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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hield of Baal : Leviathan.



타르타로스의 짐승들

성계의 다른 행성들에서 싸우는 동료들과는 달리, 타르타로스 행성에 주둔하고 있던 카디안 병력들은

전체적인 크립투스의 전쟁 진척에 대해 어느정도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행성 엔진시어들에 의해 3번 축복받은 마그노비트리움의 크로노 송신기들의 혜택 덕분에

타르타로스의 방어군 지휘를 맡은 장교들은 상대적으로 전체적인 전쟁 상황에 대해 잘 판단할 수 있었지요.


또한 드로스트 본인에 의해 직접, 

현재 포디아 행성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시가전들과 아직은 굳건하게 버티는 중인 라이시오스의 크로울러선 유랑민들의 방어선,

그리고 에이로스 행성에서 펼쳐지고 있는 공중전까지도 전반적으로 설명해주는 초전파 방송들을 이들에게 전파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송들과 관측들을 통해, 이들은 성계 나머지 행성들이 외계 괴물들을 가득 품은 수많은 외계인 포자들의 공습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과,

몇일밤 후면 이쪽 행성에까지 소함대 촉수들 중 하나가 당도할 것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타르타로스 측은 얼마 안가 이 행성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리란 것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당연히 준비가 이루어졌고,

그들은 무시무시한 분노로 외계인들의 공습을 맞이할 각오를 세웠습니다.


타르타로스의 카디안 전쟁군 총사령관인 로드 커미사르 스트렌젤은 남들 보기에는 제국 교리의 헌신적인 숭배자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는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 여기에 의문의 싹을 품고 있었지요.

그런 그에게 드로스트의 방송과 사진 자료들이 전송되자, 그 싹은 약간 더 자라났습니다.


타이라니드들은 너무나도 많은 적이였으며

그들의 생체 함대들은 심지어 타르타로스의 밤하늘 위에서 맨눈으로도 관측될 정도였습니다.

마치 무슨 갈색의 은하수같은 것들이 공허 속에서 하늘의 어둠을 향해 스며드는 것과 같았지요.

그의 통제 아래에는 겨우 1만명의 카디안 병사들이 전부였고,

인구는 병사들 수의 두배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로드 커미사르 스트렌젤은 겨우 이정도 병력으로 크립투스 성계에서 '제일 중요한' 이 태양열 에너지 농장들을 지켜낼지 참 막막한 심정이였습니다.


타르타로스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소함대는 더욱 더 뚜렷히 관측되고 있었고

행성 방어자들 사이의 분위기는 점차 고조되고 여유가 없어져갔습니다.

스트렌젤은 각각의 태양열 에너지 농장의 보이드 돔들의 방어를 책임지고 있는 소령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을 격려하였으며

각 돔 거주지들의 병사들에게 앞으로 그들이 상대하게 될 괴물 무리들은 작고 쫄보이기 때문에,

아마 첫날에 다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허풍을 치며 호언장담했습니다.

그는 크립트만의 쌍둥이 별들이 내뿜는 방사선 폭풍들과 카디안 방어선들 가운데에 끼이면, 그 어느 적들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그들을 독려했지요.


일단은 대체적으로, 로드 커미사르의 연설들은 그럴사했습니다.

커미샤르는 침략의 마지막 날 밤까지도 그렇게 연설사들을 토해내며,

스스로도 억지로나마 그렇게 불안한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다음날, 마침내 갑각질 스포어들이 라이시오스 행성에서 포착된 규모보다도 더 거대한 규모로 타르타로스 행성을 급습했습니다.

그들은 먼지 폭풍들을 일으키며 타르타로스 행성의 황량한 표면에 발톱을 박았고

직후 내부의 끔찍한 악몽들을 토해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타르타로스의 방어자들이 실로 예상했던 것이였습니다.

이미 그들은 라이시오스와 아스포덱스의 실사진 자료들을 통해 많은 것을 학습해놓은 상태였지요.

그러나 그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들의 기이한 수송체 생명체들에서 쏟아진 생명체들은 이웃 행성들에서 무한히 쏟아지던 종류의 그런 작은 괴물들과는 전혀 다른 종류들이였지요.


각각의 스포어들에서는 한무더기의 소형 무리 생명체들 대신, 오직 단 하나의 괴물들만이

숙주 수송체의 끈적이는 생체 물질을 풀어헤치며 기어나와 핏빛 쌍둥이 태양의 광선 아래 포효했습니다.

무기가 융합된 관절 사지들을 탈탈 털며, 스포어들에서 나온 거대한 괴수들은 끔찍한 목적만을 위한 감각을 사용하여

가장 근처의 보이드 돔들을 향해 육중히 걸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로드 커미사르 스트렌젤은 탁탁거리는 음성 통신망과 함께 공포라는 이름의 발톱이 그의 목구멍을 찢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늘에서는 수천, 아마 수만은 될법한 티라노사이트들이 쏟아지고 있었고

그 살아있는 운석들은 그 속에 단단한 갑각으로 무장한 괴물들을 하나씩 품고 있었습니다.


행성 사방에 설계된 방어선과 순교자 패턴의 참호 네트워크들 사방에서,

가드맨들은 달려드는 거대한 짐승들을 향해 일제 사격들을 일사분란히 개시하였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이곳 저곳에서 쏟아지는 헤비 볼터들의 사격음들과 함께 폭격이 만들어내는 진동어린 소음들이 사방에서 일어났지요.

그러나 인간 주먹만한 크기의 파괴적인 반작용 볼트 탄환들조차 괴수들의 골질화된 갑각들 앞에서는 돌만큼이나 무력했습니다.

크락 미사일들만이 그나마 거대한 괴물들의 갑각 일부를 뜯어낼 수 있었으나,

심지어 가장 치명적인 타격들조차 목표물들의 분노를 일깨우는 수준밖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각 돔들에 배치된 플라즈마 사격수 팀들은 일제히 사격에 집중하였으나,

크립투스의 두 쌍둥이 태양이 내뿜는 지옥의 열기 아래서 그들이 사용하는 플라즈마 화기들은 금새 과열되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포함한 모든 특수화기 사수들은 열심히 전투에 임했으며,

자신들을 향해 달려드는 외계의 공포들을 가루로 만들어갔습니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타이라니드 괴수들 또한 사격을 개시하였습니다.

카디안들이 집중적으로 밀집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등이 굽어진 전사 조직체들이 그들의 앞다리들과 융합된 기이한 생체 대포들의 불을 뿜었습니다.

가장 거대한 괴수 종들은 기이한 구체 사출체들을 카디안 방어선들을 향해 토해내었죠.

그러나 당연하게도, 카디안들은 모두 보이드 방어막 안에 있었죠.

덕분에 그들은 정확히 카디안들을 맞추지 못했고, 대신 눈이 시릴 정도의 백열 폭발을 일으키며 그들 사이를 가로막는 보이드 방어막들을 타격했습니다.

사지달린 살아있는 거대 둥지들이 끔찍한 딱정벌래 비슷한 것들을 쏟아내었으나,

그것들은 모두 보이드 방어막 표면에서 타들어갔으며,

거대한 괴수들이 쏘아내는 독극물이 묻은 크리스탈들 또한 보이드 방어막을 침투하지 못하고 증발했습니다.

고속으로 사출된 씨앗들 또한 덧없이 증발될 뿐이였죠.

보이드 방어막들은 오직 타이탄 수준의 화기들만이 상대할 수 있도록 구조화되어있었고,

타이라니드 종족들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생체 탄환들 따위는 순식간에 증발시켰습니다.


가장 큰 규모로 건축된 태양열 농장에 주둔중이던, 로드 커미사르 스트렌젤은 잠시동안 전체적인 상황을 지켜보며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현재 위치한 '퓨나스돔'의 병사들이 적들의 공격을 받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허나 병력 재배치는 있을 수 없는 일이였죠.

심지어 평시에조차 타르타로스의 불타버린 황무지 표면을 건넌다는 것은 방사능의 독기 때문에 죽음으로 인도하는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황무지들 사방에서 들려오는 간헐적인 보고들이 더 많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스트렌젤은 의무적으로 의례적으로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날카로운 목소리 톤으로 위치를 사수하라는 명령들만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를 휘감고 있는 무력함은 마치 산과 같이 그를 파먹어가고 있었습니다.

티라노사이트들이 마침내 그가 위치한 돔 지역 근처에 떨어지자,

그제서야 그는 무력하게 기다리는 이 순간에서 해방되어 구원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퓨나스돔의 벽들 너머 반마일 정도 되는 거리상에, 스포어들에서 나온 괴물들이 액체와 함께 행성의 대지 위로 몸을 내밀었습니다.

바로 눈 앞에서, 그들은 숨을 내쉬면서 갑각으로 이루어진 몸을 천천히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6개의 키틴 발들이 몸통에서 쭉 뻗어나오며 모습을 드러내었고,

직후 그 다리들은 괴수들의 웅크린 몸통을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도록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가운데에는 거대한 발톱들과 방어자들의 전선에 죽음을 흩뿌리는 기괴한 생체 무기들을 지닌 거대한 짐승이 있었습니다.

잠시 공포를 느끼며, 스트렌젤은 그 괴물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고,

그들을 향해 쏟아지는 위협에 대해 일장 연설을 토해냈습니다.


로드 커미사르는 목청 높여 명령들을 토해내었고, 라스캐논 사수 팀들에게는 접근하는 거대 괴수들 중 가장 가까운 놈들을 정확히 처리할 것을 지시하였습니다.

그들이 쏟아내는 라스캐논 광선들에 가장 앞줄의 괴물들이 처단되어 쓰러졌습니다.

그의 병사들은 그의 명령을 의무껏 따랐습니다.

그들은 계속해서 다음 사격 지시들을 요구했으며, 

사전 조정된 보이드 방어막들의 틈들 사이로 계속해서 라스 광선들을 괴수들에게 찔러넣었습니다.


거의 순식간에,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던 무리들 중 가장 일선에 있던 어느 거대한 괴수 하나가 라스캐논들의 광선 3개를 동시에 흉갑에 처맞았습니다.

끓어오르며 연기를 피워올리는 액체가 터져나와, 놈의 발굽들이 밟고 있는 주변의 건조한 대지를 적셨습니다.

또다른 3개의 광선들이 또 놈을 타격하자 괴수는 마침내 진격을 멈추었고

거대한 어금니가 달린 아가리로 그슬린 대지를 파내려가며 앞으로 고꾸라졌습니다.


이어서 라스캐논 사수 팀들은 각자 화기각을 돌려 새로운 목표물들을 향해 조준하였습니다.

그때 쓰러진 괴수의 시체가 경련을 일으키더니, 발작과 함께 다시 일어났습니다.

놈의 관통되어 연기 피어오르던 구멍들은 이미 하얀 새 조직들로 막혀있었지요.

이 경악스런 일에 스트렌젤은 혼란 속에 눈을 비비고는,

현실임을 깨닫자 곧바로 그의 병사들에게 죽었어야 할 그 괴물을 다시 조준하고 빨리 처리하라고 윽박질렀습니다.


다시 한번 라스광선들이 놈에게 집중적으로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괴물의 외피가 놈에게 쏟아진 광선들 대부분을 흡수하는 듯이 작용하였습니다.

그러자 근처의 플라즈마 팀이 일제 사격으로 화기의 플라즈마 구체들을 쏟아내었고,

그제서야 괴수는 먼지 구름과 함께 무너졌습니다.


현재, 방어 구역 전역에 배치된 대부분의 카디안 방어자들은 이쪽과 비슷한 전술을 사용하였습니다.

대부분, 다른 특정 목표물보다도 가장 근처의 괴수들에게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었지요.

이는 스트렌젤의 명령들 뿐만 아니라, 각 병사들의 자기보존 본능을 고려하여 짜여진 전략이였습니다.

현재 로드 커미사르의 병사들은 음성망들을 통해 그저 지지직거리는 전자기 방해음밖에는 듣지 못했고,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 어느 병사도 거대 괴물들이 바로 코앞에 위치하게 냅두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였으니 말이죠.

보이드 돔들은 각자 알아서 투쟁하고 있었고, 범람하는 공포 속에 고독한 요새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그가 설계한 생존 전략은 최소한 한동안은 먹혔습니다.

하나, 둘, 이어 수십의 짐승들이 보이드 돔 외부에서 쓰러져갔고,

그들의 시체들은 방사능에 오염된 피해자의 등에 난 농포들마냥 행성 대지에 깔려갔지요.

그러나 그들은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었지요.

가장 근처의 적들에게 사격을 집중하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돔과 연결된 발전소 건물들로 향하는 괴물들을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방어막이 무너지다

퓨나스돔 바깥쪽에서, 예의 그 관통당하여 쓰러졌던 카니펙스가 다시 포효성과 함께 몸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러나 놈의 갑각을 관통한 구멍들은 그대로여서, 그 구멍 사이로 크립투스의 두 불타는 태양들까지도 볼 수 있을 정도였죠.

또한 놈의 다리들 중 하나도 완전히 아작나 너덜너덜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놈은 비틀거리면서 몸을 일으켜 세웠고,

먼지로 덮힌 대지 위로 몸을 강제로 질질 끌며 다가왔습니다.

그야말로 놀라움을 넘어 공포스러운 광경이였지요.


라스캐논 팀들은 황급히 사격선을 재조준하고는 다시 그 괴물에게 광선들을 쏟아냈습니다.

광선들 중 하나가 카니펙스의 등짝에 달린 거대한 척추 돌기 하나를 터트렸으나,

그럼에도 괴물은 그들을 향해 다가왔습니다.

방금 전에 라스캐논 광선에 의해 입었던 뒷다리들의 상처는 어느새 나아 있었습니다.

놈이 점차 성큼성큼 뛰기 시작하자 지면에서는 흙먼지가 일었습니다.


스트렌젤은 그래도 시간은 있었습니다.

그 거대한 카니펙스가 퓨나스돔을 지켜주는 빛나는 보이드 방어막을 기어코 헤집고 들어와,

몸통을 그대로 퓨나스돔의 발전기 복합 시설에 던져버릴 때까지

그 빌어먹고도 말도 안되는 상황에 대해 절망어린 욕설을 내뱉을 시간 말이죠.

놈의 거대한 어금니 솟은 아가리가 발전기의 거대한 도니움 코일들을 물어 파내려,

밀도 높게 감겨진 와이어 선들을 뜯어내었습니다.

놈의 발톱들은 강화 파이프들과 나무 굵기의 케이블망들을 너무나도 손쉽게 찢어내었고,

각 발전기들 한뭉텅이를 뜯어내었습니다.

괴수는 전력망으로 이루어진 케이블들의 숲에서 폭풍처럼 날뛰었고,

전기들이 사방에서 방출하여 광륜을 이루어냈으며

그 모습이란 마치 원양어선 그물망에서 날뛰는 거대한 물고기 같았습니다.


이제 타르타로스 전역에서, 다른 타이라니드의 파괴용 짐승들 또한 이 '살해 불가능한' 알파 개체와 비슷한 결과들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어떤 초월적 본능에 따라, 이 카니펙스들은 각 돔들의 발전소들과 조정실들로 스스로 몸을 투신하여,

그곳을 포효하며 짓밟고 박살내며 거대한 발톱들을 광란적으로 휘둘러 기계들을 파괴했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하루스펙스들이 자신들의 발톱달린 아가리들을 분출하여 근무중이던 서비터를 붙들고는

놈의 산성 가득한 위장 속에 처넣었습니다.


이 파괴자 짐승들은 근접 거리에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존재들이였습니다.

라스건 사격 따윈 아무런 위해도 되지 못했으며,

설령 멜타 화기들과 데몰리션 차지들을 사용하여 이 거대한 짐승들의 몸통들에 구멍을 낸다손 치더라도 

놈들은 오히려 분노하여 더욱 날뛰며 그들을 강타했습니다.

놈들에 의해 결국 플레어 축전소들의 동력이 끊기며 거대한 버섯 모양의 폭발 구름들이 지평선에서 피어올랐고,

손상된 방사능 제방들이 밤하늘을 밝혔습니다.

단 1시간만에, 성계에 동력을 공급하던 귀중한 기술의 이기들이 아름답게 빛나는 쓰레기들로 변해버렸습니다.


보이드 방어막들이 사라지자, 재앙은 순식간에 펼쳐졌습니다.

타버릴 것 같은 열기 아래 카디안 병사들이 반격을 개시할 때쯤엔 오염된 오존과 불타는 머리카락들의 냄새가 공기를 가득 메웠으며,

그들은 필사적으로 짐승들을 경계선 내에서 차단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괴물들은 부상과 고통은 물론이고, 크립투스의 쌍둥이 태양들이 쏟아내는 치명적인 방사선에조차도 아무런 해를 받지 않는 듯이 보였습니다.

오직 집중된 중화기 사격만이 카디안 병사들이 자신들의 적들에게 어떠한 흔적이라도 남길 수 있는 유일한 것이였습니다.


돔 거주구역에서 수백 야드 밖에 되지 않는 거리에서, 생체 화기들이 다시 카디안 병사들을 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그들을 차단할 그 어떠한 방어막도 존재하지 않았지요.

숙주보다도 더 큰 공생 대포들이 짐승들의 등에서 호를 그리는 수많은 바이오 플라즈마들을 토해내었고

카비엘 돔의 태양열 농장들 같은 경우에는 그림자로 잠시동안 어둡게 가려질 정도였습니다.

그 번쩍이는 구체들은 직후 무방비로 노출된 카디안 병사들을 덮쳤고,

그들을 검게 그슬린 숯들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크립트게이트 돔에서는, 카디안 소대들이 참호선들 뒤편에 위치한 기계 설비를 지키던 지역에

괴물들이 성큼성큼 다가와 그들의 거대한 앞다리들에서 윙윙거리는 딱정벌래 비슷한 것들을 쏟아내었습니다.

그 딱정벌래 비슷한 것들이 만들어낸 검은 구름들은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자들의 갑주를 파고들어 살로 침투했죠.

트레비티우스 돔의 미터 굵기의 차단 장벽은 전방에서 묵직하게 전진한 티라노펙스들이 쏘아낸 파열 대포들에 의해 마치 계란 껍질들마냥 깨졌습니다.


상황이 이쯤되자 카디안 사수들은 포위된 돔 거주구역에서 이리저리 뛰쳐나왔습니다.

그들은 손 위로 방사능 때문에 물집이 생기는 것조차 잊고, 놈들을 막기 위해 화염 방사기들로 화학 물질로 만들어진 화염의 벽을 사방에 둘렀으나

거대한 대포 괴물들은 그러한 불길조차도 무시하고 그들을 향해 그대로 넘어왔습니다.

그들의 앞다리 생체 대포들에서 산성 물질들이 쏟아져 나오며,

순식간에 수십의 병사들은 오염되어 녹아버린 살 찌꺼기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퓨나스돔에서, 로드 커미사르 스트렌젤은 이제 볼건 다 봤다고 생각했습니다.

방어선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무자비하고 효율적으로 뚫렸습니다.

남은 것은 이제 놈들에게 이대로 공격당하는 것 뿐이겠지요.




밀리타룸 옥실리아 측에 개인적으로 요청한 오그린 분대에게 돌격 명령을 소리쳐 하달하며,

스트렌젤은 참호를 건너뛰어 행성의 방사능 가득한 평원들을 향해 돌격했습니다.

그의 옆에서 오그린들이 그를 바싹 붙으며 따라오고 있었지요.

가장 근처의 카니펙스 3마리가 그들을 향해 생체 대포들을 발사했고,

스트렌젤은 가까스로 놈들이 발사한 씨앗들 중 하나를 피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묵직한 폭발음이 일며 다리가 흔들렸고,

놈들이 쏘아낸 씨앗들에서 가시 촉수들이 터져나오며 그의 뒤를 바싹 쫓아 놈들을 향해 달려들던

반인들 중 2명을 휘감아, 기이할 정도로 손쉽게 그들의 근육질 육신을 찢어버리는게 보였습니다.

그 기괴한 촉수들은 태양빛 아래 반사되어 붉게 물든채로 몸을 괴로운 듯 비틀더니만 이내 시들었습니다.


피부가 머리 위 태양들의 방사능에 의해 따끔거려오고 있었지만,

스트렌젤은 그럼에도 돌격 명령을 계속 내렸습니다.

동료들의 죽음에 분노한 나머지 오그린들이 일제히 타이라니드들을 향해 달려들었지요.

로드 커미사르 또한 그의 볼터 피스톨을 연신 갈겨댔는데,

그의 목표물들은 너무 커서 심지어 크립투스의 쌍둥이 태양의 적조빛 아래에서조차 못맞추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그의 주변에서 그의 오그린들은 그들의 무겁게 설계된 리퍼 건들을 묵직하게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분노에 최초로 맞은 카니펙스는 먼지 속에서 비틀거렸고,

오그린들은 놈의 상대적으로 연약한 복부 부분에 리퍼건 탄창을 모조리 쏟아부어

놈을 걸래짝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들을 향해 두마리의 카니펙스들이 덤벼들었습니다.

놈들의 낫 사지들이 한번 번쩍이더니, 오그린들이 순식간에 절단되었습니다.


로드 커미샤르는 이리저리 휘날리는 발톱 사지들 아래로 몸을 굴리고

꼬리의 뼈 곤봉까지 무사히 넘어 타이라니드 카니펙스들 너머의 타르타로스 평원들로 질주하며 뒤로 연신 볼트 피스톨을 쏘아댔습니다.

카니펙스들은 몸을 돌려 그를 쫓기 시작했죠.

지평선을 따라 피신할 곳, 날뛰는 짐승들과 머리 위의 강렬한 태양빛을 피할 그런 장소를 찾아 헤메며

그의 숨은 거칠어져갔습니다.

아마 수천 카디안 장병들 또한 각자의 파괴된 돔들에서 벗어나 도망치며,

근접전에서 타이라니드 놈들을 상대하는 대신 차라리 행성 평원에서 크립투스의 쌍둥이 태양들의 무자비한 시선을 선택했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대부분의 패배한 전쟁이 이와 같이 흘러갔으나,

그렇다고 순순히 받아들였다가는 그의 지옥행은 자명한 것일 터였습니다.


로드 커미사르는 등을 돌렸습니다.

이어 그는 산산조각난 쉴드 돔들의 그나마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을 향해 다시 달리기 시작했고,

그의 발걸음들에 의해 만들어진 먼지 구름들이 하늘로 피어올랐습니다.

비록 피부가 타오르고 두 눈은 눈구멍들 안에서 끓어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되었건 그는 방금전에 짐승들을 향해 용맹히 돌진했었습니다.

물론 그에게는 다시 돌아가서, 그를 따라나섰던 병사들을 재집결할 의무가 있었지만,

찾아서 뭐 어쩌겠습니까?

황제의 이름 아래 덜 열심히 싸운 자들을 찾아 그들을 처단하기라도 해야 할까요?


그는 이리저리 소용돌이치는 마음을 끌어안으며, 

어떻게든 이 재앙에서 그를 구제해줄 구원의 방법들을 이리저리 궁리했습니다.

와중에 그의 챙 모자는 일어버렸습니다.

그는 따가워지는 머리를 연신 긁었고, 그의 손가락들에는 풀어 떨어진 머리카락 웅큼이 쥐였습니다.

그의 피부는 팽팽해지고 뜨거워져 있었습니다.

마침내 생각을 굳힌 그는 서둘러 다시 돔 구역을 향해 뛰어갔습니다.


그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기에, 돔에서 빠져나간 병사들은 아마 볼모의 평원들에서 사다리꼴 방어 대형들을 펼쳤을 터였고,

그것이라면 한동안 외계의 악귀들을 막아 저항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만약, 이 시점에서 통신 정거장들의 폐허 가운데에 지금 홀로 솟아있는 송신탑들 중 하나를 임시방편으로나마 작동시켜 다시 연락망을 가동할 수 있다면,

그들은 공중 지원을 요청할 수 있게 됨과 동시에 이 완전히 끝장난 행성에서 탈출할 수도 있는 방법을 찾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였습니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는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최소한 반드시 그렇게 되야 했습니다.


스트렌젤은 폐허가 되어버린 지붕 위로 해골 박힌 안테나를 반짝이고 있는 통신 정거장 돔 폐허를 향해 달렸습니다.

그는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기고는, 그의 장교용 카라페이스 아머를 덮고 있는 검은 코트를 끌어안아 어둠 속에 몸을 더 잘 숨겼습니다.

그는 저 너머의 타르타로스 평원으로 외계인 괴물들이 카디안 방어선들을 습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돌덩어리들의 폭풍과 같이 저항할 수도, 해를 가할 수도 없었지요.


그때 그의 오른편에서 금속을 긁는 소리가 났습니다.

로드 커미샤르는 등을 돌렸고, 충혈된 두 눈은 긴장으로 크게 벌어졌습니다.


그의 일부는 부디 그것이 동료 인간의 것이기를 바랬으나,

그의 이성적인 부분은 그것이 심지어 인간 비스무리한 것도 절대 아님을 잘 알고 있었지요.


두개의 가느다란 눈들이 그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림자에 가려진 암흑의 공간에서, 스트렌젤은 그의 영혼까지 전율케 만드는 차가운 지성과 다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곧이어 카니펙스의 거대한 발톱들이 그를 향해 내려찍혔고,

스트렌젤은 더이상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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