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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arhammer 40,000 - the World Engine.



14장. 챕터 마스터 암라드, 현재

암라드는 맞은편 생성기를 향해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가 떨어진 생성기 상부 옥상은 열기 배출용으로 보이는 커다란 구멍들이 가득했고,

구멍들 아래서는 생성기 내부에서 세차게 돌아가는 중인 터빈 칼날들이 보였다.

그것들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빨랐으므로, 만약 발을 잘못 놀린다면 암라드의 갑주 세라밋과 뼈 정도는 순식간에 갈아버릴 것이였다.

공동 사방에서, 프레토리안들은 머리 위에 열린 왜곡장을 건너 강하하고 있었다.

일부는 생성기들 사이의 심연으로 그대로 떨어지거나, 일부는 불운하게도 생성기 상부 외피에 가득한 구멍들 사이로 떨어져 안에서 세차게 돌아가는 칼날들에 분쇄되어버렸지만

대부분은 무사히 위에 착지하여 폭탄을 설치 중이던 아스트랄 나이트들과 교전을 개시하기 시작했고,

아스트랄 나이트들은 분명히 져가고 있었다.

간신히 몸을 일으켜세웠지만, 암라드는 아직도 머리가 어지러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암라드는 어지러운 머리를 간신히 들어올려 다른 형제들을 확인했다.


스카웃 서젼트 파라지는 훨씬 거대한 3마리의 네크론들에게 포위당해 있었다.

접근하는 네크론들을 향해 파라지가 먼저 볼터 사격을 개시하였으나,

그들의 단단한 장갑 상체에는 그저 스파크만이 튈 뿐이였다.

그러자 파라지는 바로 전투 단검을 꺼내들어 가장 가까이서 다가오는 프레토리안의 눈구멍 쪽으로 단검을 내지르며,

놈이 공격하기 전에 선수를 치려고 하였으나

그의 검은 놈의 눈에 닿기도 전에 암흑 에너지 휘광에 가로막혔고

그러는 사이 2마리의 프레토리안들이 그의 키만큼이나 거대한 집행자 창들의 도끼 비슷한 날들을 앞으로 들어올렸다.

그럼에도, 파라지는 일말의 두려움 없이 피하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으며, 남은 한 손을 기꺼히 휘광 속에 집어넣어, 

자신이 검을 꽂으려고 시도했던 네크론의 뒤통수를 앞으로 어떻게든 당겨서 아직도 허공에 막혀 있는 단검에 쑤셔버리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그 프레토리안은 그를 너무나도 가볍게 바닥에 빌어 내동댕이쳤고, 

곧 자신의 무기를 파라지에게 내리그었다.

네크론의 검은 파라지의 다리를 허벅지 중간까지 단숨에 잘라버렸다. 암라드는 파라지의 비명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그러는 사이 남은 두 마리의 네크론들은 창들의 끝 부분을 파라지에게 정확히 겨눈 다음,

근거리에서 입자 광선을 각각 얼굴과 가슴 부위에 발사했다.

곧 파라지의 신체 상부 절반 정도가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렸다.


그 순간, 마침내 메트조이가 암라드의 뒤를 이어 생성기 상부의 아치길로 내려왔는데,

그는 암라드와는 달리 너무나도 우아하고 부드럽게 착지했다.

암라드는 문득 충격 당시에 자신이 잠깐 의식을 잃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의 마음 속에선 아직도 직전에 회상했던, 챕터 마스터의 최후가 선명하게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마사약의 크로지우스에 의해 쪼개졌던 그의 머리가 지금도 눈 앞에 선명히 보이는 것만 같았다.


이번에는 메트조이가 먼저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암라드는 키헤르도스의 늑대들을 양 손에 하나씩 쥔 채로 들고 있다가,

직전에 쌍도끼를 X자로 교차시켜, 놈의 공격을 가로막는 자세를 취하면서 메트조이가 호를 그리며 내려찍은 검을 가로막았다.

뒤이어 두번째 검이 그의 허리춤을 잘라버리기 위해 날아왔지만,

암라드가 첫번째 공격을 막으면서 놈의 힘을 반동삼아 뒤로 물러난 덕에 그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메트조이가 손등으로 암라드의 머리통을 날려버리려 하였으나,

암라드는 뒤로 물러나면서 주저없이 다음 발전기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는 생성기 사이에 놓인 무저갱으로 떨어지는 일 없이 발전기 끝자락에 아슬아슬하게 몸을 걸치는데 성공했지만,

바닥과 부딛히는 순간 한손에 쥐었던 게스토로를 놓쳤다는 것을 깨달았고,

도끼는 생성기 상부의 구멍들 중 하나에 떨어지며 터빈 칼날들 사이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암라드는 생성기 상부 표면 위로 몸을 끌어당겨, 간신히 몸을 굴려 다시 올라올 수 있었다.


프레토리안들과 아스트랄 나이트들간의 전투는 겨우 생성기 하나만을 앞에 두고 벌어지고 있었다.

암라드는 앞에서 테크마린 사라코스가 그의 서보 암을 사용하여 프레토리안 한 놈의 머리를 필사적으로 물고 늘어지며 마치 인질처럼 다루면서,

다른 놈들에게 플라즈마 피스톨을 난사하는 모습과,

그 주변의 프레토리안들이 마치 상처입은 사냥감을 서서히 궁지로 몰듯 그를 몰아세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암라드는 사라코스가 어떻게든 프레토리안들을 한 놈이라도 더 가까이 끌고오려고 발버둥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피스톨의 동력핵이 재충전을 위해 잠깐 마비되는 찰나의 순간, 그와 거리를 두고 있었던 프레토리안들이 마침내 그를 공격했는데,

먼저 한 놈이 창을 내지르자, 사라코스는 자신이 서보 암으로 붙들고 있었던 네크론을 그쪽 방향으로 냅다 집어던졌다.

곧 창날이 동족을 꿰뚫으며, 이어진 파티클 입자가 가슴팍을 완전히 분해시키며

발전기 상부외피 바닥 위로 검게 녹아버린 잔해들을 흩뿌렸다.

허나 두번째 공격까지 막아낼 수는 없었다.

다른 프레토리안들 중 한 마리가 테크마린의 후방을 공격하며 창으로 단숨에 그를 꿰뚫어버렸고,

곧 창날 끝이 사라코스의 가슴팍쪽으로 튀어나왔다.

네크론은 무자비하게도 관통된 창을 그대로 비틀어버리며 사라코스의 가슴팍을 활짝 열어제꼈고,

한 순간 암라드는 그 안에서 세차게 요동치는 그의 폐들을 볼 수 있었다.

곧 그의 가슴팍에서부터 피가 가득 쏟아져내렸다.

남은 프레토리안들이 다가왔다. 놈들은 그 거대하고 위협적인 금속 신체들로 사라코스가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의 주변을 둘러싸더니,

곧 검들과 창들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가 그대로 내려찍었다. 


사라코스가 마침내 숨을 거둘 때까지, 놈들은 기계처럼 그 동작을 반복했다.


그 순간 메트조이가 암라드를 덮치며, 그의 목을 향해 양 검을 내질렀다.

암라드는 최후의 시도로 조잔을 있는 힘껏 내질렀으나,

충돌과 함께 고대의 도끼는 목 부분이 산산히 깨지며 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도끼날은 생성기 경사면에 부딛힌 다음, 그대로 암흑 속으로 떨어져 사라졌다.

다음 공격은 암라드의 가슴팍을 노리며 날아왔다. 동시에 나머지 검도 같이 날아오며, 그의 왼팔 상부를 깊게 파고들었다.

암라드는 어깨를 축 늘어트렸지만, 그대로 메트조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스페이스 마린의 육중한 무게라면, '심판관'조차도 밀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속에서.

허나 메트조이는 단지 두 걸음 정도 뒤로 물러서며, 양 검을 회전시켰다.

심판관은 그의 적을 가늠하는듯 했는데,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암라드가 비무장 상태였으므로

다음 공격으로 암라드를 완전히 끝장내기로 결정한 모양이였다.


'네크론들이 잠들어있는 동안,' 달려오는 암라드를 주시하며, 메트조이가 간략하면서도 너무나도 완벽한 로우 고딕어로 입을 열었다.


'우리 프레토리안들은 우주를 감시했다. 우리는 인류가 일어나고, 몰락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인류가 정체되어 부패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너희들의 과거와 그 미래까지도 보았다.

보르시스가 마침내 그 목적지에 다다르면,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될 것이다.

그것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네 죽음이 가장 첫번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인류의 불완전성에서 너희들이 모두 해방되기 전까지,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더 많은 속임수가 필요했다. 메트조이는 단 한번의 완벽한 베기 혹은 찌르기로 그를 완벽하게 죽일 기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암라드는 놈에게 그 기회를 주기로 결심했다. 암라드는 놈과 충돌하기 직전 반걸음 뒤로 물러섰다.

마치 긴장한 결투사가 스스로 놀라 무게중심을 바꾸는 것처럼 보이게끔.


그 순간, 메트조이가 암라드의 목을 노리며 검을 내질렀다. 이에 암라드는 왼팔을 들어올렸고, 흑요석 검은 그것을 간단히 잘라버렸다.

암라드의 손을 비롯한 팔뚝이 그대로 지면에 떨어졌다.

그것은 완벽하게 절단되어 버렸지만, 최소한 암라드가 원했던 대로 검날의 경로를 바꾸었기에 최소한 목은 붙어있을 수 있었다.

이어서 반대편 검이 날라왔으나, 암라드는 육중한 견갑을 앞세워 조금의 주저 없이 그대로 밀어붙였다.

날이 견갑을 파고들며 뼈까지 깊게 갈라버렸으나,

검은 두꺼운 세라밋 장갑을 가르고 암라드의 늑골까지 파내버릴 정도의 묵직함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렇게 암라드는 메트조이의 코앞까지 다가올 수 있었다. 최소한 팔 하나는 남긴 채로.


찰나의 순간, 그는 온 힘을 다해 손을 내질렀다.


그는 내지른 손의 검지는 놈의 남은 눈구멍 하나에, 엄지는 놈의 가로로 파인 입구멍에 쑤셔버리고는,

그대로 메트조이를 들어올려 던져버렸다.

물론 네크론 프레토리안의 무게는 육중했으나, 온 힘을 끌어올린 스페이스 마린이 들어올리지 못할 정도까지는 아니였고,

그 상태에서 암라드는 기합과 함께 메트조이를 생성기 저 끝으로 던져버렸다.

메트조이는 그대로 나가 떨어지며 생성기 끝까지 날아갔으나,

마지막 순간 검을 바닥에 박아넣었고

결국 강철 바닥이 크게 갈라졌기는 했지만 떨어지는 것만은 면할 수 있었다.

암라드도 알고 있었다. 이것만으로는, 어차피 심판관을 쓰러트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허나 암라드는 놈을 죽일 필요가 없었다.


그 모든 전투 속에서, 그것이 평범한 대결이든 혹은 전면전이든 상관없이,

서로는 서로에 대해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장점은 숫적 우위가 될 수도, 혹은 훈련의 강도와 의지의 차이가 될 수도 있었지만

모든 전투원들은 상대방에게 최소 하나씩의 '죽창'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고로 승리의 열쇠란 그 죽창이 무엇인가를 먼저 파악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니,

그것이 코덱스 아스타르테스가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이였다.

거의 1만년 전부터, 프라이마크 길리먼이 스페이스 마린의 전투 교리를 창설할 그 당시부터 말이다.

암라드 또한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책임'을 다른 그 무엇보다 최고로 두며,

은하계 속에서 인류가 생존할 권리와 챕터의 명예를 믿었으므로,

그 또한 코덱스의 이 가르침을 신봉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 싸움에서 암라드가 가진 장점들은 적을 수 밖에 없었지만,

최소한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그것은 무구의 기술력이나 숫적 우위와 같은 것들, 하다못해 속세의 다른 지휘관들이 강조하는 여러 요소들과 같은 것들이 아니였기에,

알아채기 정말 어려울만치 작은 것이었지만 말이다.


심판관 메트조이는 승리를 위해서 단지 살아남기만 하면 그만이였다.

챕터 마스터 암라드는 달랐다. 암라드는 급속도로 약해지고 있었다.

그의 신체는 팔을 잃은 충격을 막아냈지만, 부상은 이미 그를 무너트리고 있었다.

허나 그의 두 심장은 세차게 뛰며 그를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게 붙잡고 있었고,

이미 심각한 혈액 상실을 겪었을지언정 신체는 어떻게든 반응하고 있었다.

피의 응고 또한 잘린 팔 부위에서 일어날 터였으나,

이미 바닥 위에는 피가 흥건히 터져나온 후였다.

암라드는 다음번 생성기를 향해 몸을 날렸고, 이번에는 거의 떨어질뻔했다.

허나 그는 남은 팔로 어떻게든 다시 생성기 옥상으로 기어 올라왔다.


생전, 파라지는 멜타 폭탄들을 설치하기 직전에 최후를 맞이했다.

그가 전사한 자리 옆에는 3개의 멜타 폭탄들이 모여 있었으나, 아직 와이어선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암라드는 곧장 그곳으로 달려가, 3개 중 2개의 선을 열결하고, 안전 잠금용 핸들들을 모두 제거했다.

이제 어떤 충격이라도 받게 되면, 폭탄들은 즉각 폭발을 일으킬 터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남은 3번째 폭탄을 품은 채로 발전기 끝자락으로 비틀거리며 걸어간 다음,

마지막 발전기를 향해 또다시 몸을 날렸다.


그의 머리 위로는 은하계 지도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마치 은하계의 별들이 빠른 속도로 공전하는 것처럼 보였다.

은하계의 나선 팔들이 소용돌이치며, 지도를 통해 우주의 수백만년 세월이 빠르게 재생되고 있었다.

지도 중앙의 크리스탈라인 조각은 더 검게 물들며, 이제는 흑자주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생성기 끝자락에서 마사약은 여전히 우고 있었으며, 그의 옆에는 할히가 버티고 있었다. 

마사약은 대략 6놈의 프레토리안들을 처리한 상태였으며,

채플린이 휘두르는 크로지우스 몽둥이에 맞는 족족 놈들의 해골들은 몸들에서 뜯겨나갔다.

그의 무기는 노련한 적에게 특히 유용한 무기로, 적의 막기와 패링 시도를 모두 분쇄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

할히는 항상 그러했듯 그의 포스 스태프를 휘둘러 싸우고 있었는데,

그것을 마치 춤추듯이 다루며, 일반 전사는 결코 막을 수 없는 우아하고 완벽한 움직임 속에 적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들의 기세에, 그들을 포위하려던 프레토리안들은 잠시 물러나며, 다시 그들을 덮칠 기회만을 탐색했다.


'할히!' 암라드가 음성 통신을 날렸다. '시간이 됬네. 어서 가게!'


할히가 암라드를 바라보았다. 크게 당황한 모양이였다.

ㅡ그럴만도 했다. 그의 챕터 마스터가 양 무기들을 무장해제 당하고 본인 팔도 문자 그대로 '무장해제' 당했으니까.

(disarmed가 무장 해제라는 뜻인데, 단어 직역하면 dis+arm이라 사지 없다 뜻으로 씀. 언어유희.)


'가!' 암라드가 재차 소리쳤다. '자네는 반드시 모든 일을 기억해야만 해!'


마사약이 치프 라이브러리안을 힐끗 보고선, 유쾌한 마지막 목례를 그에게 건냈다.

그 순간 할히는 전투에서 빠지며, 생성기들 위 복도길들로 올라가는 기둥들 중 하나를 잡고 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순식간에 올라가며 난간까지 잡고선 그대로 몸을 일으켜세워 복도 위에 올라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프레토리안들이 마사약을 향해 다시 다가오기 시작했다.

채플린은 조금의 두려움조차 없이, 다가오는 놈들 중 가장 가까운 한 마리의 다리를 몽둥이로 후려쳤고,

상체를 수비하고 있었던 놈은 이 예측못한 공격에 크게 고꾸라지며 뒤편의 어둠으로 추락했다.

그러는 사이 암라드는 테크마린 사라코스가 이쪽 생성기에 설치해둔 3개의 멜타 폭탄들의 안전 잠금들을 해제했다.

그가 다음번 발전기를 향해 몸을 옮기는 동안, 헬멧 비젼 위로 시한 시간을 알리는 문자가 출력되었다. ㅡ할히에게도 마찬가지로.

마사약 또한 암라드의 뒤를 따르려했다. 암라드는 채플린의 갑주가 온통 타고 패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크로지우스조차도 동력장을 방출하는 부위가 검게 탄 자국들로 얼룩져 있었다.

자신을 애워싸려는 프레토리안들을 피해, 마사약이 암라드 쪽으로 몸을 날렸다.


'이쪽은 준비 완료네,' 마사약이 말했다.


'할히, 자넨 빠져나갔나?' 암라드가 물었다.


그러나 그가 답변을 채 듣기도 전에, 심판관 메트조이가 그들을 덮쳤다.

그는 채플린 마사약 뒤로 불쑥 모습을 드러내고는 마치 한 쌍의 가위 다루듯 두 검을 교차시켰다.

놈의 쌍검은 순식간에 그를 베어버렸고, 마사약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마사약의 해골 헬멧이 허무하게 바닥에 떨어져, 생성기 끝자락까지 그대로 굴러갔다.

마사약의 남은 몸은 한 쪽으로 쓰러졌다.

암라드는 아주 단편일지언정, 마사약을 기리며 그의 생전을 떠올렸다.

그와 같이 진실된 채플린이 없었더라면, 아스트랄 나이트 챕터는 바르벤카스트에서 그대로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완전히 무너져서, 불명예 속에 분열되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마사약이 그것을 막았다. 왜냐하면, 그는 아스트랄 나이트들이 진정으로 되어야할 이상 그 자체였기 때문이였으니까.


'...우리는 폭군의 손이다. 우리는 압제자들이자 파괴자들이다.

우리는 타인들에게 고통을 가하면서도, 그 고통을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도구들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개자식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약속들을 목숨처럼 여기며ㅡ'



'ㅡ한번 내뱉은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그 순간, 심판관 메트조이는 검으로 암라드의 가슴팍을 그대로 관통해버렸다.

그의 검날은 완벽한 계산에 따라, 암라드의 2번째 심장을 관통하고 순식간에 다시 들어올려져,

이어진 두번째 일격으로 암라드의 1번째 심장까지 완전히 파괴했다.


이 네크론은 그의 적에 대해 완벽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스페이스 마린의 신체 모든 부분과 구석을 완벽하게 분석하여 인식하고 있었으며,

완벽한 처형인이였으므로, 항상 단 한번의 오류도 없이 적들을 완벽하게 죽여왔다.


멜타 폭탄은 잘린 팔의 접히는 부분으로 고정되어 있었고,

암라드의 남은 손은 폭탄의 손잡이 부분을 꽉 쥐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네크론은 승리를 확신했다. 적은 절대 움직일 수 없었다. 계산상 불가능한 일이였다.


허나, 자신의 두 심장이 완전히 멎어가는 그 순간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암라드는 불굴의 의지를 다하여, 마지막 순간 폭탄 손잡이를 쥔 손목을 돌렸다.


마침내, 어둠이 그를 감싸안았고,

그는 마지막으로 생각했다. '아, 이것이 바로 나의 죽음이구나.' 라고ㅡ


그것을 끝으로, 그의 세상은 불타는 빛의 수천 파편들 속에 완전히 사라졌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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