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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rk Imperium


프라이마크의 죽음.

1만년 전.


3장 : 타락한 피닉스

길리먼은 전장 속에서 형제의 흔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두 군대들은 지금 서로 치열하게 맞붙고 있었으며,

그 격돌이 헬리오폴리스 내부를 저 끝부터 저 끝까지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의 전사들과 엠퍼러스 칠드런의 전사들은 서로 한데 뒤섞여 있었는데,

울트라마린 전사들의 청색 갑주가 현란한 색상들과 죽은 자들의 피부들로 갑주를 장식한 엠퍼러스 칠드런 전사들의 바다 속에 점처럼 분열되어 있는 형국이였다.

음파가 마치 원뿔형처럼 육안에 보일 정도로 허공을 가르며, 길리먼의 전사들을 발치에서 그대로 분쇄해버렸고,

죽어가는 스페이스 마린들이 산산조각난 내부 장기들을 토해내며 호흡망들로 피를 분수처럼 토해냈다.

저쪽에서 하얀 헬멧의 터미네이터들이 천천히 뒤로 물러서며 감히 접근하려는 모든 반역자들에게 무자비한 죽음을 흩뿌리는 반면,

다른 곳에서는 울트라마린 2중대 형제들이 방패들의 벽 대형을 이루어 전진하면서 총기 사격을 가하여 광기에 물든 반역자 전사들을 몰아내고 있엇다.

전쟁은 극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치열하면서도 무자비하기 그지없었다.

꼭 우주에서 펼쳐지는 상황이 이 안에 그대로 반영된 것만 같은 느낌이였다.

우주에서의 전투와 마찬가지로, 울트라마린 측은 숫적으로 압도당하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결국 전멸할 것이다.


'첫번째 논리,' 길리먼이 생각했다. '펄그림은 심각한 대악이다.'


'첫번째 귀납, 그러므로 나는 놈을 죽일 것이다.'


'두번째 논리는,' 그는 첫번째 귀납에 답했다.


'너는 지금 분노한 상태다. 이에 따른 두번째 귀납은, 너는 결국 네 목숨과 너를 따라 들어온 자들의 목숨을 허무하게 버릴 것이다.

너는 이 전투에서 실패했다. 후퇴해야 한다.'


그때 코너 길리먼, 그의 양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주마등처럼 그를 스치고 지나갔다.


'네 유머 감각들을 잘 유지하거라,' 코너는 길리먼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너는 어떤 자들보다 강하다. 네가 지닌 감정들조차도 이길 정도로 강해.

그러니 계속해서 네 감정들을 통제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실패하고 말 거다.'


열기. 언제나 열기가 문제였다. 그의 삶 대부분에서, 로버트 길리먼은 감정들을 언제나 통제해왔지만

그가 이성을 잃었던 순간도 몇 번인가 분명히 있었다.

칼스에서, 그리고 소타 행성이 공격받았을 때가 그랬었다.

테라에 늦게 도착했을 때에도 그러했고.

어쩌면 이어진 '대정화'의 초기 나날들에도 그러했을지도 모른다...

아마 오늘 이 날도 그 기록에 추가될 것이리라.

지금 그는 이성의 통제 아래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펄그림!' 그가 소리쳤다. '당장 나와라!'


그러자 마치 채찍과 같이 빠른 움직임이 그의 옆에서 번쩍하고 지나갔다.

펄그림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마린들의 근접전을 헤쳐나오며 길리먼의 좌측에 모습을 드러냈다.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무언가 횡설수설하는 펄그림이 길리먼을 습격하여, 그를 뒤로 내동댕이쳐버리기 전에,

길리먼은 간신히 그의 칼을 뽑아낼 수 있었다.


'네가 날 아프게 했어, 이 시체 군주의 애견 따위가!' 펄그림의 얼굴 위 남은 마지막 인간성들의 일부가 순수한 증오로 일그러지는 것이 보였다.


'그 누구도 날 아프게 할 수 없어. 그 누구도 날 이길 순 없다고!!'


펄그림이 그의 꼬리로 형제 프라이마크를 휘감아, 단단한 갑주조차 구겨지고 금갈 정도의 무시무시한 힘으로 조이기 시작했다.

검 하나를 집어던진 펄그림은 그대로 몸통을 내리며 길리먼의 머리를 붙잡았다.


'그래 날 보고 싶었다고 그랬지? 그러면 지금 봐 두거라!' 펄그림은 그 말과 동시에 길리먼의 헬멧을 그대로 잡아당겨 뜯어버렸고,

곧 길리먼의 얼굴은 맨살로 노출되었다.


타락한 형제의 악취는 길리먼의 눈살을 찌뿌렸다.

전투갑주의 방호 시스템들의 중화 없이, 데몬 프라이마크의 향기가 코와 목에 침투하기 시작하자 길리먼은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는 것을 느꼈다.


'한심도 하지!' 펄그림이 꾸짖었다.

그는 똬리를 틀어, 길리먼을 무대 저 편으로 날려버렸다.

펄그림의 부상당한 팔은 이미 치유되고 있었고, 번쩍이는 워프 에너지들이 프라이마크의 육신에서 피어오르며 그를 다시 완벽하게 복원해내고 있었다.

그는 아무것도 쥐지 않은 두 손으로 독극 안개들을 불러내어 검들을 다시 간단하게 만들어낸 다음

곧바로 마크라지의 군주를 향해 미끄러지듯 다가왔다.

길리먼은 숨을 헐떡이고 휘청거리면서도, 결국 몸을 일으켜세웠다.

숨을 들이마쉴 때마다 펄그림의 치명적인 향수가 그의 폐들을 오염시키며,

그 끔찍한 극독으로 자신의 초인적 신체에까지 큰 부담을 일으키고 있었다.

자신을 덮친 펄그림의 공격들을 길리먼은 쳐내고 또 쳐냈지만,

제대로 된 반격은 단 한 번도 날릴 수 없었기에,

결국 그는 관람석 층계들 위로까지 밀려나버렸다.


결국 펄그림의 공격 한 방이 길리먼의 팔에 긴 자상을 남겼다.

길리먼은 하다못해 검날이 살에 닿는 것조차 볼 수 없었다.


다음으로 펄그림의 차가운 키스가 길리먼의 목을 쪼았다.

곧 불타는 듯한 고통이 뒤따랐다.

찢겨져나간 목의 동맥으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그는 손으로 그 상처를 부여잡았지만,

장갑 손가락들 밑에서 크게 벌어진 상처에서 쏟아지는 피는 멈출 줄을 몰랐다.

독이 피가 흐르는 곳 사방으로 퍼지고 있었다.

이미 그것은 길리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첫번째로 두 입술이 마비되고 있었고,

눈꺼풀이 자꾸만 무거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길리먼은 그야말로 초인적이고 위대한 의지로 인내하며,

어쩌면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다시금 그의 검 글라디우스 인칸도르를 들어올렸다.


'날 어떻게 한 것이냐?' 그가 간신히 말했다.

그의 음성은 이미 갈라져 있었다.

피가 단어들과 함께 튀어나왔다.


'코르 파에론의 아테임의 흔적이 보였지.' 펄그림이 몸을 으쓱거리며 다가왔다.


'그는 널 변질시키는데 실패했지만, 놈이 가한 그 상처는 절대 치유할 수 없는 워프 속에 난 흉터이지.

그건 네 정직함만큼이나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펄그림이 독극 페인트로 칠해진 입술로 미소를 피어올렸다.


'아 물론 다 옛말이 될 꺼야. 왜냐면, 여기서 우리 '복수하는 아들'께선 여기서 최후를 맞이하게 될 테니까!'


펄그림이 축 처진 길리먼의 주먹을 강타했고, 검은 손아귀에서 그대로 나가떨어져 치열하게 펼쳐지는 전장 한복판 어딘가에 떨어졌다.

이어서 펄그림은 마지막 일격을 위해 검들을 들어올렸다.


'아버지께 문안 인사나 올려라.'


그 순간, 위쪽 층계들에서 화망이 쏟아졌다.

첫번째로 볼트 탄환들이 마구 쏟아졌고, 불타는 플라즈마 구체들이 그 뒤를 따라 쏟아졌으며,

펄그림은 날카로운 소리를 일으켰다.

쏟아지는 공격에 그를 감싸는 초자연적 장막이 마구 요동치고 번쩍거리며 그의 형상을 일그러트렸으며,

결국 초고열 가스 한 줄기가 그의 방어막을 관통하여 그의 옆구리를 태우자 펄그림은 고통에 비명소리를 토해냈다.


'프라이마크께서! 프라이마크를 보호하라!' 캡틴 안드로스가 다급하게 외쳤다.


길리먼은 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지금으로선, 말 한마디도 내뱉을 수 없는 상황이였다.

정신은 산산조각나서 흩어지고 있었다.

청생 갑주의 전사들이 고통으로 몸을 비트는 데몬 프린스에게로 달려들고 있었지만,

그들은 채 무기를 찍어버리기도 전에 허공에서 그대로 붉은 핏기어린 다진 고깃덩어리들로 분쇄될 뿐이였다.


지금 그의 아들들이, 자신의 피 몇 방울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 소중한 목숨들을 내던지고 있었다.


그의 마음 속에서, 수많은 자들의 이름들과 얼굴들이 계속해서 스쳐 지나갔다.

너무나도 많은 용감하고 명예로운 이들이 배반에 의해 쓰러졌다.

그의 형제들 또한 일부는 부지중에 혹은 개인적 결함 덕분에 타락하거나,

혹은 살해당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들도, 전투 속에 목숨을 잃어갔다.

너무나도 많은 아들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의 밑에서 거대한 암흑이 아가리를 벌렸다.

그는 그 아래로 떨어졌지만, 아무런 바닥에도 떨어지지 않았고,

그저 계속해서 떠다니는 그런 기분이였다.

달콤한 향기의 바다가 그를 품 속에 안고 있었고,

안락과 즐거움이 가득 섞인 파도들이 그를 부드럽게 애무했다.



ps. 거의 그냥 일방적으로 개처맞네요..ㄷㄷ

만약 다음 캠페인북이 나온다면 길리먼이랑 싸울 프라이마크는 거의 펄그림 아니면 로가일텐데,(아니면 둘 다던가)

대비 좀 많이 해야될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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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가와 싸우는 데몬 프린스화된 펄그림 아트)


출처 : Dark Imperium


프라이마크의 죽음.

1만년 전.


3장 : 타락한 피닉스

그 순간, 기습을 가하는 독사만큼이나 빠르게 펄그림이 공격했다.

는 4개의 팔에 쥔 검들을 그대로 형제 프라이마크에게 내려찍었는데,

그 움직임이 어찌나 빠르던지 길리먼이 마치 검들이 허공을 가르고 자신에게 내려그어진 것이 아니라

대신 갑자기 코앞에 생겨나버린 것처럼 느껴버릴 정도였다.

그러나 그 공격은 길리먼의 검 '글라디우스 인칸도르'의 검날에 가로막혔다.

검은 그 무시무시한 공격을 막기 위해 동력장 생성기에서부터 과부하 연기를 피어올릴 정도였고,

결국 에너지 폭발이 일어나자 두 프라이마크들은 일단 서로간에 물러섰다.


하지만 펄그림이 다시 공격을 가했다.

길리먼은 온 힘을 다하여 쏟아지는 검들을 맞받아쳤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 하나가 교묘하게 파고들며 그의 좌수 세라밋 장갑에 깊은 흠을 파내버리자 고통에 외마디 신음을 토해냈다.

그는 절대로 이 싸움을 이길 수 없었다.


'티엘, 안드로스,' 그리하여 길리먼이 마침내 음성 신호를 보냈다. '지금이다!'


그 순간, 마치 북소리 같은 소음이 터지더니 곧 우르르거리는 진동음이 이어졌다.

헬리오폴리스 전체가 서로 반대되는 공명들 속에 진동했고,

곧 불사조 대문이 안쪽으로 폭발하며 녹아내린 황동 덩어리들을 극장 사방에 흩뿌렸다.

폭발한 문 바깥에서부터 1st와 2nd 중대들의 울트라마린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자신들의 주군과 싸우는 악마 프라이마크에게 볼터들로 사격을 개시하기 시작했다.


'그래! 이게 바로 네 본모습이지,' 펄그림이 짜증내며 말했다.


'그토록 명예 타령하더니만, 결국 혼자서 맞설 용기조차 없었던거구나!'


분노한 펄그림은 더욱 더 날뛰면서 폭풍우처럼 무시무시한 공격들을 길리먼에게 쏟아부었다.

그 무시무시한 공격 앞에 길리먼은 한 걸음, 이내 두 걸음 밀려날 수 밖에 없었다.

반대로, 데몬 프라이마크를 향해 쏟아지는 볼트탄들은 무언가 알 수 없는 미지의 사악한 기교들에 의해 죄 튕겨나가거나 흩어졌으니,

울트라마린 측의 모든 전면 공격 앞에서조차 펄그림은 거뜬했다.


'아 그런데 길리먼, 네놈의 아들들을 환영하기 위해 내 아들들도 기다리고 있었단 말이지,' 펄그림이 이어서 말했다.


'그들도 이 연회에 함께 참석하게끔 해주자고.'


그야말로 경멸스러울 정도로 손쉽게 길리먼의 수 차례 검공들을 쳐낸 직후,

펄그림은 고개를 뒤로 젖혔다.

곧 그의 턱들이 뱀처럼 벌어지며 아예 사람 하나를 통째로 삼켜버릴 정도로 확장되자,

펄그림은 무시무시한 괴음을 토해냈다.


그러자 헬리오폴리스 너머에서부터, 고통스럽고 불쾌한 불협화음이 데몬 프라이마크의 부름에 응답하여 들려왔다.

곧 헬리오폴리스 극장의 상층 관람열들에서부터 엠퍼러스 칠드런 군단의 비틀린 전사들이 모습을 드러내어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들 대부분은 음파 무기들로 무장하여 그 무기에서부터 무시무시하고 파괴적인 음악의 진동을 토해내고 있었다.


'이제 누구의 아들들이 살아남나 두고보자고!' 펄그림이 으르렁거리며 다시금 길리먼을 덮쳤다.

길리먼은 그의 공격을 받아내었고 이어진 다음 공격은 흘려보냈다.

다음으로 강력한 건틀렛 주먹을 휘둘러 펄그림의 검들을 쫓아내며 펄그림이 그의 검들로 만들어낸 강철 우리를 잠시 걷어냈고,

직후 그 너머의 오염된 육신 부분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결국 길리먼의 글라디우스 칼날의 끝이 자신의 피부를 찌르는데 성공하자 펄그림은 분노로 이를 갈았다.

꼬리를 들어올려 몸을 가일층 더 높이 세운 그는 그 즉시 검들을 연달아 휘두르기 시작했는데,

길리먼의 무기들은 그에 맞서 최대한 효율적인 움직임들 속에 모든 공격 하나하나를 쳐내갔다.


허나 말할 필요도 없이, 길리먼에게 쏟아진 압박은 무시무시했다.

그는 다수의 행성들에서 모든 종류의 악마들과 싸웠고 결국엔 승리를 거두었으나

펄그림의 경우에는 프라이마크와 악마의 불경한 조합으로 아예 차원이 다른 적이였다.

지금 펄그림의 경우에는, 워프의 에너지가 고대 과학들이 지닌 지혜의 힘이 융합됨으로서 새롭게 탄탱한 존재로,

일부는 물질의 신이면서 일부는 이메테리움적 악마 군주였으므로

그 힘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했다.


길리먼은 펄그림의 공격을 차단하는 한편 기만 공격을 사용하여 기회를 엿보았다.

길리먼이 '지배의 주먹'을 이용하여 펄그림이 아랫쪽 좌측 팔로 휘두르는 검을 잡아쥐자,

검의 알 수 없는 불경한 금속이 건틀렛의 두꺼운 세라밋 장갑판을 잘라내기 시작했고

동시에 부식성 독 일부가 이성의 갑주에도 일부 튀어 무시무시한 연기와 함께 갖부를 녹여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길리먼은 갑주 너머로 고통을 받았는데,

그것은 마치 그의 전쟁 갑주와 자신의 감각이 동일화된 그런 느낌으로

악랄한 고통이 인터페이스 소킷들을 지나 그의 팔 신경계들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허나 길리먼은 불굴의 정신으로 이를 악물고는 손에 쥔 건틀렛을 놓지 않고 버텼고,

다음으로 그것을 확 비틀었다.

곧 에너지가 번쩍이고 확 튀면서, 검이 두조각으로 쪼개졌다.

검의 빈 내부기관에서부터 무언가 알 수 없는 혈액이 펌프처럼 솟구쳤다.

길리먼이 부셔진 검 부분을 그대로 쭉 뽑아 내던지자, 내부에 딸린 일련의 살덩어리 힘줄들이 주르륵 따라 뽑혀나왔다.

펄그림은 마치 그의 사지를 잡아 뜯긴마냥 경악하며 비명을 내지르면서 주춤거렸다.

길리먼은 극악한 맹독의 고통에 사로잡혔지만, 거기서 멈추는 대신 한술 더 떠서 글라디우스 인칸도르를 휘둘러 펄그림의 검 없는 팔을 깊게 베어냈다.


'네까짓게!' 펄그림이 비명을 질렀다.

그는 길리먼을 향해 달려들어 몸통을 그대로 받아버렸고,

펄그림과 부딛힌 길리먼은 그대로 뒤로 나가떨어졌다.

인빅타루스 스제리안 호위병들이 그 모습을 보고 군주를 보호하기 위해 서둘러 층계들에서 내려왔고,

직후 다시 몸을 일으켜 세우려는 길리먼 주변에 방패 벽 진형을 세웠지만

펄그림은 그들을 향해 부드럽게 파고들어 너무나도 손쉽게 그들을 내던지거나 혹은 도륙해버렸다.

그의 검들이 한번 떨어질 때마다, 절단된 사지들이 사방으로 튀어올랐다.


'넌 내 손에 죽는다!' 부하들이 비참하게 죽는 모습에 분노에 찬 길리먼이 포효했다.

펄그림이 한 명의 스페이스 마린 호위병의 방패, 갑주와 신체에 검들을 꽂아넣은 순간에,

길리먼은 마지막 남은 호위병을 빠르게 지나쳐서 펄그림에게 다시 돌격하고 있었다.

길리먼은 그대로 달려들어서 건틀렛을 크게 휘둘렀지만,

펄그림은 너무나도 빨라 그 공격을 순식간에 그대로 피해냈다.

지배의 주먹은 애꿏은 대리석 층계들만 강타하며 3개를 그대로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길리먼은 펄그림의 다음 공격을 예상하며 급히 몸을 돌렸지만, 데몬 프라이마크는 모습을 감추어 사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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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마크의 죽음.

1만년 전.


3장 : 타락한 피닉스

가장 먼저, 그의 두 다리는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그 자리에는 길고 흉측한 구렁이의 꼬리가 자라나 있었다.

그의 상체와 외모는 여전히 우아하기 그지없었으나, 가슴 부분에는 한 쌍의 추가 팔들을 위해 다소 변형되어 있었다.

놀라운 것은 그 괴상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외형이 그 자체로 기묘하리만치 완벽했다는 것이였다.

그의 노출된 가슴을 이루는 근육들은 절묘하고 우아하게 균형잡혀 있었으며,

그의 피부는 아름답고 감탄스러운 라일락색(옅은 보라색)을 이루고 있었다.

하부 절반의 뱀과 같은 몸통을 뒤덮은 비늘들은 아름다운 보석 빛깔로 찬란히 반짝거리고 있었으며,

뱀처럼 부드럽게 다가오는 그의 움직임은 아엘다리조차도 수치심에 고개를 숙일 정도로 너무나도 우아했다.

허나 이 모든 것은 그의 이전 아름다움에 대한 가장 악랄한 형태의 왜곡이였으며,

미라는 것의 이데아를 가장 끔찍하게 비튼 그런 것이였다.

그의 육신은 무절제 그 자체로, 그가 지닌 인간 신체에 대한 끔찍한 왜곡과 그 안에 담긴 과다한 완벽함이란

감히 인간의 제정신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그런 것이였다.

펄그림의 새로운 신체는 그 자체로 제정신인 이에게 본능적 혐오와 반감을 일으켰지만,

그와 동시에 완성된 그 정교한 예술성을 통해 감탄도 함께 자아냈다.

그의 외형을 통해, 펄그림은 감탄과 혐오를 동시에 만들어내고 있었다.


사실 그의 머리가 가장 변형되어 있었다.

그의 풍성한 백발 다발 사이로 핏빛의 긴 뿔들이 마치 왕관처럼 돋아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여전히 펄그림 그대로여서,

마치 펄그림의 사악한 승천을 축하해주는 역겨운 농담같이 느껴졌다.

이전 형제의 모습이 끔찍한 괴물과 융합되어버린 그런 꼴을 보노라니, 길리먼은 자신의 두 눈에서 통탄의 눈물이 흐르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펄그림의 4개 팔들에는 아름다운 장식품들이 가득히 장식되어 있었다.

그는 오른쪽 두 팔들에 부드러운 가죽제 스트랩들로 엮인 긴 장갑들을 끼고 있었으며,

왼쪽의 두 팔에는 현란한 패턴들로 칠해진 그림들이 칠해져 있었다.

그의 손가락들에는 온갖 사슬들이 걸려 있었으며,

손톱들은 대조적인 색들이 알록달록하게 칠해져 있었다.

사악한 문양들이 그의 혁띠를 장식하고 있었으며,

그 문양들은 피부에도 함께 문신으로 새겨져 있었다.


펄그림은 밴드가 둘러진 꼬리를 들어올렸다.

무대 위로 올라온 그는, 헬리오폴리스가 만들어내는 역한 조명 아래 두 개의 팔들을 과장스럽게 벌리며 외쳤다.


'보라, 나의 형제여. 보라! 황제가 만들고, '쾌락의 왕자'께서 향상시켜주신 이 육신을 보라!

이런데도 내가 완벽하지 않더냐?

나는 노예로써 만들어졌지만, 이제 나는 자유이며, 

우리의 아버지가 될 수 있었던 최대보다도 더 위대하신 신의 동료가 되었노라.'


'황제 폐하께선 신이 아니시다,' 길리먼이 답했다.


함선이 크게 요동쳤다.

그 순간 길리먼의 헬멧 내 신호 하나가 적색에서 녹색으로 변했다.

함선 좌현측 보이드 쉴드 발전기들이 마침내 파괴된 순간이였다.

데이터크리드들을 통해 길리먼은 아이언 스네이크 챕터의 4th 중대가 전투 철수 중임을 확인했다.


'여전히 그 말을 믿는거냐?' 펄그림이 말했다. 그는 기만적인 움직임으로 조금 더 가까이 기어왔다.


'그는 언제나 그 말을 강조했었지.

자네는 내가 반역자라고 생각할거야, 나도 잘 알아.

동시에 내가 이기적이고, 현혹되었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우리들의 친애하고, 친애하는 아버지만큼이나 더 심하지는 않아.

그는 내게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먹여줬어, 특히 배신의 쓴맛을 말이야.'


펄그림이 길리먼을 향해 몸을 기울였고, 그러자 뜨겁고, 향기로운 그의 숨결이 길리먼의 헬멧까지 닿기 시작했다.

길리먼은 그 짙은 악취가 그의 밀폐된 호흡망까지 뚫고 들어오는 것에 질색하며 혐오감을 느꼈다.

그것은 온갖 진미한 향신료들로 덮은 썩어가는 무언가의 악취이자,

향긋하고 값비싼 꽃 부케 속에 숨겨진 한 가지의 썩은 꽃이 만들어내는 썩은내와 같았다.


'이것이 진리다.' 길리먼은 생각했다.


'부패의 독기란, 꽃들로 장식된 침대 아래 숨겨진 살해당한 시체나 다름없지.'


'나와 함께하자,' 펄그림이 매혹적으로 권유했다.


'이 모든 싸움질 말이야, 너도 지치지 않나?

우리는 이 전쟁을 여기서 끝낼 수 있어,

이 모든 걸 끝내고 우리 함께 달콤한 무절제의 향연 속에 적당히 한 영원의 시간 정도만 쉬는건 어떨까?

난 자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엄청나게 많다네, 온갖 쾌락들, 자네는 아마 꿈도 못 꾸어봤을 것들이 기다리지.

자네는 워프를 지옥이라고만 생각하겠지만,

지옥은 곧 천국이기도 한다네.

우리 함께라면, 이 불쌍한 인류를 위해 절대 끝나지 않을 새로운 환희의 시대를 열어줄 수도 있을거야.'


'절대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네놈은 그저 현혹되었을 뿐이다.

나는 네놈을 따라 어둠 속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가 뒤로 물러나며, 글라디우스 인칸도르의 자루에 손을 대었다.


프라이마크들은 그야말로 전능한 존재들이자 거대한 신체를 지니고 있었으나,

카오스의 힘에 물들은 펄그림은 이미 크기면에서 길리먼을 1미터 이상으로 상회하고 있었다.


'현혹당한건 바로 너야, 로버트.' 펄그림이 말했다.


'지금 네놈이 어찌 되었는가를 보라, 그것이 바로 네가 저지른 불충에 대한 대가다.'


'네가 지금 내게 충성심을 논하는구나.' 펄그림이 과장된 연극톤으로 혀를 차면서 안타깝다는 듯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렇다면 우리 로드 커맨더의 충성심들은 과연 어디 있는 것일려나?

자넨 황궁 전투에 늦었지, 그렇지 않나?

제대로 지각했지. 생각해 봐, 그대의 소박한 왕국에 대한 그대의 사랑은 네가 소위 말하는 우리들의 아버지를 향한 '충성심'보다 언제나 먼저였잖은가.

실은, 너는 마치 소황제처럼 해변가에 옹기종기 작은 제국들을 짓고선 그 안에서 소꿉놀이 아버지 놀이하느라 바빴던 것 아니였던가?

너는 네 왕국의 5백개 행성들을 구하려 한 덕에 우리 아버지의 수백만 행성들이 날아가게끔 냅뒀지. 참으로 딱하기도 해라.'


독사처럼 길고, 갈라진 혓바닥이 현란한 색으로 칠해진 펄그림의 두 입술 사이에서 즐겁다는 듯이 파닥파닥거렸다.


'아, 그런데 지금 그 5백개 행성들은 어떻게 되었나, 형제여?

그것들 중 얼마나 많이 남았지? 한 4백개? 아니면 3백개 정도?

내 듣기로 우리 앙그론과 로가가 자네의 그 소꿉놀이 왕국의 요새들을 허물어버리고,

거기 사는 자네의 작은 백성들의 목구멍을 찢어버리는데에는 별달리 시간 투자할 것도 없었다고 그러던데.'


마침내 인내심 깊은 길리먼조차 자신의 분노가 뜨겁게 달궈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절대 네 주인들에게 무릎을 꿇지 않겠다!

네놈과 다른 배반자들이 충성을 맹세한 그 소위 '신들'은 절대 신들이 아니다.

그것들은 괴물들에 불과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리고 네놈과 나 사이, 화해 여지 따윈 조금도 없을 것이다.

관계 개선 따위는 절대 불가다.

네놈은 이제 적의 도구에 불과하고, 그렇기에 난 반드시 네놈을 쳐죽이겠다.'


'자네 진짜로 날 죽이려고 온건가? 그거 진심인가?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왜냐하면 나 또한 자네를 죽이고 싶었으니까!'


펄그림은 마치 놀랐다는 듯한 시늉 속에 조롱을 보냈고,

이어서 위쪽의 두 팔로 과장된 박수 갈채를 보내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 얼마나 대단한 우연인지. 

자네도 알겠지만, 내겐 이 우주를 여행하는데 이깟 함선 따위는 조금도 필요 없다네.'


펄그림은 그의 4개 손들로 천박하고, 도발적이면서 정교한 움직임 아래 그의 몸통을 가리켰다.


'이 몸은 더 이상 재와 먼지로 가득한 이 세계에 국한된 존제가 아니란 말이지,

대신 이 몸께서는 이제 워프의 찬란하게 빛나는 존재로 거듭났다네.'


그가 길리먼을 향해 동정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 정말로 미안하네.

그치만 이건 사실 자네를 위한 함정에 불과했어, 로버트.

이 모든 것이, 그러니까 자네가 '승리'했다고 생각했을 졸코 행성에서의 내 첫 약탈들부터,

자네는 이미 내 함정에 빠져있었던거야.'


사실 펄그림이 여기로 이동했을 떄부터, 길리먼은 그가 펄그림의 손에 놀아나고 있음을 간파하고 있었다.

허나 이 형제에게 그런 만족감 따위를 안겨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는 다시금 마음을 다잡으며 전투를 대비했다.


'나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


'이 몸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네.' 펄그림이 달콤하게 속삭였다.


그 순간 황제의 자존심 호가 다시금 크게 요동쳤다.

곧 디스플레이 상에서 엔지나리움에서 작전 수행 중이던 침투 부대의 룬 문양이 적색에서 녹색으로 바뀌었다.

지금 코르보는 임무를 성사시켰고, 그의 챕터 병력을 철수시키고 있었다.


'자네가 원한다면, 여기서 끝내고 도망칠 수도 있어.' 펄그림이 말했다.


'난 그대의 귀여운 전사들이 그대가 부탁한 것들을 성사시켰을거라 믿는다네.

그러면 이 함선은 더 이상 그대를 뒤쫓거나 하지 못하겠지.

그대와 그대의 귀여운 전사들 중 일부는 어쩌면 잘 살아남아 빠져나갈 수도 있을지 몰라.

뭐 그런다 한들 난 신경도 안 쓰지.

왜냐하면, 이 우주가 마침내 종말을 고하기 전에 자네 모두는 결국 슬라네쉬님 앞에 무릎을 꿇게 될 테니까.'


'닥쳐라!' 길리먼이 꾸짖었다. 그와 동시에 길리먼은 오른손으로 글라디우스 인칸도르를 뽑았다.

왼손의 '지배의 주먹'은 동력을 얻어 파지직거렸으며,

곧 짙은 푸른색의 동력장이 생성되어 그 거대한 유압식 손가락들과 하부에 연결된 볼트건들을 덮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한쪽 검날 헬멧 코끝까지 올린 다음, 예법에 맞추어 적에게 인사했고

직후 그가 검 스위치를 누르자 곧 에너지 덮개가 형성되어 주먹과 마찬가지로 검날을 감쌌다.


'여기 남겠다고 자네?' 펄그림이 물었다.


'뭔가 극적인 텔레포트나 그런거 없이?

전술적 후퇴 이런 것도 없는건가?

자네 지금 자네가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와 싸우고 싶다는 건가 진짜로?

와우, 와우 와우! 자네 진짜로 날 놀라게 하고 있어, 로버트.

나는 절대로 자네가 이럴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어쩌면 자네도 완전히 고루하기만 한건 아닌가 봐.'


'내 명예가 요구한다. 네놈을 쳐죽이라고.'


펄그림이 그의 양 손을 펼치자,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부터 검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그의 주먹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었는데,

알 수 없는 금속들이 형성되는 동안 검은 증기가 피어올랐다.

검들은 하나같이 서로 다른 외형이였는데,

각자 서로 다른 파스텔톤 색조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검날들에서는 독극물들이 줄줄 흘러내리며 무대 조명 아래 반짝이고 있었다.


'너는 명예 때문에 죽게 되는거야.' 펄그림이 그의 검들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며, 검날들을 서로 부딛혀 소리를 만들어냈다.

최소한 그 경례만큼은 조롱없는 태도였다.


'그리하여, 형제여. 우리는 종말을 맞이하겠구나.

네 죽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들의 형제들도 하나둘씩 죽어나갈테지.

자네의 지도 없이 이 제국은 버티질 못할테니까.

이 모든 부셔지는 것들을 잡고 있었던 건 바로 자네였으니 말이야.'


그는 슬퍼 보이는 시늉 속에 미소지으며 말했다.


'자네는 참으로 둔감한 만큼이나 우리들 중에서도 뛰어난 편이였지.

이렇게 자네를 죽여야 한다니 참으로 슬프기가 그지없어,

덕분에 자네는 우주의 진정한 태초 진리적 힘들의 승리를 목격하지 못하고,

그들이 가져다 줄 진정한 해방을 알지 못하게 될 테니까 말이야.'


ps. 얄밉게 잘 말하는 펄그림.

이때 펄그림에게 제법 독설을 먹어서 4만년대에 마그누스와 만날 때엔 말빨로 안 밀릴 수 있었던거 아닐까?ㅋㅋ


Posted by 스틸리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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