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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arhammer 40,000 - the World Engine.



캡틴 암라드

-과거-

바르벤카스트의 행성 총독 리돌마르는 직책에 따라, 예술을 사랑했다.

비록 예술에 대한 조예는 없었고, 본인조차 거기에 딱히 즐거움을 느끼지는 않았으나,

바르벤카스트 행성의 총독 관료로서 섹터의 가장 뛰어난 예술 모음집을 유지하는 일은 어쨌든 필요한 일이였다.

그리하여 그의 왕궁은 항상 그 예술로 가득했다.

정교하고 아름다운 복장의 여인이 그려진 거대한 그림 작품들이라던가,

고풍적인 갑주 슈트들이라던가 제국 영웅들의 흉상들 따위가 왕궁의 모든 벽과 구석에 전시되어 있엇다.

또한 이 장소는 바르벤카스트에서 환경 오염에 노출되지 않은 장소들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그 장소들은 행성의 아름다웠던 과거의 자연 환경의 가치를 하이브 도시들의 필요성이 마침내 넘어서기 전까지 이 행성이 얼마나 아름다웠는가를 고의적으로 상기시켜주려는 듯이 마련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값을 메길 수 없을 정도로 진귀한 문학 작품들과 기도문들이 전시 유리 안에 보관되어 있었으며,

천장들조차도 천사들이 가득한 하늘들이 그려진 다중 색조의 프레스코들로 뒤덮혀

바르벤카스트 행성 본래의 적갈색 하늘과 대조되고 있었다.

바로 이 왕궁에서, 총독 거처 내의 청원실에서, 암라드는 챕터 마스터 데렐한을 마침내 잡았다.


데렐한이 두 손에 쥔 볼터는 여전히 매케한 매연을 발산하고 있었는데,

수 분 전에, 그는 하이브 터티우스 도시의 돌연변이들을 통제하라는 제국법을 준수하지 못했다는 죄명으로 총독 레이돌마르를 처형했다.


'캡틴 암라드, 자네의 배치 위치는 공업지구 슬럼가일텐데,' 데렐한이 이어서 말했다.


'ㅡ어째서 자리를 이탈한거지?'


'왜냐하면, 오늘 그분께 바쳐야 할 의무를 어긴 자가 저 혼자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암라드가 답했다.


델레한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암라드와 그의 옆에 선 채플린 마사약을 바라보았다.

그래, 마사약의 의심이 암라드를 여기까지 끌고 왔구나.

심지어 같은 스페이스 마린들이라 할지라도 드렐한의 시선 앞에서는 위축될만했는데,

그것은 그가 옵시디아 행성의 대가문들이 배출한 자들 중에서도 가장 엄격하고 날카로운 자였기 때문이였다.

스페이스 마린이 되기 이전에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그를 두려워했다.

이제 그는 챕터 마스터를 상징하는 휘황찬란한 백색 갑주를 착용하고 있었고,

양 견갑에는 아우구스타르의 백색 비늘 망토를 두르고 있었으며

이마에는 명예 못들이 줄지어 박혀 있었다.

죽기 직전에, 레돌마르는 아마 죽음 자체가 그의 거처에 찾아왔노라고 생각했겠지.


'해명해라!' 데렐한이 꾸짖었다. 그의 무시무시한 목소리에, 챕터 마스터와 동행한 아스트랄 나이트 마린들이 청원실로 들어왔다.

암라드는 그들 중에서 라이브러리안 할히를 알아보았다. 암라드와 함께한 아스트랄 나이트 동기이자, 그가 친구라 여기는 자였다.

그를 보며, 이 자리에서 전투 형제들이 서로간에 총을 겨누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그의 마음 한켠에 피어올랐다.


'먼저, 이것부터 설명하셔야겠습니다,' 암라드가 말했다.

직후 그는 작은 금속제 물건을 앞의 바닥에 떨구었다.

그것은 암라드와 마린들이 공업 지구에서 벌인 대학살이 끝나고, 그 피가 채 마르기도 전에

채플린 마사약이 암라드에게 건냈던 물건이였다.

그것은 자니악 가문의 상징이였다. 옵시디아의 모든 자손들은 그것이 뭔지 알고 있었다.

자니악은 행성의 배반자로, 불가촉들이였다. 그들은 행성의 반역자들로, 큰 범죄를 저지르고 오래 전 행성에서 도망쳤다.


'이것을 공업 지구 전장의 한 시체에게서 발견했습니다,' 채플린 마사약이 말했다.


'한두개가 아니더군요.'


드렐한이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그것을 주어서, 표면 위에 침을 뱉고는 방 구석에 던져버렸다.


'그래서 이것 때문에 날 고발하겠다?' 그가 말했다.


'나는 옵시디아의 모든 이들에게 묻었던 오점을 지워냈다.

오히려, 네놈은 날 떠받들고 내게 감사를 보내야 한단 말이다! 자니악 천민들은 죽어야 해!'


'그렇다면 어째서 저희를 여기로 데려오기 위해 거짓말을 했던 겁니까?' 암라드가 반박했다. 그리고 몇 걸음 걸어서,

데렐한 앞에 위험할 정도로 가까히 서서, 그를 노려보았다.

만약 상황이 폭력적으로 변한다고 해도, 이 개인 간격은 반드시 유지해야될 터였다.

그 누구도 오늘 밤 하이브 터티우스에서 죽을 이유는 없었다.


'당신은 숨겨진 돌연변이들이 행성에 숨어있다는 이야기를 창작한 다음, 인퀴지터가 우리들에게 명령을 내려 여길 정화하라 했다고 거짓말을 꾸몄습니다.

그 숨겨진 진의가 다른 전투 형제들이 동의할만한 정당한 것이였다면, 애초에 꾸밀 이유도 없었을 겁니다!'


'네놈이 감히 내게 반박을 해?' 데렐한이 암라드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자니악 가문 놈들은 옵시디언의 각 가문 원로들을 암살하고선,

행성 적도 정글에서 마치 두들겨맞은 개들마냥 도망쳤다.

결국 놈들은 이 행성의 하이브까지 도망쳐서 마치 제국의 건실한 시민들마냥 몸을 숨겼다.

마치 자신들의 죄악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라도 한 마냥 말이다!

이게 명예가 아니면 뭐란 말이더냐, 그들을 사냥하고 처형하는 것이야말로 명예 아니더냐?'


'그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무고한 이들이 우리들 손에 죽어야 했는지 아시는 겁니까?' 이번에는 암라드가 참지 못하고 일갈했다.

그는 분노를 끝까지 억누르기 위해 애쓰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머리끝까지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명령이 떨어졌던 그 날, 하이브 터티우스에서 자신과 자신의 형제들에 의해 무고하게 죽었던 남녀노소의 무고한 얼굴들이 아직도 아른거려서,

죄책감 속에 암라드는 데렐한의 얼굴을 간신히 바라볼 수 있었다.

그들은 마치 동물들처럼 학살당했다. 그날, 그의 검과 볼터에 목숨을 잃은게 한두명이 아니였다.


'수천명, 데렐한! 수만명이 그 날 죽었다!'


'애초부터 놈들은 이 행성의 사람들 사이에 몸을 숨기려 했었다,' 데렐한이 답했다.


'자니악 가문의 모든 일원들이 죽었다 어떻게 보장할 수 있겠나? 우린 놈들 모두를 죽여야 했네.'


'무엇을 위해서?' 암라드가 물었다.


'내 선조들에 대한 나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지,' 데렐한이 말했다.

그의 얼굴과 목소리는 이미 완전한 확신이 가득했다.


'나는 술키야 데렐한 반 벤 타르게리스다. 나는 내 살해당한 동포의 복수자다.'


'우린 아스트랄 나이트로 거듭나며, 이전의 우리들이였던 가문들을 완전히 떠났습니다,' 암라드가 말했다.


'그걸 믿는건가?' 데렐한이 차갑게 웃었다.


'제 가문에 대한 충성심을 버린 아스트랄 나이트는 어디에도 없다!

라히자르 가문의 아들아, 너 또한 그렇다고 말하지는 못할텐데. 거짓으로 꾸며낼 생각은 말아라!'


'나는 피라자르 암라드 반 라히자가 아니다,' 암라드가 어떻게든 목소리를 차분하게 가라앉히려 노력하며 당당하게 말했다.


'나는 아스트랄 나이트 챕터의 캡틴 암라드다. 내가 섬기는 황제 폐하의 눈에 따라, 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리고 네놈에겐 내가 지금 고백한 이 다짐을 따라할 용기와 힘이 없었기에,

우리들로 하여금 수천명의 무고한 영혼들을 억지로 앗아가도록 역겨운 거짓말을 꾸며냈다.

네놈은 아스트랄 나이트 챕터의 색을 입을 자격조차 없어.

챕터 마스터 자리에서 물러나라.'


'그리고 날 죽일꺼냐? 라히자르의 아들이여?' 데렐한은 암라드가 그와 같은 일을 벌이지 않을거라 믿는듯이 시늉하면서,

조용히 그의 파워 소드 손잡이를 향해 손을 가까히 대었다.


'네놈은 모두를 배반했다,' 암라드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으나,

그의 근육들은 이미 전투를 예상하며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다.


'그러니 다른 처벌이 또 있던가. 나는 코덱스 아스타르테스의 지엄한 법률에 의거할 뿐이다.'


'나는 내 아버지들이 원하시는 명예에 따르겠으니,' 데렐한이 이어서 답했다.


'네놈이 내 머리를 원한다면, 어디 한번 가져가보거라!'


당연하게도, 드렐한의 움직임이 훨씬 빨랐다.

그는 자신의 고발자보다 수십년은 더 앞선 전투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암라드보다 더 강하고 더 능숙한 적들을 수없이 쓰려트렸다.

암라드가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곤 볼터를 들어올려 드렐한이 내지르는 검의 경로에 거의 반사적으로 겨냥하는 것 뿐이였고,

검집에서 매끄럽게 흘러내린 검은 암라드의 사고보다 더 빠른 속력으로 그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그의 볼터는 파워 블레이드에 의해 반으로 쪼개졌다.

그렇게 잘려나간 볼터의 최후가 자신의 목에 똑같이 일어날 것은 겨우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암라드는 검을 피하려다가 뒤로 기울어지며 넘어졌고, 

아마 바르벤카스트의 하이브 노동자들 중 한 명이 일생토록 일한 대가보다 더 비쌀 재목으로 만들어진 화장대와 그대로 부딛혔다.

화장대는 그의 무게 아래 산산조각났고, 암라드는 화장대 뒷벽에 부딛혔다.

그는 곧 드렐한이 다가올 것임을 예상했다.

예상대로, 그는 암라드에게 최후를 선사하기 위해 검으로 은빛 선회류를 그리며 그에게 다가왔다.


허나, 그 순간 라이브러리안 할히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는 암라드와 그의 챕터 마스터 사이를 완벽한 움직임 속에 차단했다.


할히는 드렐한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으나, 그가 보여준 실용적이고 정확한 움직임은

그가 앞으로 나서는 순간에 이미 놀라운 예지 능력들을 통해 모든 발걸음과 반격을 계획하고 나왔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암라드는 할히의 '특수한 능력들'이 뛰어남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지금처럼 가까히서 직접적으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였다.

할히는 암라드를 찌르려는 데렐한의 파워 소드를 가로막으며, 동시에 팔꿈치로 챕터 마스터의 면상을 갈겼다.

뼈가 부러지고 피부가 찢겼다. 데렐한의 눈구멍 하나는 반쯤 함몰해버렸다.

할히는 포스 스테프를 휘둘러 그의 파워 소드를 강제로 끌어내렸다.

평범한 무기라면 동력 장막에 의해 산산조각났겠지만,

포스 스테프는 드렐한의 무기를 견뎌내기 충분했고

결국 드렐한은 한발자국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이제보니 내가 반역자들에 둘러싸여 있었구나!' 챕터 마스터가 분노 속에 으르렁거렸다.


'그렇다면 약자들을 숙청해야겠다! 네놈들은 전부ㅡ'


그의 마지막 말은 적남색 에너지의 섬광 속에 끊겨버렸다.

암라드는 맹맹해진 두 눈이 다시 돌아올때쯤, 채플린 마사약이 데렐한의 뒤편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곧 데렐한의 손가락들에서 파워 소드가 떨어졌다.

카펫 위로, 파워 소드의 장막이 번지며 연기와 함께 탁탁거리는 소리가 발생했다.


마사약의 크로지우스 아카넘은 챕터 마스터 데렐한의 두개골 뒤편에 깊숙히 파묻혀 있었다.

그의 몽둥이류 무기의 끝날은 독수리의 형상을 띄고 있었는데,

독수리의 양 날개는 마치 검날과 같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날개들 중 하나는 드렐한의 머리에 제대로 꽂혀 있었다. 뇌까지 그대로 잘라버릴 정도로 깊게.

데렐한의 온전한 남은 눈이 뒤로 넘어갔고,

곧 코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마사약은 데렐한의 허리 아래춤에 그의 다리를 올려두곤, 그것을 마치 지렛대삼아 크로지우스를 다시 머리통에서 뽀아냈다.

데렐한의 머리통이 다시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완전히 사망하였는데, 그 무게는 사실상 쓰러진 나무 수준이였다.

그제서야 암라드는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마사약을 포함하여, 할히와 그 본인, 그리고 드렐한의 분대 내 소수만이 이 암라드의 고발 장면과 살인 장면을 목격했다.


'그게 당신이였으니 참 다행이구려,' 암라드가 말했다. '그것은 채플린의 임무에 따른 정당방위였소.'


'나와 같은 부류 입장에서 이런 일은 별로 내키는건 아니지만,' 마사약이 이어서 말했다. '때때로, 이런 개자식에겐 꼭 몽둥이가 필요한 법이지.'


'옵시디아의 대가문들에 소식이 닿는다면,' 할히가 이어서 말했다. 


'그것은 행성을 다시 분열시킬지도 모르네. 일부는 우리에게서 등을 돌리고, 일부는 우리를 지지하겠지.

행성 내전이 일어날 것이네. 그러니 오늘 이 자리에서 일어난 일을 본 것은 오직 우리들뿐이여야 하네.

우리들은 반드시 침묵을 지켜야 한다네, 형제들이여.'


'그렇다면 이렇게 하지. 이것은 레이돌마르의 작품이였다, 라고 칩세,' 마사약이 말했다.


'그는 우리들이 자신의 주거실에 올 것을 미리 예측했고, 함정들을 파두었다.

그리고 드렐한은 총독을 처형하는 도중 함정 중 하나에 걸려 사망했다고 합세.

그리고 우린 쓰러진 형제를 온 명예를 담아 요새 수도원으로 운구했다고.

최후에, 그는 전투 속에서 자신의 명예를 다하였노라 말이네.

여기 혹시 이견 있는 사람 있다면, 왠만하면 지금 말해주게나.'


허나 이견은 없었다. 총독의 주거실에는 10명 이하의 아스트랄 나이트들이 모여 있었지만,

모두 이견을 말하지는 않았다. 

그들이 입을 다문다면, 그리고 그들만이 데렐한이 저지른 챕터에 대한 배반이 사실 무엇 때문이였는가에 대해 잊지 않으며 비밀을 지킨다면,

옵시디아와 아스트랄 나이트들은 영향을 받지 않아도 될 것이였다.


'하지만 정의는 바로세워야겠네,' 암라드가 말했다.


'오는 나는 내 자신의 손으로 수많은 무고한 이들을 죽여버렸네.

우린 결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이 행성에 지워버린 것이네.

데렐한이 거짓말로 우릴 속였다고는 하나, 결국 방아쇠를 당긴 것은 우리들 본인이네.

그러니 정의를 세워야 되는 것도 바로 우리들이고.'


'우리는 그럴 것이오,' 마사약이 말했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지. 그럴 방법을 찾아야 되겠지만, 캡틴 형제, 일단 지금은 이 행성을 떠나는게 먼저네.

새로운 챕터 마스터가 당장 임명되는게 시급하네. 아스트랄 나이트는 이후 다시 싸워나갈 것이고.'


'우리들 중 한 명이 되야될 것이네,' 할히가 말했다.


'챕터 마스터의 왕좌라면 혹시 일어나게 될 불상사들을 방지할 수 있을테니.'


'리클루지아즘이 이런 문제들에 있어서는 정통하지,' 마사약이 말했다.


'먼저, 나 같은 채플린은 챕터 마스터가 될 수 없네.

라이브러리안 챕터 마스터 또한 코덱스의 교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하긴 좀 그렇지.

캡틴 암라드?'


한순간, 암라드는 마사약이 무엇을 묻고 싶은건지 알 수 없었다.

한 순간, 암라드는 자신의 검지를 가슴에 가리킨 다음 이렇게 되묻고 싶었다. '나를 왜?'

암라드는 데렐한의 시체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뒤통수는 완전히 헤집어져 있었고,

피와 이런저런 찌꺼기들이 그의 머리통 주변에 흩어져 있었다.

거기에는 피와 뇌수가 섞여서, 아우구스타르의 망토 뒤편에 묻어 있었다.


마침내 결정을 내린 암라드가 말했다. '나는 자격이 안 되네.'


'나는 단 한 순간도, 그런 자격을 갖추었던 적이 없었다고 생각하네.'


그러자 채플린 마사약이 말했다.


'하지만 그건 자네여야만 하네.'


'그렇다면 책임을 받아들겠네,' 암라드가 말했다. 하지만 말하는 순간에도,

그는 자신의 말의 무게가 말 그대로 그를 압눌러 짓밟는 것만 같은 기분을 받았다.

전투 형제들이 사망할 때마다, 그것은 모두 자신의 책임이 될 것이였다.

그의 중대 뿐만 아니라, 그 이상으로, 전 챕터가 그의 책임이 될 것이였다.


이제 모든 패배 또한 그가 책임질 무게가 될 것이였다.


'데렐한은 항상 자신이 챕터 마스터가 되길 원했었네,' 할히가 말했다.


'그는 그것을 위해 싸워왔지. 결국 권력욕 속에 그는 일생의 목표를 완성했네.

그러니, 아스트랄 나이트 챕터도 이젠 권력욕 없는 인물한테 좀 힘을 줄 때도 됐지.'


암라드는 다시 한번 데렐한의 시체를 내려다보고, 음성채널을 켜서 말했다.


'캡틴 암라드다. 챕터 마스터 데렐한이 사망했다. 우리들의 임무는 완수되었고, 더 이상의 손실은 불허한다.

모든 분대들은, 철수 지점들로 이동하여 철수를 준비하라.

우리들은 복귀하여, 주군의 전사를 애도할 것이다.

일단 현재는, 즉시 철수한다.'


'그를 들어올리게.' 채플린 마사약이 말했다. '마치 영웅처럼 대접해줘야겠지.'


아스트랄 나이트들이 데렐한의 시신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암라드가 그들을 앞장섰다.

마린들은 그를 나르며 총독 거처의 기이한 장관을 지나 하이브 첨탑까지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바르벤카스트의 오염된 공기가 첨탑들 주변을 돌고 있었고,

그 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하이브 전경이 보였다.

건쉽들과 장갑 수송기들이 하이브의 최상부에 착륙하여 아스트랄 나이트들을 태워 궤도의 함선들로 나를 준비가 이미 완료되어 있었다.


'이 행성을 떠나게 되어 속이 편하군,' 아스트랄 나이트들이 데렐한의 시신을 총독 거주실 근처에 위치한 착륙 지점으로 옮기는 동안 할히가 말했다. 

이제 곧 건쉽이 간단하게 착륙하여 그들을 수송해 나를 것이였다.


'너무 편하게 생각하지 말게,' 암라드가 엄숙하게 말했다.


'언젠가, 우린 이 행성에 진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니.'


​ps. 추가로 설명하자면, 아스트랄 나이트는 모성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챕터들 중에 하나였음.

물론 샐러맨더 챕터의 예와 같이 모성과 관계를 유지하는 스페이스 마린 챕터가 아주 없는건 아니지만,

아스트랄 나이트는 좀 더 심해서, 스페이스 마린으로 거듭나도 출신 가문 같은 것을 여전히 신경썼는데

어느날 모성에서 자니악 가문이 가문들의 공동체 원로회에 불만을 품고 원로회 일원들을 전부 죽이고 반란을 일으킴.

아스트랄 나이트 마린들이 개입해서 이들을 모두 학살하고, 남은 소수는 바르벤카스트로 도망가서 조용히 살아갔는데,

드렐한은 자신의 가문 일원들이 죽은 것에 분개해서 원수를 갚겠다고 공연히 거짓말을 쳐서 바르벤카스트의 하이브 하나를 들쑤셔버린 것.

그래서 이날 이후, 암라드는 언젠가 반드시 바르벤카스트 행성을 수호해주겠다고 선언했고,

수십년 후, 월드 엔진이 바르벤카스트 행성을 위협하게 되자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나섬.

오직 일부만이 아는 그 약속을..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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