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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rk Imperium


프라이마크의 죽음.

1만년 전.


3장 : 타락한 피닉스

길리먼은 무대를 조명하는 빛 너머 어둠을 향해 시선을 집중했다.

그러자 빛은 마치 길리먼의 막강한 의지에 답하기라도 하듯, 특유의 흐릿한 효과가 줄어들었고

무대 뒤편의 어둠 속에서 꾸물거리는 소름끼치는 것의 움직임이 실루엣이나마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들의 아버지께서는 항상 나를 존중해주셨다,' 길리먼이 텅 빈 것처럼 느껴지는 극장에서 소리쳤다.

그러자 펄그림은 웃었다. 그의 기괴한 웃음소리는 점차 더욱 커지고 커져서 종국에는 헬리오폴리스 극장 전체를 그의 환희로 가득 채웠으며,

마치 수천 목구멍에서 나오듯 그 소리의 마디 마디가 전부 제각각 다르게 느껴졌다.


'오, 나를 용서해주게! 하지만 정말이지 깜찍하기 그지없어서 말이지.

하지만 혹시 이 몸께서 지녔던 독수리가 생각나지 않던가, 우리의 사랑스러운 길리먼께서는?

그에게 존중을 받았던 건 나야 길리먼, 너 따위가 아니지.'


그 말과 함께 비늘들이 서로 부딛히는 소리가 점점 더 가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마치 밤 중의 파충류 야수와 같은 야광의 녹색 눈들이 무대 위의 으스스한 조명 너머로 흐릿하게 반짝거리는 것이 길리먼의 눈에 들어왔다.

길리먼은 긴장하면서 언제든 반격할 준비를 해두었다.


'네놈의 같잖은 찬사를 받기에는 내 군단이 덜 화려할지도 모르지, 펄그림.

허나 나는 언제나 느리더라도 정직한 길만을 택해왔다. 왜냐면, 항상 정직하고 바른 길만이 가장 최선의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너는 언제나 완벽함을 향해 달려왔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외면해왔지.

하지만 그 덕에 네 두려움이 널 저주의 품으로 달려가는 길로 인도하게 만들어버린거다.' 


'실패?' 펄그림이 조롱하며 비웃었다.


'저주라니? 나는 전혀 실패하지 않았다! 나는 저주받지 않았다고!'


펄그림이 무대의 조명 위로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나는 구원받은거야.'


'테라이시여 맙소사...' 길리먼이 경악하며 숨을 들이켰다.


이미 일전에, 테라에서 펼쳐진 황궁 공성전 당시 길리먼은 그의 형제를 찍은 화면 캡쳐물들을 본 적이 있었다.

길리먼은 그것들을 여러번 보고 분석해 본 적 있었으며,

그의 형제에게 일어난 변화들을 최대한 냉철하게 분석하면서 그 모습을 볼 때 느껴지는 혐오감을 참아왔다.

또한 이후에도 그가 지금껏 저질러온 온갖 약탈 행위들에서 포착된 그의 모습들을 여러번 이미지 캡쳐로나마 봐온 적 있었다.

그래왔기에, 불사조 대문을 다시 보았을 때에도 별달리 큰 충격을 느끼진 않았었다.

그는 펄그림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이미 알고 있었다.

허나 펄그림을 눈 앞에서 직접 마주하게 되자,

그는 생생히 올라오는 혐오와 극렬히 싸워야만 했다.


ps. 앶3해야되서 오늘번역은 짧음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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