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출처 : Warhammer 40,000 - the World Engine.


개인적 의견

저는 메디케어 옵스큐럼 소속의 칼리암 헬베타르에게 조촐하지만 웅장한 장례식을 거행해 주었습니다.

그는 때로는 제 수행원으로써 노고를 아끼지 않았으며, 생전 그녀의 다른 동료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허나 저는 어떤 조문사도 올리지 않았습니다. 입조차 열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도와 함께 그녀의 관이 정거장의 에어록을 통해 빠져나가는 것만을 지켜보았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오늘 파괴하였습니다.

우리는 소수의 친구들만을 지니고 있지만,

그조차도 이런 식으로 함께할 때엔 그들 중 누군가가 이렇게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각오하여야만 하는 가혹한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린 항상 그들을 존중하며, 이와 같은 '오토신스 세퀸스'를 완수하라는 명령을 내릴 준비를 마음 속으로 각오해둬야만 합니다.

설령 작업 이후에 그들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걸 알면서도 말이지요.

많은 이들이 인퀴지터의 대리로 행성 하나를 파괴하라는 명령은 쉽게 내릴 수 있지만,

인퀴지터의 가장 가혹한 의무들을 수행해줄 수 있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치프 라이브러리안 할히의 시신은 옵시디아 행성으로의 운반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거기에 남아 있는 아스트랄 나이트는 훈련 교관격인 아너 가드 한 명과 일부 베테랑들 뿐으로,

사실상 챕터가 재건되기에는 너무 적은 수입니다.

그들은 사페홀드 전투의 유일한 유물이자 보르시스 파괴의 유산이라는 의미를 담아,

시신을 인도받게 될 것입니다.

할히가 전투 이후 발견된 유일한 시신이며,

템페스투스의 잔해는 포지 월드로 견인되어 비슷한 급들의 다른 현존 전함들을 위한 수리 부품 용도로 재활용될 것입니다.


옵시디아에 남은 마지막 전투 형제들이 언젠가 최후를 맞이한다면,

아스트랄 나이트는 그것으로 이제 끝이 날 것입니다.

메디케어 옵스큐럼에서의 장례식을 끝으로 바브 성계와 관련된 제 의무들 또한 이제 끝났고,

저는 1시간 내로 여길 떠나게 될 것입니다.

제 다음 행선지는 세라판 의회입니다. 

헬베타르가 수집한 할히의 기억들은 그 자리에서 제가 다른 동료 인퀴지터들에게 공개할 자료들의 핵심이 될 것으로,

의회 소집의 주제는 세계창조자 이그라'니아의 존재에 관련된 것입니다.

그들 중에는 향후 별-신을 추격하는 일에 있어 경험과 인력 면에서 훨씬 뛰어난 자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존재를 파괴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별개의 문제겠지만요.


암라드가 이그라'니아를 해방시켰던과 똑같은 결정을, 저 또한 내릴 수 있을지 사실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저라면 무엇을 결정했을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아는 것은 보르시스가 파괴되었으며

그들의 희생으로 수많은 행성들이 살아남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그것 말고는, 감히 저로써는 그 무엇도 감히 판단할 수 없습니다.


세라판을 향해 항해를 개시하며 이 일지를 마치기 전에 마지막 생각 하나가 떠오릅니다.

치프 라이브러리안 할히는 아스트랄 나이트 챕터 중 가장 현명한 이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생전 견해 중 하나만큼은 저 또한 똑같이 생각합니다.


우린 언젠가, 이그라'니아를 찾아낼 것입니다. 반드시.


-로드 인퀴지터 퀼벤 라에


​ps. 헬베타르는 할히의 뇌를 통해 생중계로 월드 엔진 전투를 보게 해준 의료 전문가라 보면 됨.

근데 이후 감당할 수 없는 충격에 빠져서 사망..

사실 소설 내용 전체가 할히의 회상이라는 설정임.


여튼 여기가 끝입니다.

따지고 보면 이그라'니아는 엄청난 문제거리긴 한데,

길리먼 부활 때까지도 별 이야기 없는 걸로 보아 잊혀진 맥거핀 정도로 보면 될듯.


Posted by 스틸리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