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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Liber Xenologis
 
오수지의 공포들
하이브 행성들은 인류제국 전역의 행성들 중에서 가장 산업화되고 극도로 오염된 행성들에 속한다.
그렇기에, 그 안에서 들끓는 하이브인들 말고 다른 무언가가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하이브 행성들에서의 생태계는 풍요롭다. 다만 좀 기열스러울 뿐이다.
언더하이브의 난잡한 잔해 바닥에서, 일명 '오수지'라 불리는 독극 슬러지 호수 속에서-
생명들은 그저 살아남는 것을 넘어서 진화하고,
변이하여 자연스러운 동식물군을 가장 공포스럽게 흉내낸 무언가로 거듭났다.
나는 그러한 생명들 중 일부를 개인적으로 체험해본 바 있다.
한 네크로문다 귀족과의 내기에서 진 덕분에,
나는 전투단검과 엔바이로슈트만을 입고 섬프크록들을 사냥한 적이 있었다.
그것에 대해선... 별로 상세하게 말하고 싶은 기억은 아니었다고만 말해두겠다.
 
섬프크록Sumpkroc
Crocodylinae Deformum
섬프크록들은 커다란, 악어형의 파충류들인데 다만 기괴하게 비대화되고 변이되었다고 보면 된다.
이들은 극도로 호전적이다. 그런데 이토록 사나운 포식자들인데도 불구하고,
때때로 이들은 일부 언더하이브 갱들에 의해 일종의 애완동물 혹은 무기로 사용된다.
그리고 전에 언급했던 다른 파충류 일부와는 달리, 이들은 어떠한 진보된 지성을 갖추지 못했다.
네크로문다 언더하이브 '오수지'에서의 체류 동안, 나는 이 생명체들 중 한 마리를-
'베타 아자움Beta Azaum' 행성의 늪지들에서 배웠던 간단한 속임수 하나로 당황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간단하게도, 나는 플라스틸 판떼기 하나를 깔끔하고 광나도록 닦아 거울처럼 만들었고,
섬프크록이 나를 공격할 때 그 거울을 내 앞에 세웠다.
그러자 저능에, 극도로 영역적인 동물인 섬프크록은-
자신의 반사된 모습을 향해 열심히 공격을 날렸고 놈이 그러는 동안 나는 놈에게 죽음의 일격을 선사했다.
 
카리아티드Caryatid
Homo Sapiens caeruleum
비록 하이브 상층-첨탑지역에서 더 잘 발견되긴 하지만,
나는 오수지의 오물 주변을 배회하는 와중에 이 특이한 청색 피부의 체루빔들 중 하나가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이들은 작은 인간형 생명체들로, 종교화에서 자주 보이는 케루빔들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대신 한 쌍의 가죽질 날개들을 가지고 있다.
하이브의 전설에 따르면, 이들은 위대한 잠재력 혹은 힘을 지닌 자들에 이끌린다고 한다.
이들은 어떤 싸이킥적 힘들을 지니고 있어 미래의 성공과 영광을 예지할 수 있다고 하며,
이러한 이유로 이들은 극도로 상서로운 존재들로 여겨진다.
그러나, 나는 이런 싸제민간기열적 믿음에 이의를 제기한다.
왜냐하면 내가 목격한 녀석은 무려 위대하신 나님이 지나가는데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이것들이 그저 동물들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었지만,
내가 목격한 표본은 그 두꺼운, 가죽같은 피부면에 복잡한 패턴들을 지니고 있었고,
거의 무슨 부족 문신같은 느낌이었기에 이들이 인간적 지성과 연관된 어떠한 예술적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만약 그렇다면, 이들은 진짜 외계종이라고 하기보다는 반인종의 불분명한 형태로-
거친 하이브 행성 환경들에 적응하여 진화하게 된 건 아닐까?
 
사이버아라크니드
Cyberachnid
Arachnida Mechanica
언더하이브 갱들 다수는 이상하리만치 거미들에 집착한다.
자신들의 신앙 체계들 안에서 거미들에게 큰 비중을 주고,
문양에도 거미 형태들을 자주 묘사한다.
일부 갱들은 심지어 거대한 거미 변종들을 살아있는 드론들 혹은 벌레 서비터들로 사용한다.
변종 거미들의 복부와 다리들에 장갑판을 입히고 각종 센서 장비를 이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짓은 참 기열차 보일지 몰라도, 언더하이브에서의-
삶이란 끝없는 생존을 위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과 같은 것이며,
그렇기에 갱들은 거의 모든 것들을 무기화하는 법에 대해 배워야 하니 어쩔 수 없다.
 
재 조개
Ash clams
Bivalvia squalore
예전에 한 하이브 오수지를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발이 무슨 단단한 손아귀에 쥐인 것처럼 붙들린 적이 있었다.
나는 처음에는 어떤 형태의 인간덫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나는 그것이 재 조개의 아가리임을 깨달았다.
이 못생긴 작은 연체동물들은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거의 모든 것들을 소화하도록 진화함으로써-
하이브 밑바닥에서의 삶에 적응할 수 있었다.
이들은 독극물 슬러리에서 영양분들을 걸러낼 수 있으며,
만약 한 동물이 옆을 지나친다면 그 진동이 조개의 쌍패류 껍질의 메카니즘을 자극하여-
그것들이 확 닫혀서 먹잇감을 붙들도록 만든다.
이 조개들은 매우 긴 수명을 지니고 있으며, 수백년간 살아가는데-
어쩌면 수천년이나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음식물에서 독극물 입자를 거르는 이들의 능력 덕분에-
재 조개 고기는 테라 황궁 밖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영양분 높은 식사들 중 하나다.
물론 맛은 개같이 역겹다.
 
한 재 조개에 붙잡혀서 결국 기아로 굶어죽었다는 하이브인들에 대한 전설들이 많이 있지만,
나는 그냥 내 부츠를 풀고 내 발을 빼는 것만으로 그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
나는 오물에서 조심스럽게 물러난 다음, 3마리의 조개들을 더 모아다가 내 가방에다 챙겨넣었다.
이후 나는 오수지에서 빠져나왔지만, 도중에 역병에-찌든 나쁜 놈들이 머리 위의 폐기물 파이프에서 날 기습하는 바람에 다소 곤욕을 치루었다.
 
슬러지 젤리들
Sludge Jellies
Gelata toxicus
이 시야없는 젤라틴질 공포들은 오수지의 특정 지역들에 형성된 독극 슬러지 호수들에 거주한다.
이들은 기동성이 제한되어 있지만, 물의 흐름을 느낄 수 있으며-
그것을 느끼면 수백 피트까지 촉수를 뻗어 먹잇감을 잡아서는 그것을 죽을 때까지 졸라버린다.
 
아이크로틱 슬라임
Icrotic slime
Muco somnium
오수지 지역은 화학 유출액과 오염물질이 너무나도 높게 차있기에,
폐물들과 동물을 구분하기가 아주 어렵다.
내 경험상 가장 현명한 선택은 계속 주의를 기울이되,
절대로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하이브의 가장 노련한 오수지 탐험가들조차도-
이곳에서 잠을 청한다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기도 한다.
아크로틱 슬라임은 그냥 글루틴같은 점액 덩어리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이것은 활동하는 생명체로 잠자는 인간의 머리를 향해 천천히 꾸물꾸물 기어간다.
마침내 목적지에 다다르면, 놈은 마약성 신경독을 분비하여-
희생자를 황홀감의 감각으로 채워버리고 저항할 생각조차 못하게 만들며,
아예 그것이 자신의 머리속에 있다는 생각조차 들지 못하게 만든다.
희생자가 무력화되면, 슬라임은 두개골을 수 시간동안 녹여-
그 뇌 속으로 침투한 다음 그곳에서 알들을 까서 그들이 먹고 성장할 수 있게 하고,
그 과정 속에서 희생자는 결국 죽게 된다.
하이브에서의 삶이 그야말로 참혹하다는 증거로,
어떤 자들은 고의로 아이크로틱 슬라임을 자신의 뇌에 놓기도 한다.
그것이 만들어내는 황홀경을 추구하며, 친구들 중 누군가가 제때 그것을 제거해주리라 믿으면서 말이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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