. 마지막 인사에 대답하기 위해서.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내 등 뒤에 기댄 이는 내 형제가 아니였다.

나는 등을 돌렸고, 내 앞에 펼쳐진 광기에 분노 속에 웃었다.

아르테리온은 발치에서 죽어 있었다.

머리가 날아가, 모욕된채로. 


적들이 마침내 내 무릎을 꿇렸지만, 이조차도 기껏해야 썩은 유머에 불과했다.

멍청한 놈들이다. 제 놈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파멸이 확정인 것을.


성당이 마침내 붕괴할 때까지도, 나는 소리내어 껄껄 웃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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