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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Liber Xenologis

 

오레티

우리는 외계생명체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

그게 가서 가르침을 받으라는 소리가 아니다.

우리 적들의 어리석음들을 관찰함으로서 우리는 그와 같은 운명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은하계에는 온갖 제국들이 있었으나 그들 중 다수는 같은 운명을 맞이했다.

:지배층의 오만과 태만함 때문에 침공받아 분열되어 멸망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록 그 과정이 위험할지언정, 오직 정복과 도전만이 우리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다.

멈출 수 있는 자리 같은 건 없다.

우리는 살기 위해서 계속 성장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휴식을 택한다면, 우리 적들은 그 시간에 움직일 것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오레티'라는 종족은 아직까지 어떤 '제국'이라 할만한 것을 형성하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성계를 완벽하게 통제한 주인들이지만, 

절대로 그 이상을 넘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벌레-인간형 외계종들로, 긴 다중 관절의 사지들을 지녔으며

두꺼운 피혁같은 갑각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벌레같은 외형으로 보기에 혐오스러우며,

괴상한 발굽들과 일련의 거미-비슷한 눈들까지 지니고 있지만

사실 이들은 선량하다.

이들은 전쟁을 좋아하지 않으며, 이들의 무기 또한 파괴력이 약화된 입자 광선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갑주 대부분에 팅겨져 나갈 뿐이다.

 

보기에는 참으로 흉측하나, 오레티는 자신들이 아름답게 가꾼 모성과 고도로 발전된 문명을 '한때'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일명 '하나멧'들이라 불리는, 광대한 거미줄과-비슷한 사원들을 짓고,

그 안에 종교적 의미가 담긴 아름다운 예술 작품들을 전시해두고 있었다.

;또한 이들은 성계 외부로 떠날 수 있는 우주선들을 만들 수 있는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진보를, 이들은 정복 혹은 제국 건설에 사용하지 않았다.

이들은 선의와 친절을 중요시하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종족들과 조우했을 때 이들은 항상 그들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거래와 우주적 동포애에 의거한 도움들을 건냈었다.

 

어쩌면, 우리 은하가 아니라 다른 은하계였다면,

오레티가 살아남고 어쩌면 그 이상으로 흥성했을지도 모르는 장소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선'을 중시하는 본성이 제대로 존중받는 그런 곳이 정말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은하계는 그러지 못했다.

오레티의 모성은 성계를 지나가는 모든 외계 함대에게 침공당했으며,

그들의 인구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아름다운 '하나멧'들 또한 약탈당하고 파괴되었다.

 

결국, 자신들이 멸종 위기에 몰리게 되었음을 깨달은 오레티는 모성을 떠나

소수의 남은 함선들에 타고 별들로 떠났다.

한때 위대했던 오레티 종족은 이제는 그저 쓰레기 뒤지는 자들에 불과해져서,

넝마짝들을 걸친 채로 버려진 데스 월드들에서 자신들이 건질 수 있는 것들을 건져가며 삶을 연명할 뿐이다.

'제노그라피아 유니버살리스'의 울펜부텔의 증언들에 따르면,

한 로그 트레이더가 이 빠르게 소멸해가는 외계종과 만났다 주장했다고 한다.

울펜부텔은 그 로그 트레이더와 이들이 어떻게 거래를 하였는지에 대해 자신이 들은 바를 기록해놓았는데,

그들은 헬로룸 세쿤두스 행성의 폐허에서 자신들이 건져낸 귀한 금속들을 그녀에게 제시했다고 한다.

그 대가로, 그들은 박해를 피해 조용히 살 수 있는 성계로 향하는 항로를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로그 트레이더는 의무대로 행했다.

그는 귀한 중금속들을 손에 넣은 후 이 이단적 외계인들에게 거짓말을 쳐서,

그들을 죽음이 확실한 메손 성운 쪽으로 보냈다고 한다.

비정한 이야기이지만, 만약 그들이 진리를 수천 년 전에 깨우쳤더라면,

어쩌면 그 자리에는 거꾸로 인류가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서쪽 변방에 도착한 직후, 나는 울펜부텔의 기록에서 묘사된 오레티와 

상당히 일치하는 외계인들과 만났다 주장한 한 무역상을 만날 수 있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가 본 오레티들은 중무장되어 있었으며 태도면에서 상당히 호전적이었다는 것이다.

그건 그냥 우연의 일치였을까?

아니면 오레티가 자신들의 선의를 반성하고 반성하여

뒤늦게라도 깨달음을 얻은 것이었을까?

:이 은하계에서 유일한 공존의 길은, 바로 전쟁 뿐이라는 깨달음 말이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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