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존 나크문드: 비질루스 얼론

[9th] 워존 나크문드 - 에필로그-

스틸리젼 2022. 3. 2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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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arzone Nachmund- Vigilus alone

 

어떤 고대의 끔찍한 신의 꾸물거리는 내장과 같이,

벤지풀 스피릿의 도처에서는 온갖 기계 내장들이 요동치며 맥박치고 있었다.

거기에 담긴 리듬은 그 어떤 테크-프리스트도 감히 헤아릴 수 없는 그런 이치의 것이리라.

산만한 기계들에 새겨진 초자연스러운 문양들을 자극하는 전율은,

계속되는 루프 속에 필멸 노예들을 광기로 몰아넣고-

핏빛 기름의 웅덩이 속에 그 어떤 자연 법칙과도 일치하지 않는 잔물결들을 만들어냈다.

아바돈의 블랙 리젼 전사들은, 그 누구보다도 오래 된 함선인 벤지풀 스피릿이-

이미 오래 전부터 살아있는 존재가 된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실제로 그들 중 다수는 마치 진정한 주인의 복귀를 환대하는 거대 짐승의 만족스러운 그르렁거림과 같은,

그런 이가 갈리는 저주파 소음을 들은 바 있었다.

 

카오스의 워마스터는 벤지풀 스피릿의 주 함교 상층부 최상층에 위치한 팔각 회랑에서 회의를 개최했다.

가장 최근까지는, 이 장소는 아바돈의 예언자들 중 한 명의 예언실로 사용되었던 바 있었다.

비록 공간 자체는 넒었으나, 그럼에도 방의 공기는 탁했다.

그 악취는 마치 도살장 속과 같았다.

그 고기 내음이 어찌나 강렬한지, 금지된 향들과 숨겨진 엔지니어링 도관들에서 흘러나온 오염된 누출 증기 사이에서도 맡아질 정도였으며,

방의 검은 가장자리에는 살점-찌꺼기들이 덕지덕지 낀 사슬들에 걸린 온갖 미신 우상숭배물들이-

그 누구도 느낄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순풍 아래 흔들리고 있었다.

 

12명의 인영이 그늘 아래, 방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각자 수 개 검의 길이 정도의 간격으로 착석했다.

그러나 그 수는 정확하게 식별하기 어려웠다.

일단 방 내부는 어두웠고, 폐쇄적인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서로를 관통하며, 그들 서로서로의 약점들을 분석하며-

그것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써먹을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의 육중한 덩치와 실루엣은 대부분이 이단 아스타르테스들임을 말해주고 있었지만,

방의 가장 어두운 부분에 위치한 이들은 더 불명확했다.

;하다못해 그들이 인간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다.

그들의 형체는 고정적이었다가 유동적이었고,

그들이 물질적으로 존재하는지 아닌지조차 불확실했다.

 

일부의 반짝이는 헬멧 렌즈들을 제외한,

홀로리스 아지랑이의 반짝임과 간간히 튀어나오는 엘드리치 에너지의 점멸이-

방의 가장 중앙에서 새어나오는. 이곳의 유일한 조명이었다.

그들의 머리 위에 달린 것은 거대한 싸이킥 구조물로서,

그것은 방의 이전 사용자가 암갈색 화염 속에서 타닥거리며 타오르고 있는 의식용 화염 구덩이 위에 걸려 있었다.

그 안에서 만들어진 에밒릭 창조물은 다중-차원적 전략 지도로,

일련의 반짝이는 가닥들과 춤추는 워프 화염의 형태를 띈 마녀불빛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것은 마치 매 움직임마다 달라지는 격자로 연결된 벌레들의 둥지처럼 이어져 있었다.

빛 티끌들 속에는 기호들과 룬들이 담겨져 있었는데,

그것들은 그들이 성계들, 함대들, 워프 통로들과 기현상들 및 일련의 전략 설명서들을 의미하고 있었다.

 

방의 중심으로부터 겨우 수 발치 정도에,

디스포일러가 마치 부동의 옛 신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모든 이들의 눈이 그에게 쏠려 있었으며,

모두가 그의 명령들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승인만을 기다리며, 그의 분노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의-갑주 입은 거대한 외형이 그의 발 아래 강철 갑판들에 부딪히며 소음을 만들어냈다.

그가 자신의 앞에 놓인 전략 빛을 향해 몸을 기울이자, 바닥에서 소음이 일어났다.

그의 얼굴은 어둠 속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앞에 놓인 싸이킥 구조물의 반대편에는,

3명의 인물들이 빛 아래 서 있었다.

아바돈의 시선에서 좌측으로는, 블랙 리젼의 챔피언 한 명이 굳은 자세로 서 있었다.

아바돈은 몸을 기울이는 동안에도, 시선을 조금도 흐트러트리지 않고,

다만 그 전사를 더 집중해서 바라볼 뿐이었다.

 

'그래서?'

 

새롭게 임명된 사슬군주Chainmaster 도렉 자리만드Dorrek Xarrimand.

그의 검은 갑주는 여전히 그의 전임자의 마르지 않은 피로 번질거리고 있었다.

지금 그는, 그저 작은 단어 '그래서?'에 이토록 많은 위협들이 담겨 있을 수 있다는 걸 처음 체험하고 있었다.

워마스터의 뒤편으로는, 거의 빈 것처럼 보이는 공간만이 보이고 있었지만-

자리만드는 그 뒤편에 그의 군주의 명을 받잡는 무자비한 터미네이터 보디가드가 대기하고 있으며,

아바돈의 가벼운 손가락질 한 번만으로도 그는 이 자리에서 도축당하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긴급 워프 전송에 따른 파손의 수리들은 거의 완료되었습니다, 뭐마스터.

이전 갱마스터들은 함내 밑바닥 혹은 음식용으로 재배치했습니다.

이전의 불충했던 층들의 정화 작업 또한 따로 개시되고 있습니다.' 자리만드는 좀 더 설명하려 했지만, 불편한 침묵 속에 때를 놓치고 말았다.

 

'배신자 놈들 근처에 배열된 충성파 갑판들도 같이 태워죽여버려라,' 아바돈이, 자리만드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며 답했다.

 

'이제 반역이 옆 칸에서 벌어지면, 그게 무슨 뜻인지 다들 배우게 될 거다.'

 

아바돈은 자리만드의 이전 판단이 겨우 한 걸음 옆에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것으로 은연 중에 그를 위협하고 있었다.

겨우 한 번의 잘못된 판단만이 필요하리라.

이 새 사슬군주가 그의 군주의 분노를 사고,

그 분노가 반역을 앞에 두고 나태했다 여겨진 저주받은 자들 모두에게 퍼지는 것에는.

 

워마스터의 혹독한 두 눈은 이제 그의 우편에 위치한 자로 쏜살처럼 이동했다.

금속 조인트들과 악마 사점들로 구성된 뭉툭한 기계 위로,

워스미스 베스즈락Veszrax의 홀로리픽 수신영상이 출력되고 있었다.

이 홀로리스 방출기들이 올려져 있는 무슨 단상-같은 형태의 데몬 엔진은-

아바돈의 시선과 마주하자 무의식적으로 뒤로 움직이며,

아이언 워리어 워로드의 흐릿한 이미지에 충격을 주었다.

베스즈락은 아직 적들에게 노출되지 않은, 그의 기함 함교에 위치하고 있었고-

아바돈의 시선이 자기에게 닿았다는 걸 깨닫자 머리를 숙여 예를 표했다.

 

++올가미가 조여졌습니다, 워마스터.

저는 바렌티스와 베게쉬자르의 요새들을 그 반석들까지 전부 지워버렸습니다.

중심부의 성계들 13개가 더 항복하거나 혹은 멸망했음을 추가로 보고받았습니다.++

 

워스미스의 거슬리는 음성이 이어지며,

승리에 그 다음 승리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워스미스는 기함의 보이지 않는 구역에 대고 무언가 손짓하고 있었다.

잠시 후, 아바돈 앞의 싸이킥 구조물이 지니고 있었던 더 환하고 순수한 문양 다발들이 흐려지더니,

이윽고 새까맣게 타버린 살점과 같은 색상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그들에서부터, 어둠으로 이루어진 거미와 같은 촉수 다발들이 워로드의 설명과 함께 뻗어져 나왔다.

 

++저희가 준비한 장작범선들pyrebarques입니다.

페투라보 군주님이 직접 설계하신 사이버역병이 달려 있으며,

베이테임 행성의 공장들에 도달했습니다.

그들의 마기는 그 역병의 확산을 저지하지 못할 겁니다.++

 

워스미스는 즐거운 만족감과 함께 몸을 빼며 말을 마쳤다.

아바돈은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아이언 워리어 워로드는 지금 워마스터가 내는 분위기도 읽지 못하고는,

부주의하게 그의 말을 앞나가는 실수를 저질렀다.

 

++펀디스로 향하는 제국 방어병력들은, 

저희가 데려온 해적들에 의해 지연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도착할 때쯤엔 오직 실패만을 확인하겠죠.

저희는 3척의 전투순양함들을 나포했고,

나머지 떨거지들은 쌍둥이 태양의 불길 속에 던져버렸습니다.

비질루스는 포위된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 그 성계로 향하려는 피난선들은 제 명령에 따라 약탈당하고 있으며,

우주 지뢰들로 재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말문을 멈춘 베스즈락스에 의해 급작스럽게 찾아온 침묵 속에서-

아바돈이 한쪽 주먹을 꽉 쥐자,

발톱들이 서로를 긁으며 기묘한 가위 긁는 소음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그 침묵은 워마스터의 시간을 낭비하려는 도발이 아니라,

다만 다음 말을 어떻게 이어나갈지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워마스터, 은하 남부에서 거둔 저희의 승리 덕에-

엄청난 자산들이 모였고 그거면 비질루스의 모든 생명 한 줌까지도 소각하고도 남지 않겠습니까?.++

 

'그 승리들이 어떤 자들을 위한 것인지를 명심해라, 베스즈락스.

네놈이 마음대로 취했다 부릴 수 있는 자산이 아니지.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명령들이, 내 명령들이 있다.

네놈의 편협한 숫자 놀음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결과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바돈은 그의 눈을 다시 싸이킥 구조물로 돌렸다.

그가 말하자, 어둠빛으로 타오르는 문양들이 나크문드 건틀렛의 목구멍을 표현하고 있는 빛나는 균열로 향하는 검은 그물망들에 집중되어 모이기 시작했다.

다른 어두운 혹들이 문양들의 뒤를 따랐는데,

곧 워프화염의 검은 물결이 극도로 고립된 제국 측의 저항 공세의 빛들을 조이는 듯한 모습이 되었다.

 

아바돈은 구조물을 통해 제3의 인물을 눈 앞에서 직시하였다.

이번 존재는 서있지조차 않았다.

그것은 곱사등이의, 물집-가득한 노예였는데-

묵직한 강철 줄들과 룬이-새겨진 사슬들로 엮어져 갑판에 속박되어 있었다.

그 필멸자는 그 강철 줄들의 무게가 허락하는 최대로 헐떡이면서,

그 입과 코로 짙은 현탁액을 흘리며 부글거렸다.

그 불운한 자의 입 아래 웅덩이를 이루고 있는 그 액체는,

위로 강제로 올려진 그 자의 얼굴에서 흘러내려와 어디론가로 이어져 스며들었다.

그 해괴한 통신 수단과는 정 반대로,

그것을 통해 들려오는 바르하스 쿼오르'바인Varhas Quor'vain의 목소리는 건조하고 그러면서도 부드러웠다.

목소리에는 불편한 잔향이 깔려 있었는데,

마치 이 거울-마술사가 여러 목소리로 떠드는 걸 듣는 것 같은 느낌으로,

약간 통신에 싱크가 엇나가고 있었다.

 

'제 마녀회는 당신을 위해 천문학적인 힘을 들였습니다, 주인님.

영혼들의 바다는 온갖 속삭임들로 가득하지만,

저희는 그 속에서도 진실을 가려냈지요.

대 마법사the Great Sorcerer의 사절들은 당신을 그 어느 때보다도 돕길 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건틀렛의 문턱 지역들을 공격하고 있으며,

마치 거대한 바다가 그것을 막으려는 자들을 그대로 삼켜버리듯,

행성들을 돌연변이의 대방화 마법들 아래 파괴하고 있죠.'

 

쿼오르'바인은 무언가를 깊게 들이마시듯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러자 정체모를 현탁액을 흘리는 그 노예는 고통 속에 허리를 구부렸다.

 

'이 노예 놈의 전력이 거의 다 소모되었군요,' 쿼오르'바인이 말했다.

 

'어쨌거나, 비질루스 주변에는 저항의 기둥 하나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광휘는 언제나 영원토록 지속될 것은 아니라고, 그의 사절들이 말하더군요.

언제나 그렇듯, '반사된 자들Reflected Ones'는 당신의 명 아래 움직입니다, 워마스터이시여.'

 

거울-요술사의 음성이 흐려지며 검은 슬러지의 회류도 이내 멈추었다.

노예는 큰 충격을 받으며 비명횡사했다.

; 그 남용된 육신은 순식간에 내부에서부터 붕괴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것이 그를 모욕하기라도 하는 듯, 아바돈은 싸이킥 구조물을 노려보았다. 

모든 조각들이 짜맞춰 움직이고 있다.

성계드이 무너지고, 제국 함대들이 삼켜지거나 흩어지고 있다.

작고 더 작은 순결의 불빛들이 그의 막을 수 없는 군대들에 맞서는 그보다 더 작은 보루들을 조명하고 있을 뿐이다.

이미 어두웠던 방은 더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가 그의 검은 두 눈을 방 뒤편에서 조용히 거닐고 있었던 한 거대한 전사에게로 돌리자,

아바돈의 얼굴은 이제는 그냥 어두운 적색으로만 보일 뿐이었다.

그 전사가 걸을 때마다, 육중한 폴암이 바닥을 때렸다.

 

'칼리기우스의 대답은 무엇이더냐, 하켄? 다로바르는?'

 

ps. 번역 끝 소감.

...진짜 캠페인 북들 중 가장 내용 건덕지 없는 책 아닐까?

아무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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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등대

도시들, 행성들과 성계들이 아바돈의 함대와 군대들에 함락당하고 있습니다.

카오스의 세력들은 저항하는 보루들을 하나둘씩 극복해나가고 있죠.

비질루스의 고립은 그야말로 확실해졌습니다.

궤도에서부터 고립되었고, 주 하이브 복합도시들은 수십여 개별적인 교전들에 휩싸여 있으며-

은하계 북단 나크문드 건틀렛의 끝자락에 놓인 이 성계의 의미는-

이제는 그 이웃 성계들을 위한 방어 조정지 중 하나이자 그저 고립된 보루들 중 하나로 거듭났죠.

수십여 이웃 성계들에게서 흘러들어오던 그 자원들, 그 전쟁물자들, 지원병력들과 정보는-

이제는 그 보급고들이 하나둘씩 끊겨버리며 실개천처럼 줄어들었습니다.

아바돈의 함대들은, 그리고 외계인들, 해적들과 다른 탐욕에-눈 먼 기회주의자들은-

이 요새 행성을 거쳐 나크문드 건틀렛 아래로 프리패스하듯 지나가고 있죠.

그러나, 비질루스는 여전히 참 질기게도 제국 통제 아래 놓여 있습니다.

어쨌든 이 거품이는 광기 속 행성은 여전한 등대이자, 생존자들을 위한 인도의 빛이지요.