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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valedor war zome


'공허의 용이 심연 속에 던져질 것이고,

그리하여 죽어가는 화염은 굶주린 자들을 부를 것이니,

거기에서 두 동족은 서로 합일하여,

천지에 격변이 일어나리라.'

-적성의 죽음에 대한 예언-


두리엘 행성의 오염

은하계상 남단부에 위치한 두리엘 행성은 궤도상에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특이하고 아름다운 행성이였습니다.

이 눈부신 행성은 야열대성 기후에 적당한 계절 순환을 지니고 있었으며,

적당한 거리에서 성계 태양을 공전하고 있었으므로 주변 다른 지성 종족들에게는 이상적인 식민지 대상 행성이였지요.

그런데 사실 이 행성은 고대에 엘다 제국의 상서로운 지배를 받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대신 이 고대 종족이 오래 전 이 행성을 포함한 수많은 행성들을 자신들의 변덕에 따라 좌지우지하며 빚어냈기 때문이였지요.


이얀나 이리에날은 실버아이의 예언이 가리키는 파멸의 합일은 최근 두리엘 행성이 하이브 함대 레비아탄의 타이라니드에게 정복된 일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이 행성의 이름 '두리엘'은 사실 엘다 어로 '사그라드는 불'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실버아이가 말했던 예언 속에도 그와 비슷한 단어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예언에 언급된 '죽어가는 화염'이 바로 이 '사그라드는 불'이 곧 꺼지게 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요.


이얀나의 요청에 따라 이얀덴의 시어 카운실이 즉시 소집되었고,

곧 그들에 의해 예지의 룬 문자들이 캐스팅되었습니다.

그들은 두리엘의 미래에 놓인 경로들을 확인하였는데,

두리엘이 당할 운명을 보게 되고는 놀랄 수 밖에 없었지요.

오래 전, 행성은 엘다 제국의 왕관에 걸린 빛나는 보석들 중에 하나였지만,

룬들은 이 한때 영광스러웠던 행성이 인류에 정복되었던 것 이상으로,

이제는 타이라니드에 의해 완전한 멸망의 벼랑 끝에 놓이게 되었음을 암시하고 있었기 때문이였습니다.


1만년 전, 듀리엘 행성은 엘다 제국의 멸망이 만들어낸 싸이킥 파동에 의해 거주하던 엘다 전체가 완전히 소멸되는 참극을 맞이했었습니다.

행성에 남은 것들은 슬라네쉬에 의해 영혼이 뺏긴 가련한 자들의 송장들 뿐이였으니,

그 남은 고깃덩이들은 결국 썩고 부패하여 먼지로 되어 사라졌지요.

허나, 당시 고대 엘다인들이 건설해두었던 것들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제국의 식민 함선들이 파견한 미개한 전함들이 이 행성에 발을 디뎠을 때까지도,

고대 엘다인의 건축물, 예술과 지상 건축물들은 여전히 남아 있었지요.


이후 제국 측은 텅 빈 이 행성에 인간들을 퍼트리기 시작했고,

엘다가 만들어두었던 모든 것들을 조직적으로 파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십여년간의 고통스러운 노동과 조직적인 파괴 행위 덕에,

행성 대지는 레이스본 방해석과 싸이코플라스틱 파편들에서 만들어진 아이보리 색조의 먼지 가루들로 뒤덮힐 정도였습니다.


제국은 예상대로 듀리엘 행성 표면을 자신들 입맛대로 바꾸기 시작하였습니다.

인류는 한때 빛나던 행성의 초원들을 두껍고 검은 페로크리트로 뒤덮고,

끊임없이 유입되는 인류 개척자들을 수용하고 황제를 숭배하기 위한 용도로 거대한 대성당들과 거주 구역들까지 마구 건설해나갔습니다.

그리하여 인류의 정착 이후 수년만에, 듀리엘 행성은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지요.

이후로도 인류는 수천여년간 행성 자원을 남발하였으니,

행성의 숲들은 비틀리고 화석화된 나무 화석들로 시들어갔으며,

온난한 기후의 대양들은 인류가 행성 핵에서 멋대로 지열 에너지를 동원한 덕에 다 말라 시들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전쟁, 전염병과 폭동이 행성 전역에서 준동하기 시작했지요.


허나 인류가 내건 멍에는 타이라니드들의 도래에 비하면 차라리 나은 편이였습니다.

엘다가 파악한대로, 레비아탄의 괴물 무리들은 최근 유혈낭자한 수 차례의 침공 끝에 단 1주만에 행성의 인류 방어자들을 제압하였습니다.

이 타이라니드들은 벌써부터 행성 흡수 작업을 개시하고 있었는데,

행성의 비탄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였습니다.

레비아탄 함대가 탐욕스러운 흡수 조직체들을 행성 표면에 쏟아내며 흡수 작업을 개시하고 있는 있는 와중에,

마침내 워프 스톰에서 벗어난 하이브 함대 크라켄의 분열 촉수가 두리엘을 함께 포식하기 위해 접근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였지요.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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