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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먼이 놈에게 다가가는 동안, 그의 검 위로 다시금 백열의 화염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가 다가오자 콰라마르는 그 거대한 머리통을 내려 프라이마크와 시선을 마주잡았다.


'너는 죽을 것이다. 너의 경호원들도 전부 죽을 것이다. 

모든 것의 최후, 생명 없는 자, 절대-살아있지 않은 존재인 나 콰라마르 앞에서는 만물이 죽음을 맞이한다!'


괴물이 기습적으로 앞을 향해 튀쳐나왔다. 쓸모없는 두 날개를 이루는 뼈들이 서로 마찰을 일으키는 소리와 함께,

놈은 길리먼 옆의 어뎁투스 커스토데스들을 덮쳤고

그 중 한 명은 거대한 뒷발 발톱 아래 깔아뭉게 산산히 으깨버렸다.


적의 권능은 막강하였다. 단지 그 존재만으로도 길리먼은 영혼의 본질을 갉아서 마모시키는 놈의 존재감에 시달리며,

이성의 경계가 찢기고 완전히 산산조각나버릴 것 같은 위협을 받고 있었다.

다음 순간, 놈이 오물과 역병이 섞인 격류의 포효를 프라이마크에게 쏟아냈다.

프라이마크는 즉시 검을 치켜세웠고,

그 역병은 위기의 순간 그의 전신을 감싸오른 검의 화염 속에 완전히 증발되어 사라졌다.

'나는 네놈 같은 부류를 실컷 잡아 죽여왔다,' 길리먼이 외쳤다.


'그 누구도 나와 같지 않다,' 콰라마르가 답했다.


콰라마르가 놈의 박쥐 손가락 뼈들을 마치 검들처럼 내려치며, 프라이마크를 크게 베어버리려 하였다.

길리먼은 세차게 날아온 뼈 손 하나를 검으로 밀쳐내고는,

몸을 뒤로 날려 나머지 공격을 피해냈다.


'나 같은 사람 또한 어디에도 없다!' 


길리먼이 황제의 검을 내지르며 악마의 피부에 찔러넣자, 검이 백열의 화염 속에 작열했다.

허나 이 검은 심지어 닿는 것 만으로도 대부분의 악마에게 죽음을 선사하기에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최후의 주시자'에게는 모자란 모양이였다.

용 비슷한 놈의 무시무시한 괴력 앞에 길리먼도 점차 밀려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러자 커스토디언들이 그의 편에 나서며 서로간에 완벽한 합을 맞추어 자신들의 무기를 휘두르면서 그를 보조했다.

그들의 합공 속에 마침내 괴수의 몸에도 수많은 상처들이 생겨났으나,

그 상처들은 기껏해야 콰라마르가 노화되고 다시 재생되는 무한의 사이클 속에 순식간에 닫혀버릴 뿐이였고

반대로 커스토디안들은 괴물이 날개막막 없는 날개들을 펼쳐 이리저리 휘두르며 무자비한 공격들을 날릴 때마다 나가 떨어지기 일수였으므로

결국에는 길리먼만이 놈과 간신히 대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콰라마르가 싸울 때마다, 놈의 날개를 구성하는 손가락뼈들 사이로 그림자 장막들이 들러붙으며 점차 날개 가죽을 형성하기 시작하였으며,

그 말대가리 해골 뼈대에도 창백한 살점 고기들이 자라나기 시작하였으니,

점차 생으로 맥박치는 근육 구조를 만들어나갔다.


'매 죽음마다, 나는 더 강해진다,' 놈이 말했다.


'매 영혼으로 나는 더 거대해진다. 시간이 끝을 고할 그 때에,

나는 내 품에 만물의 죽음을 품을 것이며, 그리하여 그 누구도 나보다 더 위대해지지 못하리라.'


'지금은 시간이 종말을 맞이할 때가 아니다,'  길리먼이 반박하며, 놈을 기습적으로 공격했다.


황제의 검이 놈의 날개를 베기 위해 날아가니, 검날 사이로 피어나는 화염은 마치 깃대에 메달려 펄럭이는 깃발과도 같았다.

콰라마르는 물질화된 날개를 서둘러 뒤로 물리려 하였으나 이미 너무 늦어버렸고,

크게 깨지는 소리와 함께 검이 콰라마르의 가장 작은 길다란 날개 손가락 끝자락을 잘라내어버렸다.

허나 그것만으로 콰라마르는 대성당의 벽이 진동할만치 무시무시하게 고통의 울부짖음을 토해내었으니,

결국 벽들이 무너지며 마린들 몇몇을 비롯한 악마들까지도 깔아뭉게버렸다.

그렇게 잘린 손가락 끝 부분은 기둥에 부딛혀 떨어져서는, 이윽고 무로 사라졌다.


헬멧 안에서, 길리먼은 잔혹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이것은 황제 폐하의 검이다 악마여, 그 분께서는 너희 카오스의 가장 큰 적이지.

나는 이 검으로 너희 족속들 수천은 베어 쓰러트렸다.

그리고 너 또한 단지 거기 추가될 족속들 중 하나일 뿐이다.'


분노 속에 끔찍한 포효성을 내지르며, 콰라마르가 길리먼을 덮쳤다.

길리먼은 한 손에 쥔 검으로 놈의 공격을 패링함과 동시에,

그 큰 충격을 버텨내어 빠르게 떨쳐내고는, 즉시 반대편의 '지배의 손'을 들어올려 괴물의 옆구리에 볼트건 사격을 쏟아부어주었다.

썩은 피부가 피를 흩뿌리며 난자당했으나,

콰라마르가 다시 유아 단계로 돌아가자 그 상처 또한 금새 치료되었다.


'불가능하다!' 놈이 으르렁거렸다.


'나는 제국의 빛이다. 나는 제국의 섭정이다!

나는 황제께서 창조하셨으며, 지금 그 분께서 나를 가호하신다.

악마여, 나는 네놈의 파멸이 될 것이니, 내가 아니라 네놈이 오늘 사라질 것이다.'


길리먼이 검을 위로 들어올려 둥글게 휘두르자,

불길 또한 검을 따라 완벽한 원을 그렸다.

그가 또다시 악마에게 달려들어 검으로 내리치니,

결국 악마의 앞다리를 깊숙히 베어내는데 성공하였다.

피와 함께 그 안에 섞인 부셔진 시계 부품들이 상처 사이로 마구 흘러내렸고,

콰라마르는 분노 속에 포효했다.


'프라이마크를 향해! 그를 도와라!' 콜퀸이 소리치며 바닥에서 일어났다.

일어나면서 다시 창을 쥐어진 그는 창에 내장된 볼터 사격으로 바로 앞에서 다가오는 플레이그베어러 한 마리를 아작내었다.


'나는 죽일 수 없다! 나는 죽음 자체이다!' 악마가 마구 울부짖었다.


'스스로를 그 이름으로 칭한 자들은 지금껏 한둘이 아니였다,' 길리먼이 말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죽음이라 칭했던 놈들도 내 손에 죽음을 맞이했었다.'


길리먼이 공격을 더 가열차게 밀어붙였다.

그는 번개와 같은 움직임 속에 수 차례 연달아 강공들을 날렸고,

어느덧 그의 주변은 뜨거운 화염의 열기 속에 휩싸여 있었다.

그가 또다시 악룡의 공격을 피해 안으로 파고들어 검을 휘두르자,

3개의 날개 손가락들 끝자락이 잘려나갔고

그 고통에 괴물이 뒷걸음질치자 길리먼은 뒤로 물러나는 놈의 우측 어깨죽지를 크게 베어냈다.

그러자 괴물은 다른 하위 악마들의 무한함 셈놀이조차도 잠깐 흐트러트릴 정도로 무시무시한 고통의 울부짖음을 질렀다.


악마만큼이나 무시무시한 우렁찬 기합과 함께,

길리먼은 놈의 어깨를 다시 검으로 찍어눌렀으니

그 공격에 오른쪽 날개죽지가 통째로 찢겨 떨어졌다.

놈의 잘린 사지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서는 곧 워프 속으로 사라졌고,

악마는 완전히 뒤로 물러났다.

놈이 다시금 끔찍한 비명을 질러 길리먼 일행들의 정신을 공격하려 들었으나,

이번에는 스페이스 마린 라이브러리안들이 단체로 정신을 집중시켜 만든 거대한 싸이킥 에너지 충격파가 놈의 파괴적인 음성을 가로막아 증발시켜버렸다.


'나는 죽지 않는다!' 놈이 계속해서 소리질렀다. '나는 죽음이다!' 황동 톱니바퀴들과 역병 속에 썩어버린 장기들이 바닥 위로 쏟아졌다.


'그렇다면 이제 사라져라!' 티그리우스가 외쳤다.

그와 다른 싸이킥 스페이스 마린들은 모두 한데 모여, 집중 의식 속에 자신들의 정신을 하나로 묶음으로써

악마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는 균열을 찢어내기 시작했다.

자주색 빛이 폐허가 된 성당 안으로 바구 쏟아졌다.

썩어가는 얼굴들이 그 안에 도사리며, 자신들의 악마 군주를 모시기 위해 바깥으로 나오길 갈망하는 것이 보였지만

스페이스 마린들의 염력이 그들을 봉인하며 놈들의 입장을 막아내고 있었으므로,

그들은 그저 다른 차원 너머에서 분노 속에 울부짖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콰라마르는 뒤로 주춤거리며, 균열 쪽으로 계속해서 밀려나고 있었다.

스페이스 마린들이 지속적으로 쏟아내는 볼트 탄들이 놈의 측면을 강타하였으며,

자매들과 커스토디안들 또한 놈에게 달려들어 각자의 무기들을 휘두르며 악마를 계속해서 균열로 몰아세우고 있었다.

길리먼 또한 그들과 합세하여 거대한 검으로 놈을 찌르고 또 베었다.

그들의 합공에 악마는 점차 자기 방어에 급급해지며, 공격할 여유를 잃고 있었다.

놈의 남은 날개는 황제의 검이 만들어내는 곡선을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놈이 멈추어섰다.

그리고는 껄껄 웃었다.


'너는...불가능하다...나를...죽일 수 없다!' 놈이 갑자기 무시무시한 포효성과 함께 뒷다리를 들어올리며 우뚝 섰다.

곧 강력한 힘의 파동이 공격 중인 이들을 덮쳤으니,

무시무시한 힘에 제단으로 오르는 계단들 아래로 튕겨나가 굴러 떨어질 정도였다.

곧 암흑의 기운이 놈 주변에 타오르기 시작하며,

놈의 살이 서로 이어붙기 시작하면서 상처들을 메꾸고

심지어는 잘린 날개조차도 다시 새롭게 자라났다.

놈은 이제 완전히 이어진, 얼룩덜룩한 살이 붙어있는 두 날개를 활짝 펼쳤으니,

곧 역한 독극 가스의 돌풍과 함께 악마가 자리에서 크게 도약하며,

그대로 계단 아래에서 너글의 악마들과 싸우는 길리먼의 전사들을 덮쳐버렸다.

놈은 찬란하게 타오르는 어떤 물질을 마구 토해내며, 다시 공격을 재개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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