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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mperium Nihilus - Visilus Alaze


돈토리아의 '정화(The purge)'

돈토리아는 다시 전쟁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허나 제국은 이미 돈토리아에 대해 손을 놓은 상태였지요.

이번에, 돈토리아의 카오스 세력들이 싸우기 시작한 상대는 다름아닌 다른 카오스 세력이였습니다.

'더 퍼지'라 알려진, 너글의 숭배자들에 속하는 레니게이드 챕터들 중 강력하기로 소문난 세력이 돈토리아 동쪽에 행성 강하를 해버렸는데,

이 레니게이드들은 사실상 데스가드들이 지배하는 돈토리아 도시 대륙의 현 상황에 엄청난 혐오를 느꼈습니다.


이 헤러틱 아스타르테스 형제단은 기이한 사상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것은 모든 생명체들을 철저히 박멸해야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너글 숭배자 치고는 퍽 이상한 사상이지만,

이들이 폐허의 힘들에 넘어간 이유부터가 모든 생명체들은 전부 타락했거나,

혹은 잠재적으로 타락할 가능성이 있다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였습니다.

이들은 은하계의 모든 생명체들을 멸종시켜야 비로소 새로운 질서가 찾아올 것이라 믿고 있으며,

이를 가장 빠른 식으로 성공시키는 방법이 바로 독극물과 역병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너글로 넘어가게 되었지요.


이 궤변스러운 사상은 원래는 모든 악을 박멸하겠다는 숭고한 목표에서 비롯되었지만,

아직 충성파였을 적에 이들은 인간의 나약함이라던가, 필멸자들의 연약함 및 엔트로피의 불가피성 같은 것들을 너무 많이 조우해버렸고

덕분에 결국 인류는 완치될 수 없는 구제불가한 존재들이라 여기게 되며 스스로 '더 퍼지'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레니게이드로 전향한 이후로 이들의 사상은 더욱 더 확고해져서,

동물 식물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는 행성의 땅 자체도 악의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게 되었고

결국엔 모든 생명은 전부 잠재적으로 결함 덩어리들이며

그렇기에 무슨 대가를 치루고서라도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는 사상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더 퍼지가 이런 사상을 가지고 있든 말든,

데스가드와 더 퍼지의 이단 마린들은 어쨌든 같은 너글의 신도들인만큼

서로간에 그런 사상 차이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는 두쪽 다 조금도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허나 문제는, 역병 신의 숭배자들 다수는 그것이 어떤 역겨운 존재이든 상관없이 생명이라면 전부 풍요롭게 되기를 기원하고 있으며

그것은 데스가드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데스 가드 입장에서, 돈토리아는 자신들의 손에 의해 끔찍하고 비옥한 너글의 파라다이스로 거듭나야 했는데,

더 퍼지는 돈토리아를 비롯한 행성 전체를 생기 하나 없이 불타버린 황무지로 만들어버리고 싶어했지요.


더 퍼지는 돈토리아 도시 대륙의 '대규모 질식지'라 알려진 지역에 행성 강하하였는데,

이 지역은 이름만큼이나 극도로 심각한 대기 오염을 자랑하는 공업 중심구였고

그런 환경은 더 퍼지 입장에서는 행성 정화 전면전이라는 자신들의 목표에 아주 적합했습니다.

이들은 행성 강하와 동시에 공업 지구를 이잡듯이 뒤지며 모든 노동자 민간인들을 닥치는대로 학살하고 다녔는데

문제는 민간인들 뿐만 아니라 데스 가드가 만들어낸 갤러폭스 감염자 돌연변이들까지 전부 싹다 죽여버렸다는 것이였습니다.

게다가, 더 퍼지는 이렇게 죽인 희생자들의 시체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모아서 '대규모 질식지'가 자랑하는 거대 공장들의 대형 용광로들에 전부 내다던지고

그 용광로들 안에 자신들이 만든 특수 화학 약품들까지 아낌없이 가져다 부었습니다.

곧, 수많은 희생자들의 시체들과 특제 화학물들이 만들어낸 기름진 유독 매연이 거대한 공장들의 굴뚝들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너무 독하고 진해서 생명체들이 숨쉴 수가 없을 정도였지요.

이 역한 화학 매연은 곧 스지미트리아 하부 도시의 전 구역을 휩쓸어버렸고,

단 수일만에 이 하부 도시의 수백만 생존자들이 질식하여 죽어버렸습니다.  

더 퍼지가 만들어낸 이 매연 가스는 인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작물들과 벌레까지 시들고 죽게 만들어버렸고,

더 퍼지는 이러한 자신들의 숭고한 업적들을 자랑스럽고 정당한 것으로 여기며 계속해서 일을 진행하려 하였지요.


행성 강하 이후 수 달간, 더 퍼지는 이 이단적인 작업들을 열심히 진행해나갔으며

덕분에 돈토리아의 동쪽 공업 지구들 일대를 확보하고 해당 공업 지구들의 용광로들을 전부 자신들의 끔찍한 대기 오염 작업에 동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돈토리아 도시 대륙의 동부 일대는 이제 숨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으니,

이미 도시 특유의 질 나쁜 대기에 폐가 병들어 있었던 동부 일대의 수많은 민간인들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아주 소수의, 강인한 민간인들은 최선을 다하여 대륙 동부에서 벗어나려 하였지만,

대부분은 설령 동부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어도, 결국엔 거리들을 배회하는 갤러폭스 돌연변이들의 손에 붙잡혀 끔찍한 최후를 맞이하였지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공업 지구들이 밀집되어 생명이 가득하다 못해 폭발 직전이였던 돈토리아 동부 일대는 결국 검은 매연 자국만이 가득한 황무지로 변해버렸습니다.

이제 동부 돈토리아 대륙 일대의 모든 공업구들과 행정구들에는 오직 생기 없는 해골들만이 남아 있었지요.

대륙 서부 일대에서 열심히 너글의 씨앗들을 뿌리며 너글의 영원한 정원을 가꾸기 위해 노력했던 데스 가드 측은 동부 동토리아의 이웃들이 이런 식으로 자신들의 농사를 망치려 드는 것을 처음에는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분노했으며,

그러다가 결국에는ㅡ특히 이들의 매연 구름이 서쪽으로 넘어오기 시작하며 자신들이 만든 갤러폭스 감염자들까지 질식사시키기 시작하자

전면적인 적개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순간부터, 돈토리아의 데스 가드 측은 돈토리아의 제국 저항자들을 잡아죽이는 즐거운 취미 생활 대신

다시 전면적으로 일어나 더 퍼지 측과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데스 가드 세력들은 더 퍼지가 점령한 동부의 공업 요새들을 포위하며 공성전들을 개시하였는데,

일설에는 두 세력들 간에 내전이 어찌나 치열하던지 황무지 건너 저 멀리 모트왈드 도시 대륙에서 공성전 중인 아이언 워리어 군단원들조차 그들의 공성전에 감탄하며 존경을 표했다고 합니다.


너글의 자식들끼리 벌어진 내전은 그야말로 치열했는데,

정작 돈토리아의 일반 시민들이 가장 끔찍한 피해를 치루어야만 했습니다.

내전의 영향으로, 카오스의 온갖 해로운 영향들이 하이브 도시들의 모든 층들을 물들였으니,

하늘에서는 더 퍼지와 데스가드의 함대들끼리 서로 맞붙었고

지상에서는 역병에 시달리는 생존자들 사이로 이단 마린들이 물불 안가리고 전투들을 치루었지요.

그리하여 지상의 전장들에서는 미생물들조차 변이하다 이내 죽어가기 시작할 지경까지 이르렀지만,

내전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데스 가드 혹은 더 퍼지의 마린들 중 어느 한쪽도 진정 우세한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심지어 칼가조차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포기할 정도의 그런 심각한 교착 상태에 접어들었지요.


한편 도시 대륙 저 위에 궤도에서, 아바돈은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어쨌든 만족했습니다.

과정이야 어떻든, 돈토리아는 이로서 완전히 망가져버렸으니까요.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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