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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sychic Awakening - Phoenix Rising


사냥꾼이 풀려나다

급증하는 사망률, 혼란과 필사의 희망의 파도가 엘다 사회 내에 퍼지자,

거기에서 발생한 순수 감정의 파동들이 카오스 차원까지 뒤흔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엘다리의 영혼과 그 누구보다도 깊게 공명하는 존재, 슬라네쉬께서는 이 고대 종족의 운명이 새롭게 바뀌려는 것을 주의깊게 지켜보며

거기에 맞추어 새로운 계획을 짜기 시작했지요.


비록 모든 아엘다리인이 슬라네쉬를 혐오하고 두려워하지만,

그들이 '목마른 그녀'라 부르는 이 신은 아엘다리와 그 누구보다도 깊은 영적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 사후 넘어올 영혼들을 누구보다도 탐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나리 세력의 부흥을 슬라네쉬가 눈치채지 못할리가 없었지요.

더욱이, 그들이 숭배하는 죽음의 신과, 그 신이 대표하는 공허한 비활력은 슬라네쉬에게는 혈독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이 새롭게 떠오르는 오싹한 죽음의 신은 아예 슬라네쉬에게서 아엘다리 영혼 가축들을 영원히 앗아갈 수도 있었지요.


비엘-탄에서 이미 이 잠재성이 증명된 바 있었습니다.

악마들은 비엘-탄을 침공하고 이어서 크래프트월드의 인피니티 서킷까지 박살냈지만,

그 끝에 악마들은 슬라네쉬가 갈망하던 달콤한 먹이들로 포식하기는커녕

메마르고 황량한 공백의 기운만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인피니티 서킷의 풍요로운 영혼 에너지는 어둠의 왕자에게 넘어가는 대신,

인카른, 속삭이는 신의 아바타로 발현된 것이지요.

크론 월드 벨리알 IV에서도 똑같은 공백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어 고대의 크론 소드로 키퍼 오브 시크릿들을 몰아내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심지어 동면 중인 죽음의 신의 고위 여사제 또한 이와 비슷한 영혼 훔치기를 실행하니,

비단 슬라네쉬가 아니더라도 그 어떤 신도 이와 같은 범죄를 감히 좌시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브레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걸어다니는 능묘처럼 되어,

슬라네쉬가 그토록 갈망하던 영혼들 수백을 몸에 지닌 존재로 거듭났습니다.

이에 따라 어둠의 왕자께서는 그녀와 나아가서는 인카른까지도 가장 탐내게 되었지요.


그러나, 이런 상황일지라도 비틀린 운명의 조류 속에서는 슬라네쉬에게도 기회가 있는 셈이였습니다.

다수의 아슈라니, 심지어는 드루카리들조차도 인니드의 대의 아래 모이기 시작했고,

그들은 인니드를 받아들이며 이전까지 그들을 오래간 보호해주고 있었던 자기 부정을 집어던졌지요.


여기서, 만약 모든 아엘다리가 인니드를 향한 믿음에 투신한다면,

속삭이는 신은 분명 각성하여 마침내 일어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면 그날로 슬라네쉬의 힘은 완전히 부셔지겠지요.

허나 이브레인과 인카른이 사냥되어 제거된다면,

인니드의 빈약한 존재력 또한 그대로 옅어지다가 거짓으로 잊혀지게 될 것이였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기존에 자신들을 지켜주고 있었던 '길들'에서 벗어난 아엘다리들은

인니드로의 내세로 넘어가지 못하고 대신 자기-규율의 얇은 밧줄에서 넘어지며

그 아래 입을 벌리고 기다리는 슬라네쉬에게로 삼켜지게 될 터였습니다.


마침 슬라네쉬에게는 반신들과 신의 아바타들을 살해하는데 특화된 생명체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샬락시 헬베인으로, 사냥의 군주(the Monarch of the Hunt)라 불리는 존재였지요.

그는 비록 그레이 나이트들에 의해서 현 시점 기준으로 600년 정도 전에 추방되어 잊혀졌고,

방대하고 복잡한 징죄의 궁전 속에서 수백년간을 보내며 괴로운 나날을 보냈지만,

마침내 과거 실패에 대한 속죄가 끝을 고하며

이 대악마가 다시금 현세에 모습을 고하여 인니드의 예언자들을 살해할 차례가 다가왔습니다.

성공한다면 헬베인은 아마 어둠의 왕자의 총애를 다시금 듬뿍 받게될 수 있을 터였지요.


왕년의 동맹자들-슬라네쉬의 사자들로 앙심에 찬 공생체 듀오인 실'에스크와 그의 친구를 비롯한 슬라네쉬의 이름 날리는 악귀들을 끌어들인 직후, 헬베인은 웹웨이로 입장했습니다. 

그의 뒤로 혼미한 쾌락 속에 전율하는 36마리의 슬라네쉬 핀드들이 뒤따르며 사냥이 시작되었지요.

오감의 초자연적 흔적들을 조합해여 읽어내는 공감각적 능력을 통해,

샬락시는 웹웨이 안에서도 이브레인의 영적 흔적을 여전히 잡아낼 수 있었고

그것으로 점차 가속도를 붙인 샬락시는 나중에는 무시무시한 질주로 웹웨이 내부를 뛰어다녔는데

후원자 신이 그들을 굽어살피는 한 악마들은 지치지 않았기에,

그 속도란 시간이 지나도 결코 줄어들지 않았으며

필멸자처럼 쉬기 위해 멈출 필요도 없었습니다.

불멸의 사냥꾼이 가까워짐에 따라, 이브레인의 밤중에 사악한 악몽들이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지요.


데드 월드 쓰레시아에서 마침내 헬베인은 아엘다리 예언자를 향해 첫번째 암살을 시도했습니다.

당시 이브레인은 비엘-탄의 전쟁군과 함께 크론 소드를 찾는 여정 중이였는데,

이들은 무모하리만치 빠른 속도로 인류에게 파괴된 코르소아 리치 일대의 행성들의 웹웨이 게이트들을 연달아 건너고 있있습니다.

헬베인은 그들을 무자비하고 빠르게 기습했습니다.

아엘다리 군세가 레이스본 포탈을 건너 생기 없이 먼지만 가득하고, 바람에 풍화된 엘다 석상들만이 가득한 데드 월드의 바윗투성이 협곡으로 발을 들이자마자 악마들의 공격이 시작되었지요.


슬라네쉬 악마들의 두 선봉 부대들이 계곡 위의 고지대들에서부터 쏜살같이 아엘다리들을 덮쳤습니다.

한쪽은 비엘-탄 부대의 후방을 포위했고, 다른 한쪽은 전면에서 아엘다리들을 그대로 덮쳤지요.

시커 체리엇들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아슈라니들을 덮치자,

그 너무나도 빠른 기습에 눈치 빠른 크래프트얼드인들조차도 제대로 반격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이 매끈한 슬라네쉬 전쟁 기계들이 비엘-탄 진형을 깊숙히 파고들어가자,

뒤편으로 사방에서 피가 뿌려지고 사지들은 잘려져서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다 지면에 떨어졌습니다.


하필 데드 월드로 진입하며 사용했던 웹웨이 통로들은 상대적으로 비좁았기에,

기습받은 아슈라니들은 반중력 수송차량들조차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악마들의 매복에서 벗어나 탈출하기 위해 전진하는데만 힘을 집중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이 신념으로 가득한 인나리들에게는 이브레인의 목숨이야말로 가장 중요했습니다.

그렇기에 헬베인이 예언자의 목숨을 노리며 일직선으로 전진하면서 막을 수 없는 피의 길을 만들어내는 동안,

군세의 파시어는 병력들을 아예 절반으로 분할하여 한쪽을 모두 쏟아부었습니다.

동포들을 위한 엄숙한 애도가 속에, 하울린 뱅쉬들은 이브레인과 함께 돌진하여 악마들의 포위망 가운데에 검날의 춤사위로 깊고 가느다란 구멍을 뚫어내었고,

이 구멍을 통해 이브레인과 그를 따르는 자들이 다음 웹웨이 포탈로 서둘러 달려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비엘-탄 부대의 주력은 이브레인을 노리는 슬라네쉬 악마들을 향해 몸을 내던졌지요.

그것은 사실상의 자살 공격으로, 특히 헬베인은 누구도 막을 수 없어서

그는 자신을 가로막는 아엘다리들을 그야말로 공포스러운 수준의 속력으로 베고 토막내며 이브레인을 어떻게든 잡아내기 위해 질주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인나리에 바치는 헌신을 죽음으로써 증명하며,

이브레인 또한 그들의 숭고한 공양 속에 힘을 얻었습니다.

죽은 이들의 영혼들이 만들어낸 믿을 수 없는 속도가 그녀의 필멸 그릇 속으로 흐르자,

곧 이브레인은 심지어 슬라네쉬의 악마들조차도 능가하는 속도를 보여주며

순식간에 웹웨이로 탈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결국 실패한 헬베인은 그대로 뒤편에 남겨진채로 분노 속에 울부짖어야만 했지요.

정말로 가까웠지만, 최소한 지금, 인니드의 예언자는 결국 그녀의 사냥꾼에서 탈출해버렸습니다.


허나 헬베인은, 결국 언젠가는 그녀와 마주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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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엘다리 전설에 따르면 5개의 고대 검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 검들을 모두 모으는데 성공한다면,

죽음 그 자체조차도 넘어서는 무시무시하고도 으스스한 힘을 지닐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모라이-헤그가 그녀의 비명 지르는 딸들을 전쟁 신 케인에게로 보내어 그를 괴롭혔고,

결국 지친 케인이 그녀를 대신하여 그녀의 손목을 잘라주는 거래에 동의함에 따라,

노파 신이 그제서야 자신의 피와 그에 담긴 지식을 취할 수 있었노라는 이야기는 누구라도 다 아는 신화이다.

허나 여기에서 오직 소수만이 그 이면에 담겨진 좀 더 애매한 이야기에 대해서 알고 있다.

그 이야기는, 5개의 치명적인 검들이 빚어진 것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이 검들은 각자가 노파의 발톱들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우리 종족의 마지막 멸망의 그 날에 대비하여 최후의 방파제로 고대 아엘다리 제국 전역에 흩뿌려졌다고 한다.

지금껏 우리들은 이 검들이 한낱 신화거나 오래 전 사라졌다고 생각해왔으나,

그들은 실존하고 있었다.

첫 여정에 착수할 당시, 이브레인은 이 검들 5개를 언젠가 모두 찾아내어

그것으로 그녀의 동포들이 모두 멸망을 고하지 않고도 인니드를 깨울 기회를 비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간악한 샬락시 헬베인은 그녀가 자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직전에, 

이브레인에게 마지막 크론소드와 관련된 백일몽을 던져줌으로써  그 희망을 깨트려버렸다.

그 환상 속에서 마지막 남은 크론소드는 다름아닌 벨리알 IV 행성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다시 뽑혀졌고,

결국 다른 어디도 아닌 슬라네쉬의 어두운 왕좌 한 구석에 던져졌다는 것이였으니

이브레인은 그 환상이 진실임을 다름아닌 마음 속으로 깨달을 수 있었고

그리하여 검들을 모두 모으려는 희망 또한 이제 완전히 끝나버렸다.

그 검을 얻는 방법은, 현재까지는 목마른 그녀를 쓰러트리는 것 뿐이였으므로.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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