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경우들과 마찬가지로, '풀라크의 쟁반' 지표면에서 이루어진 앱실론의 가짜 구현체와의 만남은 당초 약속되었던 시간보다 늦게 이루어졌습니다.
만남이 이루어지는 동안, 아엘다리 예언자-마녀를 대상으로 장사방형 다층-패턴의 싸이킥스펙트랄적 감시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제 군주께서는 아엘다리를 맞이하는 예의적인 인사로 혀를 더럽히는 수고를 몸소 행하셨는데,
건방지게도 해당 외계인은 얼굴 없는 마스크 위로 혐오의 기색을 거리낌없이 드러내었습니다.
앱실론 : 쓸모 없는 가식적인 인사는 집어치우시지요, 키리아.
네 겉치레 인사로 보이는 내면의 불평에 찬 꿀꿀거리는 소리는 오히려 모욕적이군요.
로드 드라수스 : 그러면 이제 시작하지. 도대체 무슨 일로 날 부른 것이냐?
앱실론은 주변의 싸이킥 방어막들을 살펴보는 듯 보였는데,
외계인 앞에서 그것들은 놀라울 정도로 아무런 방해가 되지 못했습니다.
직후 외계인은 우리 측에서 철저하게 숨겨둔 비디오-감시기의 렌즈를 정확하게 주시했습니다.
곧 외계인의 흐릿한 구현체를 촬영하던 모든 화면들이 산란되었습니다.
드라수스 :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지?
앱실론 : ...당신께 들려줄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영혼 잃은 자들의 군주가 꾸는 꿈에 대한 이야기이지요.
..이제 그 '군주'에 대해 말해드리겠습니다.
드라수스 : 지난번까지만 해도 그 '군주'란 것은 내 상상 속 허구에 불과했는데 말이지.
앱실론 : 그렇겠지요, 그리고 제 대답이 이제 여기까지 당신을 이끌었군요.
그리고 당신의 번역가는 그대의 대담함에 대가를 치루게 되겠군요.
제 군주께서는 니카 자매와 함께 외계인이 펼친 장치로 입장하며 흐릿한 워프 잔향을 감지했습니다.
곧 우리는 그것이, 혹은 그가 누구인지 정신으로 인지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러는 동안 외계인은 저희를 지켜보는 듯 보였습니다.
앱실론 : 말할 필요도 없을 테니, 자 보시지요...
저 먼 옛날, 한 군주가 있었으니.
그의 권력에 대한 탐욕은 너무나도 거대하여,
결국 악이 그 주변에 모여들어 그의 야망을 닮은 거울과-같은 형상들로 거듭났습니다.
곧 그의 무한한 증오는 곧 그가 마주한 모든 만물에 대한 증오로,
심지어는 그의 백성들에게까지도 이어졌지요.
허나, 그의 적의가 진정으로 꽃핀 대상은 다른 무엇도 아닌 생명의 빛 그자체였으니,
자신의 왕국들에서 생명을 몰아내는데 만족하지 못한 군주는 결국 그 너머에서까지도 모든 생명을 지우기로 다짐했답니다.
세계의 지평선들 너머로 비밀스레 자리를 옮긴 그는, 거기에서 무한한 굶주림에 휩싸인 공포의 존재들을 창조했고,
마침내 그들이 완성됨에 흡족해하며 빛나는 우리 세계를 향해 그 공포를 풀어넣었으니,
그 공포는 왕국과 왕국을 이어가며 모든 것들을 게걸스레 포식했습니다.
모든 생명이 사라졌기에, 그의 왕국은 안전하므로
그것으로 모든 자들이 비탄 속에 스러져갈 때 그는 홀로 웃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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