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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arhammer 40,000 - Codex - Necrons


플레이드 원


플레이드 원들은 썩어가는 생명체들로써,

천상의 전쟁 말기 당시부터 억겹의 시간을 이어진 한 끔찍한 광기에 잠식당한 불운한 고대의 희생자들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한가지 저주에 걸려 있는데,

그것은 크'탄, 란두'고르, 이른바 '플레이어'라 불리던 존재가 최후에 남긴 유산이지요.

네크론들이 크'탄에게 반기를 들었을 적,

크'탄 '플레이어'는 다른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분열형을 받는 대신 완전히 소멸되었는데,

죽기 직전 그는 자신을 배반한 이들에게 끔찍한 저주를 내렸으니,

자신이 생전에 그러했듯이,

자신을 죽인 이들 또한 무시무시한 허기에 영원토록 시달리게 되리라는 것이였습니다.

허나 억겹의 시간이 흐름에도 그의 저주는 징후가 없었기에 결국 잊혀져갔으니,

병에 걸린 네크론들은 그 사실조차 모르고 은하계 이곳 저곳에 퍼져나감으로써

본의 아니게 이 역병을 수많은 행성들에 퍼트리는 해악을 끼치고 말았습니다.


플레이어 저주에 걸린 네크론은 느리고도 고통스러운 이성의 붕괴와 부식 속에 억겹의 세월을 고통받게 됩니다.

병이 시작되면 희생자는 마치 크'탄 '플레이어'가 그리했듯,

육신을 가진 적들의 핏기 가득한 주검들 사이에서 잔치를 벌인다던가,

희생자들의 가죽과 힘줄, 뼈와 같이 혐오스런 것들을  마치 전리품처럼 가지고 다니게 되지요.

광기가 더 진행되게 되면, 희생자는 죽은 이들의 사체를 탐식하기 시작하는데

당연하게도, 네크론은 이미 신체가 기계로 바뀌었으므로 더 이상 고기 등을 소화 혹은 흡수할 수도

거기에서 어떤 미각이나 감각을 느낄 수도 없기에

그저 외골격 사이 갈빗대들 사이로 흘러나와 관절 부분을 더럽히고 발치에 피웅덩이를 만들 뿐입니다.

허나 그들은 크'탄의 달랠 수 없는 갈증을 그대로 물려받았기에,

이를 채우기 위해 덧없이 개걸스럽게 고리를 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에 따라 물리적 변이도 함께 일어나는데,

파열과 왜곡을 통해 기계 신체 자체가 변이되어 무언가 다른 것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결국, 저주받은 네크론은 거대한 탐식의 광기에 사로잡혀 사라지게 되는데,

새롭게 생겨난, 어떤 알 수 없는 본능에 따라 미지의 포켓 차원으로 이동하여

그 차원에 존재하는 거대한 납골당 궁전들 속에서 다른 플레이드 원들과 함께 영원히 살아가게 됩니다.

네크론들간에 풍문에 따르면, 오로스크 왕조만이 그 차원의 정체와 이유를 알고 있다고 합니다.


다른 네크론들은 플레이드 원들을 혐오하며, 

또한 짊어지고 다니는 역병 때문에 그들을 두려워하고 기피합니다.

이에 따라, 툼 월드 내에서 누군가가 이 역병에 오염되었다고 판단되면 다른 이들에게 역병을 옮기기 전에 즉각 추방되거나 혹은 파괴되지요.

허나 그 어떤 사전 조치로도 플레이드 원들 무리가 전장에 끼어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이들은 어느 때에 어느 장소로든 물질화될 수 있는데,

피와 살육의 향취가 느껴진다면 자신들이 평소 거주하는 황량한 차원 안에서 어디든 나타나지요.

플레이드 원들은 보통 전술 따위는 조금도 고려하지 않는데,

다만 때때로 바로 공격하는 대신, 적들이 취약해지는 순간을 노리며 조용히 추격하는 지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허나 그런 지성조차도 무풍이 아니면 무의미한데,

왜냐하면 플레이드 원들은 썩어가는 살고기들이 풍기는 악취로 절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공격할 때가 되면, 플레이드 원들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공격하는데

비틀린 발톱들과 날카로운 광기를 앞세워 적들을 무자비하게 베고 썰어버립니다.

만약 적들이 도망치게 되면, 플레이드 원들은 보통 추적하지 않는데

대신 남은 희생자들의 고기로 잔치를 벌이며 게걸스레 먹는 쪽을 택합니다.

허나, 만약 적들이 유달리 저항하며 반격을 가한다면,

플레이드 원들조차도 후퇴할 수 밖에 없는데

단순히 그림자 속에 스며들어 사라진 다음 더 손쉬운 사냥감들을 기다립니다.


대부분의 네크론 오버로드들은 이 플레이드 원들의 달갑지 않은 개입들에 대해서는 조금 혹은 아예 고려하려는 시도조차 않으며,

이들의 존재가 주는 이점을 받아들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이 끔찍한 생명체들의 공포스러운 효율에도 불구하고,

전투가 끝난 후 오버로드가 남은 플레이드 원들을 모두 처형하라는 명령도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안타깝게도, 가장 광기와 본능에 물든 둔한 자들만이 학살당할 뿐입니다.

남은 자들은 다시 이차원으로 돌아가 자신들의 썩어가는 살점의 왕궁들에 기거하며

전장에서 거둔 새로운 전리품들로 왕궁을 전시하며 전장에서 거둔 신선한 피들을 허무하게 들이킬 뿐입니다.



'오래 전 우리들은 죽음에서 벗어났다.

우리들의 영혼을 걸고 그저 그럴싸한 기술과 힘을 흥정해버린 것이다.

우리의 정신은, 우리가 잃을 수 있는 마지막 남은 것이며

저들의 모습은 우리들에게 닥칠 다음의 대가인 것이다.


비록 우리 개개인에게 달칠 최후는 어쩌면 다양할지도 모르지만,

빠르던 느리던 우리들은 모두 광기에 사로잡히게 되리라.'

-스자렉, 침묵의 왕들 중 마지막.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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