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출처 : The Horus Heresy - Visions of Heresy - Book Two


황금 옥좌

이 시기의 어느 날, 말카도르 더 시길라이트와 임페리얼 피스트 군단의 프라이마크 로갈 돈은 한 때 황제의 옥좌로 사용되었던 거대한 구조물 앞에 모였습니다.

인류의 주인은 수 달간의 기다림 끝에 모처럼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는데,

이는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몰라도 참으로 시기적절한 것이였습니다.

왜냐하면, 때마침 바로 직전에 테라로 이스트반 V 대참사에 대한 소식이 접수된 후였기 때문이였지요.


두 남자는 무릎을 꿇으며 황제를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는 새롭게 만들어진 거대한 옥좌에 앉아 있었는데,

그 옥좌는 거대한 기계 형태의 무언가로,

어떤 거대한 포탈 위에 건설된 그것은 단순한 옥좌가 아니라 베베 꼬인 케이블들과 와이어 선들 및 회로들이 가득히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황제의 머리 위로는 힘의 광휘가 반짝이고 있었으며,

그의 두 눈은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그는 조금의 미동도 보이고 있지 않았습니다.

주변 공기는 오존과 기계의 냄새가 가득했지요.


그 거대한 옥좌는 그 구조물 전체가 금속, 황금으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이와 동일 재질의 금 재질로 이루어진 거대한 강철 문들이 옥좌와 연결된 옥좌 아래의 거대 포탈로 내려가는 길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었습니다.

이 거대한 기계 옥좌와 그 아래 건설된 포탈은 지하의 광대한 볼트 지하 시설로 이어지는 출입구였는데,

그 곳은 황제의 주 실험실로서 그의 복잡한 제국 지하 시설들은 아직도 무언가 심오한 작업이 진행 중이였지요.

그 비밀의 복트 아래서, 황제는 그의 과학을 연구하고 이론들을 실험하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기계들과 보관함들이 그 아래 가득 널부러져 있었고,

수백의 붉은 로브를 뒤집어쓴 기술장인들과 노동자들이 수많은 임무들을 맡아 수행하고 있었지요.


로갈 돈은 이와 같은 변화에 엄청난 경탄과 함께 혼란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일개 스페이스 마린 군단의 프라이마크로써, 우주의 온갖 경이들을 다 목격해왔지만

그런 그조차도 다름아닌 지구 위에, 그것도 황궁 안에 이러한 장소가 있을 것이라고는 절대 상상조차 못했지요.

옥좌가 위치한 홀은 그 규모만 해도 완전 중무장한 5개 혹은 6개 스페이스 마린 중대들이 들어올 정도로 거대한 규모였으며,

그 아래 포탈은 화성 기계교단의 워하운드 타이탄조차도 머리 굽힐 필요 없이 그대로 통과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는 도대체 황제가 무슨 일을 준비하는지 조금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당장 지상이 이렇다면, 거대 포탈 아래에는 도대체 얼마나 기상천외한 장소가 숨겨져 있다는 말인가?

이보다 더 거대한 장소가 지하에 있다면, 그 안에는 도대체 얼마나 신비로운 기술 이기들이 숨겨져 있다는 말인가?

황제 폐하께서 앉은 저 거대한 기계의 용도는 도대체 무엇인가?

그 밖에 수천 질문들이 그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고,

돈은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구하려는 듯이 그저 가만히 그 분을 응시하였습니다.


마침내 황제가 천천히 눈을 뜨며, 발치 아래의 끝없는 계단 밑에서 무릎 꿇은 두 인물들에게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러자 머리 위 휘광 또한 점점 사그라들며 기계의 작동음 또한 점차 묵직한 진동음으로 가라앉았지요.


'왔구나. 할 일은 많으나 시간은 짧으니, 간략히 말하겠다.'


'이 황금의 문들 너머에는 거대한 지하 네트워크망들이 기다리고 있다.

허나 이것들은 결코 평범한 통로들이 아니지.

이 네트워크망들은 억겹의 시간 이전, 이 태양계의 태양보다도 유구한 한 고대의 종족이 설계한 것들이며,

짐의 황궁이 지어진 반석에 뚫리는 대신, 워프 그 자체의 구조 사이에 뚫려있는 통로들이다.

이 터널들이 엮어 만든 그물망은 나조차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넒으며 복잡해서 지도화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허나, 적합한 워프 게이트들을 지난다면 이 터널을 사용하여 눈 깜빡할 사이에 제국의 반대편으로 건너는게 가능해진다.

그렇기에 이 문들의 위치와 그물망의 구조는 최초에 이것을 창조했던 그 외계 종족들의 가장 큰 비밀들 중 하나였지.'


'짐이 어찌하여 그들의 가장 큰 비밀을 알게 되었는가, 그것은 우리에게 당장은 중요치 않노라.

너희들이 알아야 할 것은, 짐이 이것의 비밀을 알아냈으며

짐은 나름의 방식들로 출입구를 만들어낼 방법을 알아냈다는 것이다.

지금 네 앞에 보이는 이 워프 게이트는 수십년간의 연구와 노동의 산물로,

황궁에 짐이 이 거대한 옥좌를 지을 당시부터 구상해왔던 것이다.

이 구조물은 워프의 그물망을 정복하고 워프 함선들 및 아스트로 텔레파시 등에 의존하는 현 인류를 해방시켜주려는 내 성대한 과업의 첫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허나 불운하게도, 일련의 사건들이 내 원대한 계획들을 일그러트리며 이제는 역으로 위기의 순간에 봉착해 있노라.'


'짐이 건설한 워프 게이트와 통로의 '아주 극소의' 구역이 현재 끝없는 보수가 필요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그대로 방치한다면 완전히 무너져버릴 것이다.

처음에는 짐의 싸이킥적 힘으로 통제 가능한 수준에 불과하였고,

짐의 군대들과 짐이 황제로써 부릴 수 있는 것들로 억제할 수 있었으나

워프를 지배하는 끔찍한 괴물들, 스스로를 소위 카오스 신들이라 자칭하는 짐의 대적들이 내 목표들을 완전히 타도하기로 계획했으니,

놈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리석은 마그누스를 유혹하여 자신들이 일으킨 어떤 계획에 대해 마그누스가 직접 내게 경고하게끔 만들었다.

그렇다. 그것이 호루스의 반역이지.

어리석은 마그누스는 자신이 목도한 경고를 내게 전하기 위해 강력한 마법적 힘의 방식들을 사용하였는데,

이 때문에 짐이 구조물 주변에 설계해둔 방호성 싸이킥 차단막들이 전부 망가져버렸다.

마그누스의 주술은 짐의 비밀 군대가 그간 정복해놓았던 그물 차원의 일부로 워프의 역겨운 거주자들이 침입하도록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짐이 설계해둔 섬세한 통제 수단들 또한 산산히 부셔놓았다.

현 시점에 이르러, 이 워프 게이트는 짐이 사실상 온 힘과 집중을 쏟아부어야 하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 세계와 워프간에 영구적인 통로가 생겨버리게 될 것이다.'


지금 짐이 너희들과 대화하는 와중에도, 이 아래 '그물망' 안에서는 비밀스러운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짐의 커스토디언 경호원들이 그 누출된 지역으로 흘러들어온 카오스의 지옥 악귀들과 치열한 전투를 펼치고 있지.

허나 승리의 가능성은 희박하게나마 남아있다.

만약 짐이 마그누스가 만든 누수를 복구하고 짐의 전사들이 내부로 침투한 악마들을 무찌르는데 성공한다면,

짐의 계획 또한 아직은 성공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허나, 머지않은 날에 짐은 이 자리에서 일어나게 될 것이다.

호루스가 그의 반역자 군대들을 모아 테라로의 침공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짐의 왕관을 노리고 있으며 짐을 쓰러트리기 전까지는 절대 쉬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를 멈추기 위해서 마지막 순간에 짐은 직접 호루스와 대면하게 될 것이다.

짐이 그 반역자와 맞서기 위해서는 마지막 순간에 누군가가 짐의 왕좌를 대신해야 할 것인데,

그 자는 반드시 아주 강력한 싸이커여야만 할 것이며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은 의무를 위한 희생이 될 것이다.

아마 살아남기 힘들겠지.

짐은 그 의무의 대상으로 처음에는 마그누스를 점찍었으나,

이제 마그누스는 그 일을 맡기에는 불가능해졌다.

그 아이는 거짓에 속아 우리들을 배반하기에 이르렀으며,

그 선택들이 만든 이토록 끔찍한 결과들에도 불구하고 행동함에 조금의 의심조차 없었지.

이제 남은 자는 그대 뿐이다.

이 의무를 대신해줄 수 있겠는가, 말카도르?'


로갈 돈의 눈에 보기에 말카도르는 다소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것이 그의 운명이라는 것에 조금의 의심도 없는 듯이 보였습니다.


'물론 그리하겠나이다, 황제이시여! 당신께서 알고 계시듯, 저는 제 목숨을 그대에게 맡겼나이다.'


'감사를 표하네. 허나 아직 해야 될 일들은 많이 남아 있지.

돈, 너는 나가서 남은 모든 제국의 충성파 군대들의 완벽한 통제 지휘권을 담당하거라.

곧 다가올 워마스터의 테라 공습에 즉각적인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징집 가능한 모든 세력들을 징집하거라.

황궁은 반역자 군대에 맞서 반드시 굳건하게 버텨야만 할 것이다.

그들이 짐의 지하 시설에 침투하여 이 워프 게이트에 접근하게 두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니,

그 순간이 찾아온다면 모든 인류에게 '멸망의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짐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 뿐이다.

마그누스가 망친 것을 다시 복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시간이 필요하며, 

짐에게 워마스터의 경솔함을 좌절시킬 시간 또한 필요하다.

장차 호루스는 결국 교착되고 말 것이며,

그 순간 그는 모든 방어와 엄폐를 거두고 짐에게 그와 마주할 '순간'을 제공할 것이다.


'허나, 짐이 진정 두려운 것은 그러한 것이 아니다.

호루스의 패배로 말미암아 모든 것이 끝나지 아니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호루스와 그를 따르는 패당들의 행위들은 결국 먼 미래ㅡ

즉, 내 통찰력이 닿는 것보다 더 먼 훗날에 이르러서야 그 끔찍한 결과들을 부르고 말 것이다.

지금 워마스터가 저지른 짓은, 장차 먼 훗날에 인류를 괴롭힐 '더 끔찍한 반역'의 가능성들을 열어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말카도르, 그렇기에 그대는 뛰어난 인격, 기술과 결의를 지닌 인물들을 뽑아주어야 한다.

그 자들은 반드시 엄격하게 시험받고 훈련받아,

뛰어난 역량과 짐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충성심을 가지고 있어야만 할 것이다.

그 자들은 곧 이단을 근절하고, 어디서든 숨은 반역을 찾아낼 '수사관'들로 이루어진 한 특수 기관의 첫 핵심 인물들로 거듭날 것이다.

이 일을 위해 저지르게 될 희생에 대해서, 그대는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가거라! 이제 그대들은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을 알게 되었다.

이제 나는 이 기계에 온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 '그 순간'이 오면, 짐은 그대를 부르겠노라.'



ps. 잘은 모르겠는데, 그러면 황금 옥좌는 처음에 웹웨이의 손상을 보수하기 위한 그런 용도였나보네.

뭐 아무튼.



Posted by 스틸리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