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source: Warhammer 40,000: Arks of Omen-Angron

 

앙그론은 그의 도끼와 검을 코랄 엔진의 기계부에 대고 휘둘렀다.

척추갈개의 톱니가 회전하며, 굉음과 함께 사방에 피를 뿌렸다.

검 삼니'아리우스에 깃든 사악한 존재는 등대의 영혼 에너지들을 탐식할 기회를 갈망하고 있었다.

앙그론 밑에서는 살아남은 블러드써스터들은 마치 열광의 절정에 휩싸인 듯, 울부짖으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레이 나이트들 또한 흔들리고 있었다.

갑주의 아머에 새겨진 와드들이 빛과 함께 타오르고 있었고,

다수가 머리를 부여잡고 무릎을 꿇은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앙그론에게는 이 모든 것이 슬로우 모션과 같았고,

짙은 적색 아지랑이에서 보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그의 무기들이 싸이킥 엔진의 금속 표면을 가를 때,

앙그론의 워프시야가 갑작스러운 광경들로 뒤덮혔다.

그것들은 마치 빛의 요새의 성벽들 앞에서 사격에 당했을 때처럼 그에게 쏟아졌다.

순식간에-스쳐 지나가는 이미지 잔상들이 밀리세컨드 단위로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프라이마크의 정신은 이 모두를 인내할 수 있었다.

앙그론은 모든 종족과 교리의 살해자들과,

전쟁에 덮힌 은하계 속 수많은 전사들과 살인자들을 보았다.

그들 모두가 지금 그와 함께 살육 공격들을 날리고 있었다.

 

앙그론과 그의 주변 모든 것들이, 마치 너무 오래 사용하여 고기가 끼어 멈추어진 체인액스 검날처럼 정지했다.

척추갈개와 삼니아리우스는 코랄 엔진에서 분리되며 미립자로 분해되었다.

그리고, 등대의 눈부신 빛이 앙그론의 전신을 감싸며,

그 어두운 영혼의 단 한 구석도 어둠에 있지 못하게 만들었다.

악마의 초자연적 감각 수용력으로도 감당 못할 고통과 분노가 그를 휩쓸었다.

마침내 앙그론은 침묵과 평화의 무감각함을 인지하였다.

도살자의 손톱들이 여전히 머리 속에서 느껴졌지만,

그들의 유혈 충동은 이제 들리지 않았다.

 

그 고요함 속에 무언가 움직였다.

월드 이터의 데몬 프라이마크조차 두려워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앙그론은 감히 고개를 돌려 그것을 직시할 수 없었다.

대신, 그는 무언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것이 그의 등 뒤편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그 움직임은 너무나도 거대하여, 심지어 앙그론의 이해능력조차도 뛰어넘고 있었다.

그는 현실의 물질법칙조차 그 움직임만으로 전율하게 만들고,

워프를 강타하여 광란스럽게 만들었다.

증오담긴 울부짖음이 마치 강풍처럼 앙그론을 휘감았다.

마치 폭풍우와 같은 분노가 다시 그를 휩쓸었다.

앙그론은 그가 한 행성만큼이나 거대한 검을 들어올리는 것과,

시공간을 쪼개버릴 수 있는 검날을 볼 수 있었다.

그가 이러한 사실들을 어떻게 아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불가피한 인식의 순간 속에서, 그는 그런 사소한 것에 대해선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앙그론은 그 존재의 분노가, 마치 고통받는 별들의 불 붙은 장작더미마냥-

그에게 계속해서 충격을 주는 것을 감지했고,

그 거대함에 경외심을 가졌다.

 

설령 현실 우주의 역사상 가장 헛된 시도가 된다고 할지라도,

그는 몸을 돌려 그 거신을 바라보려 하였다.

그건 증오 혹은 광기 때문도, 마치 재갈물린 개처럼 그를 자극하는 손톱들 때문도 아니었다.

이 한 순간, 앙그론은 총명함을 되찾았고, 분노와 고통에서 해방되어 있었고,

그렇기에 저 별을-살해하는 검의 진격 앞에서 몸을 뒤돈 채로 허무하게 죽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앙그론의 욕구는 무의미하기 그지없었다.

그의 불굴의 의지조차도 지금 이 순간, 현실 우주의 만물을 정지시킨-

이 막강한 힘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그는 마치 목이 메달린, 패배한 전사와 같은 상황이었다.

앙그론은 전투의 신께서 직점 검을 빼어 내려그은 것을 깨달았다.

그는 신이 검을 내려찍으며 내지른 포효성을 들었고,

그 소리는 너무나도 거대하여, 들었다기보다는 몸으로 느꼈다라는 표현이 더 적합했다.

앙그론의 저항의 포효조차도 신의 것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묻혔고,

앙그론은 완전한 소멸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검날은 앙그론과 그의 주변을 쪼개버리지 않았다.

대신, 앙그론은 그 공격이 자신의 필멸 형상을 그대로 통과하며-

살육 욕망의 불길과 피의-광기를 다시 거대하게 불피우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앙그론은 다시 돌아와-

그의 두 무기를 별들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등대에 박아넣었고,

그와 동시에 수백억 희생공양적 살인 공격들이 그 공격과 하나되어 내려쳐졌다.

 

그리고 고정되었던 현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폭력이 범람했다.

그는 자신이 불타오르는 분노의-물결을 싸이킥 엔진에 쏟아내는 도관이 되는 것을 느끼며,

인내를 초월하는 고통이 전신을 감싸는 것을 느꼈다.

 

앙그론을 통해 이어진 그 힘은 코랄 엔진의 기계들을 찢으며-

내부에서 일련의 진홍 폭발들을 일으켰다.

순식간에 상툼의 대기가 소멸되었으며,

초자연적 분노의 불길이 구조물 전체에 범람하기 시작했다.

 

그 불길과 함께 앙그론은 그의 싸이킥 육신이 소멸되는 것을 느꼈고,

저 멀리서 블러드써스터들이 워프로 퇴출되며 포효하는 것을 들었다.

방의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원자화 되었으나,

앙그론의 초자연적 의식만큼은 그것을 버텨냈다.

그의 의식은 거대하게 번지는 불의 폭풍 한복판에서 떠올랐다.

그는 골방들 내부의 마녀들과, 각 방들의 아스트로패스들이-

막대한 양의 분노가 전신에서 흐르는 순간 몸에 불이 붙으며,

이윽고 재의 먼지구름들을 흩뿌리며 폭발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코른의 살인자-저주가 누출된 돔을 향해 치솟고,

치솟고 더 높게 치솟는 것을 ㄴ꼈다.

마치 초자연적인 피의 간헐천처럼, 그것은 말라크바엘의 대기까지 올라갔다.

그 에너지들은 바깥으로 확산되었다.

그들은 질서와 희망의 메세지들을 전송하기 위해 세워졌던 싸이킥 망들을 통해 퍼져나갔고,

광견병과 같은 광기를 따라 퍼트리며 그 싸이킥 망들을 파열시키고 죽여가고 있었다.

 

앙그론은 이제 불길 속의 의식에 불과하였다.

소용돌이 속에서, 목적이나 통제 없이 흔들리는 그림자에 불과했다.

분노와 고통이 그의 존재의식에 가득하였으나,

워프의 장막을 넘어 사라지는 순간조차도,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멀리 현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코른이 본인의 현실을 보는 시선 일부를 빌려줌으로써 이 순간을 선물받은 건가 하고 의문을 품었다.

소멸되기 전에, 죽어가는 영혼들의 정신들 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파괴적인 수많은 비전들을 강제로 보는 것을 대신해서 말이다.

 

어느 경우든, 앙그론은 별들이 전율하며 피처럼 물드는 것을 보았다.

그는 검은 천둥번개들이 울부짖는 살인마들로 가득한 무너진 도시 전경들 위로 내리는 것을 보았다.

그의 흐릿해져가는 시선 앞에서, 잔상들이 명멸하며-

아퀼라 군기들이 적색으로 물들어갔다.

군기들의 상징이 사나운 눈초리의 해골들과 황동 코른 룬들로 뒤틀리며,

끝자락에서부터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거대한 황동 심장이 크게 요동치며-

서로 얽힌, 수많은 비명지르는 필멸자들로 이루어진 탈곡된 육신신에 독극물 피를 펌프질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백열의 검들이 현실 우주의 살을 가르고,

피의 신의 악마들이 그 상처들을 헤집고 우주로 쏟아지는 것을 보았다.

앙그론은 그 모두를 보았고 만족 혹은 절망 그 무엇도 느끼지 못했다.

그의 유일한 감각은 의식이 붕괴되면서 느끼는 흐릿해지는 고통 뿐이었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그의 이번 소멸이 최후의, 완전한 끝이 되어,

붉은 천사가 마침내 안식을 얻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그 다음으로 그가 느낀 것은,

그의 초현실적인 육신이 다시 새로 조직되며 엠피릭 에너지들이 뭉치는 것이었다.

그는 두 눈을 떴고,

돔-거주구역들, 음성 첨탑들과 보루 성벽들이 쏟아지는 핏빛 비를 맞는 기이한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는 자신의 손에 쥐여진 척추갈개와 샴니'아리우스의 감각을 느꼈다.

그는 소리지르는 충성파들이 그의 발현에 두려움에 차 도주하는 것과,

기뻐 날뛰는 배신자 민병대들이 그의 도래에 환호하는 소리를 들었다.

 

앙그론의 마음에 쑤셔지는 단검들처럼,

발톱들이 다시금 뛰고, 뛰고, 뛰고 또 뛰기 시작한다.

그는 머리를 젖히고는, 그의 이 저주받은 존재에 완전한 분노와 절망의 포효성을 질렀다.

그리고는, 천둥과 같은 폭발음으로 날개를 퍼덕이며-

앙그론은 싸움터로 달려들었다.

 

피의 신의 이름 아래 적들을 도살하기 위해.

 

 

ps.

3장정도 남음.

 

Posted by 스틸리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