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rce : Liber Xenologis
흐루드
트로그리디움 흐루디
지금껏 다수의 외계생명학자들이 흐루드의 수수께끼를 풀고자 노력하였으나,
오늘날에는 관련 문헌들이 너무 다양하여 공상과 현실을 구분하기에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들의 신체 외형에 대한 여러 묘사들은 서로 일치하는 경우가 드문데,
다만 딱 하나는 어느 문헌이든 공통적이다.
;대부분의 목격자들은 함내 정비층들 혹은 갑판 간 출입 통로들 사이에서 이들을 보았다고 증언했다.
이로 미루어 내가 추측해보자면, 전투순양함 급의 함선이라면
이 외계종들이 탐지를 피하거나 심지어는 그 어둠 속에서 번식할 수 있는 것 같다.
프레시파이스에서 내가 이 종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여러 증언자들이 그럴싸한 이야기들을 들고 내게 찾아았다.
그중에서 이전에 선원이었던 자가 흐루드에 관련해서 일전에 내가 노트들에 기록해두었던 것들과 일치하는 증언을 들려주었는데,
아래는 그가 들려준 증언을 짧게 요약한 것이다. :
'저는 폐품 수거 임무를 담당했습니다.
우소룸 갑판, 열 보호성 돛대들과 우현 엔지나리움 갑판 사이의 운반 도로들에서 일했습죠.
그리고 저는 수 년간 혼자서만 일해왔습니다.
생각해보십쇼 당신도 그렇게 오랬동안 혼자 있게 된다면,
뭐 상상의 친구라도 만들어서 혼자서 중얼거리지 않게 되겠습니까?
저는 그림자에 대고 대화를 했습죠.
그리고 그림자들은 때때로 이상하게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마치 제가 하는 말을 실제로 듣기라도 하는냥 말이죠.
이런 말을 하면 제가 미쳤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게 수 년이 지나자 저는 그림자들을 진짜 친구처럼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는 그들에게 선물들까지 남기기 시작했죠.
엔진시어 놈들은 별로 탐탁찮겠지만, 고철 일부를 꿍쳐놨다가 그림자들에게 남겨주었죠.
그런데 그 선물들은 실제로 사라졌습니다! 진짜로 말입니다!
그림자는 그들을 어디론가 가지고 사라졌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헌병 장교 스칼디스가 운반 도로쪽으로 내려와서는 저를 느닷없이 심하게 구타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직 옥좌만이 그 인간이 왜 그렇게 열받아 있었는지 알고 있겠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저를 죽이려는 듯이 곤봉을 들고 제게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사건이 터졌습니다.
원하신다면 절 미친 놈이라 매도해도 좋으시지만, 그때 저는 분명 보았습니다.
그림자들 중 하나가 스스로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빠르게 움직였죠. 그리고는 스칼디스에게 달려들었고 그는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어 쓰러졌습니다.
그림자 속에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분명히 맹세합니다.
무언가 크고, 무언가 너덜너덜한 넝마데기들을 걸치고 있는 모양새였고,
그 사지들은 마치 부러진 것마냥 이상한 방향으로 굽혀져 있었죠.
그 순간 딱 한 번만 그것을 볼 수 있었고, 이후 그것은 순식간에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저는 겁에 질려 서둘러 스칼디스를 부축했습니다.
냅두면 그가 제게 무슨 짓을 할지 몰랐으니까요.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는 엄청 늙어 있었습니다. 전부 쭈글쭈글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눈에는 엄청난 두려움이 가득 채워져 있었죠.
그는 이후 다시는 이쪽으로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날 이후로 다시는 '그림자 인간'을 보지 못했습죠.'
* 심지어 이름조차도 오칭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가장 초기의 보고들에 따르면 이들은 '흐루드의 야행성 전사들',이라 언급되었는데
'의'이라는 것에 미루어보면 흐루드가 이 종의 이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살았던 모성을 의미하는 것에 더 가깝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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