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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mperium Nihilus - Visilus Alaze


인간과 외계인

비질루스의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는, 심지어 가장 쇄국적이고 고집 센 영혼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행성이 지금 멸망의 기로에 놓여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지요.

대균열의 여파로 외부에서의 추가 지원은 당장 불가능하고, 병력들은 단 한 명도 남김없이 전부 동원되고 있는 그런 상황 속에서

제국 측 전쟁 사령관들은 생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극단적인 방법들을 제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비질루스의 전황은 급박하게 흘러갔습니다.

행성의 상당수가 불타오르고 있었으며,

검은 매연 스모그가 대기를 덮은 덕에 이제는 지상층 이상으로 올라가기만 해도 호흡이 곤란해질 정도였습니다.

물은 사실상 고갈되어, 이제는 철저한 정부 통제 아래 시민들 대다수가 새벽에 한 모금 정도,

저녁에 또 한 모금 정도만을 겨우 허락받아 배급받고 있었지요.

이 정책은 루시엔 아가멤누스가 고안한 방식으로

조삼모사처럼 하루의 시작과 끝에 딱 죽지 않을 정도로만 물을 나눠준 덕에 그나마 아직까지 사회가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조차도 없었더라면 행성의 인프라 시설은 전부 붕괴해버렸을 것입니다.


현재, 다른 도시 대륙에서 다른 대륙으로 이동하는 것은 오크 폭주족 사냥꾼들 혹은 날카로운 굉음의 헬드레이크들에게 사냥당하고 싶다고 비는 것이나 다름없었으며,

기존 네오-벨륨 달의 데이터 성자가 수행해왔던 자료 계산들이 불리안 기현상에 의해 오류를 겪음에 따라

장거리 통신이 이제는 거진 불가능해졌습니다.


카오스 세력은 사실상 막을 수 없는 기세였으며,

행성을 차지한 제국 방어자들 및 외계인 침략자들까지 가리지 않고 학살해 나갔습니다.

더욱이 불리안 기현상에 의해 뒤틀린 행성의 지각은 진정될 줄을 몰랐으니,

이제는 매 시간 단위로 하이브를 구성하는 첨탑들이 하나씩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저주받은 기현상 덕분에 시간 단위로 무너지며, 서로 충돌하고 붕괴하여 막대한 피해를 일으켰지요.

그러나 가장 심각한 것은, 네오-벨륨 달의 아직 살아남은 중계소들에서 보낸 소식들이였는데

그것은 대균열의 경계선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점점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마치 지평선을 건너 불길하게 다가오는, 휘몰아치는 적란운처럼 말이지요.

행성 궤도에서 카오스 함대들과 분전 중인 제국 해군 본부에서 이와 관련된 자료들을 분석하고 대조한 결과,

시카트릭스 말레딕툼이 비질루스로 좁혀오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심지어 해군들 중 일부는, 우주에 펼쳐진 사악한 기현상의 심연 속에서 무언가 흉측한 얼굴들을 보았다고 주장하기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이 시기에, 아스트로패스들 중 일부 선임 고령자들은 어떤 무자비한 발톱달린 손이 목구멍을 쥐는 그런 예지들을 체험하고 보고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좁은 나카문드 건틀렛 통로가 카오스 에너지의 영향에 의해 점점 좁혀오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었습니다.

비질루스에 모든 형태와 방식으로 카오스를 가져오겠노라는 아바돈의 계획은 분명히 먹혀가고 있었고,

그것도 아주 무시무시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제국의 전쟁 회의 내 최고 지휘자들 사이에서는 다수의 극단적인 처방들이 제시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비질루스 세나테의 일부 인원들은 행성 단위의 격리 조치들과 심지어는 익스터미나투스까지 제안하고 있었지요.

그냥 다 철수하고, 행성의 모든 생명체들을 박멸하자는 것이였습니다.

허나 비질루스는 이 섹터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행성이였으며,

더욱이 나카문드 건틀렛을 저버린다는 것은 나카문드 통로 너머의 임페리움 니힐루스 전체를 포기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는 것이였기에 불가능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일전에 프라이마크 길리먼은 비질루스는 앞으로 절대 함락되지 않을 것이라는 선언을 제국 전체에 전파한 바 있었고,

최소한 울트라마린들은 승리를 포기하고 자신들의 아버지를 거짓말쟁이로 만들 바에야, 마지막 볼트 한 발까지 써서 싸울 각오가 되어 있었습니다.

길고 격렬한 이런저런 논쟁들과 다소 격양된 토론들이 이어졌지만,

칼가는 로버트 길리먼이 남겼던 이런저런 충고들을 다시금 회상해가면서 최대한 진솔어린 외교를 펼쳤고

덕분에 극도의 수단을 원하고 있었던 다른 동료 챕터 마스터들의 불편한 심기들을 최대한 누그러트리며 설득시킬 수 있었습니다.


현재, 빈곤한 왕자들 교단과 크룰다카의 스피드와! 오크 세력들은 카오스 침략자들에게 제법 많은 피해를 가한 상태였습니다.

실제로 성자의 피난처 중심부에 마련된 전쟁 분석 센터에서는 제국측 자산이 단 하나도 배치되지 않은 지역들에서 펼쳐지는,

카오스 세력들과 외계인 세력들간에 펼쳐지는 수많은 전투들에 대한 적 부대 움직임 분석 및 전투 사후 보고서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지요.

허나 그런다 한들, 외계인들은 결국 제국의 병사들에게 다시 총구를 돌리는 존재들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아주 혼란한 상황이였고, 그렇기에 특이한 경우들도 많이 보고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아스트라 밀리타룸에게 봉사하는 대신 기갑 중대들에게서 전차들을 수고비로 받아내는 오크 용병들에 대한 소문들까지 돌았으며,

크림슨 피스트의 챕터 마스터 페드로 칸토르가 직접 확인한 실제 데이터 보고서들을 통해, 아스트라 밀리타룸의 사령관 중 한 명이 실제로 오크들의 서비스를 받은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이 어리석은 사령관, 아스트라 밀리타룸 커맨더 네로그 반 쓰린은 아스트라 밀리타룸의 기갑 부대와 더불어 호전적인 오크 용병들의 서비스를 받음으로서 메겐틴 협곡의 외곽 전선을 방어해내는데 성공했지만,

직후 커미사르의 볼트 피스톨 총구에 의해 즉결 처분을 받았지요.


하지만 설령 그런 실제 사례가 있다고 한들, 세나테 정부 측은 짐승들의 전쟁 당시 서로 대적했던 그런 야만스러운 적들과 동맹을 지속할 생각 따위는 조금도 없었습니다.

그린스킨들은 너무나도 예측 불가한 존재들이였으며 이단 아스타르테스같이 위험천만한 적들이 문을 두드리는 이런 상황에서는 동맹으로 절대 고려할 수 없는 외계인들이였지요.

스스로를 행성의 진정한 상속자들이라 부르는 자들인 빈곤한 왕자들 교단 세력의 경우에는,

회의의 사령관들 전부가 이 외계인 변종들은 극도로 혐오스러운 존재들로 오직 화염과 분노만을 줄 수 있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지요.


하지만, 결국 제국 측은 계속해서 결국 밖에 없는 전투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물론 더 넒은 제국령에서 막대한 인력이 계속해서 지원되고는 있었지만,

대균열의 영향력 속에 인류 제국의 그 막대한 힘은 사실상 쪼개진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매일 밤이 지날 때마다, 더 넒은 제국령에서 보내는 그 수많은 군대들이 제때 도착할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어가고 있었지요.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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