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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arhammer 40,000: Arks of Omen-Vashtorr

 

바쉬토르는 이름없는 관문을 향해 걸어갔다.

남은 스페이스 마린들이 방해한다면, 그들을 다 짓밟아서라도 돌파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가 관문 앞에 도달하기도 전에-

그림자가 꿈틀대더니 그의 앞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키페인은 그의 주변을 감싸는 적대적 힘을 느꼈다.

경멸과 무한한 기만이, 초현실적인 에너지 속에서 조류처럼 흐르며-

신랄한 악의의 맛을 풍겼다.

갤러리움 익잭토르가 그림자 속에 잠기며,

조롱의 웃음소리가 그의 주변을 감쌌다.

 

바쉬토르는 이 사악한 요술을 해체하기 위해,

일련의 기계-코드 맹세들을 중얼거렸다.

그러자 지옥의 동력 폭풍이 풀려나며, 그림자들이 싹 걷혔다.

그는 자신의 망치를 발치의 판석들에 두들기며,

내부에 파묻혔던 케이블과 와이어들을 소환했고,

그러자 그것들은 마치 뱀들처럼 바닥에서 튀어나와 똬리트는 어둠을 향해 달려들었다.

 

조롱의 웃음소리는 곧 모욕섞인 분노의 소리가 되어갔는데, 

낮고, 걸죽하며 요란스러워서 마치 어떤 거대한 사냥꾼 고양이가 먹잇감을 놓쳤을 때 내는 소리처럼 느껴졌다.

그림자들은 더 거센 속도로 안쪽으로 소용돌이치기 시작하다,

서로 꾸물거리는 똬리들이 되어 바쉬토르의 사지와, 육신과-

심지어는 교수형의 밧줄마냥 그의 목을 향해 날아왔다.

날뛰는 와이어들과 에너지 블래스트들이 그 똬리줄들을 잘라내고, 

불타서 재가 되게 만들었다.

바쉬토르의 두 눈이 불타오르며, 그의 용광로같은 두 눈의 불빛이-

그의 주변을 휘감고 있었던 어둠을 잠시 몰아내었다.

그러나 더 많은 로프들이 소용돌이치는 어둠 속에서 기어나오고 있었다.

 

결국, 바쉬토르는 그가 지금까지 음성 및 아스펙스 네트워크망 속에서-

전략적 상황을 강박적으로 관측하는데 사용했던 정신 일부분들까지 모두 다시 불러모았다.

그는 이러한 순간에도, 거시적인 전략적 상황을 계속 통제하려고 하는 자신의 강박적 자아에 대해 스스로 짜증을 내면서,

덕분에 이러한 현상을 몰아내는데 필요했던 즉각적인 반응과 집중을 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그는 이 보이지 않는 공격자가 누구인지 예상하고 있었고,

이번 공격을 위해 그 모든 상당한 전력을 다 여기로 돌렸을 것이라 짐작했다.

 

그림자가 그를 휘감으며, 아래 기다리는 끝없는 심연으로 빨아들이자,

아키페인은 자신의 강박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씁쓸한 생각을 떠올렸다.

 

바쉬토르는 현실 우주에서 추방되는 것을 예상했으나,

다시금 현실우주의 빛과 물질고체성이 그의 주변을 감싸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두 발굽 아래의 지면은 여전히 물리적으로 단단했고,

하늘 위 어두운 우주에서 빛나는 수많은 별들은 아주 극명히 빛나고 있었다.

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공격받은 것이 아니라,

대신 더 락의 표면 위로 소환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허세만 가득한 빡대가리 주제에 내 계획을 망치고, 고소해하고 있구나!' 바쉬토르가 외쳤다.

 

바쉬토르는 그의 앞에 희미하게 아른거리는 천사들의 첨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앞에, 엄폐물을 끼고 방어에 집중 중인 그의 추종자들과,

다크 엔젤 기갑 전력들 사이에서 아직도 치열하게 진행 중인 전투들이 만들어낸 불의 폭풍들과 잔해들을 살펴보았다.

그는 '해방된 오락'의 거대한 그림자가 머리 위 저 멀리서 아른거리는 것도 바라보았다.

바쉬토르는 워프시야 없이도, 징조의 방주가 더 락과의 교전 아래,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는 걸 식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방주는 내부의 흉물 지성의 차가운 교활함 아래 아직도 교전을 이어나가면서,

손상을 입은 더 락에 계속해서 데미지를 가하고 있었다.

 

아키페인의 워프 감각들이 그에게 새로운 그림자 포탈들이-

더 락의 지표면에 열리고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로브를 쓴 워드 베어러들과 알파 리젼 군단원들이,

데몬 엔진들과 전차들의 지원 아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더 염려스러운 것은, 벨라코르의 숭배자들을 상징하는 그림자 문양을 입은 카오스 나이트들 또한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꾸물대는 포탈들에서 걸어나와, 그들과 함께 공격에 참여했다.

이들 중 일부는 옛 알두루크 쪽에 총구를 돌리거나,

혹은 다크 엔젤 전차들을 공격했다.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포위당해있는 바쉬토르의 추종자들에게 쏟아졌다.

 

'아니, 즐겁자고 한 건 아니다.

다만, 천한 놈 하나가 만신전 안의 자신의 밑바닥 자리를 아직 깨닫지 못하는 게 참 아쉬워서 말야.' 바쉬토르 뒤편에서 한 목소리가 울렸다.

 

그는 고개를 돌려, 그의 뒤편에서 그림자들이 모여-

한 거대한 형체로 형상화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놈의 거대한 날개들이 별하늘을 가렸다.

어둠의 주인, 벨'라코르. 그가 심연의 그림자 속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었고,

바쉬토르조차도 이 첫 번째, 최초의 데몬 프린스가 지닌 막대한 지옥의 위압감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네놈이 여기서 내 작업들을 방해하지 않았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말야, 한 때-필멸자였던 놈이여.' 바쉬토르가 말했다.

 

'네놈은 디스포일러의 닦개다,' 벨'라코르가 으르렁거렸다.

 

'아마도, 이게 아주 적절한 단어일 것 같군.

검댕과 고철들이나 파고 먹으면서 사는 기름구더기 왕같은 놈아,

그토록 하찮으니 한낯 보잘것없는 필멸자의 손아귀에서 도구로나 쓰이고 사는 거다.

그러나 네놈에게도 더 거대한 대의를 위한 쓸모는 있었구나.

방어막을 걷어서, 이 한 때 웅장했던 장소의 슬픈 잔해를-

내게 노출시켜준 점에 대해서는 칭찬해주마.'

 

'네놈같은 놈을 도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보장하지,' 바쉬토르가 내뱉었다.

그 말을 하는 동안에도, 바쉬토르는 스크랩코드 명령어들을-

전투 정거장 사방으로 침투시켜,

자신을 도울 수 있는 모든 추종자들을 여기로 소환하고 있었다.

 

'이렇게 이 자리에서 너와 만나기 위해,

아주 여러 방법들로 열심히 작업을 했건만,' 벨라코르가 이어서 조롱했다.

 

'그렇게 말하니 슬픈데?'

 

'네놈은 그야말로 악독한 놈이다.

목적의식은 없고, 저능한데 못되처먹었구나.' 바쉬토르가 답했다.

 

'여기서 내 목적은, 과연 어떤 악마 반신이 필멸자들을 지배하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 둘 중 누가 디스포일러를 실에 매달고 조종하고 있는지를

똑똑히 알려주려는 것 뿐이다.

그것을 다 알려주고 난 다음에, 나는 네놈이 좋아하는-

네놈의 태엽장난감들 속에 네놈을 다시 던져줄 것이다.'

 

그 말을 끝으로, 마침내 벨라코르가 공격을 개시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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