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8th imperial fists Supplement
가라돈은 진보적 스탠스의 인물이었고,
이에 따라 캡틴이 된 이래로 챕터의 다른 지휘부 형제들이라면 거리를 두거나 냉담하게 여겼을 다른 챕터들의 형제들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실제 그는 다수의 전장들에서 울트라마린 챕터의 카토 시카리우스,
인베이더즈 챕터의 콜베인 브라스크, 블랙 템플러 챕터의 카스텔런 드라코와 블러드 엔젤의 에라스무스 타이코 등과 협업하였으며,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의 특별한 전쟁 방식들을 신중히 학습하여 중대의 전투 교리들에도 적용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가라돈과 시카리우스의 관계는 사실상의 우정 관계라는 말까지 있는데,
탈라사르의 위대한 대공이 자랑하는 그 특유의 차가운 태도를 고려해보면
그러한 루머들은 아마 망상일 것입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런 저런 공로 끝에 마침내 가라돈은 3rd 중대에서 승급하여 2nd 중대 지휘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별로 내켜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자신의 사랑하는 3중대의 앞날과 관련하여 별로 좋지 못한 예감을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2nd 중대 취임 후 겨우 1년 만에, 3rd 중대는 다시 한번 개털리고 말았는데
히드라 코르다투스 행성에서 이번에는 워스미스 혼수가 이끄는 아이언 워리어들에 의해 사실상 학살을 당했습니다.
가라돈은 그 즉시 챕터 의회에 청원을 넣어 자신의 지휘 아래 3rd 중대의 군기가 다시금 일어설 수 있게 해주십사 하고 요청했고,
이에 가장 먼저 라이샌더가 적극 응하며 가라돈의 뜻을 지원해 주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이전 라이샌더와 가라돈이 이끌었던 '천둥의 성전' 당시의 베테랑들이 아직까지 여러 중대들에 퍼져서 많이 살아남은 상태였고,
가라돈은 이들을 다시 모아 '테라의 수호자들' 중대를 다시 재건해냈습니다.
물론 상당수의 병력들이 비어 있었기에 이 빈 자리들은 최근 올라온 신병들로 채워 넣었는데,
이 시기에 새로운 암흑 성전이 개시되려 하고 있다는 불길한 소문들이 속속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지요.
아아, 그러나 가라돈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3rd 중대는 아이 오브 테러의 변방에 배치되어 암흑 성전을 막는 명예롭고 귀한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경험 없는 전사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과연 소문대로, 악의 세력들이 쏟아지며 아이 오브 테러 일대의 제국 도시들이 불타오르는 동안에도
가라돈은 일선에서 바져 그의 3rd 중대와 함께 팔랑스 수호 임무나 수행하면서 훈련에 철저히 매진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지요.
그러나 또 운명은 아이러니하게 흘러가며,
가라돈과 3rd 중대가 팔랑스에 남겨진 것이 그야말로 크나큰 행운의 결정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이 명예로운 전투 정거장에 가장 큰 위기가 닥친 순간, 가라돈과 그의 3rd 중대 전사들이 그 안에 타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 '미숙한' 3rd 중대와, 그들을 이끄는 가라돈의 재치 있는 용기가 아니었다면,
M41년 후기의 제국의 운명은 정말로 아주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최소한 챕터 의회는 그렇게 믿는데,
바로 그 이유에서 챕터 의회 측은 결의의 손ㅡ대성전 시기의 유물로 지금까지 전설적인 챕터 마스터 라제리안을 제외하곤 누구도 수여된 적 없는 유물을 그에게 맡길 정도였지요.
일부는 가라돈의 운명이 어쩌면 다른 누군가의 인도를 받은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다른걸 떠나서, 그는 3rd 중대에 닥친 위기에서 2번이나 살아남았으며,
홀리 테라가 위기에 처한 순간에는 우연처럼 그 자리를 지켰고
이후 카디아 대탈주의 순간에는 구원자로 활약하기까지 했지요.
이에 따라 챕터 내에서, 특히 천둥의 성전 당시 그와 함께하며 같이 나이 들어가고 있는 챕터 베테랑들은
가라돈이 무언가 위대한 대의, 진짜로 어쩌면 황제님의 가호를 받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라돈은 그러한 주장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그저 '전사의 행운'에 불과했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이후 에라 인도미투스의 시대가 시작되며 성전들이 펼쳐지자 그는 여기에 기꺼히 참여하며
갈라진 제국을 다시 영광 아래 복구하겠노라 결의했지요.
그는 항상 다른 전투-형제들에게 최선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특히 이 시기에 가라돈은 변화에 대해 큰 불신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자신의 챕터 내 신구 세력 간 결속을 위해서
몸소 루비콘 프라이머리스라는 큰 위험을 건너기까지 했습니다.
챕터의 고참으로, 당연히 더 좋은 자리에도 오를 수 있었지만,
그는 계속해서 '테라의 수호자들' 중대를 담당하며 진급을 사양했고
그의 적극적인 헌신 아래 3중대는 챕터의 중대들 중 일류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허나 가라돈의 여정은 점차 고독해지고 있습니다.
팔랑스에 챕터 수뇌부가 모인 자리에서, 그가 시선을 돌리면
이제는 시카트릭스 말레딕툼이 제국을 찢어버리기 이전 시대의 전사들은 세상을 떠나 사라진 지 오래가 되었지요.
그리고 행여나 자신이 라이샌더를 처음 만났을 때 그에게 내린 판단처럼,
자신이 점점 자만심과 앙심만 가득한 유물이 되어가는 건 아닌가 하고 염려하고 있기도 합니다.
계속된 전쟁 속에, 가라돈의 전투-형제들 중 너무 많은 이들이 세상을 떠났고,
그가 친했던 동기 캡틴들 또한 많이 사라졌습니다.
챕터 밖 동맹들 중에서도, 타이코의 경우에는 아마게돈 전쟁 당시 블랙 레이지로 세상을 떠났고,
시카리우스는 이메테리움의 조류 속에 삼켜져 실종 상태이며
브라스크는 골라 행성의 화염 폭풍 속에 전사했습니다.
드라코의 경우에는 다시 회고할 수조차 없는 끔찍한 행위들로 인해 파문된 반역자(excommunicate traitoris) 선고를 받았지요.
이제는 가라돈의 늙은 멘토 라이샌더만이 살아남아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화강함마냥 폭풍 속에서 견뎌내며, 마치 아직 오지 않은 어떤 거대하고 끔찍한 전투만을 기다리는 마냥 버티고 있지요.
-언젠가 그 전투가 찾아오게 된다면, 두 전사들은 서로 함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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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코니 117th 중대가 어둠에 잠긴 숲에 가한 공습이 실패로 끝난 이래로,
숲은 수일간 계속 타오르고 있었다.
다수의 가드맨들 또한 워스미스 칸징의 악마-빙의된 숲 안의 방어 시설들에 참살당하여 숲과 함께 타오르고 있었다.
하노리오 v 행성의 퍼디툼 요새는 1천여 년 간 굳건히 버텨왔으나,
내부에는 큰 약점 하나가 존재하고 있었다.
지난 50여 년 간 그 긴 장벽들이 제대로 수리되지 않았던 것이다.
'모두 준비 완료됐나?' 가라돈이 질문했다.
문득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에 눈살을 찌뿌릴 뻔했다.
같은 목소리라고는 하지만, 무언가 이상하게 다른 느낌이었다.
사실 프라이머리스 시술을 받아들인 이후로는 신체 전체가 마치 다른 것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리테넌트 카라스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3rd 중대는 지휘관님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쓰라소스 대령은?'
'재보급을 위해, 1일이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가라돈이 툴툴거렸다.
'그렇다면 내일이 되면 하루가 더 필요하다고 말하겠군.
그 작자는 겁쟁이다.'
'그렇다면 저희들끼리 공습을 개시하는 것입니까?'
그의 질문 아래에는 약간의 기대가, 아주 허접하게 감추어진 채 그대로 묻어나왔다.
'물론이다, 형제여.'
저 멀리 숲은 연기로 뒤덮힌 하늘로 새로운 포격을 쏟아내고 있었다.
숲에서 날아온 포격들이 폭발 크레이터들이 가득한 언덕을 다시금 강타하며,
하라코니의 참호선들을 향해 진흙과 흙 무더기들을 쏟아냈다.
곧 질서를 회복하려는 일선 장교들의 날카로운 명령들과, 부상자들의 비명소리들이 들려왔지만,
그 근처의 3rd 중대의 전투-형제들은 여전히 미동조차 없이, 대기 중이었다.
가라돈은 몸을 돌리며 소리 높혀 말했다.
'형제들이여! 로드 커맨더께서 우리로 하여금 저 벽들을 무너트리고, 반역자들을 화염 구덩이 속에 처박으라 명하셨다.
그대들은 나를 따라 기꺼히 화염 속으로 몸을 던지겠는가?
프라이마크와 황제 폐하를 위해서 기꺼히 그러겠는가?'
1백명의 목소리들이 그에 답하며, 단 하나의 대답을 만들어냈다.
'영광을 위하여! 챕터의 영광을 위하여!'
비로소 가라돈은 냉혹한 미소를 지었다.
이 우주는 어쩌면 달라질지 몰라도,
위안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언제든 남아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수송 차량들에 탑승하라, 형제들이여!
오늘 밤, 퍼디툼은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