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플레이그 워에서 타이퍼스한테 중상 입힌 그레이 나이트 캡틴+길리먼이 직접 조직한 사이커 조직이 젠취 악마가 빙의한 포로 심문함. 젠취계 악마한테서 모타리온과 쿠가스가 꾸미고 있는 음모에 대한 정보 입수.
3. 루비콘 수술이 이전보다 많이 안전해짐.
4. 그레이트 언클린 원 서열 1위는 쿠가스, 2위는 로티구스 (소설 초반 기준)
5. 길리먼이 직접 영입한 역사학자 파비안 겔프레인Fabian Guelphrain+매우 신실한 황제교 신자였던 임피계 프마린 라케지 루체른Racej Lucerne이 마크라그로 파견됨. 개더링 스톰 3에서 길리먼이 걸어잠근 프톨레미 도서관에 들어가려고 시도하지만 칼가와 티구리우스 듀오가 계속 좆까 시전. 루체른은 결국 블템 들어가서 소원성취.
6. 플레이그 워에서 길리먼 명령 씹고 황제 빙의한 소녀 데리고 나온 마티유는 드디어 맛이 갔는지 자기한테 찾아온 카디아 출신 아밀 연대랑 모타리온이 대기타던 이악스Iax 행성에 독단적으로 강하함. 길리먼, 콜콴 (옥좌의 감시자들에서 자리에 오르고 던 오브 파이어 2 및 닼임 시리즈에서 활동한 쿠스토데스 트리뷴) 펠릭스 (길리먼이 임명한 울트라마의 테트라크 중 하나, 확실하진 않지만 다크 임페리움 박스의 그라비스 캡틴 설정이 얘일 거임) 3인방 보고받고 어이터짐.
7. 쿠가스는 플레이그 워에서 입수한 길리먼의 피로 그레이터 데몬과 프라이마크마저 죽일 수 있는 독/병원체 (제목의 godblight)를 완성함. 이걸 모타리온한테 넘겨 주고 모타리온은 찌질한 소인배답게 고마워하진 못할망정 쿠가스더러 워프 스톰도 만들어달라고 요구함.
8. 쿠가스와 로티구스 사이에 신경전 엄청 심함. 로티구스는 마크라그에서 스리슬쩍 활동 시작하는데, 지 주특기인 비 엄청 내리게 하고 위의 파비안한테 자기 하수인 너글링들 시켜서 봉쇄된 도서관에 들어가도록 유도함.
9. 이악스 지표의 80% 정도는 너글 세력한테 먹히고 썩어가는 시궁창 됨. 설상가상으로 워프와 현실의 경계도 약해져서 이동도 녹록치 않음.
10. 타이퍼스는 너글 명령 받고 데스 가드 병력의 상당수를 가지고 딴 데로 이동함. 너글이 쿠가스와 모타리온도 불렀는데 둘이 합심해서 일단 울트라마부터 조지기로 함.
11. 인도미투스 성전 1함대Fleet Primus가 이악스로 출병해서 카오스 세력 날릴 준비함. 물론 선두는 길리먼.
12. 황제 불칼은 헤러시 이후 길리먼에게 주어진 걸로 설정 변경됨. 재출판된 닼임 1권에서 펄그림이랑 맞다이 뜰 때 불칼 들고 싸움.
13. 이악스 어딘가에 쿠가스가 열심히 워프스톰 만들어내고 너글의 가마솥 젓고 있는데, 노바마린들이 그쪽으로 파견됨.
14. 마티유는 자기를 따르는 아밀 연대로도 모자라서 이악스 사람들도 끌어들여서 십자군 나섬. ㄹㅇ 무슨 11세기 소년 십자군 느낌.
15. 근데 골때리는게 진짜로 황제가 시키는 거라 딱 쿠가스가 있는 곳을 향해 감. 다 도착했을 때 노바마린 측과 마주침.
16. 길리먼 vs 모타리온 1대1 뜸. 잘 싸우긴 했는데 길리먼 또 발림. 모타리온이 쿠가스가 준 갓블라이트를 길리먼 혈류에 주사해서 길리먼 얼굴 까매지고 숨 멎고 사실상 죽음.
17. 근데 마티유가 황제의 힘을 받아서 쿠가스가 갖고 있는 너글의 가마솥을 만지자마자 박살냄. 마티유도 플레이그 워의 소녀처럼 몸 만신창이 됐지만 일단 생존.
18. 가마솥 박살나니까 독침맞고 죽어 있던 길리먼 갑자기 살아남. 이마테리움에서 정신차리는데 장소는 너글의 정원. 온 김에 불칼 막 휘두르고 정원 곱창냄.
19. 노바마린+마티유 성전군 협동으로 쿠가스 워프로 사출당하고 너글이 빡쳐서 나무에 박제당함. 한동안은 활동할 일 없다고 보면 됨. (이 시점부터 로티구스가 그언클 서열 1위 됨)
20. 황제의 힘이 길리먼을 통해 나타나고 (빙의라고 할 수도 있는데 뭔가 빙의라고 하긴 애매한 묘사) 모타리온은 이 모습 보고 쫄아서 아버지?라고 물어봄.
21. 자기 집 불타는데 자기 장군이라는 새끼가 불러도 안 튀어나오니까 너글이 모타리온도 강제로 다시 데리고 감. 잔존 너글 세력 싹 털리고 플레이그 워는 마무리됨.
22. 로티구스가 파비안을 도서관으로 유도하고, 한 권의 책을 읽으라고 꼬드김. 갑자기 티구리우스가 난입해서 둘이 싸우는데 로티구스는 티구리우스 사이킥 후드 부러뜨리고 뇌진탕 주는 정도로만 데미지 주고 물러남. 티구리우스 헤롱대는 사이에 파비안은 그 책을 챙기는데 그 제목이 생귀니우스 황제의 재위. 40K 세계관에서 드디어 세쿤두스 정보가 새어나감.
23. 길리먼과 황제의 대화 내용이 나옴. 이건 나중에 함 번역해봄.
24. 죽어가는 마티유가 길리먼과 마지막으로 대화하는데 마티유가 황제가 깨어나고 있다 (The Emperor is waking)고 전달함. 대균열 이후 워프의 힘이 엄청나게 강해져서 황제도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임.
25. 이악스가 정리된 후 인도미투스 1함대는 임페리움 니힐루스로 향함. 정황상 데바스테이션 오브 바알 시점과 연결되는 걸로 보임.
헤일리가 던 오브 파이어 시리즈 총괄자다 보니까 닼임 시리즈하고 엄청 촘촘하게 연결되도록 구성되었고, 향후에 스토리라인에 변주를 줄 수 있도록 큰 떡밥 몇 개 팍팍 넣은 걸로 보임. 이 소설로 8판과 9판 간의 설정 괴리가 완전히 해소됐고 여기서부터 인도미투스 성전 베이스로 스토리 짜는 것도 용이할듯. 지땁이 왜 롤백했는지 납득됨. 소설 자체도 꽤 재밌어서 별점 주자면 8/10 정도?
“모타리온!” 길리먼이 외쳤다. “모타리온! 나와 싸우겠다고 하지 않았냐, 난 여기 있다! 모타리온!”
길리먼은 자신의 의도대로 도시에서 3마일 거리 정도에 있었다. 걸음을 늦추며 검을 꺼내들었다. 그는 불꽃이 피어오르는 황제의 검을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네가 말한 대로 이악스에 왔다. 다시금 전장에 섰고, 다시금 너를 부르노라! 네가 볼 수 있듯이, 나의 함대는 너의 군세를 말살할 준비가 되었다. 나에게 용기를 내서 맞서는 예의를 보여 다오. 네가 원하는 바다. 나 역시 원하는 바다. 이 지루한 술래잡기를 끝내고, 형제 대 형제로 끝을 보자꾸나.”
연기와 매연이 프라이마크로부터 물러나면서 공기가 조금은 정화되었다. 양팔을 공개적인 도전의 의미로 높이 들어 올리면서 자신이 실수했을 가능성을 고려했다. 더 계산적인 형제들을 상대로는 절대로 이 짓을 하지 않았으리라. 페투라보는 이런 기회에 원거리 폭격으로 자신을 산산조각냈을 것이다. 알파리우스는 어떤 복잡한 속임수로 자신을 실패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로가는 전도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타리온은 스스로를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길리먼은 그의 불안감에 의존했다.
그는 투구 아래에서 미소지었다. 자신이 틀렸으면, 아주 짧은 전투가 될 예정이었다.
로부테 길리먼은 거의 틀리지 않았다. 강력한 날갯짓 아래서 연기가 흔들렸다. 모타리온이 하늘에서 하강했다.
길리먼은 암호화된 신호를 보냈다. 콘실리아 사이카나Concilia Psykana는 길리먼이 서 있는 땅 주위로 차량을 이동시켰고, 동시에 그의 군세는 종대로 진을 이루어 적을 막아섰다.
거대하고 갑주에 둘러싸인 발이 전장의 잔해에 파고들었다. 모타리온이 날개를 흔들면서 맹하고 희읍스름한 두 눈을 길리먼에게로 돌렸다.
“안녕하신가, 형제여,” 그의 음침한 목소리는 불타는 땅에 울려퍼졌다. “내 초대장에 응했군.”
“난 싸움에서 절대 등을 보이지 않지,” 길리먼이 말했다. “너는 그리하나?”
모타리온이 킬킬거렸다. “그리고 너는 이게 너를 위한 함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 역시 네가 나를 잡으려고 함정을 판 건 알지. 우리의 유희는 계속된다.” 그의 호흡기에서 매연이 피어올랐다. “너는 내 군단을 조준할 능력이 없지, 안 그래? 폭풍이 있는 한 안 되지. 등대를 썼지, 맞나? 비싼 장난감을 써 버렸네. 그런 걸 많이 갖고 있다고는 생각 안 하는데.”
“내가 원하는 정확한 곳에 너를 데려왔어.”
“재밌구나, 로부테,” 모타리온이 말했다. “너에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말을 들려줄 수 있을 텐데.”
그는 자신의 낫을 집고 몇 번 휘둘렀다. 침묵Silence은 공기를 가르면서 기대하는 듯이 쉭쉭거렸다. 독성 연기가 낫이 지나간 곳을 따라다녔다.
“시작하겠나?” 그가 물었다.
길리먼은 양발을 벌리고 검을 들어올린 채로 방어 태세를 갖췄다.
“또 나한테서 도망가지를 않았으면 좋겠는데,” 길리먼이 말했다. “너의 비겁함이 두 번이나 증명되는 걸 보고 싶지는 않단 말이지.”
“오, 천만에,” 모타리온이 말했다. “펄그림이 이미 널 한 번 죽였지. 이젠 내 차례다. 그놈보다 더 확실하게 처리할 생각이고.”
“정지!”
펠릭스의 임펄서가 멈췄다. 길리먼과 모타리온이 마주한 땅 주위에 다른 차량들이 모여들었다. 총 스무 대였으며, 전부 스페이스 마린 라이브러리안을 태우고 있었다.
전투의 굉음이 여전히 날과 같이 가파른 산들 사이의 대지에 울려퍼졌다. 스페이스 마린과 데몬들은 모든 곳에서 싸우고 있었지만, 전투의 본질은 기습과 용암 폭탄으로 인해 소규모 국지전으로 바뀌었다. 전방위에서 데이터가 모여들었으며, 비록 스크랩코드로 오염되고 복스의 두절로 인해 입수되는 속도가 느렸지만, 펠릭스는 걱정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전투의 양상을 볼 수 있었다.
“시간이 별로 없어,” 그가 도나스 맥심과 일리얀 나타세에게 말했다. “모타리온의 군세는 재정비할거고. 우리가 뭘 하려는지 눈치채자마자 우리 위치를 조준할거야.”
“운명의 실타래는 고정됐다,” 나타세가 말했다. “우리는 승리에 가장 이상적인 조건을 준비하는 데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건 시작부터 당신이 꾸몄어,” 펠릭스가 말했다. “스파이가 우리의 브리핑을 염탐할 수 있게 하고, 물건의 위치를 찾고.”
“너의 정신은 네가 암시하는 것만큼 아둔하지 않다,” 아엘다리가 말했다. “너는 이 사실들을 알고 있었다. 내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도 알고 있었다, 테트라크. 함정 대 함정. 이런 미묘한 형세에서 우리 아엘다리들은 능력을 발휘하는 반면 인간은 파멸을 향해 실수를 연발한다.”
“그럼 나의 아버지가 쓰러지시면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는 명백하군.”
“길리먼 경에게 미래가 무엇을 품는지를 전달했으나, 계획 자체는 그의 것이다. 맹세코. 그가 자신을 구원하도록 믿어야 한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너는 나를 믿지 않겠지만, 그의 죽음이 내 의도가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그래도 우리는 승리해야 해,” 펠릭스가 말했다.
“그 말이 맞다,” 나타세가 말했다. “너희 스페이스 마린들이 물건을 찾아 파괴해야 한다. 길리먼은 모타리온의 역병을 이겨내야 한다. 많은 변수들이 빗나갈 수 있다. 승리는 확실함과 거리가 멀다.”
펠릭스는 자신의 안구 렌즈 확대율을 최대로 올렸다. 희미하게 빛나는 대기 속에서, 모타리온이 자신의 형제에게 다가서는 모습을 보았다. 길리먼은 뒤틀린 형제에 비해 너무나도 작았다. 한때는 둘이 같은 존재였고, 서로의 곁에서 싸웠으며,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했다는 사실을 도저히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패배할 수도 있어. 그분을 잃을 수도 있고.”
“잃을 수 있지,” 나타세가 인정했다. “미래는 너의 친구도, 나의 친구도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운명이 제시하는 최선의 길을 따르는 것이다. 두려워 마라, 데시무스 펠릭스. 우리 종족은 이 예술을 아주 오랫동안 경험해 왔으니.”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테트라크,” 맥심이 말했다.
“그럼 진행해라. 일 초도 더 낭비하지 말고.”
나타세는 자신의 종족의 기하학적 무늬로 수놓은, 빛나는 검은 천을 펼쳤다. 양반다리로 앉으면서 자신의 옆구리에 있는 천 가방에서 계속 룬을 꺼냈다. 룬들은 창백한 파란 빛을 내며 그의 주변을 떠다녔다. 나타세는 명상을 시작했다.
“시작해도 좋다, 도나스 맥심. 너의 힘을 빌려다오.”
맥심이 끄덕였다. 다양한 챕터의 형제들에게 신호를 보내면서 자신의 손을 뻗었다. 빛나는 힘이 모여들었다.
모타리온은 자신의 낫으로 공기를 베었다. 길리먼은 자신의 아버지의 검을 꺼내들었다. 저걸 어떻게 무찌르신다는 거지? 펠릭스가 섭정의 곁에 있기를 바라면서 생각했다.
모타리온은 파메니오에서 그랬듯이, 낫의 손잡이를 자신의 이마에 대면서 자신의 형제에게 경례했다.
“얼른, 결투가 시작되려고 한다,” 펠릭스가 재촉했다.
“모든 것은 순리대로 될 것이다,” 나타세가 속삭였으며, 차가운 빛이 하늘을 뒤덮었다. “우리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울트라마의 운명은 항상 그리했듯이 로부테 길리먼에게 달렸다.”
아엘다리의 룬들이 눈부신 빛을 발산했다. 싸이킥 힘의 돔이 결투장을 완전히 봉인했다.
프라이마크들이 격돌했다.
형제들은 동시에 움직였다.
찰나의 순간에 둘의 눈이 마주쳤다. 시간을 압축시킬 만큼 무거운 압력이 둘을 연결했다. 그들은 생각을 거치지 않고 공격했다. 제국의 여명기, 그들의 유전자 코드에 새겨진 능력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모타리온이 더 긴 사거리로 먼저 공격했다. 침묵이 베어내는 움직임으로 수확하듯이 쓸었다. 길리먼은 도저히 막을 수 없어 보이는 침묵의 휘두름을 황제의 검의 가드로 멈추었다. 충돌의 위치에서 번개가 지직거렸다. 화염이 해로운 연기와 섞이면서 독을 태워 없앴다. 침묵의 겉면에 화염이 닿자 무기의 데몬 스피릿이 공포에 질렸다.
모타리온이 머리를 치켜올렸다. 길리먼이 대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모타리온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고 돌았다. 자신의 무기를 길리먼의 차단으로부터 떼어내고, 키의 우위를 이용해 불타는 검에서 멀찍이 떨어진 상태에서 회전했다. 침묵이 육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공기를 갈랐다. 길리먼은 뒤로 움직인 다음, 한 손으로 검을 낫을 향해 휘둘러 세게 부딪히게 했다. 황제의 검에서 화염이 다시 타올랐다.
모타리온은 침묵의 사악한 고리로 찌르기를 시도했고, 이 역시 초자연적 금속의 충돌로 막혔다. 모타리온은 자신의 무기를 살짝 돌리고, 형제를 넘어뜨릴 목적으로 훅 당겼다. 길리먼은 낫의 날 위로 펄쩍 뛰었고, 윙윙거리는 체인 면이 아슬아슬하게 발밑으로 지나갔다. 그는 공격을 시도했고, 검이 침묵의 상부에 위치한 뼈 구조를 부서뜨렸다.
데몬이 비명을 질렀다. 모타리온은 쉬익 소리를 냈다. 침묵의 머리에 박힌 향로가 길리먼의 주위에 연기를 뿜었다. 연기는 투구의 정화 실을 파먹었고 호흡 그릴 내부까지 들어갔다. 그는 기침했고, 날숨에서 피를 느꼈다. 무거움이 그를 괴롭혔다.
그는 뒤로 비틀거렸다. 운명의 갑주의 부품들이 더 분주히 움직이면서 그의 몸을 정화시켰고, 무력함이 사라졌다.
길리먼이 숫자 8의 모양으로 황제의 검을 휘둘렀다. 화염이 타올랐다.
“불결한 선물에 너무 의존하는구나, 모타리온. 넌 항상 검사로서는 함량 미달이었지.”
“넌 항상 자랑질에 소질이 없었고,” 그가 대답했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모범생 같으니.”
그는 랜턴을 꺼내들었고, 한 번의 움직임으로 조준하고 발사했다. 하지만 길리먼은 빠르게 반응하여, 지배의 손에서 발사한 볼터탄들이 무기와 모타리온의 손목 주변에서 폭발했고, 랜턴은 땅에 떨어지면서 에너지 빔으로 유리 구덩이를 만들었다.
“날 대 날로 싸우자고, 응?” 길리먼이 말했다.
황제가 부여한 힘과 카울의 기적적인 갑주의 두 능력이 같이 움직여, 제국의 섭정이 형제에게 달려들었다. 황제의 검을 아래로 휘두르자 불이 타올랐으며, 모타리온이 갑옷에 장착한 많은 향로 중 하나를 고정한 사슬을 끊었다. 타락한 프라이마크는 날개를 펴고 뒤로 뛰어올라 위로 향했다. 길리먼은 착지했고, 검은 표적을 찾지 못해 땅에 닿아 빛나는 구멍을 만들었다.
“침착하렴, 침착해, 로부테,” 모타리온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머리 위에 워프 시각에 쨍하게 보이는, 콘실리아 사이카나가 만들어낸 섬세한 에너지 막을 발견했다. “너의 마녀들이 일하고 있군그래. 답례로 내 힘을 보여주마.”
그는 손을 앞으로 뻗었다. 노란색 번갯불이 손바닥에서 튀어나왔다. 길리먼은 검을 위로 휘둘렀다. 번갯불은 무기에 부딪치고 흡수되었다. 모타리온은 계속 손에서 워프의 힘을 분출하며 진격했으며, 길리먼은 꼿꼿하게 자리를 지켰지만, 그의 몸이 후들거렸고 검의 화염이 어둑해졌다. 그는 고함을 지르며 반격했다. 에너지 흐름의 방향이 반대쪽을 향했고 폭발했으며, 모타리온은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니케아 공의회에 모인 이들 앞에서 워프의 모든 사용을 비난한 전사는 어디 갔지?” 길리먼이 물었다. “너는 네가 증오한다고 주장한 모든 것의 집합체야.”
“나는 눈을 뜬 거지, 형제여,” 모타리온이 길리먼의 주위를 날아다니면서 말했다. “우리의 아버지가 뿜어낸 거짓말을 꿰뚫었어. 더 나은 주인을 찾았고, 너보다 강해졌지.”
“넌 노예야.”
“너도 마찬가지다.”
모타리온은 자신의 날개를 접고 갑자기 하강하면서 침묵을 휘둘렀다. 길리먼은 옆으로 몸을 돌려, 슈욱 내려오는 날 아래서 고개를 숙였다. 참묵은 길리먼의 파워 플란트 위에 장착된 장식용 헤일로에 닿았고, 이를 비틀어서 떼어냈다. 길리먼이 비틀대는 동안 모타리온은 자신의 우위를 이용하여 침묵의 손잡이의 아랫부분을 위로 올려 공격했다. 철만큼 단단한 목재가 운명의 갑주의 흉갑을 강타했고, 독이 흐르는 추한 흠집을 남겼다. 길리먼은 충격으로 한 바퀴 돌았다.
“멍청한 놈,” 모타리온이 흡족하게 조롱했다. “나를 봐라. 내가 얼마나 많은 힘을 가졌는지 봐라. 나는 네놈이 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우월한 존재다. 나는-”
길리먼은 지배의 손을 들어 모타리온의 얼굴에 정면으로 발사했다. 볼터탄들이 그의 면전에서 폭발했다. 그는 눈을 가리려고 손을 들어, 고통스러운 금속성 소리를 내며 머리를 돌렸다. 길리먼은 앞으로 달려들어 황제의 검으로 공격했다.
모타리온은 흐린 눈을 깜빡였고, 그 와중에 길리먼의 공격을 막아냈다.
“날 대 날로 해결하고 싶었던 것 아니었나, 형제? 네가 편한 대로 명예를 집어던지는군.”
“우리의 싸움에서 명예가 있을 수가 없어, 모타리온.”
“참 맞는 말이야,” 데몬 프라이마크가 말했다. 쉽게 피할 수 있는 공격을 길리먼에게 조준했지만, 모타리온은 자신의 동작을 발차기로 전환했다. 그의 발목이 길리먼에 닿아 몇 야드 뒤로 내동댕이쳤다. 길리먼은 등이 아래로 향해 땅에 세게 떨어졌다. 절단된 전선에서 불꽃이 튀었다.
“지루하군, 형제여. 별로 힘이 드는 상대도 아니야.” 손을 뻗어 독성의 안개가 길리먼을 둘러쌌다. 검이 타오르며 안개를 불태웠다. “아버지의 무기를 갖고도 나를 못 이기는군. 나는 물질과 비물질 세계 모두의 최강의 존재지. 양쪽 모두의 주인. 너는 찌꺼기에 불과해. 죽어가는 신의 녹슨 무기.” 그의 손에서 또 한 발의 사이킥 탄환이 발사되어, 일어서려는 길리먼의 가슴을 맞춰 다시 땅바닥으로 밀어냈다. “너의 비참한 영혼을 구원하지 않았더라면 비난했을 방식으로 되돌아온 송장. 제노의 마법과 사악한 과학. 너와 함께 들고 다니지. 너의 피에 흐르고 있는데, 감히 나에게 타락을 논한다고?”
길리먼은 옆으로 굴러 재차 발사하려고 건틀릿을 내밀었지만, 모타리온은 힘이 깃든 말을 속삭였고, 탄약 장치들이 녹슬었다. 총기의 금속이 무뎌졌다. 길리먼의 투구 속에서 경고 룬이 깜빡였다.
“넌 아무것도 아니야, 나의 형제여,” 모타리온이 말했다. “아버지의 꿈의 마지막 조각이 닳아 없어지면서도, 현실을 부정하며 애써 붙잡는 존재. 넌 기억도 아니고, 거짓 유물이야.”
“넌 우리를 배신했어. 너와 나머지들.” 길리먼이 말했다.
“그러지 않았다,” 모타리온이 자신의 형제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이미 거짓된 것을 어떻게 배신하지?”
“이렇게 될 필요는 없었어,” 길리먼이 말했다. 다시 일어서려고 했지만, 모타리온이 거대한 발로 땅에 고정시켰다. 길리먼은 지배의 손으로 주먹을 휘둘렀지만, 소용이 없었고, 모타리온은 자신의 무게를 발에 얹도록 기댔다.
“항상 이랬어야 했어, 형제여. 다른 어떤 방식일 수가 없었으니까.”
길리먼은 안간힘을 썼지만, 형제의 어마어마한 무게가 자신을 짓누르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모타리온은 허리를 굽혀 길리먼의 투구를 벗겼다. 충성파 프라이마크의 비강과 목이 형제의 전투 장비에서 뿜어 나오는 가스에 타올랐고, 그의 몸에서 나는 악취는 속을 메스껍게 했다.
“실망스러울 정도로 이기기 쉬웠어,” 모타리온이 말했다. “너의 수많은 계획과 책략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할 때 내 상대조차 아니었지. 이제는 아니야.”
모타리온이 위로 손을 뻗어 자신의 수많은 펜던트 중 하나 – 작고 더러운 유리병 - 를 집었고, 자리에서 떼어냈다.
“너에게 줄 선물이 있다. 너글께서 하사하신 선물. 너의 의지로 받아들이고, 그의 영광을 보아라.”
“너는 결코 나를 전향시킬 수 없어.”
“그럼 네 손해고.”
모타리온은 더러운 병을 녹슬어가는 황동 주사기에 밀어넣었다. 자신에게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펄그림이 길리먼에게 준 목의 상처 바로 위에 바늘을 찔러넣었고, 깊은 만족의 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길리먼의 숨이 턱 막히고, 캑캑거리기 시작했다. 정맥이 검은색으로 변했고 오물의 파도가 혈류를 타고 지나가면서 그의 눈이 새빨개졌다.
“그렇지, 형제,” 모타리온이 한 발짝 물러나, 주사기를 버리고 웃으면서 말했다. “약을 받아들여.”
독소들이 끓어서 프라이마크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기체의 띠가 되었다. 이 기체들이 전장의 시체들과 접촉하자, 구역질나는 유기물 덩어리로 무너져 내렸다. 그들의 무구는 천 년 부식된 물건이 발굴된 것 마냥 녹아내렸다.
모타리온 주변의 너글링들은 기침하고 비명지르면서 후두둑 떨어져 죽었고, 그들의 시체는 한순간에 팽창하고, 가라앉고, 부패했다. 데몬 프라이마크는 사이킥을 이용해 독소와 접촉하지 않도록 조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갓블라이트가 작용하는 동안 감염된 형제에게서 몇 발짝 더 물러섰다.
“쿠가스가 이 병이 우리 모두에게 치명적일 거라고 얘기했지,” 모타리온이 말했고, 그의 목소리는 역병을 피하려는 노력으로 힘겨웠다. “너에게 하는 걸 보면, 형제여,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겠어.”
길리먼의 피부는 검정색이 되어 있었다. 곳곳에서는 아예 부패해 두개골에서 액체로 흘러내렸고, 빛나는 뼈를 노출시키고 그 뼈조차 썩어가는 갈색으로 변했다.
“몸부림치지 마,” 모타리온이 말했다. “이건 너의 고통의 시작에 불과해. 내가 너라면 힘을 아껴둘 거야. 안 그러면 어떻게 즐길 수 있겠어?”
잠시 동안 어둠뿐이었다.
“느낌이 오나, 형제?” 모타리온의 목소리는 공허에서 온 흡족한 속삭임이었다. “워프가 느껴져?”
고통이 돌아오고 길리먼은 울부짖었다. 피부는 불탔다. 뼈는 얼음처럼 느껴졌다. 그의 장기들은 백 개의 자상刺傷이었다. 그는 이름 없는 어둠 속으로 굴러 떨어지고 있었다.
“저항하지 말게, 형제여,” 모타리온이 나직이 속삭였고, 그의 목소리는 길리먼의 귀 바로 옆에서 오는 것만 같았다. “받아들이면, 할아버지께서 너를 살려주실 거야. 나와 함께할 수 있겠지. 우리는 함께 다른 형제들을 타도하고, 그들의 거짓된 신들을 끌어내리고, 죽음과 재생의 끝없는 순환을 은하에 불러올 수 있을 거야.”
길리먼은 대답할 수 없었다. 모든 층계에서 통각이 그를 공격했고, 그의 존재의 각 부분이 괴로워했다.
“아프지, 그렇지?” 모타리온의 목소리가 물었다. 고통 받는 게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이 거의 애석한 듯 했다.
길리먼은 자신의 내부, 아직 고통이 찾지 못한 작은 모서리로 깊이 파고들었다.
그곳에는 빛이 있었다. 그 빛을 향해 피신했다.
그의 지각이 바뀌었고, 그는 두 명의 사람, 두 시간대에 존재하는 각자 다른 자기 자신이었다.
옥좌실로 향하는 대문 앞에 있었다.
“이건 흥미롭군,” 모타리온의 목소리가 말했다. “이게 네가 찾아가 숨는 기억이구나. 아버지를 뵈러 갔어? 지금 그분이 너를 보호해주기를 원해? 감동스러워라.”
여전히 혀 없고, 입술 없고, 말 없는 길리먼은 자신이 본 것을 다시금 체험할 수밖에 없었다. 트라잔 발로리스가 거대한 문을 열라고 명령했다. 그의 말은 시간에 의해 붕괴되어 뒤죽박죽 섞여있었고, 그의 움직임들은 끔찍한 황금빛의 겹치는 이미지들이었다.
하지만 대문이 열리고 빛이 나오자, 그것만큼은 순수했다.
모타리온은 불편함에 숨이 턱 막혔고, 길리먼은 약간의 희망을 느꼈다.
기억했다. 다시 경험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무엇이 되었는지 보고자 옥좌실로 들어갔었다. 길리먼은 수천 년 동안 죽어 있었다. 그는 테라로 가기 위해 워프에서 수년간 길을 잃어 헤맸고, 도착했을 때 자신을 반긴 것은 믿기지 않는 두 눈 앞에 냉혹하게 펼쳐진 쇠락의 제국이었다.
모든 게 이 운명적 순간까지 오는 과정이었다.
빛과 분노, 뼈를 통과하고 영혼을 불태우는 광휘가 있었다. 영겁을 가득 채우는 끝없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끔찍한 위엄에 더하기 위해 흡취당한 사이커들의 말 없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신, 반신, 차분한 인상의 갈색 피부의 남자의 형상이 있었다. 가죽을 입고, 사슬 갑옷을 입고, 모든 빛깔과 어지러운 수의 종류를 입고, 황금의 갑주를 입은 남자. 그의 다양한 얼굴들은 전부 위풍당당하면서 전부 배신감을 띄었다. 첫 섭정, 말카도르가 그에게서 보였다. 자신의 형제들도 보였다.
백만 개의 생각, 수만 년의 삶에서 비롯된 기억들이 그를 강타했다. 무작위적이고 순환하는 생각, 집착, 예측, 공포의 연속. 전부 똑같으면서, 전부 다르고, 단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는 너무나 많은 목소리.
그는 끔찍한 목적의 기계로 가득 찬 거대한 규모의 먼지가 쌓인 방을 보았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이 괴물같은 존재를 유지시키기 위해 교대로 죽어갔다. 중앙에는 산산조각이 난 꿈의 먼지로 뒤덮인 황금의 기계가 있었다. 모든 생명력이 다해 자리에 걸터앉은, 두개골이 얼굴인 시체 – 그 순간 환영이 깜빡였고, 그는 무한한 힘을 가진, 그저 사색하기 위해 옥좌에 앉아, 잠시 동안만 신민들에게 모습을 숨기고, 명상이 끝나면 옥좌에서 일어나 공정히 다스릴 왕을 보았다. 그는 자신이 듣지 못하는, 심각한 조언을 전하면서 무엇을 할지 말해 주는, 자신의 아버지가 될 지친 노인을 보았다. 다시 그의 시점이 바뀌어, 카오스의 거대한 힘들에 필적하는 악한 힘을 보았다. 비애, 환희, 상실, 그리고 가능성을 보았다. 수많은 얼굴 사이에 어느 한 얼굴도, 어느 한 목소리도 없었다. 합창, 불협화음이었다. 황제의 어전은 자신의 영혼을 망치로 강타하는 충격, 존재의 무시무시한 정화였다. 더 이상 설 수 없었기에 무릎을 꿇었으나, 발로리스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의 옆에 서 있었다.
그는 시체 왕의 궁전의 먼지에 파묻혀 있었다. 그는 영원의 휘황찬란한 황제의 어전에 있었다.
“아버지,” 이 단어를 진심으로 말한 마지막 순간이었다. “아버지, 제가 돌아왔습니다.” 길리먼은 광휘의 기둥, 비명을 지르는 영혼들, 눈 없는 두개골, 냉혹한 신, 늙은이, 과거의 구원자, 이 모든 것을 힘겹게 올려다보았다. “어찌해야 합니까? 아버지, 도움을 주소서. 저들을 구원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현재에, 과거에, 그는 모타리온의 조용한 존재를 옆에서 느꼈고, 타락한 형제의 공포를 의식했다.
그는 인류의 황제를 쳐다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너무 많고, 너무 밝고, 너무 강했다. 자신 앞의 존재의 비현실성이 뼛속까지 충격을 주었다. 전부 참이면서 전부 거짓된 백 가지 다른 인상들이 자신의 의식 속을 뛰어다녔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어떻게 생겼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로부테 길리먼은 아무것도 망각하지 않았음에도.
그 순간, 그것, 옥좌 위의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그것이 그를 보았다.
“내 아들아,” 그것이 말했다.
“13,” 그것이 말했다.
“울트라마의 군주.”
“구원자.”
“희망.”
“실패.”
“실망.”
“거짓말쟁이.”
“도둑.”
“배신자.”
“길리먼.”
그는 한꺼번에 이 모든 것을 들었고, 동시에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황제는 말했으며 말하지 않았다. ‘단어’는 시간과 존재의 균형에 중대한 피해를 주는 터무니없는 개념이었다.
“로부테 길리먼.” 거센 폭풍이 자신의 이름을 말했고, 죽어가는 별이 주변의 행성들을 멸망시키는 힘과 같았다. “길리먼. 길리먼. 길리먼.”
이름이 영원의 바람을 타고 내려갔고, 결코 멈추지 않았지만 결코 목적지에 도착하지도 않았다. 수많은 정신들의 감각이 길리먼에게 닿으려 했고, 둘 간의 대화를 시도할 때 그의 감각을 방해했지만, 그 많은 정신들 사이에서 하나의 정신이 생겨나는 것으로 보였다. 이 정신은 날것 그대로의 무한한 힘을 지녔고, 말 없는 명령을 내렸다. 함께 이룩한 것을 구원하라고. 함께 만든 것을 파괴하라고. 형제들을 구원하고, 형제들을 죽이라고. 상반되는 충동, 전부 감히 거부하지 못하는 명령들, 전부 똑같고, 전부 다른 명령들.“
이 명령들 중 어느 하나라도 따르거나, 단 하나도 따르지 않거나, 전부 따랐을 시의 결과를 그린 수많은 끔찍한 미래들이 그의 머릿속에서 지나갔다.
“아버지!” 그가 외쳤다.
생각이 그를 난타했다.
“아들이다.”
“아들이 아니다.”
“물건이다.”
“이름이다.”
“이름이 아니다.”
“번호이다. 도구이다. 결과물이다.”
무너져 내린 원대한 계획. 이루어지지 못한 야망. 정보, 너무나 많은 정보가 길리먼의 정신을 휘몰아쳤다 – 별과 은하, 여러 우주들, 시간보다 오래된 존재, 실존하기에 너무 끔찍한 것들이 비바람 몰아치는 폭풍이 칼날 모양의 도랑을 악지에 파 버리는 것처럼 그의 존재를 침식해 나갔다.
“아버지, 제발!” 그가 빌었다.
“아버지이다, 아버지가 아니다. 물건이다, 물건이다, 물건이다.” 정신들이 말했다.
“신격화.”
“승리.”
“패배.”
“선택하라.” 그것이 말했다.
“운명.”
“미래.”
“과거.”
“재생. 절망. 부패.”
그러고는, 마지막은 아니지만 거의 마지막으로 강력한 의지가 힘을 가하는 것과 같이 집중하는 것으로 보였다. 힘이 떨어지는 느낌. 끝이 오는 느낌. 먼 곳에서, 그는 신비로운 기계들이 붕괴 직전의 상태에서 끼익대는 소리를 들었고, 그 끔찍한 방의 모든 것의 밑바탕에 깔린 죽어가는 사이커들의 비명소리가 더 커지고 높아지는 것을 느꼈다.
“길리먼.” 목소리들이 서로 덮어씌우고 포개지면서 거의 하나가 되었고, 길리먼은 너무 많은 것을 목격한, 상상조차 힘든 부담을 짊어진 슬픈 얼굴을 어렴풋이 기억했다. “길리먼, 들어라.”
“나의 마지막 충성스러운 아들, 나의 긍지, 내 최고의 업적.”
이 말들이 모타리온의 독보다, 실패의 아픔보다 더 심하게 그를 불태웠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최소한 일부는. 거짓보다도 심한 충격이었다.
조건부였다.
“나의 마지막 도구. 나의 마지막 희망.”
마지막 한 번 힘의 끌어들임이 있었고, 유언처럼 하나의 생각이 배출되었다.
“길리먼...”
길리먼의 정신이 폭발한 것과 같았다. 눈이 멀도록 섬광이 빛났고, 죽어 있고 살아 있는, 신성하면서 필멸적인 왕과 시체와 노인이 서로 덮고 덧씌웠다. 모두 그를 심판했다. 길리먼은 옥좌실에서 비틀거리며 나섰다. 발로리스는 무던하게 황제의 빛의 정중앙을 한 순간 더 바라본 후, 뒤돌아 따라 나갔다.
그들은 며칠이 지난 후 나왔지만, 몇 초밖에 있지 않았다. 길리먼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단 하나도 확신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 발로리스에게 물었을 때, 발로리스는 자신은 빛 말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으며, 아무것도 듣지 못했고, 그 누구도 황제가 황금 옥좌에 안치된 후로 한 마디도 듣지 못했지만, 그는 길리먼이 진지한 토론에 임한 것처럼 말하는 모습을 보았으며,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못 들었으나 길리먼은 평화롭고 견고해 보였다고 말했다. 주저앉거나 애원한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기억할 때마다 달랐다. 일부라도 진실이었을까? 알지 못했다.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다.
순간은 제자리인 과거로 돌아갔다. 길리먼의 몸이 젖은 흙 위에 떨어졌다. 다시 죽어가고 있었다. 그의 영혼은 꿋꿋이 제자리에 있었지만, 그마저도 모타리온의 역병이 갉아먹히는 중이었다.
발걸음이 그의 머리맡에서 멈췄다. 무엇이 운명의 갑주의 흉갑을 찔렀다. 길리먼은 모타리온의 말을 들을 수는 있었지만, 볼 수 없었고, 고통 외에는 어떤 것도 느낄 수 없었다.
“보이나, 로부테, 네가 잘못된 주인을 따르는 걸,” 모타리온이 말했다. “그는 종양이야, 가시나 탄환 파편마냥 죽은 것을 둘러싸 현실의 구조에 박힌, 고름으로 가득 찬 궤양이라고. 회복하려면 짜 내야지. 이제 이해하겠나, 네가 따르는 존재가 이렇다는 걸?” 모타리온이 즐거움으로 숨을 킁킁 내쉬었다. “참, 대답할 수가 없구나. 어차피 이해하지도 못했겠지만 말이야.”
모타리온이 자세를 바꾸는 소리가 났다. 그의 목소리에 애석함이 묻어나왔다.
“우리는 곧 너글의 정원에 도착하네, 형제여. 장막이 걷어지고 있어. 이미 보이는군. 네가 죽으면, 이 세계는 정원 안에 떨어지고, 부패하는 보석이 되겠지. 너는 내 연결망을 손상시켰지만, 충분히 그러진 못했고, 네가 죽으면 너의 세상들은 하나하나 차가운 공허와 무관심한 별들로부터 떨어져 나가 할아버지의 품에 안길 거야.”
“네가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름답고, 생명과 가능성으로 가득해. 이곳에는 나무와 놀라운 종류의 식물이 있지. 메마르지 않았어. 네가 나에게 보여준 차가운 빛과는 달라. 그와는 다르다고. 필연에 의미 없이 투쟁하는 물질우주와는 전혀 다르지. 여기서는 아무것도 완전히 끝나지 않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재생하고 죽고 재생하고 죽어. 이곳의 모든 건 많은 선물을 하사받지. 그 어떤 작은 것도 무시당하지 않고 할아버지의 너그러움을 나누어 가진다고. 고통이 없고, 고통이 없으니 괴로움은 기꺼이 견디지. 이제 말해 주게, 형제여, 우리의 아버지가 이 은하에 초래한 지옥에 비하면, 이게 그렇게 끔찍해 보이나?” 맑은 날에 시골 공기를 음미하는 사람처럼 깊이 들이쉬었다. “네가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가 반복했다.
고통이 여전히 길리먼의 안에서 흘렀지만, 사그라들고 있었다.
“네가 전향만 했더라면. 넌 거의 죽었어. 곧 고통은 끝날 거야.” 모타리온은 형제 옆에 무릎을 꿇고 그의 가슴 위에 손을 올렸다. “끝났으면 좋겠지, 안 그래?” 고열에 시달리는 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쓰다듬기 시작했다. “쉿, 로부테, 조용히 하렴. 할아버지에게 가면 괜찮게 해 주실 거야. 영원히 고통을 없애 주실 거야.”
(중간에 노바마린+마티유 세력이 너글의 가마솥 깨부수는 장면 있는데 그거까지 하면 너무 번역할 게 많아짐. 요약하면 마티유 주변에 보호 오라 생기고 가마솥 만지자마자 황제파워로 박살내는 동시에 마티유는 솥의 오만가지 역병에 전부 감염돼서 산송장됨.)
(+쿠가스가 쓴 가마솥이 너글 본인이 직접 하사한 거라 아이템의 급이 엄청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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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마솥의 죽음을 소리 나지 않는 조종의 울림으로 느꼈다.
정원은 지진으로 흔들렸다. 그곳에 사는 요상한 데몬 생물들은 비명과 신음의 불협화음을 내기 시작했다. 정원이 덮어씌운 이악스의 공간에서 물질계가 요동치며 다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정원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불가능해,” 모타리온이 속삭였다.
그의 형제의 시체가 경련을 일으켰다. 운명의 갑주는 녹슨 껍데기였지만, 전원 공급 장치가 어떤 이유에서 다시 켜졌으며, 갑주 곳곳의 시스템에서 불이 다시 켜졌다.
길리먼의 까매진 얼굴이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봤다. 모타리온은 워프에서 거대하고 위험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이런 느낌은 오랫동안 받은 적이 없었다.
길리먼의 등이 활처럼 굽었다. 갑주는 이제 웅웅거리면서 내부의 신비로운 기계장치들이 켜지면서 사이킥 흔적을 내뿜고 있었다.
땅이 다시 흔들렸다. 보이지 않는 종이 다시 울리자 정원의 생물들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나무들은 도망치려고 스스로 뿌리를 뽑아 올리느라 쩍쩍 갈라지는 소리를 냈다. 백만 종류의 데몬 파리들은 시체-대지에서 날아올라 떼로 모여 도망쳤다. 너글링들은 악을 쓰면서 조그만 다리로 최대한 열심히 뒤뚱거렸다.
모타리온은 다급하게 일어섰고, 길리먼의 세계들을 가질 수 없더라도 형제를 완전히 처리하고 위대한 신 너글에게 그의 영혼이라도 바치려고 침묵을 들어 올려 아래로 내리찍으려고 했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길리먼의 눈은 순수하고 흰 에너지로 빛나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끈적끈적한 썩은 살은 불타 없어졌고, 그 자리를 갓블라이트에 더럽혀지지 않은 피로 찬 혈관들이 차지했다. 운명의 갑주의 금속은 스스로 재구성하면서 반짝거렸다. 변색된 표면이 갈라지고 떨어져 나가면서 밝은 장식들이 나타났다. 길리먼의 피부가 재생되는 것과 비슷하게, 전선이 뻗어나가 다시 연결되었다.
정원의 네버그라운드neverground가 크게 흔들렸다. 크고 작은 데몬들이 숨는 곳에서 뛰쳐나와 폭동처럼 우르르 도망갔다. 먼 곳에서, 정원의 어디를 가도 보이는 너글의 검은 저택이 부르르 떨렸고, 모타리온은 항상 잠긴 창문 뒤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방금 전의 것만큼 강력한 또 하나의 존재를 느꼈다.
땅이 갈라지고 조각났다. 그 틈에서는 눈부신 흰색이 쏟아져 나왔다. 길리먼의 시체가 위로 떠올라, 광휘를 발산하는 기둥의 부축을 받으면서 똑바로 설 때까지 천천히 회전했다. 그가 손을 뻗자, 황제의 검이 나타나 천 개의 태양의 불빛으로 타올랐다.
“그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시지, 형제여,” 로부테 길리먼이 말했다. “너에게는 말씀하시지 않는가?”
견딜 수 없는 광휘가 길리먼을 감쌌고, 너무 눈부셔서 모타리온이 손을 위로 들었다.
“아버지?” 모타리온이 말했고, 그의 목소리는 사소하지만 용서받을 수 없는 사고를 친 어린아이처럼 겁에 질려 있었다.
“나는 그분의 오른팔이다, 형제여,” 길리먼이 말했다. “나는 그분의 장군, 그분의 대전사이다. 나는 그분의 복수자(復讐子)이다. 그분의 힘으로써 내가 보호받을지니.”
폭파당한 이악스의 전장과 너글의 정원 사이의 지형이 깜빡거렸다. 정원의 땅이 구르고 있었다.
“불가능해! 넌 죽었어야 한다고!”
저택에서 희미하지만 불길한,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너글의 저택의 문은 결코 열리지 않았다.
모타리온은 매우, 매우 천천히 돌아, 거대한 집을 쳐다보았다. 조그만 박공의 한 조그마한 셔터가 열려 있었다.
“용서해 주세요, 할아버지,” 그가 공포에 질린 채 말했다.
길리먼의 시선은 그를 관통했고, 모든 세계들을 한 번에 눈에 담은 무언가가 자신을 꿰뚫어 보았다. 은하의 중심만큼 밝은 두 눈이 검고 금지된 저택을 쳐다보았다.
“너는 반역자다,” 길리먼이 자신의 것과는 다른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스스로 모든 가능성을 저버렸지만, 너는 괴물인 만큼 피해자이기도 하다, 모타리온. 네가 구원받을 날이 올 수는 있겠지만, 그때까지는 네가 선택한 주인에게 돌아가야 한다.”
“안 돼!” 모타리온이 외쳤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어떤 힘이 그에게 손을 뻗어 확 잡아당겼다. 정원을 가로질러 역병의 신의 검은 저택을 향해 뒤로 날아갔다. 열린 포털을 통과하기 직전의 순간에 그는 완벽한 공포를 느꼈고, 그의 등 뒤에서 포털이 잠기며 모든 의미에서 더 지독한 신의 곁에 감금당했다.
너글은 화나 있었다.
길리먼은 너글의 정원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두 세계 사이에 있었다. 워프는 절대 고정되어 있지 않은, 움직이는 존재였다. 정원은 발상의 집합체였다. 순수한 형태를 가지지 않았지만, 정원을 통해 정원을 받치는 백만 개의 세계와, 산 영혼과 죽은 영혼들의 꿈을 볼 수 있었고, 아주 희미하게나마 찾아보면 이악스의 전장도 찾을 수 있었다.
“경청하라!” 길리먼의 목소리는 영원을 너머 울려퍼졌다. 황제의 검은 시간을 불태울 기세로 더 높이 화염을 뿜었다. “나는 테라의 황제의 마지막 충성스러운 아들, 로부테 길리먼이다. 역병의 신이여, 오늘은 당신이 죽을 운명은 아니지만, 내가 당신을 찾아 나설 것이고, 기어코 찾아서 불태울 것임을 똑똑히 알라.”
로부테 길리먼은 황제의 검을 양손으로 잡고 높이 들어올렸다. 상승하는 화염의 파도가 정원을 강타했다. 백만 개의 태양보다 뜨거운 불의 장벽이 경로에 있는 모든 것을 불태워 없애자, 저택으로부터 분노의 포효가 들려왔다. 너글의 저택의 검은 외벽의 코앞까지 도달해서야 불은 비로소 멈췄다. 저택의 무한한 복도는 흔들렸다. 이끼 낀 타일이 지붕에서 떨어졌다. 젖은 목재로부터 증기가 피어올랐다.
“이것은 경고다. 워프와 물질 우주는 한때 균형 잡혀 있었다. 당신은 너무 오래 이 균형을 깨 버렸다. 워프만이 상대를 밀어낼 수 있는 게 아님을 이해하라. 이 영역은 실존하지 않는다. 오직 의지만이 실존한다. 나의 의지는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한다. 확실히 이해하라, 역병의 군주여. 그리고 당신의 형제들에게 이 전언을 알리어라. 나는 스스로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