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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hield of Baal : exterminatus


죽음의 향연 속에서


이제 전쟁은 아스포덱스, 라이시오스와 에이로스까지 대대적으로 확대되었으며,

그 안에서 블러드 엔젤과 그들의 동맹군들은 가능한 한 최대로 타이라니드의 물결에 저항하며 마그노비타리움이 작동될 때까지 필요힌 시간을 벌어주고 있습니다.

한편 네크론들은 마그노비타룸을 점령하기 위해 타르타로스 행성으로 움직였으니,

마그노타리움을 조작하여 에이로스 행성을 파괴함으로써 성계에 종말을 실현하려는 안라키르의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있었죠.


현재 단테와 안라키르의 동맹군들은 아스포덱스 행성에서 자신들이 점령한 연산자 첨탑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으며, 

세스와 그가 이끄는 플레시 티어러와 어뎁타 소로리타스 연합군은 라이시오스 행성 최후의 보루인 대성당에서 솔라리움 기계의 연결망을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었습니다.

에이로스에서는 형언불가 자라투사와 캡틴 아파엘의 연합군들이 에우로스의 증기 컨베이어 와 그 파이프 라인들을 사수하고 있었지요.

그러나, 정작 마그노타리움이 위치한 타르타로스 행성에서 이들의 모든 희생을 모두 무용으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르는 재앙이 계획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센서들과 감지기들은 분명 이 행성의 보이드 돔 거주지들이 모두 파괴되었고

그 거주자들과 방어자들은 단 한명도 남김없이 흡수당했음을 말해주었기에

안라키르는 이제 영양가 없어진 이 행성에서 하이브 마인드가 자신의 괴수들을 모두 회수하여 행성을 떠나리라 판단하였죠.

그래도 혹시 몰라 일부 네크론 워리어들을 배속시켜 자신이 행성에 파견한 크립텍, 자이코가 마그노비타리움을 재가동 시킬때까지 그를 보호하도록 통제했습니다.


안라키르는 이를 위해 퍼디타와 타르타로스를 잇는 고대의 돌멘 게이트들을 사용하였고, 덕분에 행성 근처 우주의 공역까지 단 수 초만에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네크론들은 행성이 자신들이 예측하고 기대했던 데로 텅 빈 상태가 아니라, 대신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음을 깨닫게 되었죠.

카니펙스 종들을 비롯하여 심지어 더욱 거대한 괴수종들이 검게 타버린 대지 위를 배회하고 있었으며, 괴수들은 수백년간 세워진 제국 돔 식민지들의 잔해들을 짓밟고 파괴하며

열기 아지랑이 속에서 그들의 검게 그슬린 등껍질들을 빛내고 있었습니다.

보이드 돔들의 파괴와 함께, 내부의 고대 구조물들의 손실은

현재 마그노비타리움의 동력 흐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타르타로스 행성은 표면에서부터 궤도상까지 타이라니드들에 의해 오염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이코는 안라키르의 수석 크립텍이 되기 위해선 자신이 맡은 임무들의 대성공이 크게 중요함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심각한 상황에도 지원을 부르는 대신, 곧바로 마그노비타리움의 통제권을 확립하려 하였죠.

여기에 필요한 시스템들은 제국 측의 보이드 돔들의 잔해들 내에 위치했고, 이 지역에 불가사의한 기술들을 통해 네크론의 통제 첨탑이 궤도의 태양 에너지 거울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허나 지원을 부르지 않았던 것은 너무나도 큰 실수였습니다.


네크론 군대는 매 순간마다 끔찍한 손실을 겪어야 했죠.

네크론 워리어들은 발 밑에서 갈라지는 대지에 추락하여 파괴되고 망가지기 일수였으며

혹은 타이라니드 짐승들의 폭동에 파괴되어 망가져 산산조각났습니다.

자코르는 간간히 불가사의한 기술력으로 그들에게 살아있는 번개의 방어막들을 씌워주거나, 강력한 염화의 폭풍으로 타이라니드 괴수들을 삼켜 버리는 식으로 지원을 해주었죠

그러나 자코르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목표로 했던 돔 거주지 폐허 지점의 등줄기 지점으로 도착할 때쯤 되자

남은 보디가드들은 아주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크립텍은 지금은 폐허가 되어버린 돔 지역의 등줄기 부분에 도착하자마자 지면의 자갈로 뒤덮힌 땅을 스캔했습니다.

그리고 통제 기계가 아직 건재함을 확인하였죠.

허나 그 근처에는 타이라니드 괴수들도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괴수들이 가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이코르는 묘사 불가능할 정도로 오만하고 집착스러운 자였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무능함을 인정하기를 거부했지요.

크립텍은 주변에 마지막으로 남은 네크론 전사들을 모아 원형의 진을 형성했고,

그것을 본 생물 괴수들은 잿먼지 뒤덮힌 등줄기 지역을 향해 오르기 시작하며

뒤편에 재와 파편들을 가득 흩뿌렸습니다.


자이코와 그의 병사들은 달려드는 괴수들을 향해 사격을 개시하였으나

첫 카니펙스가 그들의 진형까지 도달하자 네크론들은 거대 괴수들의 돌진 앞에 박살나갔습니다.

자이코가 볼 수 있는 것이라곤 카니펙스들이 광란적으로 날뛰면서 워리어들을 찢고 날려가며 자신에게로 달려드는 것 뿐이였습니다.

부셔진 워리어들의 금속 사지 부품들과 머리통들이 이젠 발밑까지 떨어지자, 그제서야 크립텍은 어쩌면 자신의 계산 중 일부분이 잘못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좀 했습니다.

마지막 순간, 포효하는 괴수들이 사방에서 몰려와 자신의 바로 코앞에 몸을 들이밀자, 크립텍은 위기감을 느끼고는 사전 기계획된 정보 데이타를 우주로 송신했습니다.


그것은 안라키르에게 자신의 실수와, 예측못한 타르타로스의 악화된 상황을 보고한 것이였죠.

보고 직후, 크립텍은 자신의 오만함에 대한 대가를 치루었습니다.

단 수 초만에, 마법과도 같은 불가사의한 과학을 지니고 있었던 크립텍의 매끄러운 금속 신체는 산산조각나 찢겨졌지요.


실패를 보고받았을 때, 만약 그럴 수 있는 살아있는 필멸자의 얼굴을 지니고 있었다면

안라키르는 있는 그대로 얼굴을 일그러트렸을 것이였습니다.

마그노비타리움의 통제권 없이는 오버로드의 계획은 그야말로 무용이였고, 현재 하이브 마인드와의 대결 속에서 이루고 있는 우세함 또한 순간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였습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만약 이대로 마그노비타룸의 동력 공급이 방치된다면, 얼마 안가 이 거대한 별 거울이 궤도에서 행성 표면으로 추락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였죠.

안라키르는 가능한 모든 경우들을 일초도 안되어 계산해 보았습니다.

일단 현재 아스포덱스 행성에서는 그가 지휘하는 네크론 군대 상당수가 연산자 첨탑들을 방어히기 위해 싸우고 있었고

따라서 계산에서 제외되어야 했습니다.

퍼디타에서 징수한 네크론 워리어들은 자이코의 자만심 덕에 막 파괴되었고

그들과, 오만한 크립텍 부하놈이 전장에서 어떤 쓸모라도 있게 다시 복구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였습니다.


결국 마그노비타룸의 추락이라는 임박한 대비극을 앞두고 쓸 예비 병력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자, 안라키르는 자리에서 얼어붙었습니다.

그러나, 네크론의 대군주는 모르게,

그의 동맹군들은 이미 자신들만의 파병 계획들을 한시바삐 실행에 옮기고 있었습니다.

커맨더 단테는 타르타로스 행성을 쥐고 있는 하이브 마인드의 영향력을 결코 간과하지 않고 있었고, 그렇다고 자신들의 동맹군인 네크론들이 순전히 자신들만의 힘으로 마그노비타룸을 완벽히 확보하리라는 것도 믿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처음 계획을 모두 전송받은 이후,

아스포덱스의 공장 구역을 재탈환하기 직전에

챕터 마스터는 블랙 레이지에 걸린 형제들의 컴퍼니를 몰래 스트라이크 크루져에 태워 타르타로스로 보냈죠.


예. 맞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데스 컴퍼니였죠.


 

....

현재 데스컴퍼니의 크루져 선은 타르타로스 행성의 궤도에서 출격 대기중이였습니다.

자이코가 산산조각난 순간에, 데스 컴퍼니의 첫 드랍 포드들과스톰 레이븐들의 공습이 개시되고 있었고

대기를 통과하며 생긴 그들의 검게 칠해진 장갑에 붙은 불길의 꼬리는 우주의 암흑과 완전히 대조되었습니다.


이제 성계의 운명은, 그리고 가장 위대한 챕터들 중 하나의 모성의 최후는

이 이미 사형 선고받은 자들의 손에 모두 걸려 있었습니다.


한편 그의 미개한 인간들에게서 음성 메세지들을 전송받은 안라키르는 이제 저급한 인간 종족의 손에 타르타로스 전투와 더불어, 성계 전체의 운명이 걸려 있음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마그노비타룸 통제기기들을 확보하기 위한 군대를 지원해줄 수는 없을지 몰라도,

장치를 구제하기 위한 다른 방법은 무엇이라도 할 수 있었죠.


찰나의 계산을 마친 그는 씨'탄의 조각을 동원하라 명하였습니다.


그러자 저 멀리, 아스포덱스 행성의 전장에서

공장 구획을 모두 불태우고도 모자라 그 지옥의 열기로 아예 모래로 말려버린 폐허들 한 가운데서 불타는 자'가 몸을 떠올렸고

쫙 뻗은 그 존재의 사지 주변으로 염화의 코로나가 번쩍이기 시작했습니다.


직후, 거대한 화염의 폭발과 함께

씨'탄은 마치 로켓마냥 포디아 위의 대기 위로 날아 타르타로스를 향해 별들 사이로 사라졌습니다.


 


...

데스 컴퍼니의 첫 공습 대원들을 태운 스톰 레이븐들이 타르타로스의 옅은 대기를 뚫고 강하하였습니다.

대기를 통과한 그들은 스톰 레이븐의 전면부 하강 램프가 개방되자 주저없이 그대로 수 마일 상공에서 몸을 날려

저 아래의 지금은 폐허가 되어버린 마그노비타리움 통제 돔 시설을 향해 내려갔죠.

그들은 점프 팩을 가동시키지 않은 채 침묵을 유지했고,

하늘에서 곤두박질치는 흑빛 갑주의 전사들의 헬멧 렌즈들에는 곧 디디게 될 불타버린 대지의 풍경이 반사되어 비추어졌습니다.

마린들은 지면에 아예 처박기 직전에야 점프팩 터빈들을 작동시켰고, 점프 팩의 강렬한 화염과 연기를 통해 균형을 잡아 돌렸습니다.

얼마 안가 마린들의 무자비한 군화가 지면에 가득한 타이라니드 무리 짐승들의 소굴 한가운데에 내리박혔고,

충돌 이후 무자비한 볼트 피스톨들의 탄환들과 체인블레이드들이 쏟아지며 괴수들의 두꺼운 키틴 껍질들을 찢고 발랐습니다.


데스 컴퍼니의 두번째 공습은 지상에서부터 이루어졌죠.

통제 돔의 폐허로부터 꽤 떨어진 불타는 평원에서부터, 괴수 무리들을 향해 전차들이 불길의 저주를 받은 타르타로스의 불타는 대지 위를 가르며 전진하고 있었죠.

검은 라이노들은 내부의 광적인 전사들을 적들에게 배달하기 위해 잿먼지를 일으키며 질주하고 있었고

그들을 이끄는 자는 가장 선두 라이노에 탑승한 브라더 채플린 아로판이였습니다.

현재 그의 심정은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형제들을 책임져야 하는 자신의 의무와

챕터 마스터가 자신에게 위임한 중요한 임무, 즉 마그노비타룸을 작동시키는 것 사이에서 복잡한 기로에 놓여 있었죠.


뜨거운 열기 아래 보이드 돔의 남은 잔해들을 물고 찍어 뜯고 있던 카니펙스들이 

자신들에게 접근하는 마린들을 감지채고는 얼굴을 그쪽 방향으로 돌렸고

자신들의 구역에 침입한 침입자들이라는 것을 감시하자 분노로 으르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스페이스 마린들과 생체 괴수들이 충돌하자

유혈이 낭자하기 시작했죠.

강하게 휘두른 썬더 해머가 티라노펙스 한마리의 흉곽을 으깨어 주저앉히고,

체인소드가 카니펙스의 목구멍을 따서 자주빛 혈액을 사방에 뿌린 것을 시작으로

데스 컴퍼니는 강력한 짐승들을 쓰러트려 처단해나갔습니다.

물론 일방적인 전투는 절대 아니였습니다.

일부 전사들은 피를 한가득 지면에 쏟으며 쓰러져갔지요.

카니펙스의 4개의 낫 가득한 사지가 스페이스 마린을 관통하여, 공중으로 끌어올려

피 토하는 와중에서도 저주와 함께 발악하며 싸우려는 마린을 허공에서 잡아찢어 토막내버리기도 하였으며

엑소크린이 보이드 돔 파편을 밟고 서서, 끔찍한 바이오 플라즈마를 전방의 데스 컴퍼니 분대에게 토해내어

역겨운 산성액으로 세라밋과 살을 모두 태워버려

일부 마린들을 불타는 대지 위에서 고통스럽게 녹여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데스 컴퍼니 마린들이 맹렬히 싸워나갔습니다.

심지어 팔 다리가 없어지거나

화상으로 얼굴을 잃게 되어도 말이죠.


그 순간 유혈낭자한 전장 위에서, 그 어느 제국의 함선보다도 빠른 속도로 무엇인가가 궤도를 뚫고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바로 씨'탄의 조각이였죠.

궤도를 통과하며 발생한 막대한 양의 화염과 함께, 불타는 자'는 타르타로스의 대지를 강타하였고

지면과 충돌하며 지옥과도 같은 불길과 죽음의 충격파를 발생시켰습니다.

강력한 키틴 껍질로 무장한 생체 괴수들조차도 존재의 파괴적인 등장 앞에는

초고열의 피안개로 분해되거나 아예 다 타버린 재로 산화되어 버릴 뿐이였지요.

그렇게 주변 평원 일대를 모두 쓸어버린 별의 신은 파괴된 보이드 돔 주변에서 데스 컴퍼니와 함께 싸움을 개시하기 시작했고,

아로판은 이 초자연적인 존재의 지원 아래 데스 컴퍼니를 다시금 세찬 공습으로 이끌었습니다.

다만 이제는 자신들 한복판에서 걷고 있는 이 불타는 거인으로부터 거리를 둘 것을 지시하였지요.




합세한 두 '세력'은 적들에게 그야말로 끔찍한 파괴를 가하고 있었으나,

불타는 자'의 지원은 그야말로 짧았습니다.

씨'탄이 등장하여 사방의 황무지들에서부터 이어진 타이라니드 지원 세력들을 차단하고 둔화시킨 것은 순전히 안라키르의 의지에 따른 것이였고,

별의 신의 조각이 끝없이 이어지던 키틴의 물결을 둔화시키는데 성공하여 데스 컴퍼니에게 지금 이순간 가장 귀중한 '시간'을 벌어주는데 성공하자

씨'탄은 처음에 도착했던 것 만큼이나 갑작스럽게, 

이번에는 타르타로스 행성의 궤도를 배회하는 태양 거울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현재 타르타로스의 궤도를 떠다니는 거대한 태양 거울 구조물은 수 겹의 외계인 포자들로 뒤덮혀 있었고,

제국이 설치해놓은 복잡한 기계망들은 태양 거울을 유지시킬 동력을 제공받지 못한 채 점차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나타난 불타는 자는 눈부신 자신의 손가락들을 뻗었고,

하나하나가 별의 온도를 지닌 손가락들을 사용하여 마그노비타리움을 향해 에너지를 쏟아부었습니다.

씨'탄의 에너지가 고대의 태양 거울에 쏟아지자, 주변과 내부를 뒤덮고 있던 타이라니드와 인간이 설치해놓은 장식물들 모두를 깨끗하게 연소시켰죠.

스포어 무리들은 마치 팝콘처럼 튀겨져 터져나가거나 안개로 산화되어 사라졌고,

인간이 만든 복잡한 기중기 연결망들 또한 무너지거나 우주로 무너져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단 몇 분만에 태양 거울은 네크론이 최초에 그것을 만들었던 때의 모습 그대로 복구되었습니다.

단순하지만, 강대한 힘을 지닌 본래의 설계 그대로 말이죠.




한편 지상의 데스 컴퍼니 마린들은 모든 분노를 쏟아부음에도 점차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궤도에서, 전장을 연신 주시하는 위성 렌즈들은 전장-사진들을 '복수의 검날' 선을 경유하여 단테에게 전송해 주었고

이 사진들은 현재 데스 컴퍼니가 계속해서 밀려나가고 있으며, 적들의 세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었죠.

타르타로스의 모든 불타는 지면에서부터, 거대한 외계 짐승들이 데스 컴퍼니가 집결한 보이드 돔의 폐허로 집결하며 생기는 먼지 흔적들이 관측될 정도였습니다.

현재 폐허의 한복판에서 아로판과 얼마 남지 않은 수십의 형제들은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고 있었죠.

그들이 타고온 라이노 대부분은 연기 피어오르는 잔해 덩어리가 되어버린지 오래였으며,

부셔진 대지에서는 유황 연기와 함께 짙은 매연이 섞여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방사능에 절어 변이된 데다가, 임페리얼 가드와의 첫 교전시에 입었던 여러 상처들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이 괴수 무리의 괴수들은 대부분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외형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으르렁거리거나 포효하며 달려드는 이 생체 짐승들을 제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이였으니,

그들은 계속해서 스페이스 마린들을 향해 달려들어 산성 구토물을 그들에게 토해내거나 혹은 거대한 생체 대포들로 그들을 공격했습니다.


채플린은 처음 전장에 발을 디뎠을 때, 형제들과 함께 이 행성에서 외계인들을 모두 몰아내리란 각오를 천명하였으나,

이제는 그것이 불가능함을 깨달았습니다.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인, 그는 형제들을 이끌고 폐허의 최 중심부로 향하였고

최후의 방어 지점에 도착하자 형제들에게 타이라니드 무리들을 막아낼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동시에, 그는 임무의 완수를 착수하기 위해 홀로 마그노비타룸의 작동 기계를 찾아 폐허 안으로 더 깊숙히 들어갔지요.




가장 어두운 분노

제1 보이드 돔의 폐허 바깥쪽에서 전투를 이어가고 있는 데스 컴퍼니 마린들은 현재 열세에 놓여 있는 상황이였습니다.

블러드 엔젤의 공습이 선사한 충격의 이점은 이제 끝났고,

공습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어 공성 괴수들의 물결 한가운데에 커다란 공백을 만들어놓았다고 해도

행성 내에 타이라니드들은 그보다 더 많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온갖 형태의 거대한 괴수들 다수가 지면 위로 쓰러져도, 그 이상으로 많은 수십의 괴수들이 황무지 수평선에서 모습을 드러내었고

그들은 전투의 소리와 진동, 피냄새를 감지하고 다른 폐허 돔들에서의 방랑을 끝내고 블러드 엔젤들을 향해 끝없이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조차도,

파편 돌무더기들과 전사한 검은 갑주의 형제들의 주검들로 이루어진 처절한 급조 바리케이트 뒤편에서, 

최후에 최후로 살아남은 데스 컴퍼니 전투 형제들은 계속해서 싸움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들 중에서, 서젼트 베터루스라 알려진 형제가 특히 굳세게 적들에게 저항하며

근거리에서 적들을 볼터건으로 강타하고 있었죠.

그의 두 눈에 보이는 적들은 하이브 마인드의 생체공학 짐승들이 아니라,

대신 배반자 군단의 전쟁 기계들이였습니다.

그의 기억이 아닌 기억은 그가 서 있는 보이드 돔의 폐허조차도 테라의 황폐화된 전장으로 뒤바꾸어 놓았고,

그 위에서 베터루스는 인류의 운명을 걸고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의 전투 형제들 또한 광기어린 것은 그와 별 차이 없었죠.

그들은 사지가 아작나고 뼈마디까지 으깨져서 가루가 된 상태에서도 미친듯이 싸웠습니다.

그러나 죽음만큼은 피할 수 없어서,

한명 한명씩 전사해가고 있었지요.

크락 수류탄들과 번쩍이는 파워 피스트들의 다굴에 의해 거대한 괴수들조차도 무너졌지만,

그 때마다 한명 혹은 두명 정도의 전투 형제가 괴물의 공격에 의해 분쇄되거나, 해체되거나 찢겨저 죽었습니다.

적들의 숫자는 매 분마다 늘어나는 듯 보였고 실제로도 그러했지만,

베터루스와 그의 형제들은 블러드 엔젤이였습니다.

생귀니우스의 아들들로써, 그들이 두려워하는 유일한 것은 패배에서 오는 치욕과 완수되지 못한 임무에 대한 죄값 뿐이였지요.


데스 컴퍼니가 최후의 방어선을 사수하고 있을 때, 브라더 채플린 아로판은 마그노비타리움 통제 기계들을 찾기 위해 홀로 폐허 깊숙히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파편들 사이에서 정확이 어느 지점에 자신이 있는지 분간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타르타로스의 보이드 돔들이 담긴 지도 데이터들 또한 괴수들에 의해 완전히 돔들이 가루가 된 현 시점에서는 별 쓸모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로판이 완수해야 될 임무는 간단명료했고,

설령 죽는다고 할지라도 그는 그 임무를 반드시 수행하겠노라는 의지로 불타오르고 있었습니다.


한편 저 위 궤도에서, 씨'탄의 조각은 마그노비타리움의 번쩍이는 거울들 내에서 대기 중에 있었습니다.

씨'탄의 몸에서 발산되는 힘은 마그노비타리움의 바닥에 부딛히며 탁탁거리는 소리와 함께 타오르고 있었고,

그의 네크로더미스 몸체는 매끄러운 바닥의 평면에 붙어 있었습니다.

현재 '불타는 존재'는 마그노비타리움의 조금씩 추락중이던 궤도 경로를 정확히 수정했고,

거기에 더하여 이 강력한 기계를 자신이 지닌 신적인 힘의 일부를 사용하여 강화시켜 놓은 상태였지요.

그러나 씨'탄의 조각은 한때 위대했던 신적 존재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씨'탄의 조각은 주인의 명들을 충실히 수행할 수도, 마그노비타리움이 작동되었을 때 

마그노비타리움에 자신의 힘을 추가로 토해낼 수도 있었으나,

마그노비타리움의 안전 장치들을 해제하거나, 혹은 광선 발산 프로토콜들을 임의대로 수정하는 것만큼은 절대 불가능했습니다.

그러한 일들은 신의 조각에게 허용된 판단 능력을 벗어나는 것이였죠.

씨'탄의 조각은 우주를 여행할 수도, 승리의 큰 요소중에 하나가 될 수도 있었으나

혼자서는 승리를 거머쥘 수 없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그 시각 보이드 돔의 폐허 중심부에서, 채플린 아로판은 네크론이 만들었다던 마그노비타리움의 통제 기둥을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수많은 생명들의 무게가 그의 두 어깨 위에 메달려 있었으나,

수백년에 걸친 정신 감응과 한계없는 신앙이 그 부담감과 멘탈 붕괴를 억눌러주고 있었죠.

채플린은 그의 임무를 반드시 완수할 것이였습니다.


설령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말이죠..


아로판이 임무에 매진하는 동안, 현재 베터루스와 그의 형제들은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서젼트의 볼터는 탄이 모두 소진되었고,

이제 그는 가까이 접근해오는 괴물들에게 그것을 마치 몽둥이처럼 휘두르며 싸우고 있었죠.

순간 베터루스는 측면에서 날아온 집게발을 보지 못했고,

상처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피분수만이 그에게 지금 막 자신이 공격당했고, 치명상을 입었음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허나 그는 있는 힘을 다하여 투쟁을 이어나갔습니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황제에게 등을 돌린 반역자들을 연진 저주하며 말이죠.


그 순간, 그의 눈 앞에 상상조차 하지 못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습니다.



 

...

아로판은 자갈, 비틀린 금속과 시체들이 한데 뒤엉켜 섞인 파편들의 언덕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대충 이 어딘가에 마그노비타리움의 제어 장치가 숨어 있었습니다.

이 잡석과 파편들의 언덕 어딘가에 말이죠.

잠시 어깨 너머로 눈을 내린, 채플린은 전투 형제 한명이 거대한 게 발톱 비슷한 생체 근접 무기에 산산조각나,

찢겨진 두 사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내동댕이쳐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데스 컴퍼니가 오늘 겪은 손실은 너무나도 끔찍한 것이였으나,

아로판은 그의 책임을 잘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그들이 조금이나마 더 버텨줄 수 있으리란 것을 마음 깊숙히 믿고 있었습니다.

다시 시선을 돌린, 그는 파괴된 보이드 돔 시설 내부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그 순간 그는 보았습니다.

어떤 기괴한 형태의 검은 금속 기둥을 말이죠.

주변 구조물들의 잔해 속에서도 아무런 해 없이 솟아있는 그것이 제국의 것이 아님은 너무나도 명백했습니다.

그의 볼트 피스톨을 집어넣은, 아로판은 그 장치를 향해 뛰어갔고

그러면서도 주변에 있을 지 모르는 괴수들의 흔적을 면밀히 살폈습니다.

허나 무엇인가 접근하는 것을 감지한 그는 세걸음 정도 걷자마자 바로 자리에 멈춰 섰고,

그 순간 거대한 짐승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괴수는 이때껏 아로판이 본 카니펙스들 중에서도 가장 거대한 크기의 괴물이였습니다.

동크기의 괴수들 중에서도 흉측하고, 등껍질에 격자 형태의 흉터들이 가득한

그 괴물의 차가운 존재 목적을 채플린은 놈의 영혼없는 두 눈동자에서 확인할 수 있었죠.

이 끔찍한 괴수가 하필 여기에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놈은 분명 여기서 자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범인이라면 그대로 절망하거나 도주했겠으나, 아로판은 그러한 자들과는 격이 달랐습니다.

한줌 공포도 없이 아로판은 그대로 적에게 돌격했고,

돌격하며 볼터 피스톨을 몇방 갈겼습니다.

강력한 반작용 볼트 탄환들은 괴수의 등껍질 부분에서 폭발하며 상당수 껍질들을 흩뿌렸으나,

괴수에게 딱히 통하지는 않았죠.

대신 묵직한 으르렁거림과 함께 괴수 또한 거대한 4 쌍의 발톱들을 들어올리며 흉악한 이빨들이 가득한 아가리를 벌린 채로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어느정도 가까워지자 아로판은 크로지우스 아카넘을 높게 들어올렸으나

순간 갑작스레 괴수의 생체 대포가 격발되며 탄환 하나가 그의 흉갑을 그대로 강타하였습니다.

충격에 멀리 나가떨어지고 

끔찍한 고통에 휩싸인 채플린은 지면에 추락함과 동시에 잡고 있던 볼트 피스톨을 그만 놓쳤지요.


그의 눈 앞에서 여러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아로판은 어떻게든 일어나려 애를 썼으나, 그의 흉갑에 박힌 탄환 덩어리는 이미 뒤엉키는, 가시달린 촉수들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지요.

그가 가슴팍에 꽂힌 포드를 내려다볼 때 쯤엔 이미 촉수들이 그의 양 두 손까지 뻗어 묶은 상태였고

다른 하나가 지금 그의 목을 휘감기 위해 덩쿨처럼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미 괴물은 그의 코앞까지 온 상태였고,

놈의 거대한 낫들은 그를 단숨에 꿰뚫기 위해 들어올려지고 있었죠.


아로판은 죽음을 직감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이때껏 본 적 없는 찬란한 광휘가 그가 있는 어둠에 잠긴 돔 시설 폐허를 가득 메웠습니다.

아로판은 그의 고통과, 눈 앞의 짐승조차도 

그리고 자신의 임무조차도 눈 앞을 덮은 찬란한 빛 속에서 일순간 잊어버렸지요.

그 빛 속에서, 채플린은 어떤 날개달린 인영이 하늘에서부터 강림하는 것을 보았으니,

처음에는 프라이마크께서 직접 그의 영혼을 거두러 온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허나 그 와중에서도 느껴지는 외계인의 꿈틀대는 씨앗이 풍겨대는 악취는 이것이 모두 현실임을 일깨워 주었지요.

천사와 같은 형상이 지면에 착지하자, 아로판은 그자가 그의 프라이마크가 아니라, 

대신 생귀노르였음을 깨달았습니다.


괴수는 시선을 이 새로운 위협에게로 돌렸고,

생귀노르의 은빛 검은 카니펙스가 날린 난폭한 공격을 막기 위해 순간 번쩍였습니다.


짐승과 전설이 서로 쏜살같은 강철의 검무와 무자비한 발톱의 공격으로 서로 전투를 벌이고 있을 때,

아로판은 부셔진 땅바닥을 두 손으로 기어가고 있었습니다.

온 몸의 뼈가 부러져, 약간씩만 움직여도 곧바로 끔찍한 고통이 뒤따랐으나, 그는 그냥 참았습니다.

그는 네크론의 검은 기둥에 가까워졌을 때쯤 생귀노르 쪽을 힐끗 바라보았고,

생귀노르가 이제는 3마리의 카니펙스들과 싸우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신화적인 전사는 괴수들의 난폭한 공격들 속에서도 유연하고 손쉽게 피해다니며 

그들의 단단한 껍질에 무자비하고 유혈낭자한 도랑 상처를 파내고 있었지요.


다시 시선을 정면으로 거둔 아로판은 그의 온 의지와 정신을 다하여 두 팔로 기둥을 향해 몸을 있는 힘껏 끌어당겼고,

그 기둥의 알수 없는 의미가 담긴 가동 룬 문자에 손을 뻗었습니다.


그 순간, 저 멀리 하늘 위 궤도에서, 

마침내 마그노비타리움이 빛의 염화를 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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