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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Warzone : Charadon 1 - the Book of Rust

 

구더기 타이퍼스가 그 심장을 갉기 시작한 순간부터, 

알렉시스터는 죽어가는 몸뚱아리로 거듭났습니다.

그 생각은 매연에-찌든 하늘을 가득 채운 부푼 역병 파리 구름들과, 

'정신마름병'에 미쳐버린 수많은 영혼들의 짖는 소리만큼이나 그를 즐겁게 만들었죠.

 

마녀-광증이라고, 알렉시스터 행성의 성직자들은 그렇게 불렀습니다.

자신이 부른 숭고한 질명에게는 썩 걸맞지 않는 천박한 부름이었으나,

타이퍼스는 병이 최소한의 필요들을 충족시켰음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성직자들 다수가 사망했고, 혹은 도로들 바깥을 돌아다니는-

질병걸린 자들의 파도들 속에 섞여 있었으니,

어떻게 불리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알렉시스터의 비루한 성자가 제공해주던 가호라는 것도 이제는 미미해져 있었습니다.

그 가호가 사라지며, 행성의 우상들 또한 무너지기 시작했고,

성당의 돔들은 갈라졌으며 성소들은 불타고 

참으로-고귀하신 방어자 나으리들 또한 하나둘씩 죽어나가며

그들이 구하고자 했으나 실패한 영혼들의 무리 속에 파묻혀 매장당하고 있었습니다.

절망은 행성에 드리운 매연처럼 두껍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타이퍼스는 그 짜릿한 신맛을 음미하며, 너글께서도 이 상큼한 맛을 맛보시길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대업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여기, 청원자들의 도시 중심의 옛 대성당 '상투스 앱솔리스'의 드넒은 천장 광장에 

그가 이렇게 몸소 행차한 것은 따로 이유가 있었지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타이퍼스와 그가 손수-고른 워밴드 전사들은

파리 떼들을 가르고 광장의 한때 아름다웠던 정원들의 남은 흔적들조차 찢어버리는

무지막지한 볼트탄 세례들조차 감내하며 전진하고 있었지요.

 

저 아래 도로들에서, 좀비 무리들은 짐승마냥 소리지르고 으르렁대며 중얼대고 있었습니다.

전투 수녀들의 철수 수송차량들은 들끓는 시체들의 파도 아래 파묻혀 있었지요.

 

'이번엔 탈출구는 없다, 캐노너스 조그힐데.'

 

타이퍼스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그와 하나인 파괴자 말별에서 나오는 웅웅거리는 소리와 공명하며

낮게 진동하고 있었지요.

 

그의 오른편에선, '골로크의 부패영혼들' 소속의 블라이트로드들이 

쏟아지는 적 화망조차 무시하며 앞으로 거침없이 전진하고 있었습니다.

광장의 타일들은 그들의 묵직한 진군 앞에 마구 으깨져 갈라지고 있었죠.

볼트 탄들은 그들의 역병이-두껍게 쌓인 갑주에 맞을 때마다 스파크와 함께 폭발했습니다.

이에 휘몰아치는 매연 속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적들을 향해,

블라이트로드들 또한 총기들을 겨누고 부식성 슬라임들과 룬-새겨진 탄들을 쏟아내고 있었죠.

 

타이퍼스의 좌측에는, 솔그와 뮤쿠스 분대들의 플레이그 마린들이 앞으로 전진하고 있었습니다.

적들의 집중 사격을 누가 더 잘 떨쳐내는에 대해 서로 경쟁하면서,

그들 스스로를 가장 위험천만한 곳으로 인도하고 있었죠.

그들 또한 전투 수녀들과 탄들을 교환하였습니다.

탄이 양 측을 오고갈 때마다, 박살난 대리석 파편들로 인해 

성산들이 난자당하고 아름다운 장식의 성소들이 너덜너덜해져갔지요.

 

타이퍼스는 전장의 거시적인 부분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이런 전쟁은 끝도 없이 많이 보아왔고,

이보다 더 많은 전쟁들을 보게 될 터였으니까요.

그의 두 눈은 찬란한 별의-백열광 검을 휘두르는 적 지휘관에게 꽂혀 있었습니다.

그녀는 두 눈에 광신의 열기를 가득 담은 채,

타이퍼스의 부하들이 그녀를 쓰러트리려고 하는 와중에도 결의에 찬 목소리로 포효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함정에 빠졌음을 알았어야만 했습니다.

용기와 결의의 상징으로서의 그녀는 이제 여기서 운이 다할 것이었으니까요.

그녀, 조그힐데는 이제는 이 옥상에서 떠나지 못하게 되었으나

그럼에도 여전히 용기를 잃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보이는 결의는 타이퍼스를 짜증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그가 그 결의를 끝장내줄 때였습니다.

 

여행자가 포효하며 둔중한 돌진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그녀를 향해 자신의 맨리퍼를 높게 들어올렸고,

그제서야 조그힐데는 그를 상대하기 위해 몸을 돌렸지요.

그러나 그 순간에는 이미 타이퍼스가 그의 녹슨 대낫을 

마치 천둥과 같은 속도로 휘두르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캐노네스를 반으로 갈라버리기에 충분했으나,

그녀는 초자연적인 속도로 뒤로 물러났고,

그와 동시에 타이퍼스의 흉갑 부분에 수 발의 볼트 탄들을 선물했습니다.

타이퍼스는 그깟 탄들은그대로 무시하며 계속해서 그의 먹잇감을 쫓아 맨리퍼를 계속해서 휘둘렀습니다.

그의 검은 한 운없는 셀레스틴을 해부하고, 대리석 석상의 머리통을 날려버렸으나

조그힐데의 목에 닿지는 못했습니다.

 

타이퍼스의 짜증섞인 으르렁거림은 

캐노네스가 결국 더 이상 뒤로 물러날 구석이 없을 때까지 밀리게 되자 목쉰 웃음소리로 바뀌었습니다.

그는 다시 낫을 들어올려, 그녀의 다리 한 짝을 가볍게 날려버릴 정도의 강력한 공격을 날렸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녀의 양손에서 타오르는 백열 불길로 물든 검을 휘둘러서

이 공격조차도 어떻게 쳐내었습니다. 

허나 공격을 막아냈을지언정, 이제 그녀는 벼랑 끝에 몰려 있었죠.

역병 걸린 자들의 통곡성과 비명음이 사방에서 저주받은 코러스처럼 울리며,

캐노네스를 자신들의 포옹 속에 품기 위해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저주받은 하늘을 향해 힘껏 포효하였습니다.

 

'황제 폐하이시여, 제게 당신의 의지를 담을 힘을 주소서!'

 

그 말을 끝으로, 캐노네스는 백열 화염의 휘광 아래 타이퍼스를 향해 돌진했습니다.

타이퍼스는 그녀의 검이 자신의 방어를 스쳐 지나가며

끝내 자신의 흉갑 깊숙한 곳을 쑤시자 고통에 앓는 소리를 내었습니다.

이 역병걸린 신체에서 고통이란 이미 오래 전 잃어버렸던 것이었으나,

간만에 느껴지는 그 감각의 강렬함은 근 수백 년간의 감각들 중 가장 짜릿한 것이었습니다.

부패하는 살덩이들은 검게 물들어 타들어갔습니다.

검이 꽂힌 자리 근처의 역병-축복받은 갑주 부분들은 마치 응고된 밀랍처럼 녹아내리기 시작했죠.

 

'이젠 충분해!' 타이퍼스가 소리지르며, 자신의 싸이킥 힘을 폭발시켜 

그것을 마치 거대한 물결처럼 캐노네스에게 쏟아부었습니다.

허나, 마침내 캐노네스의 눈부신 광휘가 사그라들다 결국 그 빛을 다하고,

그녀의 육신 또한 뼛속부터 부패하여 완전히 시들고

그 갑주는 녹슬어 시드는 그 순간에도

그녀의 결의에 찬 시선만큼은

그녀의 축복받은 검만큼이나 끝까지, 맹렬히 타올랐습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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