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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evastation of baal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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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썬더호크가 묵직하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세스의 남은 전사들은 점점 더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정신은 코른 악마들의 지옥에서 올라온 분노 아래 황폐화되고 있었고,

일부는 결국 구원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지옥도 한가운데에 던져넣었다.

카'반다의 악마들 중 선봉대는 요새가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까지 도달한 상태였다.

유황 연기가 피어오르는 악마들의 흑검들은 외계인들을 무참히 도살하고 있었는데,

반대로 그들에게 쏟아지는 생체 산들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 못했다.

그들의 존재가 불안정함 속에 명멸할 때마다, 총알들은 그들의 비자연적인 육신을 통과하고 있었다.


세스는 긴장 속에 침을 삼켰다. 이러한 것을 이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악마의 구현은 점점 약화되고 있었는데, 비록 폭풍이 천상에 머무르고 있음에도 이들의 침략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였다.


마침내 4번째 마지막 건쉽이 착륙했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버티고 있었던 드레드노트들과 후방에 대기 중이던 최후의 전사들이 탑승하기 시작했다.

그들 중에 부상당한 자들은 부축을 받거나, 절뚝거리거나 혹은 혼절한 상태에서 그대로 실렸고,

다른 멀쩡한 전투 형제들은 분노 속에 욕설을 퍼부으면서 건쉽에 올랐다. 용캐 제정신을 붙잡고 있는 모양이였다.


세스는 '피의 약탈자(세스의 에비셔레이터 체인소드. 일반 체인소드의 2배는 넘는 유물 대검)'를 자신의 등에 걸며, 분노는 한 켠으로 치웠다.

두 손이 자유로워지자, 그는 신성한 성골함을 안아들었다. 그리고 머리를 숙이며 침묵의 기도를 올렸다.

수 분이 지났다. 한 손이 그를 건들었다.

세스가 고개를 들자, 채플린 아폴루스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한 손에는 고기와 피가 켜켜히 쌓인 크로지우스가 쥐어져 있었고, 한 손에는 세스의 헬멧이 쥐어져 있엇다.

채플린의 숨이 거칠어서, 잠깐 동안 세스는 아폴루스가 정신을 잃고 자신을 죽이지는 않을까 생각하였으나

그는 그저 세스의 헬멧을 잡은 채로 챕터 마스터가 그것을 건내받아 다시 착용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였다.


이제 전투는 요새 성벽 바로 바깥까지 가깝게 다가와 있었다.

인간, 악마와 타이라니드 외계인들의 목청에서 쏟아지는 3종류의 비명소리들이 한데 섞여 전장의 화음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채플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함께, 그들은 마지막 건쉽에 올라탔고

건쉽은 마침내 이륙을 개시하였다.

곧 건쉽은 빠르고 강하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센토르 쥴은 그의 마지막 전사들과 함께 지옥도를 누비고 있었다.

타이라니드들은 도살당하는 와중에도 행성을 흡수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거대한 다육질 구조물들은 불타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하늘 위로 행성이 녹아 만들어진 다양분의 자원들을 올려보내고 있었다.

흡수 싸이클에 스스로 묶여버린 타이라니드 함선들은 점점 확장되어가는 워프 스톰에서 미쳐 벗어날 수가 없었고,

하늘 위에서 그들은 불타올랐다.

생체 함선들의 흡수 튜브 주둥아리들은 무너지고 쓰러지며 묵직한 소리와 함께 지면을 강타했고,

지상에서 올라온 내장 탑들은 폭발과 함께 죽음의 땅 위로 부식성 생체 슬러지들을 토해내며 일대에 쓰나미를 만들어냈다.


대지는 카오스 악마들의 침공 아래 산산조각나고 있었다.

지층들이 쩍쩍 갈라지며 넒게 아가리들을 벌리고 있었고, 그 안에서 마그마가 새빨갛게 빛나고 있었다.

갈라진 틈 사이로 끓어오르는 피가 분출하며 외계인들을 산채로 담가 탕으로 만들었으며,

대지에 난 싱크홀들에서는 해골들의 산맥들이 사방에서 솟구치고 있었다.

특히 뼈로 만들어진 하늘 계단 인근에서 왜곡 현상이 가장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었는데,

그 일대는 아예 대지 자체가 비명을 지르는 살덩어리들로 변질되어 있었다.

평원은 이미 악마들로 뒤덮힌 상태였으나,

더 많은 코른 군단들이 끝없이 올라가는 무한 나선의 해골 계단에서 새롭게 등장하여 지상의 바알 프라이무스에 펼쳐진 전장으로 진군하고 있었다.


수천의 하위 악마들이 타이라니드 짐승들과 싸우고 있었다.

으스스한 공포의 검들이 초진화된 공생 무기들과 맞부딛혔다.

괴수들의 비명소리들과 포효성들이 하늘 위로 가득 울리고 있었다.

타이라니드들은 아주 변덕스럽게 행동하고 있었는데,

자신들을 통제하는 지성에서 완전히 분리된 이후로 이들은 완전히 본능적인 행동 패턴들을 보이고 있었고,

이는 피의 신의 타락 앞에서는 완전히 무력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단순히 손쉬운 먹잇감에 지나지 않았으며,

다수는 이미 정신이라 부를만한 것을 잃은 상태였다.

그들은 생각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나마도 다수는 바닥에서 꿈틀거릴 뿐이였다.


불타오르는 전장의 현장 속으로, 최후의 피의 기사들이 돌격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헬멧까지 내던지며, 자신들이 싸워온 악귀들과 다를 바 없이 흉측한 얼굴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옅어진 대기 위로 그들이 자신들을 위해 부르는 장송곡들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그들에게는 외계인과 태어나지 않은 존재들 모두가 적이오,

고로 감히 그들의 무기 아래 몸을 들이미는 것들은 모두가 무참히 베어져 쓰러졌다.


센토르 쥴은 코른이 불러일으키는 분노가 몸에 들끓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외계인의 정신 에너지가 만들어내던 싸이킥 압박은 그에 비하면 시시한 것으로,

이제는 살육을 갈망하는 간절한 욕망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형제들을 바라보며, 당장이라도 그들을 베고 싶어하는 자신을 깨달았지만

그는 그 욕망을 저항하며 견뎌냈다.

그는 자신 안에 깃든 순수한 분노를 끌어모아,

그것으로 자신의 영혼을 노리는 악마의 영향력을 몰아내고 있었다.


'나는 노예가 되지 않는다! 내겐 생귀니우스의 분노가 있으니!

나는 그 분이 지니신 분노의 신성한 힘이 내게 고함을 느끼고 있노라!' 그가 우렁차게 소리쳤다.

직후 그는 작은 타이라니드 짐승을 그대로 내려찍어, 마치 작은 벌레 한마리 짓밟아 죽이듯 체인소드의 손 강철못 보호대 부분으로 놈을 가볍게 으깨버렸다.

뒤이어 블러드레터 한 마리가 그를 향해 달려들며, 길고 검은 혓바닥을 날름거리면서 거대한 황동 검을 챕터 마스터의 머리에 휘둘렀으나

쥴의 검이 놈의 검을 이미 중간서부터 가로막았고

그대로 한손으로 총을 꺼내어 놈의 초자연적인 육신이 분노의 단말마와 함께 이세계로 추방될 때까지, 그 추악한 악마의 몸뚱아리에 연속해서 십여발의 구멍을 뚫어주었다.

뜨거운 강풍이 허공을 가른다.

세나토르 쥴은 그에 맞서 포효하며, 스스로의 목소리와 의지로 영혼을 노리는 워프의 추악한 분노에 저항했다.


기사들은 투쟁 그 자체를 위해 투쟁하고 있었다.

전투는 이미 이길 수 없었다.

그의 전사들은 이미 조직적 형태에서 벗어난지 오래였다.

전장 위에서 그들은 모든 분대 전술들을 저버렸고,

그저 적들을 처단하다 홀로 쓰러질 뿐이였다.


다만 쥴만이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날카롭게 울부짖는 타이라니드들과 악마 고문자들의 무리들을 헤쳐나가며 전진하고, 또 전진했다.

단 하나의 목표, 거대한 적색의 악마 카'반다를 향해서.

놈은 가장 거대한 외계인 무기 생명체들을 도살하고 있었는데,

놈들의 머리를 그저 심심풀이 삼듯 잘라서 내다던지고 있었다.

그가 취한 거대한 머리통들은 피가 쏟아지는 목들에서 그대로 떨어지는 대신,

괴이하게도 위로 올라가며 해골들이 만들어낸, 하늘까지 치솟은 거대한 기둥의 하늘 부분에서 휘몰아치고 있는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갔다.


'카'반다!' 쥴이 소리쳤다. '카'반다! 네게 도전한다!'


'천사의 혈독(카반다의 별명)'은 그 도발을 듣지 못했고,

따라서 쥴은 3면에서 부딛힌 전투의 현장을 뚫고 더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피에 미친 드레드노트가 온통 비명을 지르는 입들로 가득한 어떤 끔찍한 괴물로 싸우는 현장을 지나,

자신의 전사들 중 한 명을 목조르는 블레드레터를 쓰러트린 다음

자신의 목을 노리고 달려든, 목 주변에 프릴 같은 것이 달린 악마 사냥개를 총으로 쏴서 처단했다.

타이라니드들은 감히 자신에게 달려들기 전까지는 아예 무시하며 그는 카'반다를 향해 전진했다.

비록 악마들이 군단일지언정, 현실 우주에 깃든 그들의 형상은 아직까지 약했다.

1마리를 죽일 때마다 워프의 균열로 3마리가 더 모습을 드러냈으나,

다수는 그저 창백한 윤곽선들을 갖추었을 뿐이였다.

놈들은 현실이라는 캔버스지 위에 증오로 그려진 괴물들에 불과했다.


'카'반다! 나를 보라, 대천사의 이름으로 말하니, 나와 싸우자!'


마침내 대악마가 유인원 같은 얼굴을 돌려 쥴을 발견했다.

놈의 붉은 피부 위에 솟아난 황색 이빨을 보자, 쥴은 소름이 끼치는 자신을 발견했다.

놈의 황색 이빨은 지금 자신의 것들과 유사했고,

그 적색의 피부는 자신의 피부와 똑같은 색이였으며

그 두 눈 또한 지금 자신과 같은 색이였다.


가죽질의 두 날개를 단 한 번 펄럭이는 것으로, 카'반다는 감히 자신을 도발한 사냥감 앞에 한 번에 착지했다.

그는 무릎 꿇는 자세로 쥴의 앞에 착지했고,

그의 묵직한 착지 덕분에 쥴의 주변으로 먼지 바람이 휘몰아쳤다.

착지하면서, 놈의 주먹이 강하게 지면을 강타했다.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카'반다가 거구를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는 두 날개와 무기들을 활짝 펼쳐보였다.

그는 증오에 찬 조롱 속에 챕터 마스터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네가 왔노라, 센토르 쥴. 내가 너와 싸우리라, 비록 너 따위는 프라이마크가 아니지만.'


악마가 전투 자세를 취했다.

도끼는 당장이라도 쥴을 덮칠 것 같았고,

채찍은 앞뒤로 어지럽게 꿈틀대고 있었다.

카'반다 주변의 공기가 열기 속에 아른거린다.

짐승의 초자연적 근육들 위로 증기가 피어오르며, 썩어가는 피와 오랜 살인의 악취를 풍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것은 놈에게서 흘러나오는 순수한 적의의 파장이였다.

이 악마의 미끼에는 다른 악신들이 건내는 쾌락 혹은 지식이나 고통의 끝에 대한 약속의 유혹 같은 것은 없었지만,

대신 순수하고, 공개적인 폭력과 유혈을 향한 타락이 있었다.

그것이 센토르 쥴의 정신을 괴롭혀 조각내서, 그를 광기의 심연으로 내던지게끔 만들려 하면서 위협하고 있었다.

카'반다의 검은 약속 아래, 쥴은 가장 최악의 극단들을 보고 있었다.


'나와 네가 얼마나 똑같은지 보거라,' 카'반다가 쥴의 끔찍한 외형을 보며 말했다.

쥴은 악마의 목 아래 깃든 근육들과 혈관들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의 흐름을 볼 수 있었다.


'진정 네놈이야말로 코른님의 생명체로 적합하도다.

나와 함께하라,그리고 영광의 학살을 위해 영원토록 나와 함께 싸우자.

너야말로 피에 굶주린 자식이니, 내 너에게 대양들이 차고 넘칠 피를 제공해 주겠노라.'


고통의 신음 속에 쥴은 두 무릎을 꿇었다.

그의 두 심장이 안쪽에서 너무나도 빠르게 뛰고 있었다.

그가 지면에 피를 한움큼 뱉어내자, 그것은 지면 위에서 지글지글거리다가 이내 끓어올랐다.


'한심하군,' 카'반다가 말했다. '너는 네 유전자-애비에 비하자면 아무것도 아니야.'


'그 분의 분노로,' 쥴이 말했다. 그가 한쪽 무릎을 들어올렸다.


'이 어찌나 가엾게 버둥거리는지,' 카'반다가 그 모습을 보며 조롱했다.


'그 분의 분노로 나는 일어난다!' 혹여 이 말조차도 잊어서, 그대로 영원토록 미쳐버리지는 않을까 염려한 쥴이 빠르게 외쳤다.


'아, 분노,' 채찍으로 지면을 후려치며, 카'반다가 말했다.


'분노야말로 코른님께서 주신 은총이노라.

그 분의 은총으로 지금 네가 내 앞에 서있는 것이며, 감히 내게 맞설 수 있는 것이다.

이 광경을 보라. 네 다른 가치없는 종자들이라면 벌써 제 피부를 뜯어버리고도 남았을 거다.

이제 주변을 둘러보거라, 그리고 네 정당한 위치를 차지하거라.

네 모든 자리는 결국 내 곁이 될 것이다.

내 총애를 추구하거라, 그리하여 너희들 중 '첫번째'로 거듭나거라.'


센토르 쥴은 악마의 얼굴을 직시하며 머리를 저었다.


'좋군. 허나 너는 날 이길 수 없다.'


악마의 대답에 쥴이 통쾌하게 웃었다.

피가 그의 목구멍을 타고 올라와, 입 안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우린 이미 널 여기 붙잡고 있다, 악마 놈아.

네 힘은 별로 시덥지 않은 모양이구나. 이미 네놈의 군대는 분해되고 있어.

네 시간은 그저 한정적일 뿐이다.'


'그렇다 해도 네놈 목숨 끊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카'반다가 갑작스럽게 분노를 토해내며 소리쳤다.


'내 목슴은 이미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쥴이 검을 뽑아올리며 말했다.


'생귀니우스께서 네놈을 추방하셨다. 내가 그분과 같을 수는 없겠지.

허나 네놈을 통해 내 본성을 증명할 수는 있으리라, 악마여,' 그가 질식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들은 우릴 보고 괴물이라 욕한다, 참으로 맞는 말이야.

그러나 네놈과 네 주인은 우리의 분노 또한 생귀니우스의 분노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 분노가 내게 힘을 주지만, 그 신성한 분노는 개자식 코른에게서 오는게 아님을!'


그 말을 끝으로, 거대한 '천사의 혈독'을 향해ㅡ

센토르 쥴은 우렁찬 마지막 기합과 함께 돌격했다.


썬더 호크에서 잠시 정신을 잃은 동안, 세스는 메스꺼운 적색과 흑색의 나선의 환상을 보았다.

그는 아밋의 성골함을 가슴팍에 꽉 안고 있었는데,

만약 그가 그것을 놓치기라도 한다면 결국 정신줄을 놓아버린 다른 형제들에게 공격받게 될 터였다.

정신을 차린 세스가 두 눈을 가느다랗게 떠서 주변 자리의 형제들을 살폈다.

다른 이들 또한 마찬가지로 내면의 투쟁을 겪고 있는 모양이였다.

적색의 뜨거운 증오의 물결들이 행성 아래서 들끓고 있었다.

썬더호크가 비행 도중 무언가에 막혔고, 엔진은 더욱 세차게 불을 뿜으며 굉음을 토해내었다.

무언가 중력 그 이상의 것이 썬더호크를 붙잡고 있었다.

썬더호크의 기계령은 그 분노의 파장들 속에 잡혀 있었다.


'그 분의 피로 내가 만들어졌음을, 그 분의 피로 내가 만들어졌음을, 그 분의 피로 내가 만들어졌음을,' 세스가 계속해서 중얼거리며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자 아폴루스 또한 신성의 찬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곧 다른 이들까지 함께 따라부르며, 광기의 벼랑 끝에서조차 신성한 단어들을 읖조리며 피의 구원을 간청했다.

이제는 정말 소수의 플레시 티어러들만이 남아있었다.

겨우 5대 썬더호크들 분량의 형제들만이. 너무나도 적은 이들만이 살아남았다.

썬더호크가 마침내 바알 프라이무스의 중력권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모든 썬더호크들이 순식간에 벗어났다.

압박이 사라지며, 가속의 압력 또한 감소되기 시작했다.

만약 이게 정상적인 철수 작전이였다면, 이들은 수 분 만에 빅투스 함에 승선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상 상태로 접어들었다는 착각은 세스의 선더호크가 폭풍과 마주하며 바로 깨져버렸다.

워프 내에서 부는 폭풍들 대부분은 그저 이메테리움 안에서만 영향을 끼치지만,

이번은 강력한 소용돌이로 현실 우주에 침입하여 우주의 평행 차원 위에서 거대한 파동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썬더호크는 그 고통받는 물질 우주 표면의 사이에 끼어 있는 형국이였다.

그 안에서, 플레시 티어러들은 영혼이 육신들에서 산채로 뜯겨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다.

과거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세스의 정신을 침범하고 있었다.

그는 프라이마크를 보았다.

그는 대적을 보았다.

최악의 존재들이 그에게 보이고 있었다.

무한한 뼈의 대지, 피의 강들과 지옥에서 태어난 전사들이 폭력의 신의 유흥을 위해 필사적으로, 영원토록 싸우는 무한의 광경이 보이고 있었다.

금속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폭풍 속에서 선체 자체가 밀가루 반죽마냥 굽혀지고 늘어지고 있었다.

끔찍한 고통이 세스의 온 몸 구석 구석을 관통하며, 신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 하나 하나가 끔찍할 정도의 고통을 주입받고 있었다.

그의 헬멧 디스플레이는 미친듯이 끓어오르고 있었고,

시간선상 그래프는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제멋대로 오르고 있었다.

디스플레이 화면에 펼쳐진 정전기들 사이로 악마의 얼굴들이 노이즈마냥 쉴새없이 깜빡였다.

심술궃은 목소리들이 그의 두 귀를 괴롭히고 있었다.

지금 스페이스 마린들은 고통과 피에 대한 갈증이라는 두 날의 칼 아래 놓여 고통받으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의식이 나갈 것 같은 순간에, 세스는 결국 고장난 엔진들의 통곡성과 경고 음성들, 다른 이들이 광기 속에 내지르는 도전의 포효성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지옥의 순간에도 불구하고, 세스는 여전히 두 팔로 성골함을 쥐고 있엇다.

그것은 분노의 대양 한 가운데의 작은 안식의 섬이니,

세스는 믿음의 힘으로 힘을 끌어올리며 버티고 있었고

그의 투쟁으로 말미암아 다른 이들 또한 버틸 수 있었다.


모든 가장 끔찍한 종류의 고통들처럼, 이 고통 또한 영원토록 이어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항상 그러하듯, 그러한 고통들은 꼭 끝나고 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인간의 정신이란 고통을 기억하지 못하고, 공포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허나 스페이스 마린은 그 공포조차도 모른다.


한 순간, 선체의 고통스러운 움직임 또한 갑자기 끝나버렸다.

통제를 잃은 선체는 그대로 이리저리 흔들렸으며,

그와 동시에 운송칸의 조명들이 갑자기 모두 꺼져버렸다.

곧 암흑만이 그들 주위에 감돌았다.


그 순간에, 세스의 숨소리만이 유일한 소리였다.


곧 비상용 조명들이 다시 들어왔다.

세스의 헬멧으로 빛이 잠깐 반짝이며 다색의 화면이 다시 돌아왔다.

1분 후에는 주 조명들 또한 다시 가동되었고,

점화에 실패한 엔진들의 콜록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진 두번째 점화 소리와 함께, 엔진들은 다시 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썬더호크가 수평으로 돌아왔다.

세스는 끔찍한 화면을 봐야만 했다.

그의 전사들 중 일부가 결국 분노에 잠식되어 서로를 죽이고 말았다.

그들 중 3명은 그들을 붙잡아 제압한 다른 형제들에게 아직도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수송칸의 소중력 덕분에, 그들이 흘린 피는 핏방울들이 되어 떠다니고 있었다.

그 비참한 광경을 보며, 세스는 무의식적으로 성골함을 다시 움켜쥐었다.


'군주님, 저는...저는...' 조종사가 음성망으로 말했다. 그의 음성은 복잡함이 섞여 있었다.


'외계인 적들의 상태를 보고하라,' 세스가 말했다.


'썬더호크의 촬영 사진을 직접 전송해서 내가 볼 수 있게 하게.

데이터브릿지 네트워크는 내 아머에 내장되어 있지 않으니까.'


'그게 말입니다, 군주이시여. 그들이...그들이 사라졌습니다. 적들이 사라졌습니다.'


'뭐?'


'믿을 수 없습니다만,' 조종사가 이어서 말했다.


'정말 믿을 수 없지만 말입니다.' 분노에 찬 플레시 티어러 마린 특유의 목소리로는 드물게도, 음성이 떨리고 있었다.


'폭풍은?'


'마찬가지로 사라졌습니다.'


부조종사가 끼어들었다. '보고할 것이 더 있습니다, 군주이시여.'


'뭔가?' 세스가 물었다, 차가운 호기심 같은 것이 지금 그의 두 심장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이 말은 정말 믿기 힘드실 겁니다.'


세스는 부츠의 전자기 락을 풀며 다시 걸을 수 있게 준비하였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가서 보지.'


그는 선체 화물칸을 건너, 조종석 부분으로 향하는 출입 층계들을 올라갔다. 물론 여전히 성골함을 지닌 채로.

천장 캐노피를 통해 본 하늘에는 폭풍이 사라지고 없었고, 마찬가지로 타이라니드의 함대 또한 사라진 상태였다.

바알은 아직 기이한 에너지들이 끓어오르고 있었으나,

별들은 벨멧 암흑 속에 다시금 그 아름다운 빛을 찾아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바알 행성으로 향하는 길에, 가브리엘 세스는 지금껏 보아온 것들 중 가장 거대한 수준의 제국 함대를 두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군주이시여,' 테크마린 조종사가 세스에게 말했다.


'우리는 구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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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길리먼의 성전 함대 덕분에 바알 행성은 기사회생하게 되며,

추가로 프라이머리스 마린도 받음.

그리고 이건 그 이후 성골함을 바알 행성에 반납하러 온 세스가,

챕터 요새 수도원의 지하 공동묘지에서 단테와 함께 나눈 대화의 일부.


'가브리엘,' 단테가 말했다. '자네가 살아있는걸 보니 기쁘군.' 그의 순수한 반가움의 목소리가 텅 비고, 공허한 지하 공동묘지로 울려 퍼졌다.


'커맨더,' 플레시 티어러의 군주가 말했다. 그는 성골함 튜브를 그에게 건냈다.


'그대에게 이를 돌려주고자 하네.'


단테가 유물을 내려다보았다. '나는 그것을 자네에게 주었네만,' 그가 답했다.


'이건 자네가 주고 말고 할 물건이 아니야,' 세스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더욱이, 이 가치있고 아름다운 물건은 우리들에겐 어울리지도 않지.

여기 자네와 함께 있는게 더 나아.

나는 내 챕터의 운명을 센토르 쥴에게서 보았다네.

생귀니우스의 미덕이 우리들에게도 남아 있다면, 곧 사라지겠지.'


'잘 알겠네.' 단테가 유물을 건내받으며 말했다.


'자네가 무슨 말하려는지 잘 알겠네만,' 세스는 그가 이제 무슨 말을 하려는지 눈치챘다.


'내 형제여, 자네는 살아남았네.

자네 챕터는 분노의 발현에 맞섰고, 쓰러지지 않았어.

피의 기사들은 그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결함에 사로잡혔지.

그러나 자네는 그들이 아니야, 자네 스스로가 증명했잖은가?

자네의 운명은 그들과 다르다네.'


'그렇지 않아,' 세스가 머리를 저으며ㅡ눈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아니지. 우리들은 그들과 같이 고귀할 수가 없다네.

피의 기사들은 스스로를 바알로 돌아오기에는 너무 끔찍한 괴물들이라 여겼어.

그렇기에 스스로를 희생했지.

그들은 제 죽을 자리를 스스로 선택하고, 분노의 화신과 싸웠으며, 패배하지 않았어.

타락한 혈통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최후인 것이네.

내 전사들에게는 그와 같은 축복은 아마 없을 것이네.

유물이 없었더라면, 아마 지금 이 결과 또한 달랐을지 모르지.

난 그저 그들이 맞이한 최후와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우리에게도 언젠가 안식이 찾아오기를..

들어줄 수 있는 아무에게나 기도할 뿐이네.'


'그러한 최후는 없을 것이네,' 단테가 놀라며 말했다.


'길리먼 각하께서 모든 '피'의 챕터들이 각자 다 재건하기에 차고 넘칠 새로운 전사들을 전해주지 않았나?'


'거기에 피의 기사들 챕터는 없지.'


'그들은 아니지,' 단테가 인정했다.


'그 이름은 부활하기에는 너무 저주받았다네.

그들은 그 마지막 영웅적 행보로써 기억해주도록 합세.

허나 플레시 티어러 챕터는 이제 다시 태어난 것이 아니겠는가?

길리먼께서는 부활한 프라이마크야.

그분은 이제 제국을 구원할 것이라네.

그 분은 지원군 이상을 우리들에게 건내주셨네.

내로운 전사들은 우리들의 핏줄을 구원하여 이어받을 것이라네.

우리들은 결함적이지만, 그들은 아니지.

프라이머리스 스페이스 마린들에게는,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조금의 결함의 흔적만이 있을 뿐이네.

코르불로가 직접 말했다네. 자신이 실패한 것을, 벨리사리우스 카울이 성공하였노라고.

원천의 불안정성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노라고 말이네.

실제로 그 길고, 고되었던 인도미투스 성전 기간 동안 그들 중 단 한 명도 블랙 레이지에 잠식되지 않아어.

상담 중에 언급한 갈증에 대해서도, 대부분은 당황할 뿐이였네. 그들은 아예 그런 것 자체를 모르고 있었으니까.

코르불로는 놀라워했다네.'


'그게 구원이라고? 그딴게?' 세스가 말했다.


'그렇다면 난 다르게 말해야겠네. 난 그걸 고의적인 개짓이라고 말해주겠네.

우리들의 주군의 유산에 가해진 개짓. 황제 폐하의 작품에 가해진 개짓이라고 말이네.'


'어찌 감히 그렇게 말하는 것인가?' 단테가 기겁하며 물었다.


'자넨 이걸 이해하기에는 너무 고귀해.' 세스가 단테 주변을 멤돌며 말했다.


'그건 구원이 아니야, 대신 '교체'지.

이 새로운 전사들은 플레시 티어러의 색상을 취하겠지만, 생귀니우스의 분노는 없네. 그냥 이름만 플레시 티어러가 될 뿐인거야.

챕터 마스터로의 모든 생애 동안, 나는 분노 속에 전투를 치루면서

그것을 잠재우고 그것으로 적들을 벨 힘을 끌어올려 사용했다네.

우리가 바로 그 분의 분노인 것이네!

잔혹의 군주, 아밋의 시대 이후로 오늘날까지, 우리는 생귀니우스의 백열 분노를 항상 그 안에 지켜왔었네.

그 분노는 생귀니우스께서 우리들에게 내려주신 선물이자 짐인 것이야.

그 결함이 오늘 우리가 우리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그가 단테의 얼굴 앞에서 주먹을 쥐며 말에 힘을 주었다.

어조를 떨구며, 그가 이어서 말했다.


'분노에 대한 투쟁 없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네.

그 작자는 우리 모두를 그냥 붉은 갑옷이나 입은 울트라마린들로 만들려는 거야.' 그가 등을 돌리며, 역대 블러드 엔젤들이 묻힌 공동묘지들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소수의 전사들만이 남았어, 소수의 진정한 플레시 티어러들만이.

우리들은 언젠가 모두 죽겠지. 그러면 플레시 티어러는 다시는 없을 것이네.

저 혐오스런 것들이 우리들의 이름을 계속 유지하든 말든 그건 아무 상관이 없어지는거야.

이건 혜택이 아니야, 그냥 배신일 뿐이지.

길리먼 그 작자는 우리가 빨리 사라지길 원하고 있네. 그리고 그 작자의 전사들이 우리들의 자리를 차지하겠지.'


'가브리엘!' 세스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두 눈을 뜨게, 단테. 이 '숫자 매겨지지 않은 놈들'은, 이 놈들의 군단들은 그저 이름뿐이야.

나는 이미 신입 놈들과 대화를 나눠보았네.

이 놈들은 내게 '복수하는 아들'의 계획들에 대해서 떠벌리기만을 장황히도 좋아하더군.

길리먼 그 작자는 어딜 가던 간에, 그 자리에 자신의 전사들을 뿌리고 있네.

코덱스를 통해, 그는 어뎁투스 아스타르테스에게 개성을 주었지만

이제 그는 그것을 우리들에게서 지워버리고 싶어하는 것이네.

곧, 챕터는 그저 이름뿐인 챕터들로 변질되겠지.

그리고 이 새로운 스페이스 마린들을 통해, 그 작자는 황제 폐하의 대업에 감히 간섭한거야.

만약 그 작자가 이걸 정말 원해서 실행한 거라면...' 세스가 말을 멈추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가?' 단테가 조용히 물었다.


세스는 분노 속에 말을 하고 싶어 꿈틀거렸지만, 차마 그 말을 내뱉지는 않았다.

분노가 치밀었지만 그는 아무렇게나 말하지 않았고, 대신 차분히 말하기로 결정했다.

그 말은 차분하게 말해야만 했으니까.


'만약 섭정이 그런 생각이라면, 그가 황제가 되고 싶어하지 말라는 법도 없잖은가?'


'그건 반역이네!'


'내 말이, 아니면 내 지금 행동이?' 세스가 으르렁거렸다. 그는 어깨를 당당히 피면서 말했다.


'부디 조심하게, 바알의 군주여. 부디 정말 조심하게.'


답변을 기다릴 것도 없이, 세스는 그대로 암흑 속으로 사라졌다.



 


ps. 마지막은 이러니 저러니 해도 피의 챕터들(블엔과 블엔 후계 챕터들)이 다 프마린들을 받고,

단테는 세스와는 달리 변화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함.

마지막에 길리먼이 단테에게 좀 부탁한다 하고 떠나고,

배웅하는 단테와 그의 뒤에 펼쳐진 수천의 프라이머리스 마린들을 끝으로 이야기는 끝남.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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