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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Volume 5 Archaon


아카온이 심연 속에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세계의 형상은 균열과 함께 붕괴되고 있었으니,

점점 검은 에너지의 휘몰아치는 구체형의 균열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울부짖는 바람 소리들이 사방에서 들려오며,

거대한 균열 아래로 떨어지는 필멸자들로 맛있는 식사를 즐기고 있었지요.

이 혼란 속에 악마들은 훨씬 더 큰 영향을 받고 있었는데,

이제 그들의 피부는 마치 녹아내린 밀랍처럼 뒤엉켜 작은 물방울들이 되어 그 무시무시한 공포의 바람들에 섞여 어둠 속에 소용돌이쳐 빨려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결국 단 수 분만에, 마지막 악마들까지 모두 남김없이 균열이 만들어낸 '모든 세상을 삼켜 버리는' 바람에 휩싸여 그들의 본디 세상으로 추방되었습니다.


비록 최초 붕괴가 일어났던 때보다는 그 크기가 절반 정도밖에 안 되었지만,

균열은 꾸준히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처음처럼 불규칙적인 박동 아래 혼란스럽게 요동치는 대신,

이제는 규칙적이고 가차없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지요.

전 세계를 뒤덮었던 발작적인 지진들을 이제 사라졋으나,

대신 불길한 진동이 매 분이 지날 때마다 전 세계를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었습니다.

아래 꿈틀대는 거대한 균열 소용돌이 속으로,

올드 월드의 지각층들이 마치 수챗구멍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물처럼 빨려들어가고 있었고

세계 자체를 삼켜가는 균열은 수 초 단위로 그 색과 형태를 달리하고 있었습니다.

괴상한 얼굴들이 세계 곳곳의 돌과 바위들 위로 올라왔다가,

이내 격류의 변화와 함께 지면 아래로 사라졌지요.

그런 식으로 전 세계에서, 물질 법칙은 점점 무너지고 사라지며 카오스의 순수 에너지가 세계에 범람하고 있었습니다.


에버쵸즌은 지그마의 손에 패배하였고,

그의 군대 또한 그들의 세계로 추방되었습니다.

아바돈의 직속 부대인 카오스의 검들 또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선의 편에 섰던 거의 모든 전사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최후에 화신들은 전장에 승리자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허나 세상은 파멸의 벼랑 끝에서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세계수의 그물망과의 연결고리를 통해, 알라리엘은 세계의 반석 자체가 균열의 영향력 아래 왜곡되고 있으며,

순수한 카오스의 에너지가 필멸 세계에 들이닥치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나마 작은 수레바퀴에 지나지 않았지만,

억제되지 않는다면 곧 거대한 해일이 되어 불어날 것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지요.

그리하여 6명의 반신들은 남은 모든 힘들을 끌어모아 카오스의 영향력을 다시 되돌려보내고자 결의를 내렸습니다.


설령 8명의 화신들이  모두 온전히 다 모였더래도,

그 시도는 사실상 목숨을 건 투쟁이 되었을 것이였습니다.

아니 사실은, 이제 카라드리얀과 그림고르가 죽었으므로,

이제는 불가능에 가까웠지요.

이제 마법풍들은 지배하기에는 너무 강력해졌으니,

카오스의 세계에서 희석되지 않은 채로 직속에서 불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각 화신들이 각자의 마법풍들을 지배하고 있었을 적에는,

그 힘을 다시 환류시키는게 가능했지만

주인 잃은 짐승 및 화염의 마법풍들은 무자비하게 날뛰면서 

세계를 진정시키는 의식에 참여하는 다른 살아남은 화신들을 경고조차 없이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테클리스가 없었다면 모든 것들이 무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제 최후가 될 일임을 잘 알면서도,

테클리스는 지팡이를 땅 위에 단단히 박아넣고 구르와 아퀴쉬의 주인 잃은 에너지들을 빨아들였습니다.


물론 로어마스터는 마법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였으나,

필멸자의 한계로써는 두 마법풍들을 모두 받아들이고도 살아남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테클리스는 그의 피부가 검게 타들어가는 와중에도 간신히 의식을 진행할 수 있었으나,

정신은 점점 불가피한 광기 속에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허나 그는 여전히 버티고 있었고,

확실히 다른 누구도 그를 대신할 수는 없었지요.


테클리스의 생살이 끓어오르고 벗겨지는 동안,

마침내 고르와 아퀴쉬의 마법풍들이 점차 가라앉기 시작했고

화신들은 두 마법풍들의 방해 없이 다시 자신들의 의식들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천천히, 비록 처음에는 그 누구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미세했지만

균열은 그 힘을 잃어가며 조금씩 쪼그라들기 시작했습니다.

허나 성공은 여전히 거리가 멀었습니다.

설령 이 순간에 균열이 점점 가라앉고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지요.

게다가, 만약 테클리스가 자신이 받아들이 마법풍들에 굴복하게 된다면,

이어진 결과는 가히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될 터였습니다.

물론 테클리스의 짐을 나눠받을 마법사가 한 명이라도 있었더라면,

성공은 어쩌면 확실하게 보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지금 이 순간에 화신들이 알기로는, 그런 마법사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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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장으로 은밀히 날아와서 기어들어온 만프레드 본 카스테인이 발견한 것은 줄어들고 있는 균열을 두고 의식을 거행 중인 화신들이였다.

그는 단박에 화신들이 지금 무엇을 시도하려는 것인지를 알아보았고,

생존 본능을 뛰어넘는 그들의 대담함 앞에 숨죽여 찬사를 보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자기 희생은 왕년의 실바니아의 군주가 받아들이기에는 영 아닌 특성이였으니까.


자신의 탈것, 아쉬가로쉬에서 조용히 내려오며,

만프레드는 그 짐승에게 다른 화신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눈 앞에서 썩 사라질 것을 지시하고선,

의식의 방을 향해 시체로 뒤덮힌 길을 건너기 시작했다.

최소한 이 뱀파이어의 눈에 보기에, 의식의 방과 그 주변에 남은 살아있는 것들은 화신들을 빼고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나가쉬의 강력하고 정제된 문양들이 박힌 상당한 수의 좀비 군단이 남아 있었지만,

그들의 기초적인 감각 능력들은 만프레드 같은 이들이 가리기에는 너무나도 간단했다.


만프레드가 반짝이는 빛이 새어나오는 의식의 방으로 걸음을 옮길 적,

그의 마음 속은 엎치락 뒤치락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는 어둠의 신들이 그에게 속삭인 거라고,

마치 그들이 케뮬러, 하르콘 등등의 나가쉬 아래 봉사했던 이들을 꼬드기려 했듯이 그러는 것이라고,

쉴새없이 스스로 되새기고 있었지만,

사실, 진실은 만프레드가 더 이상 신들의 악독한 유혹들과 제 자신의 머저리같은 자존심을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였다.

심지어 나가쉬를 섬길 적에도,

그는 딱히 큰 포상을 받지는 못했다.

다만, 굴욕만이 그의 위에 계속해서 쌓여 올려졌을 뿐.

그러니까, 차라리 이번 기회에 혼돈의 오른손이 되는 것이 무가치한 질서의 노예가 되는 것보다는 더 나은 걸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만프레드는 생각했다.


카오스의 세력들에 맞서라는, 블라드의 마지막 유언이 그를 마지막 결심 속에 여기까지 자리하도록 만들었다.

허나, 시체로 가득한 길을 건너 의식의 방으로 향해 걸음을 뗄 때마다,

이 뱀파이어는 점점 그 스스로의 의도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정말로, 나는 나가쉬 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건가?

그게 직전에 자신이 선택했던 이 길이 향하는 마지막이므로?

저들을 살리는게 당연한 일이니까?

그런데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자신은, 저 화신들을 자신과 동급, 아니 자신보다 더 우월한 자들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물론 블라드라면야 당연히 그렇게 했겠지.

그런데 블라드는 감성적인 바보에 불과하지 않나?


그가 균열과, 균열 주변을 고리 형태로 둘러싸서 의식을 치루고 있는 화신들까지 도달했을 즈음엔,

만프레드는 마침내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ps. 만빡아 너 안돼 그러지마!!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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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codex-Knights 8th


나이트 카스텔란


나이트 카스텔란급은 사실상 거대한 요새나 다름 없으니,

단 한 명의 귀족 군주가 탑승해서 조종하는 거대한 사격 요새로써 침략군 전체를 지워버릴 수 있는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다양한 화기들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이 나이트 기체는 기사 가문들의 창 진형 내에서 가장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화력 플랫폼으로써,

기사들이 적들과 교전을 치루는 순간 극도의 장거리에서 강력한 화력을 적들에게 쏟아부을 수 있습니다.


나이트 카스텔란은 도미누스급 나이트 기체 중 가장 인기있는 패턴 두 종 중에 하나입니다.

(다른 한 종은 발리언트급입니다.)

이 나이트 기체에는 듀얼 플라즈마 코어핵이 장착되어 있어 거대한 기체에 필요한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해주는데,

강력한 엔진 코어핵의 능력 덕분에 무시무시한 화기 시스템들을 장착하여 가동함과 동시에 쏟아지는 적의 사격을 막기 위한 이온 방어막까지 충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도미누스 조종사들은 엔진 성능을 극도로 끌어올려 기체의 방어막 축전기들을 과출력시켜 임시적으로나마 방어막들을 최대한 넒게 방출하여 아군들을 주변 위해 요소들로부터 보호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다른 나이트 기체들을 위해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은 우둔하고 쓸모없는 일이 되겠지만,

도미누스급 나이트들과 함께 싸우는 다른 제국군들 입장에서는 이 귀족들의 보호가 그야말로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이 되겠지요.


이 나이트 기체가 사용하는 화기들은 가히 전설적입니다.

일단 한 팔에는 플라즈마 디시메이터를 장착하고 있는데,

이 거대하고 파괴적인 무기는 눈부신 에너지 폭풍 속에 전장을 휩쓸어 적들을 불타는 재로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카스텔란 기체의 조종사들은 이 강력한 무기의 사용을 위해 듀얼 코어 엔진들에서 플라즈마 에너지의 흐름을 조절하여 무기 동력화하는데 매우 숙달된 이들인데,

다만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기계령의 분노를 감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특히 더 강력한 화력을 적에게 쏟아낼 수도 있습니다.


카스텔란의 다른 주력 화기는 볼캐이노 랜스입니다.

극도의 사거리와 강력한 화력을 지닌 이 레이져 캐논은 초중급 전쟁 기계들과 초거대 괴수들에게 있어서는 가히 맹독이나 다름없는데,

이 화기는 거대한 스퀴고스를 관통하고 적 타이탄 기체의 머리를 격추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만약 나이트 카스텔란 기체들이 여럿 모여 이 화기를 사용하여 한 목표물에 일점사한다면,

그 화력은 임페리얼 네이비 전함의 랜스 포열이 쏟아내는 화력에 준할 정도이지요.


카스텔란의 양 넒은 견갑 부위에는 이중 연결식 시즈브레이커 포들과 쉴드브레이커 미사일 발사대들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이중 연결식 시즈브레이커 포들의 경우 일종의 불안정한 화기 포탑들이라 할 수 있는데,

조종사의 타게팅 시스템들에 종속된 서비터 뇌 조종식 하위 통제기기들이 이 무기를 통제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이 무기들은 강력한 포격을 쏟아부어 전 지역을 불길과 탄 파편 속에 뒤엎어버릴 수 있지요.

쉴드브레이커 미사일들의 경우 강력하기로 유명한 헌터 킬러 미사일의 고대 아종이라 볼 수 있는데,

이 핵탄두들에는 무자비한 기계령들과 함께 엠피릭 연쇄현상을 일으키는 초소형 워프 발전기들이 내장되어 있어 마치 현실 우주의 장막을 관통하듯, 마이크로초 단위의 찰나의 순간 동안 워프 세계를 통과하는 방식으로

적의 방어막들조차도 관통하여 침투할 수 있습니다.

이 무기들은 기이한 에너지 혹은 다른 수많은 저급한 적들의 뒤에 숨는 명예롭지 못한 적들을 처단하기 위한 무기이지요.

어떤 무기를 쓰든, 카스텔란급 기체들의 조종사들이 으레 말하듯,

이들이 쏟아내는 황제의 분노에서부터 자유로운 이들은 없을 것입니다.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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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Volume 5 Archaon


(앞부분 : 세계 ㅈ망 직전. 아카온은 올드 원들이 예전에 만들어뒀던 기계를 역으로 돌려서 세상을 망가트릴 대균열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함.

세계수가 박살나기 시작하며 올드 월드 전체를 빨아들일 균열이 일어나서 다 빨려 들어가는 중이고,

모든 카오스 세력들과 모든 화신들이 모인 최후의 전장에서 아카온과 지그마 또한 마지막 대결을 펼침.)



그리하여, 마침내 황제와 에버쵸즌간에 최후의 전투가 펼쳐졌습니다.

둘 다 이전 전투들로 인하여 깊은 부상을 당한 상태였고,

육신은 모두 피에 절고 그슬려 있었으나

최후에 그 승패를 가르기에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둘의 승부에서, 아카온이 조금 더 빨랐습니다.

그는 왕들의 살해자를 이리저리 휘두르며 수 차례에 걸쳐 황제의 살을 베어내고 또 배어내었지요.

허나 이 순간엔, 갈 마라즈는 사실상의 신의 무기였으니,

악마의 검 혹은 북방인의 방패 따위가 그 분노에 비길 바 되지 못하였습니다.


거대한 세계 균열의 바로 위에서 엎치락 뒤치락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습니다.

허나 그 전투 속에서 단 한 명만이 이길 것이라는건 분명한 사실이였지요.

허나 지그마가 자신만의 힘을 쥐어짜내 아카온에 대적하고 있는 와중에,

아카온은 검 속에 깃든 코른의 악마 우'주울의 힘을 끌어내어 사실상 둘이서 지그마에 맞서는 형국이였습니다.

결국 힘에서 밀린 황제의 힘은 사그라들기 시작하였고,

마지막 순간 갈 마라즈는 그의 두 손에서 벗어났습니다.


쓰러진 황제를 향해, 아카온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쓰러진 황제를 보며, 승리의 순간을 마음껏 음미하면서 말이지요.

오랜 원수인 지그마를 직접 죽이지 못해 좌절한 우'줄의 혐오스런 목소리가 에버쵸즌의 정신 속에서 날뛰었지만,

그깟 악마의 옹졸함 따위야 승리의 즐거움에 비하자면 아무것도 아니였지요.


'네 동맹들 중 인간 쪽은 너 따위를 신이라 믿었겠지,' 아카온이 조롱했습니다.


'여기엔 네놈이 거둘 승리 따윈 없다.'


황제의 목소리는 마치 노인처럼 사그라들어서,

피로와 목쉰 소리가 가득했기에

아카온이 그가 한때 자신이 유일한 위협이라 믿었던 자였음을 간신히 납득할 수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아카온, 너는 우리들 중에 최선이 될 수도 있었다

카오스의 악으로부터 제국을 정화할 성검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보거라. 넌 아무것도 아니야.

제 오만에 취해 사로잡혀버린 한심한 악의 우두머리에 지나지 않잖느냐.'


그 말에 갑작스럽게 분노가 치밀어 오른 아카온은 방패를 들어올려 황제의 머리를 가격하고는 

몸을 사정없이 때렸습니다.

그 공격에 지그마는 휘청거렸으나, 그것만으로 뒤편의 균열로 떨어지지는 않았지요.


'물론 예언이 널 이 길로 인도했겠지, 그렇지 않나?' 입가로 피와 부러진 뼈를 흘리며, 황제가 물었습니다.


'너는 거기에 담긴 힘들을 취하기 위해 그 예언들을 받아들였지만,

결국엔 그리함으로써 네 스스로 이딴 최후를 써내어버린거다.'


다 쉬어빠진 그의 목소리는 흐릿하기 그지없었음에도, 아카온은 황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카온은, 아직도 자신 앞에 무릎 꿇지 않은 여기 이 사내를 떨어트리기 위해 여기까지 온 힘을 다해왔던 것이였습니다.


'여기 빛의 투사가 세눈의 왕 앞에 홀로 대적할 것이니...'


황제가 깊게 숨을 들이마셨습니다.

그즈음엔, 아카온은 황제의 헛소리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지요.

그는 심지어 승리의 즐거움조차도 지그마가 초인적인 결의 아래 계속해서 굽히지 않는 것을 보며 점점 사그라들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허나 아카온은 분노와 함께 그의 피라면 다시 채워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에게 설령 단 한 자루의 무기조차 없더라도,

대신 그에게는 제 의지가 있을지어니,

그 의지로 다시 강렬한 불길이 되어 일어날 것이다!'


마침내 무시무시한 포효성과 함께, 아카온은 왕들의 살해자를 높게 들어올렸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날카롭게 아래로 내질렀습니다.


허나 왕들의 살해자가 목전에 떨어지려는 순간,

지그마가 손 하나를 주먹쥐어 들어올린 다음, 두 손가락을 펼쳐 쌍꼬리 혜성의 싸인을 그렸습니다.

직후 그 주먹을 내리고선, 정권을 찌르듯 손을 앞으로 내질렀지요.

그러자 천둥번개가 황제의 주먹에서 내뿜어지더니,

아카온이 막 내려쳤던 악마의 검을 그대로 강타하였습니다.


이번만큼은 이전까지 지그마가 휘두르던 에너지 폭발 정도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였습니다.

대신 지속적인 에너지의 천둥 격류로써, 번개가 사방에서 맹렬하게 날뛰고 튀었지요.

아카온은 온 근육이 감당할 수 없는 번개 에너지의 격류로 인해 마비되는 것을 실시간으로 느끼고 있었고,

심지어는 움직일 수조차도 없었습니다.

그는 황제가 남은 모든 힘을 눈부신 천둥 번개로 쏟아내고 있는 동안 손가락 하나 깜빡일 수도 없었습니다.


번개로 인해 뒤틀리기 시작한 왕들의 살해자는 금속 찢어지는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다 이내 터져버렸습니다.

무시무시한 검이 사멸하며, 악마 강철의 파편들이 아카온의 갑주 사방에 튀었고,

우'줄의 영혼 또한 마침내 해방되어 카오스의 세계 아래로 추방되었지요.

그를 보조하던 악마의 힘이 갑자기 그를 떠나버리자, 아카온은 축 늘어졌습니다.

에버쵸즌이 다시 회복하기도 전에,

두 주먹을 불끈 쥔 황제가 소리 없는 포효성과 함께 몸을 내던져서는,

아카온의 표정 보이지 않는 헬멧을 두 주먹으로 마구 두들겼습니다.

아카온은 큰 충격 속에 한 걸음, 이내 두 걸음 물러섰고,

다음째 걸음에서는, 그의 발은 단단한 지면이 아닌 

다만 깊게 파인 세계 균열의 빈 허공만을 밟았습니다.


떨어지는 최후의 순간까지도, 아카온은 몸을 내던지며 건틀렛 손가락들로 바위를 붙잡아 어떻게든 악착같이 버티려 하였습니다.

허나 그가 잡은 경사면 바위는 허무하게 무너져버렸고,

그리하여 아카온 에버쵸즌, 종말의 군주는 그가 만들어낸 어둠의 심연 속으로 추락해버렸습니다.




ps. 참고로 지그마가 죽기 직전 취한 싸인은..



이거.

아카온 앞에서 갑자기 이거 하는 피떡된 지그마를 상상하니 묘하게 웃기다.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니다.

참고로 볼륨 5책 자체가 242페이지라 다한다는건 애바고,

사실상 마지막 단원 부분임.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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