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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he Horus Heresy - Visions of Heresy - Book Two
임페리움 세컨두스
한편, 저 멀리 울트라마에서는 또다른 역사적 사건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으니..
칼스 전쟁을 시작으로 그림자 성전을 위시한 일련의 배반과 학살 사건이 벌어진 이후부터,
워프 조류는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아스트로노미컨의 신성한 빛 또한 점점 늘어지다 이내 뚝뚝 멈추기 시작했고,
마지막에는 불길하게도 완전히 끊겨버리며 침묵만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다른 외지와의 연락이 끊기고, 이제는 이웃령 섹터들과도 고립되어버리자
인류령 행성들은 옛 고립 시대의 악몽들을 다시 상기하며 동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마치 테라 자체가 그냥 사라진 듯한 기분이였지요.
그렇게 우리 은하계 각지의 수많은 제국령 행성들이 어둠 속에 버려졌습니다.
대부분은 근처에 동맹자들조차 없었으며,
아스트로패틱 통신들 또한 더 이상 제대로 먹히지 않았고 어떤 기존 링크들도 통하지 않았지요.
사실상 세그먼툼 솔라 너머의 나머지 행성들은 테라와 통신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인류의 모성, 황제 폐하 권력의 요람이자 모든 제국의 힘과 권한이 나오는 원천이 아예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게 된 것이였지요.
당연히 경악과 공포가 은하계 제국에 퍼진 수많은 인간들 사이에서 일어났습니다.
아스트로노미컨이 침묵하게 되었다는 것은 무시무시한 재앙의 징조였으며,
다수의 사람들은 이것이 어쩌면 새로운 '투쟁의 시대'를 알리는 예고가 될지도 모른다며 두려워했지요.
은하계가 불길한 격동을 보이는 이 때에, 로버트 길리먼과 그의 울트라마린 군단은 워드 베어러의 배반과, 울티마 게스먼툼의 다른 행성들에서 벌어진 기만적인 약탈들에서 다시 회복하고 있는 중이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테라와 울트라마 외부 제국령과의 연락이 완전히 끊겨버렸지요.
당연히 필사적이고 반복적인 연결 재확립 시도들이 이어졌습니다.
길리먼은 휘하 아스트로패스 사무국들의 인원 전부를 동원하여 이 임무를 맡겼지만,
그들의 모든 시도들은 결국 실패로 끝났고 결국 다시 연락을 취해보려는 희망은 그렇게 사그라들었지요.
이것은 전능한 프라이마크에게조차 엄청난 좌절을 안겨주었습니다.
본디 프라이마크 길리먼이라 함은 적을 간파하고 여기서 나온 정보와 지성을 활용하여,
이를 통해 전술들 및 뛰어난 전략들을 구상하는 면에서 뛰어난 자였는데,
지금처럼 테라에서 하다못해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이성적인 프라이마크 길리먼조차 결국 불안에 빠지고 음울한 의심에 빠질 수 밖에 없었지요.
도대체 어째서 아스트로노미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일까?
프라이마크 길리먼이라도 그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냉철한 분석력을 지닌 그답게 그 이면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무시무시하고 거대한 음모가 깔려 있으며
만약 이대로 계속해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테라 혹은 황제 폐하 본인에게 무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위대한 프라이마크는 가능한 경우의 수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마음 속에 드리운 슬픔과 어둠을 걷어내려 했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마지막으로 남은 경우의 수는 황제 폐하께서 어쩌면 서거하셨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슬픈 진실이였습니다.
음울하고 괴로운 고통이 길리먼의 사고를 괴롭혔습니다.
그는 자신의 진정한 아버지께서 죽음에 이르셨다는 사실에 격하게 통곡하며 흐느꼈지요.
허나, 범인이라면 그런 사실과 자신에게 놓인 이러한 현실 앞에서 그대로 굴복했을지 모르나
그는 초인으로써 정신과 육체가 모두 그 무엇보다 단단한 자였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그대로 슬픔에 주저앉지도 않았고,
비통 속에 그대로 잠식되어 망각에 떨어지지도 않았지요.
그리고 어떤 기막힌 생각이 그의 머리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만약 황제께서 진짜로 서거하셨다면,
이대로 손을 놓아서는 아니되며 적들에게 반드시 복수해야 한다는 것이였지요.
이에 따라 그는 또다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현실적으로, 그와 같이 '불가능한'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적들 또한 막대한 희생을 치루었어야 정상이니
비록 황제 폐하께서 돌아가시며 놈들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을지는 몰라도
최소한 황제의 권력 전부를 노리는 그 시도는 아직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길리먼은 이 싸움에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길리먼은 아직 은하계의 평화를 위한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노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바로 자신이 그 의지를 이어갈 것이였으니까요.
마음을 굳힌 길리먼은 곧바로 새로운 계획들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측근들과 형제들(생귀니우스, 라이온 엘 존슨 등)을 모아 현 시국에서 인류는 새로운 희망과 안전의 보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길리먼은 만약 인류에게 모성 테라가 없어졌다면 그를 대신해서 새로운 고향으로 부를만한 장소가 반드시 필요하며,
밤하늘 속에서조차 그 방향을 바라보며 희망을 가질 장소가 분명히 필요하다고 다른 이들을 설득했지요.
새로운 등대가 나와야지만 그것이 어둠의 세력에 맞서는 현 인류의 심장이 될 것이라고 말이지요.
고대 테라는 이제 더 이상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듯하니,
새로운 행성이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역할을 울트라마, 울트라마린 군단의 제국에 맡기기로 결심했습니다.
비록 반역도당 로가와 앙그론 놈 덕분에 바로 직전까지 대대적인 약탈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길리먼 보시기에 이만큼 적합한 땅이 없었지요.
그리하여 모두를 (대충이라도) 설득한 길리먼은 자신의 황폐화된 왕국을 새로운 제국으로 임명하며,
심지어는 '제2의 제국(임페리움 세컨두스)'라고 명명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의 뜻에는 라이온 엘 존슨, 생귀니우스를 위시한 충성파 프라이마크 형제들과 다른 충성파 군단들의 스페이스 마린들이 함께하며
길리먼의 군기 아래 모여 그와 뜻을 같이했지요.
그러나 오늘날 이르러서 이 '기억받지 못하는 제국'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남은 기록이 없습니다.
길리먼의 새 제국 선언 이후 수 년간 무슨 일들이 일어났는지는 모든 제국 기록들을 다 뒤져봐도 남은 것이 없지요.
사실, 그 이후 일어난 사건들과 아스트로노미컨의 실패에 관련된 진짜 이유에 대한 과거사 지식들은 별로 좋은 건덕지가 아니긴 합니다.
어쩌면 이단적인 그런 느낌도 조금은 날 수도 있지요.
그렇기에 이 '임페리움 세컨두스'라는게 사실 수 명의 핵심 인물들이 작당하여 자기보존을 위해 벌인 짓인건지,
아니면 진정으로 인류를 보존하려는 숭고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말할 수 없다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대한 진실은 이미 오래 전 잊혀져서 기록조차 남지 않았지요.
아마 마크라지의 울트라마린 요새 심장부의 봉인된 볼트 홀들 안에나 어디 구석탱이, 아니 구석탱이 중에서도 길리먼이 숨겨놓은 진짜 히든 구석탱이 안에나 존재할 것입니다.
ps. 참고로 길리먼은 자신이 새로운 제국을 세운다고 한들 그 지도자 노릇은 제대로 하지 못할거라 생각했고,
그렇기에 생귀니우스가 길리먼의 제2제국의 사실상의 톱자리를 먹습니다.
물론 결국엔 뻘짓이 되었고, 생귀니우스는 테라로 돌아가서 거기서 죽게 되었으며
길리먼 본인 또한 라이즈 오브 더 프라이마크, 다크 임페리움 소설 등을 통해서
이 제2 제국 설립을 아주 쪽팔리는 과거 흑역사로 여기고 있지만
사실 그렇다고 의미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닌게,
이 때의 경험 덕분에 황제 사후 길리먼이 그래도 망가진 제국을 어느정도 수습하는데 큰 공을 세울 수 있었고
이 때에 쪽팔리는 일들과 실수를 많이 겪은 덕분에 훗날 다시 부활해서 위기에 놓인 제국을 그래도 다시 캐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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