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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he Horus Heresy - Visions of Heresy


최후의 전투

텔레포트 전송 끝에 황제와 두 충성파 프라이마크, 로갈 돈과 생귀니우스는 빛의 섬광과 함께 몸을 휘감는 냉기를 느꼈습니다.

그들은 워마스터의 기함, 벤지풀 스피릿에 텔레포트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허나 황제는 즉각적인 상황 분석을 통해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지요.

그는 어느 광대한, 그리고 끔찍하게 뒤틀려버린 방 안에 소수의 커스토디언 가드만을 곁에 둔 채로 다른 두 프라이마크들 없이 홀로 서 있었습니다.

다른 대부분의 커스토디안들과 두 프라이마크들은 곁에 없었지요.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황제는 잠시 의문을 품었습니다.

호루스가 텔레포트 광선조차 왜곡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인가?

그정도로 강력해졌다는 말인가?


그의 정신 안으로 광기에 휩싸인 원령들의 목소리가 마음 속을 쉴새없이 찌르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사 황제가 텔레포트된 방 안의 주변 벽들을 둘러보니, 그 광대한 방 안의 석조 벽들에는 석화된 인물들이 빼곡히 벽과 융합되어 있었지요.

벽들에서 튀어나온 원령들의 손이 그에게로 다가왔고, 돌과 같은 단단함으로 황제의 몸에 마구 달라붙었습니다.

허나 황제는 귀찮다는 듯이 그들을 털어내었고,

그러자 원령들은 그대로 너무나도 간단히 떨어져 나갔습니다.


허나 그의 곁을 따르는 소수의 커스토디언들은 그리 운이 좋지 못했습니다.

커스토디언들이 이 악령 암살자들과 전투를 치루며, 볼터건들이 날카로운 소리와 섬광을 내기 시작했지요.

허나 전투 도중에 한 명의 커스토디언이 결국 수많은 손들에 잡혀 슬라임화된 암흑의 벽 속으로 순식간에 끌려들어갔고,

그는 결국 벽 내부로 빨려들어가 버렸는데 

그가 들어가버린 지점 일대로 벽 표면 위에 마치 물결마냥 파동이 출렁였지요.

다른 커스토디언들 또한 악령들의 원한어린 손들에 의해 하나둘씩 잡혀버렸는데,

앞서 끔찍한 최후를 맞이한 동료와 같은 최후를 맞지 않기 위해 최대한 발버퉁치며 버텨야만 했습니다.

그 순간 황제의 검이 그것들을 강타했습니다.

그는 악령들의 손을 너무나도 간단히 베어버리며 속박된 커스토디언 가드들을 해방시켰지요.

그걸로도 모자르자 황제는 그의 광대한 싸이킥 에너지를 사용했습니다.

막강한 싸이킥 힘이 만들어낸 찬란한 후광이 그의 머리 위로 떠올랐고, 그의 전능 중 일부가 방 안을 휩쓸었습니다.

거대한 파괴의 물결이 거대한 공동 일대를 휩쓸어버리며 악마들을 산산히 찢어버렸는데,

그들은 말 그대로 완전히 파괴되어버렸고

모든 일이 끝나자 거대한 공동 안에 남은 것은 황제와 그의 커스토디언들 뿐이였습니다.


황제는 주변 일대를 탐색하여 프라이마크들의 위치를 확인하려 하였으나,

워마스터의 기함을 구성하는 벽들은 그의 심안을 차단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황제는 살아남은 커스토디언들에게 지시하여 자신을 따라오도록 명령한 다음,

함선의 통제부 함교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황제와 커스토디언 가드들은 모든 것을 왜곡시켜버리는 카오스의 힘에 의해 알아볼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뒤틀려버린 함선 내부를 이리저리 이동했습니다.

마치 살덩어리처럼 변질되버린 괴이한 벽들에는 정상적인 문들 대신 마치 거대한 괄약근 같은 입구들이 나와 있었으며,

천장에는 온갖 도관들 뿐만 아니라 붉은 핏물을 흘려보내는 투명한 혈관들까지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바닥이 길게 펼쳐진 혀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점액이 카펫처럼 깔려 있었으며,

어쩌면 예전엔 인간이였을지 모르는 그런 날개달린 비틀린 괴물들이 뼈들의 아치길들과 갈빗대로 만들어진 천장 평석들 위를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커스토디언들조차도 경악 속에 숨을 헐떡일 정도였지요.

황제는 긴장한 자들을 진정시키는데에도 뛰어났기에,

싸이킥적인 능력으로 이 무시무시한 장소에서조차 그들의 마음 속에 깃든 공포감을 거둬내었지요.

황제는 그런 공포의 장소들을 건너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호루스의 발자취를 탐색하였습니다.

황제는 워마스터가 폐허의 힘들과 맺은 그 사악한 계약의 본질 및 만약 그가 이길 경우 발생할, 인류가 맞이하게 될 그 끔찍한 결과들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으므로

그의 사명감은 어느때보다도 불타오르고 있었지요.


그들은 바닥에 거대하게 하품하는 식도들처럼 생긴 괴상한 구덩이들이 깔려 있고, 거대한 심장이 쿵광거리는 거대한 방까지 지났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역겨운 악취의 누런 액체가 쏟아지는 폭포가 흘러내리는, 조각된 연골로 만들어진 절벽이 그들을 맞이하였지요.

때때로 어디선가 무기 폭발음 같은 것들이 들려왔으나, 그 소리가 정확히 어디서 들려오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들 앞에는 언제나 악취나는 증기가 흐릿하게 펼쳐져 있었으며, 살인적인 복도들을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온갖 해충 떼들이 그들의 면갑과 갑주의 외부 잠금새 부분에 달라붙었지요.


계속해서 함선 심장부로 이동하는 와중,  스페이스 마린들의 갑주를 입었으나 외형은 해골을 뒤집어쓴 그런 괴상한 짐승같은 괴물들이 황제와 커스토디언들을 습격했습니다.

황제와 커스토디언들은 돌연변이화된 짐승들에 맞서 싸웠고,

황제의 경호원들은 노련하고 압도적인 기세로 적들을 해치워나갔으나

그러한 전투들이 계속되자 커스토디언들도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남은 것은 황제 혼자 뿐이였습니다.

허나 결국, 아니 어쩌면 그가 혼자 된 순간이 찾아왔기에,

황제는 호루스와 마침내 만날 수 있게 되었지요.


황제는 벤지풀 스피릿의 통제부 함교 앞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가 내부로 입장하자 눈 앞에 호루스가 그를 맞이했습니다.

워마스터의 발치 아래에는 처참히 무너진 천사가 쓰러져 있었으며,

그의 뒤편으로는 함교 전망창으로 이제는 완전히 황폐화된 테라 행성의 거대한 풍경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커스토디언들의 시체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지요.


지옥의 혈광이 후광처럼 빛나고 있는 호루스는 마침내 고개를 돌려 황제를 직시하고서는 입을 열었지요.


'불쌍한 생귀니우스. 나는 그에게 새로운 질서에 걸맞는 권좌를 제시했고,

곧 신이 될 이 몸의 오른편에 함께 설 수 있었지만 

아아, 어리석게도 끝까지 패자의 편에 서기를 고집하더군.

내게 별다른 대안을 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처리할 수 밖에.

그렇기에 내 두 손으로 직접 그의 목을 부셔주었다.'


황제는 그 광경을 우두커니 서서 지켜보았습니다.

한 아들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한 아들은 이제 끔찍한 살인자로 변모해 버렸지요.

황제는 무언가 어떻게든 말을 꺼내보려고 노력했지만,

간신히 나온 말은 겨우 하나 뿐이였습니다.


'어째서였느냐?'


호루스의 광기어린 웃음소리가 함교 위로 쩌렁쩌렁 울려 퍼졌습니다.


'왜냐고? 왜냐고 물었나?

그렇다면 그 오랜 삶 속에서 배운게 하나도 없는 모양이 분명하구나.

나약하고 어리석은 놈. 네놈은 그 하찮은 두려움 덕분에 카오스의 권세들을 억제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네 적을 길들이는 대신, 네놈은 단순히 그들을 배척하기만 할 뿐이였다.

덕분에 이 궁극의 힘을 멍청하게도 거부한 것이 아니더냐?

난 네놈이라면 거부했을 일을 마침내 이렇게 완서아였다.

나는 폐허의 힘들을 내 의지 아래 복속시켰고, 이제 인류를 새로운 은하계적 대지배의 여명 위에 인도할 것이다!

내가 이를 이룰 것이다. 나, 호루스, 카오스의 지배자, 인류의 새 군주가,

인류의 진정한 황제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황제는 이전까지 그의 가장 총애했었던 아들을 물그러미 바라보다,

마침내 안타깝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그는 마침내 호루스가 덫에 빠져나올 길 없이 걸려버렸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 어떤 인간도 카오스를 지배할 수 없다,' 그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너는 내가 그 길을 따르지 않았던 것이 나의 나약함 때문이였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역으로 네가 어리석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너는 카오스의 종에 불과하다. 그 주인이 아니라.'


그 말에 워마스터의 얼굴 위로 분노가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한 손을 올려 황제를 향해 무시무시한 싸이킥 천둥 번개를 토해냈고,

그 번개가 전신을 휘감자 황제는 고통 속에 신음하였습니다.


'내 무한한 힘의 본질을 보아라, 아직도 내가 어리석다 생각되나,'


호루스가 분노 속에 꾸짖었고, 그 모습은 마치 분노의 신이 토해내는 우뢰와 같은 목소리와도 같았습니다.


황제의 이마 위로 땀방울들이 송글송글히 맺혀 떨어졌지만,

황제는 그 고통을 순식간에 극복하며 억눌렀습니다.

그는 호루스가 휘두르는 힘에 카오스의 오염이 단단히 융합되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4대신의 모든 축복이 그에게 깃들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지요.


'너는 현혹된 것이다,' 황제가 말했습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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