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출처 : The Horus Heresy - Visions of Heresy


황제의 승리

로갈 돈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습니다.

그는 호루스의 거대 기함의 저층부들 중 하나에서 텔레포트되었는데,

직후 그의 곁에 황제가 없음을 깨달았지요.

천사 생귀니우스 또한 없었습니다.

오직 커스토디언 가드, 황제에게 충성을 바친 경호원들만이 그의 주변에서 방호 태세를 취하고 있었지요.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그들 중 한 명이 돈에게 물었습니다.


'황제께서는 어디 계신 겁니까?'


'아무래도 호루스 놈의 요술에 걸린 모양이다.

호루스는 우리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무언가 사악한 요술을 준비해뒀을 테지,'


프라이마크가 이어서 말했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황제 폐하의 위치를 파악하여야만 한다, 그것도 아주 빨리,'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들은 공격받았습니다.

벤지풀 스피릿의 복도들과 회랑들의 미궁과도 같은 비밀 통로들 안에서부터 다수의 카오스 무리들이 충성파 전사들을 습격했지요.

그 전투에서, 돈과 커스토디언들은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온갖 끔찍한 것들과 마주했습니다.

돌연변이들, 괴물들과 끔찍하게 변이된 스페이스 마린들이 모습을 드러내어 

충성파 전사들에게 탄환을 토해내고 발톱을 휘두르거나

혹은 무언가를 뱉거나 내지르면서 그들을 공격했지요.

전장의 공기는 순식간에 화염과 소음으로 뒤덮혔으며,

충성파 전사들의 갑주가 파괴되고 부셔지는 소리가 연이어 터졌습니다.

그리고 괴물들의 발톱들이 그들의 살을 찢어발기는 소리도 덤으로 말이지요.


허나, 만약에 공격자들의 상대가 단순한 일반 스페이스 마린들이였다면 

사악한 축복의 힘을 통해 순식간에 제압하고도 남았을 터이나

이들은 프라이마크와 커스토디언 가드들이였습니다.

불운하게도 일부 커스토디언들이 쓰러지기는 하였으나, 나머지는 무자비하게 공격자들을 분쇄해나갔지요.

여기에 추가로 프라이마크 돈이 그들을 지도하여 인도하니,

충성파 커스토디언들은 사실상 불요불굴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이들은 볼터 탄환과 파워 블레이드, 의지의 힘으로 공격자들을 수확하듯이 베어나갔습니다.

수백의 포제스드 마린들과 돌연변이 괴물들이 일사분란히 쏟아지는 화망 속에 쓰러져나갔지요.

그들의 무자비한 방어와 반격 앞에 카오스 무리들은 전투 교착은 커녕 완전히 패배하여 패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이 퇴주하는 것을 확인한 돈은 커스토디언들에게 전진을 명령했습니다.

여기서 낭비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반드시 황제를 찾아야만 했지요.

그리하여 그들은 거침없이 전진하며, 거대한 함선의 내장들을 탐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매 순간마다 새로운 적들이 나타나 그들을 공격했지만,

매 순간마다 그들은 습격자들을 격퇴시켰습니다.

허나 때로는 심지어 함선 자체조차도 그들을 공격하는듯이 보였습니다.

역겹게 오염된 촉수들이 벽들에서 튀어나와 충성파 전사들을 휘감는다든가,

혹은 우툴두툴한 포자들에서 갑자기 가시들이 터져나오며 갑주를 관통한다든가,

괴상한 액체가 흘러내리는 염증들에서 유독 증기 가스들이 뿜어져나와 그들을 질식하려 든다던가 등등 온갖 위기가 닥쳐왔지요.

그러한 위기 속에 일부는 전사하였지만,

돈과 커스토디언 가드는 그러한 모든 시련들조차 뚫고 묵직하게 전진하면서 목표물과 그들 사이에 놓인 모든 것들을 거침없이 부셔나갔습니다.


마침내, 마치 1세기에 가까운 것만 같았던 전투를 치룬 끝에

모든 공격들이 멎었으며 함선 또한 더 이상 아무런 방해를 가하지 않았습니다.

로갈 돈과 아직까지 살아남은 소수의 커스토디언들은 벤지풀 스피릿의 통제부 함교로 가는 길을 발견하여 전력으로 질주하기 시작했고,

그리하여 황제와 호루스가 싸운 그 거대한 방에 입장할 수 있게 되었지만..

곧 절망이 그들을 휘감았습니다.


돈은 거대한 방에 입장하였고,

곧 난도질당한 황제와 다 말라서 갑주 안에서 찌끌찌글해진 워마스터의 시체를 발견하고는 경악에 휩싸였습니다.

돈은 카오스 세력들과 싸우느라 너무 늦게 온 자신에 대해서 자책함과 동시에,

그제서야 어째서 카오스 세력들의 공격이 끝났으며 함선 또한 잠잠해졌는지 깨닫게 되었지요.

호루스는 죽었습니다.

그가 생각하고 기원하기로, 호루스는 죽은게 분명했습니다. 

그는 죽은 것이 분명했습니다. 다른 상태는 생각할 수도 없었지요.

하지만 황제 폐하는 어떻게 된 것일까요?


'살아계신 겁니까? 황제께서는 살아계신 겁니까?'


커스토디언들이 쓰러진 황제를 향해 앞다투어 달려갔습니다.


돈은 말문이 막혔습니다.

만약 그가 죽었을 경우 어찌해야 될런지, 그 이후는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요.

그것은 그가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황이였고, 그런 세계가 찾아온다면 오직 암흑과 절망만이 가득할 터였습니다.

커스토디언들은 쓰러진 주인을 둘러싸고 침묵만을 유지하면서,

이제는 슬픔과 분노 속에 대놓고 통곡하고 있었습니다.


'군주께서는 아직 살아계시다!' 그 중 한 명이 말했습니다.


'그분의 호흡과 심장 박동이 미세하게나마 감지된다.'


돈이 정신을 차리며 황제의 곁에 다가갔습니다.


'군주이시여,' 그가 조용히 물었습니다.


'우리가 이제 무엇을 해야되겠나이까?'


그러자 연약하고 고통에 가득 찬 황제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옥좌...황금 옥좌...나를 그 곳으로 데려가거라!'



Posted by 스틸리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