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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Valedor War Zone


신봉우리의 대답

대기는 순식간에 매케한 매연과 비명소리들로 가득찼습니다.

허나 공포에 질려 패주하는 대신, 타이라니드들은 역으로 더 치열하고 필사적인 기세로 공세를 가하였지요.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행성 표면에 남은 모든 엘다들 또한 끌어올 수 있는 모든 분노로 적들에 임하고 있었으니,

그들은 케인신께 힘을 요청하며, 갈라지고 있는 대지의 균열들 위를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면서 적들을 상대하였습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성공한 것은 아니였습니다.

행성의 대지는 덩어리째로 무너지고 갈라지면서 그 안에서부터 흘러나온 용암에 잠겨 사라져갔으며,

불운한 아스펙트 워리어들과 타이라니드들 모두가 불길 속에 사라졌지요.

결국 신봉우리조차도 거대한 진동 속에 마구 포효하다가,

이내 막대한 백열색 용암을 3중겹으로 토해내었으니,

뒤이어 무지막지한 화산쇄설이 사방으로 쏟아지며 그 근처에 있었던 모든 불운한 것들부터 집어삼키기 시작했습니다.


크래프트인들의 다크 엘다 동맹군들은 불의 심장이 그 고대적 경이를 지면에서 발산한 시점부터 이미 진즉에 하늘로 도주한지 오래였습니다.

탈출 말고 그들이 하는 유일한 일이라곤, 거대한 타이라니드 괴수들을 칼들로 난도질하여 잠재운 다음,

마비된 괴수들을 레이더 수송차량들 아래 메달린 거대한 육형 룬문자 우리들에 서둘러 집어넣는 것 뿐이였지요.

반대로 지상에서는 치열한 전투 속에 발목이 붙잡혀버려, 행성의 뜨거운 생혈 속에 점차 타들어가는 수백여 엘다 전사들이 내지르는 아비규환의 울부짖음이 가득하였는데

그것은 마치 대재앙 속에 완전히 박살나버린 타이라니드의 소화 순환 주기를 소름끼치는 자연식 방식으로 되풀이하는 것 같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제는 사방이 혼란과 공포 뿐이였습니다.

궤도상의 생체 함선들 또한 지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감지하기라도 한 마냥,

기다란 캐필러리 타워 튜브들에 서둘러 자신들의 빨대 촉수들을 꽂고선 그대로 필사적인 기세로 지상의 내용물들을 빨아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발견한 아우타크 선스피어는 곧 가장 우려했던 상황을 목격하며 절망 속에 울부짖었습니다.

하이브 함대 레비아탄의 함선 촉수들 일부가 하이브 크라켄의 자줏빛 생물량들로 가득한 소화 웅덩이들 위로 자라난 캐필러리 타워 튜브들에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였지요.

곧 캐필러리 타워들은 산성에 용해된 크라켄의 생물량을 무지막지한 연동 운동 아래 궤도의 생체 함선들로 올려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엘다는 결국 마지막 고비에서 실패했습니다.

하이브 함대들의 촉수달린 함선들이 초자연적으로 진보된 형태로 은하계를 멸망시킬 새로운 괴수종을 찍어내는데에는,

아주 조금의 샘플만으로도 충분하였으니까요.

그것을 막기 위해 엘다는 모든 수고를 다하였지만,

결국 타이라니드는 패배의 불길 속에서조차 마지막 승리를 낚아채는데 성공하였습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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