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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먼이 놈에게 다가가는 동안, 그의 검 위로 다시금 백열의 화염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가 다가오자 콰라마르는 그 거대한 머리통을 내려 프라이마크와 시선을 마주잡았다.


'너는 죽을 것이다. 너의 경호원들도 전부 죽을 것이다. 

모든 것의 최후, 생명 없는 자, 절대-살아있지 않은 존재인 나 콰라마르 앞에서는 만물이 죽음을 맞이한다!'


괴물이 기습적으로 앞을 향해 튀쳐나왔다. 쓸모없는 두 날개를 이루는 뼈들이 서로 마찰을 일으키는 소리와 함께,

놈은 길리먼 옆의 어뎁투스 커스토데스들을 덮쳤고

그 중 한 명은 거대한 뒷발 발톱 아래 깔아뭉게 산산히 으깨버렸다.


적의 권능은 막강하였다. 단지 그 존재만으로도 길리먼은 영혼의 본질을 갉아서 마모시키는 놈의 존재감에 시달리며,

이성의 경계가 찢기고 완전히 산산조각나버릴 것 같은 위협을 받고 있었다.

다음 순간, 놈이 오물과 역병이 섞인 격류의 포효를 프라이마크에게 쏟아냈다.

프라이마크는 즉시 검을 치켜세웠고,

그 역병은 위기의 순간 그의 전신을 감싸오른 검의 화염 속에 완전히 증발되어 사라졌다.

'나는 네놈 같은 부류를 실컷 잡아 죽여왔다,' 길리먼이 외쳤다.


'그 누구도 나와 같지 않다,' 콰라마르가 답했다.


콰라마르가 놈의 박쥐 손가락 뼈들을 마치 검들처럼 내려치며, 프라이마크를 크게 베어버리려 하였다.

길리먼은 세차게 날아온 뼈 손 하나를 검으로 밀쳐내고는,

몸을 뒤로 날려 나머지 공격을 피해냈다.


'나 같은 사람 또한 어디에도 없다!' 


길리먼이 황제의 검을 내지르며 악마의 피부에 찔러넣자, 검이 백열의 화염 속에 작열했다.

허나 이 검은 심지어 닿는 것 만으로도 대부분의 악마에게 죽음을 선사하기에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최후의 주시자'에게는 모자란 모양이였다.

용 비슷한 놈의 무시무시한 괴력 앞에 길리먼도 점차 밀려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러자 커스토디언들이 그의 편에 나서며 서로간에 완벽한 합을 맞추어 자신들의 무기를 휘두르면서 그를 보조했다.

그들의 합공 속에 마침내 괴수의 몸에도 수많은 상처들이 생겨났으나,

그 상처들은 기껏해야 콰라마르가 노화되고 다시 재생되는 무한의 사이클 속에 순식간에 닫혀버릴 뿐이였고

반대로 커스토디안들은 괴물이 날개막막 없는 날개들을 펼쳐 이리저리 휘두르며 무자비한 공격들을 날릴 때마다 나가 떨어지기 일수였으므로

결국에는 길리먼만이 놈과 간신히 대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콰라마르가 싸울 때마다, 놈의 날개를 구성하는 손가락뼈들 사이로 그림자 장막들이 들러붙으며 점차 날개 가죽을 형성하기 시작하였으며,

그 말대가리 해골 뼈대에도 창백한 살점 고기들이 자라나기 시작하였으니,

점차 생으로 맥박치는 근육 구조를 만들어나갔다.


'매 죽음마다, 나는 더 강해진다,' 놈이 말했다.


'매 영혼으로 나는 더 거대해진다. 시간이 끝을 고할 그 때에,

나는 내 품에 만물의 죽음을 품을 것이며, 그리하여 그 누구도 나보다 더 위대해지지 못하리라.'


'지금은 시간이 종말을 맞이할 때가 아니다,'  길리먼이 반박하며, 놈을 기습적으로 공격했다.


황제의 검이 놈의 날개를 베기 위해 날아가니, 검날 사이로 피어나는 화염은 마치 깃대에 메달려 펄럭이는 깃발과도 같았다.

콰라마르는 물질화된 날개를 서둘러 뒤로 물리려 하였으나 이미 너무 늦어버렸고,

크게 깨지는 소리와 함께 검이 콰라마르의 가장 작은 길다란 날개 손가락 끝자락을 잘라내어버렸다.

허나 그것만으로 콰라마르는 대성당의 벽이 진동할만치 무시무시하게 고통의 울부짖음을 토해내었으니,

결국 벽들이 무너지며 마린들 몇몇을 비롯한 악마들까지도 깔아뭉게버렸다.

그렇게 잘린 손가락 끝 부분은 기둥에 부딛혀 떨어져서는, 이윽고 무로 사라졌다.


헬멧 안에서, 길리먼은 잔혹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이것은 황제 폐하의 검이다 악마여, 그 분께서는 너희 카오스의 가장 큰 적이지.

나는 이 검으로 너희 족속들 수천은 베어 쓰러트렸다.

그리고 너 또한 단지 거기 추가될 족속들 중 하나일 뿐이다.'


분노 속에 끔찍한 포효성을 내지르며, 콰라마르가 길리먼을 덮쳤다.

길리먼은 한 손에 쥔 검으로 놈의 공격을 패링함과 동시에,

그 큰 충격을 버텨내어 빠르게 떨쳐내고는, 즉시 반대편의 '지배의 손'을 들어올려 괴물의 옆구리에 볼트건 사격을 쏟아부어주었다.

썩은 피부가 피를 흩뿌리며 난자당했으나,

콰라마르가 다시 유아 단계로 돌아가자 그 상처 또한 금새 치료되었다.


'불가능하다!' 놈이 으르렁거렸다.


'나는 제국의 빛이다. 나는 제국의 섭정이다!

나는 황제께서 창조하셨으며, 지금 그 분께서 나를 가호하신다.

악마여, 나는 네놈의 파멸이 될 것이니, 내가 아니라 네놈이 오늘 사라질 것이다.'


길리먼이 검을 위로 들어올려 둥글게 휘두르자,

불길 또한 검을 따라 완벽한 원을 그렸다.

그가 또다시 악마에게 달려들어 검으로 내리치니,

결국 악마의 앞다리를 깊숙히 베어내는데 성공하였다.

피와 함께 그 안에 섞인 부셔진 시계 부품들이 상처 사이로 마구 흘러내렸고,

콰라마르는 분노 속에 포효했다.


'프라이마크를 향해! 그를 도와라!' 콜퀸이 소리치며 바닥에서 일어났다.

일어나면서 다시 창을 쥐어진 그는 창에 내장된 볼터 사격으로 바로 앞에서 다가오는 플레이그베어러 한 마리를 아작내었다.


'나는 죽일 수 없다! 나는 죽음 자체이다!' 악마가 마구 울부짖었다.


'스스로를 그 이름으로 칭한 자들은 지금껏 한둘이 아니였다,' 길리먼이 말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죽음이라 칭했던 놈들도 내 손에 죽음을 맞이했었다.'


길리먼이 공격을 더 가열차게 밀어붙였다.

그는 번개와 같은 움직임 속에 수 차례 연달아 강공들을 날렸고,

어느덧 그의 주변은 뜨거운 화염의 열기 속에 휩싸여 있었다.

그가 또다시 악룡의 공격을 피해 안으로 파고들어 검을 휘두르자,

3개의 날개 손가락들 끝자락이 잘려나갔고

그 고통에 괴물이 뒷걸음질치자 길리먼은 뒤로 물러나는 놈의 우측 어깨죽지를 크게 베어냈다.

그러자 괴물은 다른 하위 악마들의 무한함 셈놀이조차도 잠깐 흐트러트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고통의 울부짖음을 질렀다.


악마만큼이나 무시무시한 우렁찬 기합과 함께,

길리먼은 놈의 어깨를 다시 검으로 찍어눌렀으니

그 공격에 오른쪽 날개죽지가 통째로 찢겨 떨어졌다.

놈의 잘린 사지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서는 곧 워프 속으로 사라졌고,

악마는 완전히 뒤로 물러났다.

놈이 다시금 끔찍한 비명을 질러 길리먼 일행들의 정신을 공격하려 들었으나,

이번에는 스페이스 마린 라이브러리안들이 단체로 정신을 집중시켜 만든 거대한 싸이킥 에너지 충격파가 놈의 파괴적인 음성을 가로막아 증발시켜버렸다.


'나는 죽지 않는다!' 놈이 계속해서 소리질렀다. '나는 죽음이다!' 황동 톱니바퀴들과 역병 속에 썩어버린 장기들이 바닥 위로 쏟아졌다.


'그렇다면 이제 사라져라!' 티그리우스가 외쳤다.

그와 다른 싸이킥 스페이스 마린들은 모두 한데 모여, 집중 의식 속에 자신들의 정신을 하나로 묶음으로써

악마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는 균열을 찢어내기 시작했다.

자주색 빛이 폐허가 된 성당 안으로 바구 쏟아졌다.

썩어가는 얼굴들이 그 안에 도사리며, 자신들의 악마 군주를 모시기 위해 바깥으로 나오길 갈망하는 것이 보였지만

스페이스 마린들의 염력이 그들을 봉인하며 놈들의 입장을 막아내고 있었으므로,

그들은 그저 다른 차원 너머에서 분노 속에 울부짖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콰라마르는 뒤로 주춤거리며, 균열 쪽으로 계속해서 밀려나고 있었다.

스페이스 마린들이 지속적으로 쏟아내는 볼트 탄들이 놈의 측면을 강타하였으며,

자매들과 커스토디안들 또한 놈에게 달려들어 각자의 무기들을 휘두르며 악마를 계속해서 균열로 몰아세우고 있었다.

길리먼 또한 그들과 합세하여 거대한 검으로 놈을 찌르고 또 베었다.

그들의 합공에 악마는 점차 자기 방어에 급급해지며, 공격할 여유를 잃고 있었다.

놈의 남은 날개는 황제의 검이 만들어내는 곡선을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놈이 멈추어섰다.

그리고는 껄껄 웃었다.


'너는...불가능하다...나를...죽일 수 없다!' 놈이 갑자기 무시무시한 포효성과 함께 뒷다리를 들어올리며 우뚝 섰다.

곧 강력한 힘의 파동이 공격 중인 이들을 덮쳤으니,

무시무시한 힘에 제단으로 오르는 계단들 아래로 튕겨나가 굴러 떨어질 정도였다.

곧 암흑의 기운이 놈 주변에 타오르기 시작하며,

놈의 살이 서로 이어붙기 시작하면서 상처들을 메꾸고

심지어는 잘린 날개조차도 다시 새롭게 자라났다.

놈은 이제 완전히 이어진, 얼룩덜룩한 살이 붙어있는 두 날개를 활짝 펼쳤으니,

곧 역한 독극 가스의 돌풍과 함께 악마가 자리에서 크게 도약하며,

그대로 계단 아래에서 너글의 악마들과 싸우는 길리먼의 전사들을 덮쳐버렸다.

놈은 찬란하게 타오르는 어떤 물질을 마구 토해내며, 다시 공격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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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먼이 눈을 돌린 순간 한 명의 자매가 눈 앞에서 참살당했다.

그녀가 절단 중이던 구조물들 속에서 왠 칼붙이 하나가 튀어나오더니,

그녀를 그대로 관통하며 한 3미터 정도까지 허공에 날려버렸고

직후 그것은 황동 기둥 하나와 섞이며 마치 조직체마냥 꾸물거리고 똬리를 틀면서

스스로를 더 치명적이고 위험적인 무언가로 재구축하기 시작했다.


'악마다!' 막심이 외쳤다.


그 순간 파괴된 시계 안에서부터 밀도 높은 영적 에너지의 파동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역한 훈풍이 사방으로 훅하고 퍼져나왔다.

그 힘에 의해 벽에 걸린 황제의 석상이 달그락거리면서 신성모독으로 더럽혀진 벽면에 계속해서 부딛히다가,

이내 자리에서 떨어지며 바닥 위로 떨어지며 부셔졌다.

라이브러리안들이 기겁하며 온 힘을 집중하였으니,

그들의 이지스 후드들이 사이킥 증폭 속에서 뜨겁게 빛나기 시작했다.


'더 이상은 봉인한 채로 버틸 수가 없ㅡ균열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들 중 한 명이 소리쳤다.

엄청난 힘에 곧 그는 뒤로 밀려나며, 비틀거렸다.

싸이킥 역류가 만들어낸 번개들이 사방으로 펼쳐지며 대성당의 기둥들을 마구잡이로 강타하고 있엇다.

커스토데스들은 무릎을 꿇어가면서 억지로 버티고 있었는데,

그나마도 초자연적인 강풍 현상에 밀리기 시작하며 그들의 군화가 바닥을 긁고 있었다.

길리먼조차도 황제의 검을 바닥에 꽂아넣은채로 억지로 버텨내고 있었다.

검의 날에서 나오는 화염이 바람에 밀리며 그의 주변을 감싸면서

마치 황금의 방어막처럼 그를 지켜주었다.


눈 앞에서 천둥 번개가 사방으로 펼쳐지며, 곧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만들어진 균열의 탄생을 알리고 있었다.

그리고 무언가 묵직하고, 끈적끈적한 형체없는 존재가 기어나오며 곧 부셔진 시계 사이로 사라졌다.

그 뒤를 따라 길게 이어진 점액같은 흔적들이 이어지며 곧 시계들의 잔해를 뒤덮었는데,

그것의 손길이 닿는 족족 부품들은 모두 녹색으로 물들다가 이내 검게 푹 썩어들어가며 녹아들어갔고,

그 녹은 액괴들은 자연법칙을 넘어선 초자연적 움직임을 보이며 서로 뭉치더니 이내 어떤 거대한,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혐오스러운 존재로 스스로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곧 시계 파편들과 부셔진 선돌 위로 검고, 끈적한 마치 기름과 같은 피부를 가진 거대한 존재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 악마는 몸을 일으켜 세움과 동시에 남은 시계의 잔해들과 선돌까지 게걸스레 몸에 집어넣고는,

어떤 인간형 존재의 형체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아주 끔찍한 형상으로, 가슴팍에는 아직도 돌아가는 태엽들로 만들어진 장기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으며,

온 몸을 구성하는 섬유질 근육들은 검게 반짝이는 옅은 피부 아래서 꿈틀대고 있었다.

몸 구석 구석에서는 놈이 흡수한 금속 조각과 돌들이 꾸물거리며, 안에서 천천히 부식되어 융해되고 있었는데

그 반투명한 몸 안에서 황동과 청동 조각들은 곧 녹색으로 시들어 놈의 끔찍한 덩어리로 추가되었으며,

바위는 그대로 달라붙어 한층 더 강렬하게 기괴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놈의 두 팔들은 그러는 사이에도 계속해서 성장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손가락들은 곧 아주 길고, 안으로 꺾이는 가시들처럼 변하며

곧 두 팔 전체가 마치 박쥐의 두 날개들과 같은 외형을 만들어내었다.

짧지만 강하게 구성된 뒷다리들은 썩어문드러지는 덩어리 뒤편으로 튀어나와 있었으며,

얼마안가 두 날개를 지탱하기 위한 거대한 어깨들까지 형성되자 놈은 천천히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놈이 다가오자, 부자연스럽게 형성된 뼈들이 서로 갈리며 마찰음을 내었다.


거대한 몸을 비틀비틀 절뚝거리며, 시계의 악마는 앞으로 걸어나갔다.

머리 위치에, 놈은 머리 대신 숲 속에 오랬동안 방치된듯한 말과 같은 눈 없는 해골을 달고 있었는데,

녹색에 회색이 섞인 그 두개골은 살점이 떨어져나와 덜렁덜렁 메달려 있었으며

드러난 뼈 표면 위로 벌집 형태의 골수 세포가 눈에 드러났다.

놈은 박쥐 날개마냥 길게 자라난 손가락들을 쥐며 걸어왔는데,

그 손들은 아직 실질적인 막이 없어서 날개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했다.

전체적으로, 놈은 아직 절반 정도만 완성된 모양이였다.

놈이 걸어올 때마다 기름진 가죽이 생성되어 점차 가죽질의, 썩어가는 피부로 변하고 있었으며,

부패의 끔찍한 악취가 대성당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는 모든 공기의 흐름이 일순만에 그쳤다.


'사라져라, 악마!' 길리먼이 고함을 내지르며, 바닥에 꽂힌 검을 들어올려 경고했다.


'나는 '잃어버린 순간'의 콰라마르다.' 악마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거슬리고, 음흉하기 그지없었으며

기묘하게도 어디에서나 들리는 것도 같았지만 동시에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운명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는 마지막 주시자.

너글 신의 총애를 받는 이들 중 15번째.

나는 죽지 않는다.

나는 시간의 멸망을 본 자이며,

이 증오스런 우주가 축복받은 엔트로피 속에 부패하고, 카오스가 그 속에서 새롭게 피어날 그 때의 마지막 우주 원자 하나가 소멸하는 그 순간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네 처형자로 여기 모습을 드러냈다.

'저주'가 만든 혈육이여.'


'함정입니다!' 티그리우스가 소리쳤다. 그는 손을 들어올리고는, 워프 라이트닝 번개를 놈에게 토해내었다.


'저 놈을 쓰러트려라!' 동시에 콜퀸이 소리쳤다.


마치 하나인듯, 프라이마크 무리가 일제히 놈을 공격했다.

볼트탄들이 쏟아지며 악마의 초자연적 육신을 강타하고, 싸이킥 힘이 놈을 옥죄였다.

허나 악마는 그저 전진할 뿐이였다. 놈의 본질은 그 거짓된 육신에 여전히 튼튼히 빙의되어 있었다.

그러고는 놈이 주변 현실의 에너지를 빨아들이기 시작하자, 온도가 급속도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놈에게 쏟아진 총알들은 마치 물 속에 떨어트린 자갈들마냥 흐지부지 사라졌고,

그저 허공에 잔 물결들만을 남기고는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했다.

놈이 그 말머리를 뒤척이자,

마치 해초 누더기들 같은 역겨운 말갈기가 사방으로 흩날리며 그 안에 숨겨져 있었던 말해골을 그대로 드러났다.

그 머리통을 향해 쏟아진 라이브러리안들의 천둥 번개와 화염들은 놈이 갈기를 턴 순간 모조리 흩어지며,

대성당 주변의 빈터들만을 날려버렸다.

괴물은 다시 전진했고, 이제는 접근하는 순간마다 거대해지는 것 같았다.

직전까지 놈의 피부는 거칠고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으며, 갈빗대들이 그 반투명한 피부 아래서 은은히 빛나고 있었지만,

겨우 1분이 지나자마자 그 피부는 부드럽고 유연하게 재생되며 마치 유아의 것처럼 변하였으며,

그런 식으로 놈은 앞으로 걸어오는 순간마다, 마치 오랜 지구 설화 속 환상수인 드래곤마냥 순식간에 노화되었다 죽었다,

다시 늙었다가 죽었다가를 눈 앞에서 수번씩 반복하고 있었다.

그 속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것은 악취를 풍기는 그 기괴한 말 해골 머리통 뿐이였다.

머리 부위에 달린 그 기괴한 말 해골은 놈의 육신이 어리게 재생되던 혹은 부패 속에 삭아 시들던 상관없이 그저 그대로였다.


콰라마르가 낄낄 웃었다. '너는 내게 아무런 해를 미치지 못한다. 나는 시간의 종말이다.

나는 우주 만 부패의 마지막 순간이로다.'


놈은 어느새 길리먼을 호위하는 제국 전사들 앞까지 다가왔는데,

거리가 가까워지자 놈은 그 긴 머리를 앞쪽으로 구부리고선

그들을 면도날 가득한 자신의 해골 아가리턱에 넣으려는듯이 무시무시한 괴력으로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선 다시 깊은 숨결을 토해내었는데, 풍압이 어찌나 강력하던지 모두들 기겁할 정도였으며,

일부 하위 라이브러리안들의 경우 머리를 보호하는 이지스 후드들이 바람 속에 일제히 폭발을 일으켰다.

그들은 통제 불가능해진 자신들의 힘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였는데,

살아남은 이들은 그들의 두 눈구멍에서 작열하는 백색의 영혼들이 불타오르는 것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

이번에는 콰라마르의 아가리 속에서 역겨운 점액이 터져나왔는데,

점액에 섞인 역겨운 오물, 구더기들과 온갖 종류의 혐오물들이 사방에 뿌려지며 주변을 안개 증기로 뒤덮었다.

그것들이 갑주에 닿으면, 금속은 녹아버렸으며 

금속에 이어 살까지 전부 녹아흘러내리며 전사들이 하나둘씩 추가로 또 쓰러졌다.

그들의 잔해가 녹아내어 만들어진 점액이 미끄러지고 서로 뭉치며 웅덩이를 이루었고,

그 안에서 어떤 역병 걸린, 올챙이배를 자랑하는 기괴한 불멸자들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플레이그베어러.

대성당 사방에서 플레이그베어러들이 죽은 이들의 액체 웅덩이 안에서부터 천천히 걸어나오니,

악마들은 완전히 구현되지도 않은 주제에 지옥의 숫자 계산을 쉴새없이 웅얼거리며 올라오고 있었다.


콰라마르가 근육으로 가득한 양 뒷다리를 일으켜 세우며,

막 없는 박쥐의 날개를 활짝 펼쳤다.


'두려워하라, 나는 부패의 용이오, 역병을 손에 쥔 자이자, 만 최후의 주인이다.

나는 시간의 죽음이다!' 놈이 말했다. 


'고로 나는 전능하도다.'


콰라마르의 공격이 마침내 시작되었다.


대성당은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날뛰는 인간과 여성들로 인해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전장이 되었다.

악마가 내뿜는 안개의 숨결은 전사들의 호흡 장치조차 부식시키며,

목구멍들과 폐들을 괴롭혔다.

어뎁투스 아스타르테스와 어뎁투스 커스토디스의 강화 초인 전사들은 그나마 버텨내며,

초인의 육신들로 악마의 독에 저항할 수 있었으나

심지어 그들의 다중 폐들조차도 생존을 완전히 보장할 수는 없었다.

울트라마의 크림, 빅트리스 가드 소속의 몇몇 병사들은 이미 콰라마르의 독숨에 숨이 멎은 상태였다.

침묵의 자매들이 악마 용에게 달려들어, 검들을 일사분란하게 휘둘렀다.

그들의 무혼적인 아우라가 악마의 존재감을 왜곡시켰으나,

놈은 그들을 내치거나 혹은 거대한 말 해골 아가리로 낚아채니

마치 가위와 같은 이빨들로 그들을 반으로 잘라버렸다.

커스토디언 가드들 또한 놈에게 돌진하여, 수호자 창들을 휘둘렀으나

용이 날개 사지들로 강하게 밀쳐내자 그들의 공격은 허무하게 막혀버렸고,

심지어 길리먼이 그들에게 퇴각을 명령하기도 전에 단 짧은 순간만에 그 가장 전능한 전사 집단 중 한 명이 놈에게 살해당했다.


'그만! 저 악귀는 그대들의 능력 범위 밖이다. 물러나라, 명령이다! 내가 놈에게 맞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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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먼은 테라로 돌아와 황제와의 재회를 가지려는 그 순간에도 무시무시하고 두려운 걱정을 짊어지고 있었다.

만약 그의 아버지가 실은 죽었다면? 혹은 광기에 돌아버렸다면?

아니, 만났을 때 대화가 가능하기는 할까?

테라로 돌아와, 마침내 왕좌의 방에 입장을 허가받아 황금 옥좌로 다가가던 순간에,

그는 첫번째 아버지인 코너의 영결식에 올랐던 때를 떠올렸었다.

당시 그는 모든 것을 기꺼히 수행하며, 확실한 슬픔과 애도에 잠겼었다.

허나 황제가 옥좌로 승천했던 그 날 이후부터, 이후 길리먼 본인이 죽음을 맞이했던 그 순간까지도,

황제는 그에 대해서 단 한 마디의 말도 남기지 않았다.

과연 어떤 존재가 1만년이나 되는 세월을 버틸 수 있겠노라고, 옥좌를 향해 오르던 그 순간에 길리먼은 생각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 자리에 놓여 있었던 것은 역겨운 기계들에 둘러싸여, 무릎에 검 하나를 둔 채로 시드라든 송장 하나였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는 슬픔과 비탄만이 가득했다.

황제의 목숨을 연명케 하기 위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희생에 프라이마크는 치를 떨었다. 그나마도 그가 만약 살아 있기나 할까?

길리먼의 눈에 보기에, 그는 죽은 상태였다. 길리먼은 다시 만난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기대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말했다.


광명과 불길의 단어들로, 황제는 그의 돌아온 프라이마크, 그의 가장 뛰어난 창조물들 중 마지막의 귀환을 칭찬했다.


허나, 그것은 아들을 위해서가 아닌, 

단지 창조물일 뿐인 존재에게 내리는 말에 불과했다.


살아있을 적의 황제는 예술적인 존재로, 타인들의 생각을 읽는것 만큼이나 본인의 생각들을 감추는데 뛰어났다.

다시 만난 황제의 잔해는 여전히 이해를 넘어서는 강력함을 지니고 있었으나,

이전 인간들과 함께 걸었던 그 때에 비하자면 그 미묘함이 아주 결여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길리먼은 황제와 다시 대화하던 그 순간을, 마치 눈 앞에서 태양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고 회상했다.

황제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를 태우는 태양의 열기와 같이 진정으로 순수하게 느껴졌으므로.


그리고 그 순간에, 길리먼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것은 지금껏 듣지 못했었던 진실들이였다.


그 자리에서, 황제는 길리먼을 반겼었지만,

그것은 아비가 자신의 아들에게 대하는 것이 아닌, 

한 장인이 자신이 오래 전 잃어버렸다 생각했던 도구를 다시 되찾았을 때의 그것과 똑같은 태도였다.

황제는 마치 강철 철장에 갇힌 상태에서, 철창을 가는데 필요한 강판을 놓쳤다가 다시 손에 넣게 된 죄수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길리먼은 낙관에 사로잡혀 황제의 태도를 오해하지 않았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 자리에서, 그는 황제에게 있어 강판을 가지고 온 사람조차도 아니였다.

그저 강판 그 자체에 불과했다.


황제가 별들을 거닐 적, 그는 자신의 속임수와 기만을 사랑이라 속였다.

황제는 자신의 프라이마크들에게 자신을 아비라 부를 수 있게 해주었고,

프라이마크들이 스스로를 '그 분의 아들들'이라 부를 수 있게 해주었다.

허나 그는 그 단어들을 직접 스스로 부르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다시 대면해서야 길리먼은 깨달을 수 있었다.

애초에 황제에게는 그런 단어들을 사용함에 있어 진정성 같은 것이 없었던 것이다.

이전까지는 생전의 육신 속에 감추어져 있었던 황제 본연의 무시무시한 의지가 마침내 그대로 노출되자,

길리먼의 두 눈을 이전까지 가리고 있었던 것들이 마침내 걷힐 수 있었다.


진실은, 황제가 프라이마크들로 하여금 그를 사랑하도록 허락한 것이였다.

그리고 황제는 그들로 하여금 황제께서 자신들을 사랑하고 있다고 믿게끔 속였을 뿐이였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도.

프라이마크들은 그저 그의 무기들에 불과했다. 그제 진실의 전부였다.

황제 폐하의 힘은 여전히 막강했고, 어쩌면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을지도 모르지만

황제로써의 인간성은 이제 영영 사라지고 없었으므로

이제 황제는 더 이상 인두껍의 가면을 쓰고 자신의 생각들을 감출 수 없게 된 것이다.

재회의 그 자리에서, 길리먼의 눈 앞에 보이는 황제의 빛은 너무나도 강렬했으니,

길리먼을 포함한 주변 모든 것들을 휘감았으나,

그 속에서 마침내, 마침내ㅡ길리먼은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것들을 온전히 모두 볼 수 있었다.

그가 아비라 생각했던 존재는 이제 더 이상 예전에는 숨겨왔던 그 진실들을 숨길 수 없었다.


황제는 그의 자식들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물건들에 불과했다.

길리먼과, 그의 모든 형제들은 그저 결말을 위해 필요한 수단들에 불과했다.


그때 마티유가 미소지었다. '군주이시여, 그 분은 이제 저희 모두의 아버지이십니다.

당신께서 소위 '그분이 우리들에게 거짓을 고하고 있었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그 만남의 자리에서,

황제께서는 직접 당신에게 그 분 본인이 지니고 있는 신성성에 대해서 설명하시지 아니하시던가요?'


이제 프라이마크의 얼굴 위로 떠오른 혐오는 한층 더 선명해져서,

사제의 입을 닥치게 만들기에 충분할 정도로 그의 분노를 표현해주고 있었다.


'나의 다른 군교회-주교사들은 내가 테라로 돌아올 적, 그 분의 옥좌실에 들어갔던 그 날 있었던 일들에 대해 묻지 않아야 된다는 것을 아주, 빠르게 배웠는데 말이네,'


길리먼이 부드럽게 타일렀다.


'이것만큼은 부디 잘 알아들었길 바라네. 그리고 이제, 이 신학적 토론은 충분히 이루어진 것 같군.

이제는 에스판도르 행성에서 적의 이점을 제거하는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간이네.'


길리먼은 그의 아비의 검을 부드럽게 뽑았다. 마티유는 그 광채에 숨을 헐떡였다.

그는 이전에 황제의 검을 수 번 정도 보았었지만,

볼 때마다 그는 이를 기적이라 여겼다.

칼집을 떠난 검의 표면 위로 불길이 붙기 시작했다.

길리먼은 신부가 경탄하는 것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사실 이 무기에는 고수준의 워프 공예가 적용되어 있었으므로.

검이 황제의 쭈글쭈글하게 시든 무릎치에서 벗어나 어뎁투스 커스토디스의 캡틴-제너럴의 손에 의해 길리먼에게 전달되었을 때,

검은 놀랍게도 프라이마크의 신장에 완벽히 일치했다.


그 때를 회상하며, 길리먼은 눈살을 찌뿌렸다. 

그는 황제가 얼마나 거대했었는지를 떠올리려고 시도했지만,

그의 살아있는 기억은 이상하리만치 떠올리지 않았다.

어떤 기억들에서 그는 길리먼만큼이나 큰 크기였지만

어떤 기억들에서는 그저 필멸자 수준이였다.


'그 분의 신성이 느껴지는구나!' 마티유가 소리질렀다.

그는 휘둥그레진 두 눈으로 마치 황제 본인이 그와 시선이라도 맞추는 마냥,

불길이 만들어내는 반짝이는 그림자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지금 여기서, 그 분의 존재가 우리 주변을 감싸고 있으니. 그 분의 영험함이 내게 느껴지는구나!'


길리먼은 검의 반짝이는 칼날을 바라보았다.

실은 그가 검을 쥐었을 때, 그 또한 황제가 근처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황제가 방문한 후에도 여전히 그 기운의 반향을 담고 있는 장소들이 실제로 존재했었는데,

이 검 또한 황제의 것으로, 바로 이 검으로 황제는 호루스를 살해하고 헤러시의 전쟁을 종결지었다.

대략 그런 식이겠지.


길리먼은 무기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렸고, 불빛이 그의 두 눈 앞에서 춤추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불이 어떻게 타오르는가에 대한 것은 과학에 기반을 둔 질문이 아니라, 대신 워프에 기반을 둔 질문이였다.

허나 동시에 검날과 그 자루를 장식하는 기계들은 과학에 기반을 둔 것이였다.

그의 아비는 양 면에서 모두 뛰어났고, 그건 그 어떤 인간도 해내지 못한 것이였다.

검은 길리먼의 연구에도 끝내 알아낼 수 없는 본질을 담고 있었고,

길리먼은 앞으로도 이 검을 따로 누군가에게 맡겨 연구토록 하게 할 생각이 없었다.


바로 이러한 기술들 때문에, 마그누스는 비난을 받았었다.

그리고 선의에 대한 믿음 아래 보내진 경고에 대한 황제의 보복은 또다른 끔찍한 악을 만들어내었다.

그것은 아버지가 만들어낸 또다른 오판이였다.

그리고 오직 인간만이 그러한 수많은 실수들을 만들어내는 법이다.


그는 신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반박은, 그 어떤 인간도 그만큼이나 뛰어날 수 없다. 이다.


만약 한 인간이 신만큼의 권능들을 지녔다면, 그는 신이 아닌가?


길리먼이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것이 바로 마티유의 믿음의 본질이였다. 신학적인 논리.

어쩌면 그가 맞을 가능성도 있다. 나 또한 오판에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므로.


어쨌거나 그는 검을 쥐었고, 그것을 들어올렸다.

검의 온기, 주홍빛 불이 만들어내는 빛이 주변의 어둠을 몰아낸다.

은은한 향의 향기가 방으로 퍼지기 시작한다.

뒤편에 라이브러리안들은 그들의 손을 꽉 쥐며 퇴마 주술의 기도문들을 경건히 읊기 시작했고,

그러자 그들의 두 눈들과 손들 주변에서 그들이 만들어내는 힘이 광채가 되어 빛났다.

한편 자매들은 시계에 한 발자국 더 가까히 다가가,

그 사악한 힘을 억누르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너는 여기 있어야될 것이 아니다,' 길리먼이 말했다.

그것이 저주받은 돌시계에 대고 하는 말인지, 아니면 길리먼이 만들어낸 아비의 흐릿한 잔향에 대고 하는 말인지는 불분명했지만.

그가 다시금 말했다.


'워프로 사라지거라!'


단호한 외침과 함께, 그가 검을 내리그었다.


어떤 원리인지는 몰라도, 황제의 검은 카오스에게 극독이였다.

검은 마치 버터를 가르듯 단박에 시계의 다리 하나를 잘라내었다.

그러자 기계가 요동치며, 시계초가 이탈하거나 진동추들끼리 부딛히며 충돌했다.

이제 장부정한 석기계에 위에 올려진 기계 중심의 시계 장치는 균형을 잃었기 때문인지 더 많은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듯이 보였다.

스파크들이 계속해서 석기계 표면 위로 튀어올랐지만,

장치는 아직 넘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더 빠르게 진동하고 점점 더 밝아져갈 뿐이였다.

기계가 쓰러지지 않자, 길리먼은 3개 중 두번째 다리 앞에 섰다. 

그리고 즉시 검을 올려 그것을 내리쳤다.

두번째 다리 또한 완벽하게 잘렸다.

시계가 다시금 요동쳤다.

이제 무게중심은 한쪽에 모두 쏠리고 있었다.

시계는 잠시나마 버텼지만,

곧 금속과 돌이 마찰하며 내는 소음과 함께 시계와 그것을 지탱하던 선돌이 함께 무너져 내렸다.

거대한 바윗덩어리가 바닥에 충돌하며, 곧 기묘한 빛 또한 사라졌다.

충돌과 함께 기계태엽들이 충돌하자 시계는 이상한 소리를 내었지만,

메카니즘 자체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

프라이마크는 저주받은 시계를 파괴할 것을 지시했다,


'이것을 치워라,' 그가 침묵의 자매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모든 조각들을 남김없이.'


그들이 앞으로 나섰다. 퓨전 렌스 한 정이 동원되었고,

뒤이어 라스커터들까지 동원되며 침묵의 자매들은 잔해 해체 작업에 돌입했다.

길리먼은 그녀들이 작업하는 것을 감독하다가, 이내 등을 돌려 마티유를 바라보았다.

마티유는 여전히 동경 속에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를 떠나기를 조언하지, 군교회-주교사,' 프라이마크가 말했다.


'다시금 말하지만, 이 장소는 자네에게 안전치 못하네. 자네는 여기 너무 오래 머물러 있었어.'


그 순간 마티유의 얼굴에서 황홀감 대신 다른 무엇인가가 떠올랐다. 그는 이제 눈살을 찌뿌리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제 군주이시여, 저에게..' 괴로움 속에 그가 눈을 깜빡이며 길리먼 너머의 무엇인가를 가리켰다.


'섭정 각하!' 티그리우스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무엇인가가 다가옵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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