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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arhammer40k.wikia.com/wiki/Battle_of_Helsreach

출처 2 : Helsreach_-_Aaron_Dembski-Bowden


헬스리치 전투 : 순수한 의도


하이브 도시의 방어를 위한 준비들이 하나둘씩 완성되가고 있을 당시,

인류 제국을 포위했던 그린스킨 함대들 중 가장 거대했던 규모 중 하나에 속할 가즈쿨의 오크 함대는 막 아마게돈 행성 근방의 우주 해역에 모습을 드러낸 상태였습니다.

워프를 건너 모습을 드러낸 대규모 오크 함대들은 곧 아마게돈 전투함대와 아스타르테스 챕터들로 구성된 스페이스 마린 연합 함대들과 행성의 방어를 두고 교전을 개시하기 시작하였는데,

당초 고위 사령부에서는 최악의 경우 함대가 적들의 침공을 최하 4일까지만 막을 수 있으리라 보았고,

최소 9일 정도는 막아내리라 판단하고 있었지마는

실상 우주 전투가 막을 올리며 곧 거대한 규모의 외계인 세력들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사실은 최악이라 생각했던 것이 가장 최선의 예측이였음이 밝혀졌으니,

제국 함대의 불굴의 투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총 30하고도 7척에 달하는 거대 오크 함선들이 교착 와중 기어코 제국 해안 방어망을 뚫고 들어갔으며,

그들 중 6척이 궤도 방어선들을 뚫고 행성 표면을 강타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궤도상 해상 전투가 3일째 밤에 접어드는 날,

이 6척의 함선들 중 한 척이 헬스리치 근방 황무지에 불시착하게 되었습니다.


그 함선은 제국 검측기들에 따르자면 '순수한 의도'라는 이름의 함선으로,

본디 쉐도우 울프 챕터의 스트라이크 크루져였으며, 셀빌라라는 이름의 한 중소 포지 월드에서 건조되었으나,

3차 아마게돈 전쟁이 발발하기 전 30년하고도 2년 전 오크 해적들에게 나포당하여 그때부터 오크들의 함선으로 쓰여오고 있었습니다.

함선의 추락과 함께 코르텐 바라사스 휘하 임페리얼 네이비 소속의 나이트닝 전투기들이 출격하여 함선을 요격하려 하였으나,

그런 거대한 함선은 라이트닝 전투기들의 무장으로는 감히 당해낼 수 없는 것이였으니

강렬한 불똥을 그리며 하늘을 가르는 스트라이크 크루져는 결국 도시 성벽 너머 황무지의 지축을 뒤흔들고야 말았습니다.


사렌 대령은 그 불시착에서 오크들이 살아남았더라도 결국엔 홀로 고립된 상태이니,

그대로 내버려두면 더 거대하고, 불가피한 학살을 찾아 여길 떠날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허나, 도시에 배속된 커미사르인 팔코브는 타이탄으로 하여금 함선의 남은 잔해를 완전히 멸각시켜 

도시의 거주자들에게 최소한 전투 이전일지라도 압도적인 승리의 기분을 주어 사기를 진작시켜야된다는 명분으로 그의 말에 반박하였으니,

커미사르는 커미사르대로 '기껏해야 보통'인 사기를 나름대로 진작시켜야될 의무가 있었습니다.


한편, 다른 장교들과 함께 테이블 석상 한 켠을 차지하고 있었던 그리말두스는 쉐도우 울브즈 챕터에 대해 회상하고 있었습니다.

대략 11년 전 그는 그들과 함께 그들의 모성 발라돈에서 타이라니드 무리들과 함께 싸운 바 있었는데,

거기서 챕터는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전투 형제들은 외계인들의 학살 앞에 끝까지 저항하다 목숨을 잃었지요.

당시 블랙 템플러들은 그들을 도와 전세를 역전시킬 여지가 없었는고로,

그리말두스가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마지막 쉐도우 울프 마린이 죽어가는 것을 눈 앞에서 보는 것 뿐이였습니다.

그의 눈 앞에서 그 마린은 수많은 외계인들의 칼날 아래 무참히 살해당했을지언정,

챕터의 군기를 마지막까지 쥐어든채로 고결한 최후를 맞이하였으니

지금 와서 회상하노라면 그 죽음은 그리말두스의 관점에서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최후였으며,

어쩌면 그런 이유에서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리말두스가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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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미사르  말이 맞겠군,' 그리말두스가 이어 말했다.


'헬스리치에는 확실히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

인간들 사이에서 사기란 확실히 중요한 것이니까.'


그 대답에, 사렌은 침을 삼켰다. 사실 그 석상의 누구도 별로 달가워하진 않았을 것이다.

인간과 유전적으로 창조된 아스타르테스들 간에 차이를 그런 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에 대해서. 


'그러니 나의 기사들이 나설 때로군,' 리클루시아크가 말했는데,

기계 음성망을 통해 나오는 그의 목소리는 더할나위없이 중후하고, 한편으로는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어쩌면 너희들에게도 선승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기사들은 이미 그것에 굶주려 있다. 그러니 부득이하게도, 우리가 그 선공을 먼저 가져가마.'


'그..얼마나 많은 아스타르테스들이 나설 예정입니까?' 사렌이 잠깐의 생각 끝에 물었다.


'전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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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리치 성전군의 블랙 템플러 성기사들이 도시 성벽들 앞에 집결하였으니,

곧 도시 전역에 생방송으로 그들의 모습이 중계되었습니다.

일대 회견이 끝난 직후 아스타르테스들은 결연히 도시의 성벽을 나갔으니,

그들 대다수는 라이노 수송차량들과 랜드 레이더들에 탑승하여 혹여 도망칠지도 모르는 외계인 놈들을 하나하나 잡아 죽이는 임무를 맡았고,

그 중 오로지 15명의 스페이스 마린 기사들만이 리클루시아크의 담대한 용기 아래 추락한 함선 안으로 들어갓습니다.

아스타르테스들은 오크 놈들을 실질적인 위협 대상으로 보지 않았으니,

그 안에서 리클루시아크는 병력들을 세분화하여 철저한 탐색 및 박멸 작전을 개시하였습니다.


작전 와중에 한 명의 블랙 템플러, 동급 기사들 중에서도 가장 자만심이 강한 기사가

다른 형제들보다도 선두에 전진하여 수많은 그린스킨 무리들을 향해 용맹히 몸을 내던졌으되,

그에게 불운하게도, 그가 노린 오크들 중 한 마리에게는 아스타르테스의 파워 아머 신경 인터페이스를 교란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닌 괴기한 무기를 지니고 있었으므로

아머의 동력이 나감과 동시에 압도적인 신경 고통 역류가 그를 덮쳤습니다.

그의 삶이 어쩌면 거기에서 끝났을지도 모르는 일이였습니다만,

본디 오크란 족속들은 뼈속까지 야만함과 미개로 가득 찬 족속들이였습니다.

스페이스 마린을 쓰러트린 오크들은 그 기사를 가지고 뭘 해야될지 알 수 없었기에,

전리품으로 쓸만한 부품들을 찾아 그를 이리저리 뒤졌고

그 시간은 리쿨루시아크가 도착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였지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였습니다. 오만한 블랙 템플러들 중 한 명이 죽어버린다면 하이브의 방어자들에게는 별로 좋은 장면이 되지 못할 터였으니까요.

그리고 이 사소한 사고에도 불구하고, 함내 정화는 예정대로 완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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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킨 야만인들은 제압당한 그를 두고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아마 어떻게든 그를 쓰러트렸겠지. 하지만 자신들의 장난감을 두고 뭘 해야될지는 아직 모르는 듯 보였다.

놈들 중 하나는 형제의 헬멧을 두꺼운 너클낀 손들로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것이 만약 놈들이 프라이무스 형제의 갑주를 장식으로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성모독일 것이며, 고로 대가를 치루어 마땅햇다.


나는 어두운 복도를 건넜다. 메이스를 벽에 긁어 놈들의 시선을 끌면서.

메이스의 장식화된 황금 머리가 강철벽에 부딛히며 명쾌한 소리를 만들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미묘한 방식은 내 적성이 아니였다.


'반갑구나.' 내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오크 놈들이 그 흉악한 면상들을 들어올렸다. 아가리는 대는대로 풀어지고,

거지같은 이빨들이 줄줄이 가득한 그 더러운 낯짝을.

놈들 중 하나가 가장 무거운 폐기물 덩어리를 들어올렸다. 아마 무기로 사용할 모양인가보군.

그 쓰레기 같은 무기가 ...내게 무언가를 발사했다. 허나 그것이 무엇이든, 신경조차 쓰지 않으리라.

그 한심한 쓰레기는 내가 가동조차 안한 메이스를 휘두름으로써 허공에서 그냥 증발해버렸다.

금속 부딛히는 소리와 함께 그 쓰레기들이 복도에 나뒹굴었다.

난 크로지우스 손잡이의 작동 룬을 작동시켰다.

메이스가 빛을 발하자, 난 그것을 외계인들에게로 겨누었다.


'인류의 성역에 네놈들 따위가 발을 디뎌? 그리고 이 땅에 네놈들의 더러운 족취를 남겼다고?'


놈들은 이 도전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뒤뚱거리며 달려들 뿐이다. 푸줏간 칼들 따위나 꼬나들고.

미개한 무기들. 미개한 놈들에게 그야말로 잘 어울리는 무기들이다.

놈들이 다가올 때, 나는 어처구니없음에 껄껄 웃었다.


....

그리말두스는 먼저 두 손으로 메이스를 쥐고 그대로 휘둘러서, 가장 앞에 달려든 외계인의 등짝을 두들겼다.

강렬한 포스 장막이 무기의 머리 부분에서 반짝이며 역장 에너지를 방출했고,

그것은 이미 인간 초월한 힘을 더욱 증폭시켜 가히 폭발적인 수준의 힘으로 만들었다.

그 첫발에 이미 외계인은 죽어 있었고, 역장과 함께 외계인의 머리통은 그야말로 증발해버렸다.

그 한 방의 몽둥이질로, 외계인은 머리가 날아간채로 최소 20미터 밖 복도에 나가 떨어져 망가진 격벽에 처박혔다.


그 모습에 기겁한 두번째 오크놈은 도망쳤다. 몸을 돌려서는, 마치 유인원과 같은 자세로 놈이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려 했다.

허나 그리말두스가 훨씬 재빨랐다. 그는 단 수 초만에 외계인을 따로잡았고,

건틀렛 씌인 손을 뻗어 놈의 금속 목걸이 둘러진 멱살을 잡아 올리고선,

그대로 오크 놈을 복도 벽짝에 처박아버렸다.

그러자 외계인은 고딕어를 써서 욕설을 퍼부으며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쳤다.

그리말두스는 대답 없이 멱살을 쥔 손에 힘만 조금 더 가하였다. 검은 건틀렛이 조여들고, 

놈의 숨통을 막아버리고, 이윽고 뼈까지 부셔나갔다.


'네놈 따위가 감히 은하계에서 가장 순수한 종족의 언어를 더럽혀?...' 


직후 그는 외계인을 다시 벽에 처박으며, 머리통을 완전히 박살냈다. 

오크가 공포에 질린 흐느낌과 함께 소리지르려 애쓰면서, 고약한 마지막 숨결이 그리말두스의 면갑에 닿았다.


'네놈 따위가 감히 인류 언어를 흉내내?'


다시 한번, 그가 그린스킨을 잡아 벽에 박아버렸다. 외계인의 머리통이 더 크게 쪼개졌다. 마치 대들보에 머리통을 맞은마냥.

이제 오크 놈은 차라리 즉사하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그리말두스는 놈을 그냥 차가운 금속 바닥에 떨궈버렸다.

프라이머스.

형제에 대한 생각이 닿자, 분노는 급속도로 식었다.

현실이 차갑고, 별로 답가지 않게 순식간에 다가왔다.

프라이무스 형제는 바닥에 누운채로 벽면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두 귀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입을 무방비하게 열고 있는 상태였다.

그리말두스는 그에게 다가가서는, 어둠 속에서 그의 앞에 무릎 꿇었다.


'네로,' 그가 조용히 다른 형제를 불렀다.


'리클루시아크,' 어린 기사가 답했다.


'프라이무스를 찾았다. 고물 지점, 갑판 4번, 3번째 주 복도 지점.'


'바로 가겠습니다, 상태는 어떤지요?'


'어떤 동력 역방출 무기에 당한 것 같다. 아머가 동력이 나간 상태군.

하지만 아직 숨은 쉬고 있다. 그의 두 심장이 잘 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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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르테스가 스트라이크 크루져에서 나올 즈음,

대령 사렌은 그리말두스에게 음성망 통신을 사용하여 궤도 해상전의 판이 새롭게 바뀌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물론 좋은 소식은 아니였습니다. 그것은 아마게돈 전투함대와 아스타르테스 연합 함대가 결국 완전 후퇴를 감행하였다는 것으로,

이제 오크 락들이 궤도 방어선들을 강타하여 행성에 접근하고 있다는 소식이였으니

그 다급한 소식들에 아스타르테스들은 만사 제쳐두고 일단 다시 도시로 복귀한 다음

다른 병력들과 함께 하이브 방어에 만전을 준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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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리치, 여기는 성전단이다. 우리는 행성에서 철수 중이다.

궤도 전쟁은 패배했다. 반복한다 : 궤도 전쟁은 패배했다.

그리말두스...이 메세지를 접수했다면, 마음 단단히 먹게.

자네는 모드레드의 후예이며, 나 또한 자네를 믿고 있네.

지옥이 다가오고 있네, 형제여. 대적의 함대가 셀 수도 없는 규모로 쏟아질 것이네,

허나 신앙과 분노로 자네는 임무를 완수할 것이야.'


나는 그를 저주했다. 물론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대신에 난 조용히 맹세를 다짐했다. 내 언젠가 이 빌어먹을 추방에 대해 그에게 죄값을 따지리라...

나를 이딴 무익하고 가치없으며 희망없는 시궁창에서 저주받게 만든 대가로.

그의 목소리에 배경으로, 대규모 전쟁을 치루는 해상전에서 들릴 법한 소음들이 들리고 있엇다.

묵직한 폭발음들, 끔찍하고 파괴적인 진동 소리.

아마 '영원한 성전사'함선의 방어막들이 메세지를 보내는 와중에 찢기는 건지도.

내 알기로, 아마 역사상 그 어떤 적함도 그와 같은 피해를 우리의 기함에 가한 적은 없었다.


'그리말두스,' 그가 나의 이름을 차갑고, 순수한 엄숙함 아래 호명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말이 내게 비수처럼 다가와 꽂혔다.


'명예롭게 최후를 맞이하기를.'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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