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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 이야기:
모르슬리브의 대보름에 길바닥에 내버려진 펠릭스와 고트렉은 숲 속 오솔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비스트맨이 어슬렁거리고 있는 것을 느낀 고트렉은 마구 도발을 해댔다. 그러다가 수상한 검은 마차가 하마터면 고트렉을 깔아뭉겔 뻔 했다. 화가 난 고트렉은 펠릭스와 함께 마차를 추적했다. 근처 여관에서 말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2인조는 여관을 수색했지만 헛바탕이었다. 이에 펠릭스는 여관에서 술을 마시고 밤을 보내자는 제의를 했다.
한바탕 실랑이를 하고 2인조는 여관에 들어갔다. 술을 마시던 두 사람은 여관주인의 아들, 건터가 실종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옆에 있던 상인이 작년 모르슬리브 대보름에 건터의 미혼녀 잉그리드 하우프만의 비슷한 경험을 말해주었다. 대보름에 실종된 잉그리드가 다음날에 멍투성이로 발견됬었다. 잉그리드 말로는 자신이 사악한 의식의 제물로 바쳐질 뻔 했다가 극적으로 도망쳤다고 했다. 흑석의 고리라는 숲 속에 있는 사악한 장소에서 의식이 거행된 다는 소식을 듣고, 슬레이어다운 죽음을 찾기 위해 고트렉은 자진해서 따라갔다. 서약에 얽매인 펠릭스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가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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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떨리는 것을 멈추기 위해 애먹고 있었던 펠릭스는 입술이 바짝 말라가는 느낌을 받았다.
"산길이 있읍죠. 지가 나으리들을 그 길로 모시고 가겠십니더."
"줗아,"고트렉이 말했다. "놓치기 너무 아까운 기회야. 오늘밤 나는 나의 죗값을 치르고 강철의 전당에 있는 조상들한테로 인도되리니. 이 모든 것은 위대한 그룽니의 뜻대로 되리라." 그는 꼭 쥔 주먹으로 가슴 앞에 아리송한 동작을 하며 말했다. "서둘러라, 인간, 출발이다." 그리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펠릭스는 배낭을 집어 들고 길에 나서려던 찰나, 노부인이 그를 불러 세웠다. 그녀는 펠릭스에 손에 뭔가를 쥐어주며 말했다. "나으리, 이것을 가져가세요. 지그마님의 액막이입니다. 나으리를 보호해 줄 거에요. 우리 건터도 똑같은 걸 가지고 있어요."
액막이가 건터를 퍽이나도 잘 보호해줬군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노부인의 표정을 보고 펠릭스는 생각이 바뀌었다. 그 표정은 두려움, 불안, 그리고 어쩌면, 희망이 섞여있었다. 펠릭스는 굳센 다짐을 하였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인."
바깥에선 하늘이 이미 모르슬리브가 발산하는 영롱한 초록색에 물들여져 있었다. 펠릭스는 손을 펴서 리세 부인이 쥐어준 액막이를 살펴보았다. 작디작은 철제 망치 형상이 달린 제법 좋은 사슬 목걸이다. 펠릭스는 잠시 이것을 목에 매달려고 버둥거렸다. 고트렉과 여관주인은 펠릭스를 기다리지 않고 이미 길을 따라 걷고 있었기에 펠릭스는 뛰어가서 따라잡아야만 했다.
여관주인이 가리켜준 길을 걷다가 고트렉이 갑자기 땅바닥에 웅크리면서 말했다. "이게 뭔지 알아보겠나, 인간?" 이때 그들 근처에는 하츠로흐와 보겐하펜 사이의 대로가 뻗어나가 있었다.
펠릭스는 무릎을 짚어 몸을 숙였다. 고트렉이 가리킨 흔적은 바퀴자국 같아 보였다. 펠릭스는 여관주인이 제대로 돌아갔는지 걱정되었다.
"바퀴 자국이네," 펠릭스가 말했다. "북쪽으로 가고 있어."
"뛰어난걸, 인간. 아마 바로 그 마차의 바퀴자국일거야. 우리랑 같은 길을 따라 북쪽의 흑석의 고리로 간거야."
"그 검은 마차가?"펠릭스가 물어보았다.
"그러길 바래야지. 환상적인 밤이군! 나의 모든 소망을 들어 주었어. 나의 죄를 씻어내고 나를 깔아 죽이려는 마차에 복수를 하고." 고트렉은 기쁜 듯이 킬킬거렸지만 펠릭스는 그가 평소답지 않게 수다스러워진 것을 보고 약간의 변화가 생겼음을 눈치챘다. 고트렉의 정신이 더 날카로워졌다. 아마 자신의 운명이 바라던 대로 끝나지 않을 것을 두려워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근데 마차라니? 그럼 그 집회에 귀족이 참석했다는 말일까, 인간? 인류의 제국이 정말 그 정도로 오염된 건가?" 펠릭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모르는 일이야. 귀족 출신의 사람이 주도자 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주로 현지의 평민들일거야. 나도 딴 데서 들은 말인데――카오스의 오염이 여기처럼 길을 벗어난 곳에서 자생한대." 고트렉은 펠릭스가 보았던 가장 실망스러운 표정을 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희 인류들의 미련함이 참으로 딱하구나. 어떻게 너희들의 영주들이 어둠의 힘에 자신들을 팔아 치우는 건지, 타락했군, 타락했어."
"모든 인간이 그런 것도 아니잖아," 펠릭스는 기분이 상해서 고트렉에 반박했다. "그래, 극소수의 인간들이 대가를 막론하고 힘을 얻고 싶다거나 욕망을 채우고 싶어하지. 하지만 언제까지만 극소수야. 대부분은 선량한 이들이지. 게다가 따져보면 옛 종족들도 결백한 셈이 아니잖아. 내가 듣기론 과거에 전체 드워프 군단이 파괴의 세력에 굴복했다는 사건이 있었던데." 그 말을 듣자 고트렉은 으르렁거리더니 바닥에다 침을 퉤하고 뱉었다. 펠릭스의 손은 다시 칼자루에 다가갔다, 어쩌면 트롤슬레이어를 너무 밀어붙인게 아닌가 싶었다.
"맞는 말이다," 고트렉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솜털처럼 부드럽지만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우리는 심지어 그런 놈들에 관한 이야기를 공공장소에서 말하기를 꺼려하지. 우리는 그 증오받아 마땅할 동족의 배신자와 그 주인놈한테 영원의 전쟁을 선포했지."
"우리 종족으로 말하자면 마녀사냥꾼과 법률로 싸우고 있지."
다시 고트렉은 영 아닌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도 너의 동족들은 아는 게 너무 적다. 그들은 타락에 취약하고 전쟁과 멀리 떨어져있지. 그들은 세계의 깊은 뿌리에서 잠복하고 있는 위협에 전혀 모르고 있어."
"마녀사냥꾼? 농담하지 말게!" 고트렉은 바닥에 침을 뱉고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법률이라니! 장담컨대 카오스를 물리치는 방법은 오직 하나야." 그리고 그 방법을 알려주는 의미로 도끼를 휘둘렀다.
이인조는 울창한 숲을 애써서 헤쳐 나갔다. 머리 위에는 모르슬리브가 이글거리며 빛냈다. 그사이에 모르슬리브는 더 커졌고 하늘을 녹색의 바다로 만들어 놓았다. 안개가 조금씩 주변을 감쌌다. 서서히 암석들이 세계를 좀먹는 질병의 종기처럼 곳곳에서 돋아 나오기 시작했다.
9
가끔 펠릭스는 거대한 날개가 머리위로 휙 하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두리번거리며 찾아보면 오직 초록색 빛에 출렁이는 하늘과 어둠에 가려진 숲 밖에 보이지 않았다. 안개는 더욱 자욱해져 마치 들끓는 바다에서 부유하는 것 같았다.
펠릭스는 이 장소가 잘못되어도 정말 단단히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공기는 그의 두려움을 삼키려는 듯이 조여왔고, 목 뒤에는 항상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오래전에, 아직 알트도르프의 꼬맹이였던 시절에, 아버지의 집에서 어두운 구름이 하늘을 가리면서 평생 잊지 못할 엄청난 폭풍우가 내리쳤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 펠릭스는 그때와 비슷한 초조함을 경험하고 있다. 엄청난 힘이 여기로 모여들고 있어, 펠릭스는 확신했다. 그는 자신이 거인의 몸을 기어오르는 벌레 같다고 생각했다. 언제 거인이 깨어나 그를 박살낼지 모르는 일이다.
심지어 고트렉마저도 긴장한 상태였다. 어느세 그는 침묵에 빠져 전처럼 수다를 떨지 않은지 오래된 것 같았다. 때때로 고트렉은 펠릭스를 멈춰 세워 조용히 하라고 손짓한 뒤, 우뚝 서서 공기에 대고 킁킁거리곤 한다. 펠릭스는 이때 그가 공기 중 아주 미미한 냄세라도 맡기 위해 온몸을 잔뜩 긴장시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고나서 다시 길을 재촉하는 것이다.
펠릭스의 근육은 초조함에 완전히 경직되었다.
언제나처럼 펠릭스는 따라온 것을 후회했다. 물론이지만 내 서약 중에는 드워프를 따라 죽어야 한다는 말을 없었지. 어쩌면 안개를 틈 타 슬쩍 빠져나갈 수도 있을 거야. 펠릭스는 부질없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펠릭스는 이를 악물었다. 그는 줄곧 자신의 명예를 소중히 아꼈다. 게다가 드워프에게 신세를 진 것을 넘어 생명의 은인이었다. 드워프는 위협 속에서도 자신을 구해주었다. 물론 펠릭스는 그때 고트렉이 여자에게 구애를 하는 신사처럼 죽음을 열렬하게 추구하는 드워프인지 몰랐지만, 여전히 펠릭스는 고트렉을 도와 줄 의무를 느꼈다.
펠릭스는 만취한 상태로 술집에서 고트렉과 서약을 하는 장면을 떠올렸다. 그들은 펠릭스가 알지도 못하는 드워프 의식을 통해 피로 맺은 의형제가 되었고, 고트렉의 슬레이어 맹세를 도와주는 내용의 서약을 했다. 고트렉은 자신의 업적이 기억되고 후세에 고이 알려지기를 원했다. 그래서 펠릭스가 시인이라는 것을 알고나서, 펠릭스에게 자신과 동행하기를 권유했다. 알딸딸해진 펠릭스에게 그것은 꽤나 괜찮은 생각으로 보였다. 트롤슬레이어의 망나니 같은 운명은 엄청난 소재였고, 이를 노래할 서사시는 분명 희대의 명작이 되어 펠릭스와 고트렉을 유명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때 까지만 해도 몰랐었지, 펠릭스는 생각했다. 이렇게 됐을 줄이야, 게하임니스나흐트에 괴물 사냥이라니. 이렇게 참으로 극적인 상황에 펠릭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용맹한 무용담을 읊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었다. 전제는 술집이나 노름판에서, 공포적인 존재가 그저 장인들의 솜씨로 빚어진 예술품이었을 때나 말이다. 현장 취재는 그것과 약간 달랐다. 간이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과 숨막히는 대기에 갇혀 무용담을 읊기는커녕 비명 지르며 줄행랑을 치고 싶었다.
그래도 아직 펠릭스는 자신을 제어할 수 있었다. 이것은 시를 쓰기 위해 꼭 필요한 경험이야. 물론 살아서 쓸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숲은 더 울창해지고 어두워졌다. 나무들은 점차 뒤틀려지고 상상 속에나 존재했을 법한 형상을 띄기 시작했다. 펠릭스는 나무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펠릭스는 그런 환상같은 잡념을 없애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안개와 모르슬리브는 그의 무서운 상상력만을 부추키고 있었다.
펠릭스는 고트렉을 내려다봤다. 그의 얼굴에도 초조함과 두려움이 섞여있었다. 펠릭스는 고트렉이 두려움에 면역되는 체질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그의 선입견을 뒤엎었다. 무모함이 아니라 어느 강렬한 의지가 그로 하여금 종말을 찾는 여정에 떠나게 한 것이다. 펠릭스는 오랫동안 물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궁금점을 물어봤다.
"트롤슬레이어여, 대체 무엇이 당신을 속죄의 굴레에 속박하였다는 것이오? 무슨 죄가 당신으로 하여금 종말을 찾게 만든 것인가?"
고트렉은 그를 뚫어져라 올려다 보더니, 눈길을 밤하늘로 돌렸다. 펠릭스는 드워프의 단단히 엮인 밧줄 같은 근육에 뒤덮인 목이, 독을 품은 뱀처럼 꿈틀거리는 것을 보았다.
“인간, 만약에 너가 아닌 다른 자가 나한테 그런 질문을 한다면, 나는 그를 당장 죽여버릴테지. 하지만 나는 너가 아직 어리고 모르는 게 많다는 것을 배려해서, 그리고 그동안 우리간에 쌓아온 우정을 감안해서 이번 만큼은 예외를 허락하지. 너를 죽이면 난 내 자신에게 형제-살해자라는 끔찍한 죄명을 더하게 된다.
어쨌든 정말로 끔찍한 죄야. 입에 담을 수 없는."
펠릭스는 드워프가 자신을 그렇게 소중히 여겼었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다. 한편 고트렉은 펠릭스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이 그를 올려다 보았다.
10
"그래, 나도 이해 해." 펠릭스가 나지막하게 말하였다.
"그런가, 인간? 정말로 이해할 수 있겠나?" 트롤슬레이어의 말투는 돌이라도 씹어먹을 듯 냉혹했다.
펠릭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 순간 그는 인간과 드워프 사이를 갈라놓는 격차를 경험한 것이다. 인간인 그는 아마 드워프들의 괴상한 금기, 그리고 서약, 질서와 긍지에 대한 집착을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대체 트롤슬레이어가 자기 자신에게 비장한 사형 선고를 내린 이유가 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너희들은 자기 자신들에게 너무 매몰차게 대하는 거 같아." 그가 쓸쓸하게 말했다.
"너네가 너무 물러 빠진거야." 트롤슬레이어가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이윽고 그들은 침묵에 빠졌다. 그러다가 갑자기 희미하게 들려온 미친듯한 웃음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펠릭스는 즉시 칼을 뽑아들어 경계하는 태세를 취했고, 고트렉은 도끼를 붙들었다.
안개 사이에서 뭔가가 휘청이면서 다가왔다. 외형으로 봐서는 인간 남성이라고 펠릭스는 판단했다. 점차 모습을 드러내자, 두 사람은 그것이 사람의 외형을 했을 뿐, 실제로는 마치 광기어린 신이 인간을 지옥의 불에 대고 살과 뼈를 녹여다가 다시 주물러 만든 것인가 싶은 흉물이라는 걸 발견했다.
"오늘 밤 우리 춤 춰,"그것이 말했다. 비정상적이게 높은 목소리로 노래하듯 계속 말했다. "춤도 추고 어루만져."
그것은 펠릭스한테 말을 걸려는 듯 슬며시 다가오더니, 갑자기 펠릭스의 팔뚝을 덥석 붙잡았다. 펠릭스는 구더기 같은 손가락들이 그의 얼굴로 기어오르려 하자 소스라치며 피했다.
"오늘 밤 돌에서 우린 춤 추고 어루만지고 비벼댈거야." 그것은 다시 펠릭스를 껴안으려는 듯 다가왔다. 그것은 자신의 촘촘한 작고 뾰족한 이빨들이 보이도록 활짝 웃었다. 펠릭스는 묵묵히 서있었다. 그는 자신이 마치 이 모든 비현실적인 것과 관련없는 방관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정신차린 그는 뒤로 물러서 검 끝으로 흉물의 가슴팍을 가리키며 말했다.
"다가오지 마," 펠릭스의 경고였다. 흉물은 더 크게 웃었다. 그것의 입은 늘어나는 가 싶을 정도로 째지더니 더 많은 작고 뾰족한 이빨들을 내보였다. 그러더니 입술이 얼굴 뒤로 말려들어가고 얼굴 절반이 질척한 잇몸으로 뒤덮였다. 마지막으로 그것의 턱이 미끄러져내리더니 뱀의 주둥이처럼 뾰족하게 모양을 잡았다. 그러더니 가슴팍에 겨누어진 검을 아랑곳하지 않고 나아갔다. 검에 찔려서 피가 스며나오자, 그것은 미친듯이 낄낄거렸다.
"춤을 추고 어루만지고 비벼대고 먹을거야,"하고 말이 끝나자 무섭게, 정상인의 속도를 능가하는 속도로 검을 피해서 펠릭스한테 뛰어들었다.
하지만 트롤슬레이어가 더 날렵했다. 고트렉의 도끼가 공중에서 그것의 목덜미를 공중에서 잡아챘다. 몸뚱이에서 달아난 머리는 밤하늘로 솟구쳤다; 원래 있던 자리에서는 붉은 분수가 뿜어져 나왔다.
이건 꿈일거야, 펠릭스는 생각했다.
“이건 뭐지? 악만가?” 고트렉이 물었다. 펠릭스는 그의 목소리에서 가식없는 흥분을 느꼈다.
"내 생각엔 아마 한때는 인간이었을 거야,(주1)" 펠릭스가 말했다. "카오스의 영향을 받아 이렇게 뒤틀려진 생물들 중 하나인거지. 이런 아기들은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저건 인간말까지도 하던데."
"가끔씩은 세월이 흘러야 저런 특징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가족들은 기형아가 병에 걸린 것이라고 믿고 보호해 주지. 그래도 결국엔 혼자 스스로 숲으로 도망쳐서 숨어들지."
"친족들이 이런 흉물을 보호한다고?"
"그래, 가끔 발생하는 일이지. 그리고 우리는 이런 일에 말을 꺼내지 않아. 흉물로 변했다고 해도 사랑했던 이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야."
드워프는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펠릭스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물러 빠졌군," 그가 말했다. "물러 빠졌어."
분위기는 여전했다. 가끔 펠릭스는 주위의 나무 사이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면, 경직된 움직임으로 안개 속을 두리번거리며 움직이는 형체를 포착하려 애를 쓴다. 뒤틀린 것과의 만남은 그를 제대로 두려움의 영역으로 내팽겨쳤다. 펠릭스는 전례없는 공포심과 분노를 마음 속에서 느꼈다.
펠릭스의 분노는 어느 정도에서는 자신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에 비롯되었다. 그는 자신 마음 속에 자리잡은 겁이 수치스럽고 역겨웠다. 펠릭스는 다음부터는 잡아먹히길 기다리는 새끼 양처럼 멍하니 서있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뭐지?” 갑자기 고트렉이 물었다. 펠릭스는 모르겠다는 듯이 고트렉을 빤히 바라보았다.
“너는 안 들려? 잘 들어보라구! 뭔가 기도하는 소리 같은 게 들리잖아.” 펠릭스는 그 소리를 들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아무튼 우리는 아주 가까워졌어, 아주 가까이.”
주1
한때는 인간이었지만, 이렇게 변이된 생물들을 Turnskin이라고 부른다.
ps. 앞서 말했지만 제가 번역한게 아니라 퍼온거고 허락 맡음여. 출처는 위에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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