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The Horus Heresy - Visions of Heresy - Book Two
암흑의 시대 : 이스트반 참사 직후.
먼 훗날의 인류 제국을 살아가는 세대들에게 호루스 헤러시라 알려진 일대 사건들은 그저 고전 신화들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으며,
기록이라고 해봐야 제국 빌딩들과 궁전들의 기념비들과 건축물에 새겨진 비문들 정도가 전부이지요.
이 고대 기록들에 관련해서 남은 것이라곤, 흐릿해진 사본들과 정전기 가득한 반쯤 완전히 망가진 홀로그램-진공관들 뿐이고,
그나마 상세한 기록들이라 해봐야 스페이스 마린 챕터들 내 형제들끼리 전수하는 구전 역사들 뿐입니다.
또한, 호루스 헤러시에 관련해서 남은 기록들은 전부 가장 극적이고 의미 깊은 이야기들 위주이며,
항상 호루스와 그의 추종자들을 극악의 악당들로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일어났던 사건들의 상세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제국민들에게 공개된 적이 없지요.
물론, 그 날 이후로 정말 셀 수조차 없이 오랜 시간이 흘러버렸으며
그것만으로도 이 고대의 내전을 신화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할 것입니다.
어쩌면 수 년간은 제대로 정보가 기억되고 있었을지 몰라도,
시간이 흐른 끝에 하나 둘씩 사라지고 왜곡되어버려 사라진 것이지요.
허나, 현 시점에서 헤러시에 관련된 정보가 적은 것은 다른 이유들이 있습니다.
일단 이 역사적인 격돌의 시기에, 제대로 된 기록을 남기려는 노력 자체가 적었으며
또한 이 시기의 인간 삶과 관련된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역사 기록들 또한 온전히 시대를 버텨내기 어려웠습니다.
헤러시 기간 동안, 충성파와 반역파 두 세력 모두 고의적으로 전쟁에 관련된 기록들을 파괴하거나 차단한 것이지요.
그런고로, 이스트반 V 행성에서 벌어진 드랍사이트 대학살부터 악명 높은 테라 공성전의 시작을 알린 최후의 무장 명령의 순간 전부를 포함해서,
이 암흑 시대를 다룬 공식적인 기록들은 상당 부분이 텅 비어 있으며,
인류 제국 당국은 호루스 헤러시를 다른 일반 대중들에게 가장 큰 비밀로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그렇기에 이 시기를 '암흑의 시대'라 부르는 것입니다.
물론 이 시대의 기록들은 대부분 손실되었습니다.
그러나, 심지어 일부는 고의적으로 훼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가 남아서 제국 혹은 반역자 세력들이 지배하는 행성들과 성계들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전쟁 프로파간다 및 공식 입장들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제국의 현 군주들은 일부 사실들을 시대의 장막 아래 감추어두는게 최선이라 믿고 있기 때문에,
그보다 더 많은 상세한 기록들과 진실들은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시대에는, 정말 수많은 전투들이 있었고 수많은 전쟁들이 있었으며,
그 중에서는 패배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현 제국 세력들 중 상당수가 그 시기에는 충성심이 상당히 동요했던 경우도 있었지요.
사실, 영웅들로 여겨지는 자들과 저주받은 이단들로 여겨지는 자들 간의 선은 실제로는 아주 흐릿하며,
이 시기에는 심지어 가장 경건하고 선한 이들조차 황제의 이름 아래 끔찍한 짓들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수정된 전술 계획에 따라 수 개의 목표들을 선점하기 위해서 무고한 이들 수백만이 목숨을 잃었지만,
거의 즉시적으로 무가치하게 된 경우도 있었으며
필사적인 희생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무주공산으로 끝난 도박의 사례들도 있었습니다.
이 암흑의 시대에 수많은 동맹들이 체결되거나 혹은 깨졌으며,
일부 제국 세력들은 너무나도 쉽고 빈번하게 자신들의 동맹을 갈아치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배반 행위들은 대체로 충성파 세력들 내 일부 하위 세력들 사이에서 자주 일어났지만,
어떤 경우들에서는 주목할 정도로 강력하고 상징적인 세력들조차 배반을 저지르기도 하였지요.
만약 이러한 상세 기록들이 전후 외부로 유출되었다면,
제국의 근간은 크게 뒤흔들리게 되었을 것입니다...
부서진 군단들(Shattered Legions)
아이언 핸드, 샐러맨더와 레이븐 가드 충성파 군단들은 이스트반 V 당시 끔찍한 배반을 당했습니다.
일명 드랍사이트 대학살이라는 배반 사건으로 인해 이 3군단들은 사실상 완전 궤멸 상태에 놓여버렸지요.
이들이 받은 총합 사상률과 피해량은 가히 어마어마했으니,
은하계에서 가장 강대했던 군사 세력들에 속했던 군단 3개들이 전부 몰락하여 소수의 생존자들만을 거느리게 되었지요.
허나 그 참사 속에서도 분명히 생존자들은 남아 있었습니다.
드랍사이트 대참사 직후, 반역자들은 충성파 군단들을 철저히 제거하기 위해 이스트반 V 행성을 대상으로 가능한 모든 노력들을 기울였지만,
일부 충성파 스페이스 마린들은 이 참상에서 살아남는 것 뿐만 아니라 탈출하는데까지 성공하였지요.
그렇기에 그들은 거기에서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코락스, 레이븐 가드의 프라이마크 또한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충성파들 중 한 명이였습니다.
그는 은밀한 기동으로 자신의 충성파 군단 생존자들과 함께 이스트반 V 행성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지요.
이렇게 탈출에 성공한 이들은 행성에서 살아남은 레이븐 가드 세력들 중에서는 가장 대규모였으나,
그럼에도 행성에 주둔 중인 다른 배반자 군단들에 비하자면 훨씬 압도당하고 있었습니다.
프라이마크의 목숨이 언제 위험에 처할지 모르는데다가,
이스트반 V 행성에 누가 더 살아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였기에
어쩔 수 없이 이들은 이스트반 성계에서 완전히 철수하여 바로 테라로 돌아가 군단을 재정비하고자 하였습니다.
행성에 남겨진 레이븐 가드 생존자들은 여러가지 정황 속에서 코락스가 빠져나갔으며,
학살에서 탈출했을 거라 짐작했지만
코락스는 은밀하게 이스트반 성계에서 탈출했기 때문에 이들은 앞으로 최소 수 년간은 프라이마크와 재회하지 못할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살아남은 레이븐 가드 생존자들은 반역파 추격자들의 눈을 피해다니면서
동시에 아이언 핸드 군단 및 샐러맨더 군단의 다른 생존자들과 만나 힘을 합치기 시작했으니,
그렇게하여 탄생한 임시변통적인 저항군 세력이 바로 부서진 군단들이였습니다.
이 부셔진 군단들은 주로 아이언 핸드 출신의 마린들이 메인으로 이끌었는데,
대학살이 시작된 직후 군단 베테랑 중대들이 궤멸당하고 페러스 매너스까지 죽음을 맞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다른 두 군단들에 비하면 여전히 그 수가 많았습니다.
더욱이 아이언 핸드 군단은 호루스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끔찍한 배신을 당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호루스에게 정의구현을 시켜주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히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배신당하여 큰 피해를 입었다는 것 때문에 이들은 또한 모든 것들에 대해 의심과 혐오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다른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된 이들은 심지어 테라 의회의 통제 아래에 다시 들어올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었지요.
아이언 핸드 군단은 남은 3군단들의 생존자들을 모아 대략 1천명들의 전사들로 이루어진 부대들을 편성했는데,
이 방식은 이들의 군단 모성 '메두사'의 클랜 부족들의 형태를 모방한 것이였습니다.
직후 이 비교적 작은 군사 세력들은 기존 함대들에서 살아남아, 이스트반 성계 각지로 피신한 모든 함선들을 어떻게든 다시 불러모은 다음
마침내 이스트반 성계를 떠나 제국의 모든 방면으로 출발했습니다.
각자 목표로 둔 방향들로 흩어져서, 호루스의 세력들을 처단하고 그의 보급선 및 통신선들을 파괴하고자 한 것이지요.
부셔진 군단들의 부대들은 최소 군단 백부장 급 장교에 의해 지휘를 받았는데,
각각의 부대들은 아주 드문 경우에나 서로 교류하고 전반적으로 기밀을 유지하며 움직였습니다.
이는 즉, 반역자들이 목표로 노릴만한 중심적인 리더십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더욱이, 작은 세력들에 불과했기 때문에 반역자들은 이들을 추격하기 어려웠고
덕분에 부셔진 군단들은 기습 및 유연성 측면에서 여러가지 이점들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부셔진 군단들은 호루스를 상대로 수십여 이상의 여러 전과들을 올렸습니다.
이들의 전투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또한 유혈낭자했습니다.
형제단으로 묶인 각 부대들의 전사들은 군단이라는 큰 단위로 묶인 전사들보다 더 깊은 유대로 연결되어 있었으며,
이렇게 맺어진 유대 관계는 심지어 호루스 헤러시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었지요.
또한 부셔진 군단들의 모든 전사들은 이스트반 V에서 겪은 대참사에 큰 동요를 받은 상태였기에,
자신들을 배신한 형제들에 대해 반드시 앙갚음하고 정의를 전달해주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그들 중에서 샐러맨더 마린들은 참사 직후 불칸의 마지막 안식처(물론 죽지 않았지만)에서 아무른 흔적도 찾지 못했고,
이에 따라 자신들의 프라이마크가 목숨을 잃었으며 자신들의 군단 또한 결국 기억 속에 잊혀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다른 그 어느 군단원들보다도 프라이마크의 전사에 대해 깊게 애도했으며, 깊은 슬픔에 잠겼지만
심지어 가장 끔찍하고 위험한 상황들 앞에서조차 인간애와 인정, 연민을 잊지 않았으며
호루스의 반역자들이 불러낸 끔찍한 공포의 존재들 앞에서조차 그 마음을 끝까지 지켜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스트반 V 행성에서 사실상의 붕괴를 겪었지만,
충성파 군단 생존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부셔진 군단들이라는 형태로 다시 일어나 복수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들의 굽힐 줄 모르는 영혼과 불굴의 의지는 반역자들에게도 분명 무시무시한 위협으로 다가왔지요.
다른 충성파 군단들은 이들을 전력 외로 간주했지만,
반역자들로부터 거둔 다수의 승리들 속에서 이들은 분명한 숨은 주역들이였으며
이는 심지어 일부 공식 기록들에도 분명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물론 호루스의 계획들이 얼마나 많이 이들의 손에 의해 실패로 끝나게 되었는지,
혹은 얼마나 많은 전사들과 자원들이 이 이스트반의 생존자들이 활약하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호루스의 손에 의해 사용되었을지는 아무도 제대로 말할 수 없게 잊혀져 버렸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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