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조의 방주들: 앙그론

[9th] 징조의 방주들: 앙그론 - 앙그론 등장 [17]

스틸리젼 2023. 3. 2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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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arhammer 40,000: Arks of Omen-Angron

 

앙그론은 말라크바엘의 상부 대기층을 관통했다.

화염이 그의 주변에 붙으며, 어두운 매연 꼬리가 그의 뒤편으로 이어졌다.

그는 자신이 정확히 어딜 가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 거리에서, 이제 코랄 엔진은 서로 맞물린 엠피릭 에너지의 별자리 흐름이었으며,

그의 워프시야 속에서는 마치 대폭발의 잔상처럼 타오르는 불타는 영혼-태양들처럼 보이고 있었다.

 

앙그론은 말라크바엘 행성의 나머지 것들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아바돈 따위가 여기서 뭔 거창한 걸 찾든 관심없었고,

그것이 어디 있고 혹은 디스포일러가 그것을 자신의 발톱들로 손에 넣을 것인지 따위도 당연히 알 바 아니었다.

그는 그저 저 등대를 꺼버리고, 그 역겨운 마법사들을 다 죽여버리고,

저따위 요술에 관여한 모든 충성파 빡대가리들을 죽여버리고픈 마음 뿐이었다.

만약 자신, '붉은 천사'의 힘으로도 저 빛을 꺼버리기에는 모자르다면?

그 순간 앙그론 내면의 작은 일부는 희망했다.

자신의 메타피지컬적 육체를 계속 깎아내고 있는 저 싸이킥 빛이-

마침내 자신을 완전히 소멸시켜 안식을 주기만을.

 

앙그론의 대기권 재진입의 화염이 사그라들 즈음,

그의 아래에서는 마치 떠다니는 산맥들처럼 모여있는 구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번개가 그 구름 속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앙그론은 그의 두 날개를 접고, 무시무시한 포효성과 함께-

그 구름 사이로 몸을 투신했다.

그가 구름을 가르는 순간 우레와 가은 소리와 함께 구름들이 산산조각나며,

마치 핵폭탄이 한가운데서 폭발하기라도 한 마냥 사방으로 흩어졌다.

 

구름들이 흩어지자, 이제는 제국 성채가 그의 아래서 보이기 시작했다.

앙그론은 거대한 중앙 돔 건물 하나를 보았다.

수 겹의 장갑 성벽들과 보이드 방어막들로 덮어 씌워지고,

수많은 첨탑들과 포 설치물들이 가득 솟아나와 있었는데,

저 돔을 기준으로, 수 마일 단위로 요새들, 대-궤도 무기 포열들, 전차 격납고들은 물론이고, 

이전까지 신전 건물들 및 기도-정원들이었던 철거된 잔해 파편들을 가로지르는,

서로 맞물린 형태의 참호 그물망들이 뻗어있었다.

앙그론은 저 성채의 설계자들이 방어에 매우 자신만만해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러한 생각으로 성채를 내려다보며 오직 경멸만을 느꼈다.

이것은 황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구조물의 옥상들 및 첨탑들에 설치된,

수십의 이카루스 포탑들이 신명나게 낙하 중인 앙그론을 향해 조준점을 고정시켰다.

곧 수많은 대공사격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도살자의 손톱이 다시금 그의 정신을 두들기고, 레이져 광선들이 그의 살갗을 태우자-

그의 분노는 새로운 정점의 무아지경으로 치솟고 있었다.

포효와 함께, 그는 나선을 그리면서 쏟아지는 대공포 사격망을 뚫고 들어갔다.

그는 쏟아지는 미사일들은 검들로 쳐내고, 그 폭발을 몸으로 받아내었다.

앙그론은 그의 주변 공기가 이온화되는 것을 느꼈다.

이어서 에너지가 그의 갑주에서 튀는 것이 보였고,

곧 이어진 찰나의 시간 직후 그는 한 대-궤도 레이져 대포의 무자비한 사격에 완전히 삼켜졌다.

그 공격은 앙그론의 초현실적 육신을 완전히 재로 만들어버렸고,

앙그론의 모든 존재단위는 분해되어 고통 속에 삼켜져버렸다.

그는 찰나의 순간 동안, 그냥 엠피리온으로 빤스런해서,

새로운 학살극을 펼칠만한 다른 장소에나 방문해볼까라고 잠시 고민했다.

 

그러나, 적들이 삶을 반복하듯,

앙그론의 분노와 증오가 또다시 그 충동을 밀어내었다.

멈출 수 없는 살인 분노가 그의 초현실적인 육신을 다시 하나로 융합시켰고,

죽기에는 너무나도 분노에 찬 그는 다시 앞으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가 충성파 요새 성채 위에서 다시 나타나자,

작은 것들이 사격판들 위로 올라와 보루들을 점령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이 총기들을 들어올려 그의 방향으로 겨누었다.

그들은 명령과 기도들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는 그들 사이에 스페이스 마린들이 섞여있는 것을 보고는,

재수없는 썩소와 함께 송곳니들을 드러내었다.

앙그론은 그대로 성채 위의 보이드 방어막들에 몸을 내리박았다.

그는 파괴적인 압력이 만들어내는 충격음과 함께 그대로 방어막을 관통한 다음,

다시 두 날개를 쾅 펼치며 공중에서 급속도로 선회했다.

충성파 측 사격이 하늘 위의 그를 뒤쫓았다.

그는 '척추갈개 도끼axe Spinegrinder'를 한 장갑 첨탑의 옆면에 운석과 같은 힘으로 휘둘렀다.

강화된 페로크리트조차도 버티지 못하고 균열들이 터져나왔고,

곧 상부층들이 삐걱대며 흔들리다가 잡석과 파편들이 쏟아지며 우수수 무너져내렸다.

 

앙그론은 도살자의 손톱이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정신의 자극 아래, 그대로 급강하했다.

그는 병사들로 가득 찬 보루 옥상을 그대로 덮쳐버렸는데,

속도를 늦추지도 않고 그대로 착지한 다음 그대로 질주하며 병사들을 강타했다.

그는 자신의 가는 길 앞의 모든 비명지르는 전사들을 수확하듯이 썰어버린 다음,

다시 날개를 펼쳐 날아올랐다.

앙그론은 더 무장된 장갑 첨탑들 사이로 들어가서,

이카루스 포탑들과 전투 플랫폼들을 강타하여 파괴하며-

폭발들 한복판을 가로질러 날았다.

 

그가 요새 성벽들 상층부의 인간이 만들어낸 협곡 사이로 다이빙하자,

엔진들의 포효성과 함께 미사일 떼가 쏟아지며 발키리 건쉽들이 그를 마중나왔음을 알렸다.

앙그론은 그들의 사격을 가볍게 무시하며 무시무시한 포효성과 함께 그들 한복판으로 날아들었다.

그는 하늘에서 발키리 한 대를 터트리고, 다른 한 대를 또 터트렸다.

그는 마지막 발키리 한 대까지 삼니'아리우스 검Samni'arius로 관통한 다음,

박살난 발키리의 잔해를 땅바닥에 떨구며 다시 날개를 펄럭여 높게 날아올랐다.

관통당한 발키리 잔해는 한 궤도 방어용 핵 격납고의 지붕 위로 떨어져 그대로 뚫고 들어가버렸고,

수 분 후, 거대한 연쇄 핵폭발이 일어나며 핵 격납고가 완전히 소멸되었다.

 

매 순간마다, 앙그론은 싸이킥 등대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었으나,

그것에 직접적으로 몸을 내던지는 충동만큼은 참고 있었다.

그는 그런 식으로 단순하게 이기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피의 신을 분노케 한 모든 자들을 무릎꿇리고,

그들의 요새가 하찮은 우리에 불과했음을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

 

이 생각이 그의 마음 속 핏빛 아지랑이 사이를 관통했다.

그리고 그 순간, 앙그론은 다시 두 날개를 펄럭이며 더 높게 날아오른 다음,

성채의 거대한 주 성문들 앞에 놓인 토루들 바깥쪽으로 강하했다.

그는 발톱의 지랄과 코랄 엔진의 비명소리가 그의 두개골 속에서 서로 녹아 쌍지랄을 떨며 만들어내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의 순간을 참아내었다.

그리고 그 순간에, 앙그론은 자신의 눈 앞의 성채를 성채로 보지 못하고,

대신 한 때 그가 섰고, 적들의 쏟아지는 사격을 몸소 받아냈던 황궁의 성벽들로 인식했다.

불타는 싸이킥 광휘의 한가운데서,

그는 자신이 지금 냉정히 그를 내려다보는 한 빛나는 황금의 존재를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자가 자신을 내려다보며, 벌레마냥 관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날 꺾지 못할 것이다,' 앙그론이 내뱉었다. 

다시 말라크바엘로 돌아온 앙그론의 시선 속으로, 참호선을 점령한 수백 명의 병사들이 들어왔다.

달리고, 지시하고, 소리지르는 병사들.

전차들이 배출구들로 연기를 토해내며 자신을 향해 전진하고 있었고,

포탑 대포들이 그의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었다.

성벽들 위의 거대한 대포 설치물들이 그를 향해 방향을 돌렸다.

 

'고통이여 오라! 해골들의 군주께 피를 흐르게 하라!

도망치거나 맞서 싸워라, 네놈들 모두 잡아죽여서 바칠 테니!'

 

앙그론이 성문들을 향해 전진했다.

그의 발굽이 지면을 강타할 때마다 균열들이 만들어졌고,

지옥빛이 타오르고 유황 증기가 흘러나왔다.

충성파 측 대포들이 불을 뿜었고, 앙그론은 또다시 화망 속에 사로잡혔다.

볼트탄들과 라스-블래스트들이 그의 아머를 스쳐 지나갔다.

폭발들이 화염 속에서 그를 휘감았고,

혈액이 튀며 그의 뒤편에서 지글거렸다.

흉폭함과 증오 아래, 앙그론은 보폭을 높히기 시작했고,

이윽고 폭격 속을 향해 무모하게 질주했다.

돌진하면서, 그는 초자연적인 분노가 담긴 포효성을 내질렀다.

그 울부짖음은 아마글래스 위로 금을 만들어내고, 

심장들이 터지고 전 병사 소대들이 본능적인 두려움에 휩싸여 도망치게 만들었다.

 

'피의 신께 피를!'

 

앙그론은 전속력으로 참호선들을 덮친 다음,

그들을 검들을 회전시키며 쓸어버렸다.

충성파들은 무슨 거대한 공업용 믹서기에 갈리듯 피와 고기를 뿌리며 산산조각났다.

십여 개의 머리통들이 피로-질척거리는 진창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그가 척추갈개를 한 번 휘두르자, 리만 러스 전차 한 대가 데굴데굴 구르며 모든 것들을 깔아뭉게다가 이내 폭발하며 불타는 덩어리가 되어버렸다.

탄막이 앙그론 주변에 쏟아지며, 진창, 피와 살점들을 분수처럼 튀어오르게 만들었으나,

그정도로 엄청난 탄막조차도 앙그론을 막지는 못했다.

또다시 그의 정신 속에서 발톱이 날뛰고, 날뛰고 또 날뛰었다.

그의 의지는 증오와 분노의 무한한 울부짖음이었으니,

지금 그를 막을 수 있는 건 어디에도 없었다.

심지어 등대의 파괴적인 싸이킥 물결들조차도 그의 분노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앙그론이 두 날개를 펼쳐 펄럭이며 가속도를 붙여 성문들을 향해 돌진하자,

그의 학살극은 이제 잔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비명들과 절망적인 기도들이 피의 폭류 속에서 흘러 지나가고 있었다.

그가 매 번 검을 휘두를 때마다, 수십의 목숨들이 사라졌다.

그는 장갑차들조차도 무게 없는 깃털인마냥 휙 쳐서 날려버렸다.

차체가 움푹 파여버렸고, 내부 탄약들이 폭발하며 뜨거운 파편들이 충성파들 위로 쏟아졌다.

그 무엇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하다못해 가까이 갈 수조차 없었다.

 

앙그론은 제국이 이 나약한 방애물들을 '병사'라 부른다는 것을 떠올리곤 갑작스러운 혐오를 느꼈다.

이들은 그렇게 불릴 가치가 없었다. 

그는 분노의 포효성과 함께 높게 도약한 다음,

도끼와 검을 휘둘러 강화 성문들을 내려찍었다.

앙그론의 분노에 찬 의지의 힘과,

그의 물리적 강함에 의해 거대한 장갑 문들이 내부로 구겨졌다.

 

한계 이상의 폭력에 의해 거대한 경첩들이 잘려나가고, 사슬들이 꺾여버렸다.

앙그론은 그의 앞 조차장에 집결한 병사들과 전차들을 잠깐 살펴보곤,

문들을 찢어 그 강철 덩어리들을 그들 머리 위로 무너트려,

유혈이 낭자하는 무질서에 빠지게 만들었다.

 

 

앙그론은 머리를 젖히고, 두 날개를 천둥과 같은 소리와 함께 크게 펼친 다음,

짐승과도 같은 도전의 포효성을 토해내었다.

그러자, 핏빛으로 물든 하늘 위로 너덜너덜한 구름들이 적색과 흑색으로 물드는 것이 보였다.

그는 워프의 바람이 불어오르며, 코랄 엔진의 진정시키는 아우라를 몰아내는 것을 느꼈다.

불길이 천상을 가르자, 앙그론은 궤도상에서 그의 전사들이 그의 공격을 지원하기 위해, 

강습선들을 날리고 행성면에 폭격을 가하고 있음을 인지했다.

그는 바람 속에서 워프 나팔들의 거친 소음들을 들었고,

현실의 장막 너머에서, 코른의 악마들이 학살에 동참하기 위해 달려오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거대한 전투에 피와 해골들을 그토록 많이 바쳤기에,

앙그론에게는 별로 놀라운 소식도 아니었다.

 

'저놈들은 네놈들의 것이 아니다,' 조차장에서 그의 적들이 정신을 차리고, 사격을 재개하는 와중에도-

앙그론이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대지가-뒤흔들리는 진동과 함께, 초중전차가 요새 깊숙한 장소와 연결된 아퀼라-형태의 아치길을 지나 모습을 드러냈고,

곧 거대한 대포탄을 그에게 발포했다.

앙그론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그 탄을 옆으로 쳐내버렸다.

폭발은 문루를 크게 무너트렸고,

앙그론은 감히 자신을 막아세우는 자들의 앞줄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머리 속에서 도살자의 손톱들이 날뛰고, 날뛰고 날뛰었다.

요새는 그가 여전히-뛰는 심장에 손을 뻗어 잡아 뜯어버리기 위한, 활짝 벌려진 상처처럼 노출되어 있었다.

필멸 적들이 모든 문들과 해치들에서 쏟아져나왔고,

두려움에-찬 장교들이 가진 모든 것들로 사격할 것을 명령하고 있었다.

그들 뒤편에, 코랄 엔진이 마치 비명지르는 초신성처럼 타오르며-

그 증오스러운 열기로 그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었다.

 

앙그론은 그들을 죽이고, 죽이고, 죽이면서,

그 고통조차도 기꺼이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